길 끝에서 천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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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김정애는 충북청원에서 태어나 청주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문화부 기자를 지냈다. 2000년에 단편소설 《개미 죽이기》로 허난설헌 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모음집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를 출간했다. 세상에 대한 관심을 미술작품과 함께 글에 담은 산문집 《세상은 놀라운 미술선생님》과 《우리 옛 그림의 마음》을 펴냈다.
2008년에는 낯선 곳에서 다르게 살아보고 싶은 열망만으로 딸과 홀연히 배낭을 메고 떠났다. 2년 3개월 동안 인도를 중심으로 태국과 스리랑카 등을 여행하고 돌아와 다시 신문사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회원으로 소설과 잡다한 산문 쓰기를 병행하며 여전히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 4
1. 왜 인도였을까, 놀라운 인디아
꾸미지 않은 날것의 모습으로
오로빌리언이 되기에는……
멋진 여행자, 테리
티루로, 나를 찾아
여행지에서의 만남
인연 1
비우고 덜어내고 다시 길을 나서
여행, 낯선 삶 속에 나를 던지는……
2. 삶은 늘 어긋나게 마련이다
2년 3개월 만에 돌아온 일상
새로운 가족, 스펀지
테리의 방
혼자만의 세계로……
삶은 늘 어긋나게 마련일까
스펀지를 길들이다
마음의 끈을 놓아버리다
이보다 더 슬플 수는 없어
“엄마의 말은 종종 송곳이었어”
“테리가 힘들어해요”
내 욕심의 끝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어
3. 천사를 만나다, 너를 도와줄게
소나에게 생긴 일
너를 도와줄게
손님맞이 준비
부모와 자식
집 안의 공기를 정화하다
인연 2
천사를 만나다
치유를 받아들임
“당신들은 많이 아픕니다”
천사의 기적
4. 치유의 날들
외롭고 슬픈 마음을 위한 잔치
미안하다, 사랑한다
“엄마, 너무 고마워”
즐거움을 선사하다
슬프고 외로운 마음
수정막대의 신비
외로운 마음이 빠져나가다
몸이 원하는 것
엄마라는 존재
집착은 만병의 원인
도움을 청하는 용기
간절함으로 가능한 소통
만트라
테리에게 찾아온 평화
다 비울 수 있을까
침묵의 힘
‘명동에 가자’
독이 된 사랑
나를 정화한다는 것
땀은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
나를 버려야 가능한 기부
5. 천사가 남기고 간 것
천사가 남기고 간 것은
‘순례자’
오늘이라는 선물
“엄마, 테리가 살아났어”
화, 한숨이 사라졌다
삶의 십자가를 내려놓아
나 자신과 하는 고해성사
산책, 삶의 덤
두려움에 직면하는 자세
테리에게
에필로그 : 마지막 숙제의 의미
책 속으로
여름부터 나는 마음의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4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 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지 모르겠으나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겁 없고 세상물정 몰랐던 20대, 30대가 태풍처럼 왔다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느껴졌다. 바람은 잦아들어 고요해졌지만 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여기저기 찢기고 무너져 상처투성이가 되는 것처럼 돌연 찾아온 불안함은 여기저기 몸과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 시작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냉혹한 바람처럼 몰아쳐왔다.
이렇게 우리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여행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됐다. 현실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가 여행자로 살아본다면,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면 많은 게 달라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다. 무엇보다 팍팍하기만 한 당장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매력적인 유혹이었다.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누구나 경험하는 중년의 고비와 폭풍전야와 같은 사춘기를 맞이한 두 모녀가 인생의 여정에서 겪는 몸살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평생 숨겨놓았던 치부와 상처를 드러내 그것들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때로 고통스러웠지만 그로 인해 내 삶이 변화했고 심화되고 자유로워졌음을 느낀다.
--프롤로그에서
인도 여행을 계기로 터득한 것은 낯선 곳은 내가 일상을 사는 지금 이곳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서나 낯선 곳에 있는 것처럼 일상을 즐기는 일이 실제 낯선 곳에 머무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치 낯선 곳에 있는 것처럼, 늘 깨어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졌다.--53쪽
내게 인도 여행으로 충전된 에너지가 한국에서의 각박한 현실을 새롭게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면 테리에게는 힘겨운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일상의 무게였다. 전혀 상반된 시간을 견뎌야 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61쪽
어느 순간부터 테리는 마음을 놓아버렸다. 그런 테리를 두고 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미래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는 현재의 외로움을 이겨낼 무기가 되지 못했다. 테리는 나날이 무기력해졌고 그런 자신을 들여다보며 절망하고 그 절망감을 퇴근해 돌아온 내게 쏟아붓곤 했다.
