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르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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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쇠얀 키에르케고어
쇠얀 키에르케고어는 현대의 사상가들 중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하이데거, 야스퍼스, 칼 바르트 등 수많은 철학자들에게 '실존'이라는 화두를 제시하고 '실존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고민하게 한 철학자이다.
그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고 소년시절부터 아버지에게 기독교의 엄한 수련을 받았다. 때문에 종교적으로 매우 신실하면서도 극도의 우울증에 사로잡혀 있던 아버지의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게 되었고 암울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17세에 아버지의 권유로 코펜하겐 대학 신학과에 입학했지만 초기에는 학업을 게을리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1838년 아버지와 스승인 묄러 교수가 세상을 떠나자 큰 충격을 받고 신학과 철학의 학업에 전념하여 2년 만인 1841년에 논문 "아이러니의 개념에 대하여" 로 학위를 받고 신학사 자격시험에 통과한다. 그리고 평생의 