우리는 한 몸과 같았다. 테리가 무기력해지면 나도 무기력해지고 테리가 밝아지면 나도 밝아졌다. 그런 테리를 바라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79쪽
나는 늘 진심을 다해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상대를 위한 게 아니고 나 자신을 위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고 그 의문이 늘 가슴에 남아 있었다.
테리와 함께한 인도 여행 중에 그것을 조금씩 알게 됐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으면서도 해답을 찾지 못한 이유가 나의 오만함 때문이라는 것도 인식하기 시작했다. 겨우 그 원인을 알게 됐지만 수십 년 깊이 쌓여 있던 오만함이 한순간에 없어지지는 않았다. 진심을 다해, 사력을 다해,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테리에게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고 어떻게 해야 테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인지 알게 됐지만 오래된 습관이 고쳐지지 않았다. --86쪽
“나는 신의 뜻에 따라 당신들을 치료해주러 왔으니 천사입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제자들이 있어 그들이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만 당신들은 내 제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쿠마리라고 자유롭게 부르면 됩니다.”
우리에게 쿠마리는 천사였다. 나는 막연한 절대자를 향해 도움을 달라고, 우리를 구원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고 어느 날 쿠마리라는 존재가 천사가 되어 우리 곁에 온 것이다 --118쪽
하루는 내가 쿠마리에게 물었다.
“테리가 매일 외출하면서 즐겁게 지내는 것이 치료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테리는 오랜 시간 동안 외롭고 슬펐습니다. 겉으로는 씩씩한 것 같아도 여린 새싹과 같죠. 테리의 영혼도 외롭고 슬퍼요. 그 외로운 영혼을 치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늘 누군가 함께 있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141쪽
테리가 없는 시간들이, 마음이 새털처럼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마리에게 이런 마음을 털어놓았다.
“테리가 없으면 못 견딜 것 같으면서 막상 테리가 없으니 이렇게마음이 가벼워요. 모순적인 생각이죠?”
“당신에게는 이런 시간이 필요합니다. 테리가 어렸을 때는 그것이 어려웠지만 이제 곧 테리가 당신으로부터 독립하겠죠. 당신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아주 독립적으로 키웠습니다. 사랑하는 것과 자식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다릅니다. 내가 보기에 당신은 사랑보다 집착이 강합니다. 이제는 집착을 버리고 사랑으로 테리를 대하는
출판사 서평
40대 엄마와 사춘기를 맞이한 딸이 인생의 길목에서 겪은 치유와 변화의 이야기!
《길 끝에서 천사를 만나다》(부제: 엄마와 사춘기 딸이 함께한 치유 에세이)는 저자와 사춘기 딸이 함께 겪은 실제의 이야기다. 40대 중반의 중년에 접어든 저자는 변화 없는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며 탈출구를 찾던 중 돌연 신문사 기자직을 사표내고 중학교를 마친 딸과 함께 2년 3개월 동안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진전되지 않는 일상의 삶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출발한 여행은 둘에게 생애 다시는 맛볼 수 없는 값진 시간이 된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온 후 뜻하지 않은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힌다. 두 모녀는 다시 한국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엄마는 밥벌이를 위해 직장생활(신문사)을 다시 시작했고 딸은 자신의 꿈(유엔과 같은 국제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는)을 위해 대학 진학을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딸은 뜻하지 않은 마음의 병을 앓는다. 친구 없이 혼자 집에서 공부만 해야 하는 딸과 삶이라는 끈을 붙들고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엄마의 줄다리기가 지속되면서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기고 갈등은 깊어만 간다.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딸이 모든 의지를 놓아버리자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낀 엄마는 우연한 인연으로 인도 여행 중 스치듯 만났던 일본 여인 쿠마리를 초대해 치유를 받게 된다.
자신을 천사로 불러달라던 쿠마리를 통해 모녀는 해묵은 마음의 문제들을 치유받고 엄마와 딸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쿠마리는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치유 과정에 대해 책을 쓸 것을 당부한다. 이 책은 인도 여행과, 한국에 돌아와서 겪는 갈등, 그리고 쿠마리와 함께한 치유의 시간 속에서 저자와 딸이 변화하고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을 되찾는 과정을 담았다.
변화를 열망하며 떠났던 여행, 현실에 복귀 후 뜻하지 않게 부딪힌 난관……
욕망과 집착, 슬픔과 외로움이라는 영혼의 문제를 치유하고 두 모녀가 마침내 도달한 진정한 변화의 드라마
“살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천사를 만난다.
그동안 곁을 스쳐간 수많은 천사들 중에 특별한 천사와 함께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책은 전체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2008년 딸과 함께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와 그곳에서의 생활을 담았다. 낯선 삶 속에 자신을 내던져 여행자로 살아가는 여행지에서의 일상이 담겼는데, 특히 여행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오로빌 공동체와 티루반나말라이에서의 특별한 영적인 경험 등을 담았다. 저자는 여행이 자신을 비우고 낮추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여행을 통해 딸을 재발견한 일은 인도 여행의 가치 중 하나이며 여행을 통해 삶이 한층 깊어지고 충만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2부는 2년 3개월간 인도, 태국, 스리랑카 등을 여행하고 돌아와 한국에서의 삶을 다시 시작하면서 생각지 못한 갈등에 직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인 엄마는 직장생활을 다시 하게 됐고 딸은 고졸 검정고시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한다. 몇 달 간 인터넷 강좌를 통해 혼자 검정고시를 준비한 딸은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고 수능을 준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지치고 혼자 지내는 시간 속에 외로움에 직면한다. 불안이 커진 딸은 화와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엄마와 딸은 뜻하지 않은 갈등을 겪는다. 3부에서 결국 엄마는 혼자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천사인 쿠마리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쿠마리와 그녀의 딸 유이키를 초청해 두 모녀와 함께 지내며 치유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특별한 치유의 경험을 하기 시작한다. 4부에서는 치유의 과정과 그로 인한 치유 결과가 좀 더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저자는 처음으로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저자의 정신을 지배해온 욕망과 욕심, 오만, 집착, 화, 두려움 등이 나쁜 에너지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몸 안에 쌓여 있던 이 나쁜 에너지들을 내보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주는 치유가 이루어진다. 드디어 딸에게 있던 외로운 마음이 빠져나가고 비로소 두 모녀에게는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쿠마리는 앞으로 나쁜 에너지의 침범을 막기 위해서는 신께 자신을 낮추고 의탁하며 땀을 흘리는 운동과 산책, 침묵 등을 권하고 엄마와 딸은 그것을 실천하기로 약속한다.
마지막 5부는 치유를 마치고 쿠마리가 돌아간 뒤 천사가 남기고 간 것이 무엇인지 돌아본다. 저자는 이 특별한 치유 경험을 통해 여행 중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비움이나 평화와 같은 단어들이 온몸으로 느껴져 실행하게 되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지배당했던 화와 한숨과 집착, 이기적인 사랑이 사라지고 비로소 자유롭고 평화로워짐을 느낀다. 쿠마리는 일본으로 돌아가며 자신과 함께한 치유의 이야기를 글로 쓰라고 당부했고 저자는 그 이야기를 왜 써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러마고 약속한다. 저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왜 치유의 이야기를 글로 써야 하는지 알게 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드러내는 일은 고해성사와 같은 일이었다. 이러한 과정은 저자가 겪은 경험을 재경험하는 것과 같았고 결국 글 쓰는 과정을 통해 치유 중에 겪은 감정의 변화를 다시 한 번 경험하면서 치유가 더욱 견고해지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쓰면서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갖게 된 것에 감사했고 주변의 모든 천사들(어린 시절 기자가 되라고 말해줬던 아버지, 아직도 든든한 후원자인 엄마, 가족과 친구, 직장 등)에게, 신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이 아픈 경험을 통해 저자는 앞으로 삶이 한층 성숙되고 심오해지리라 믿는다. 삶에 있어 두려움에 직면하는 자세와 미래나 과거보다는 오늘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딸에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생각하고 마음이 원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달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자신을 구속했던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다시 시작되는 삶에 대해 신선함과 충만함을 느낀다.
기본정보
ISBN | 9788996822851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12월 15일 |
쪽수 | 264쪽 |
크기 |
138 * 197
* 20
mm
/ 32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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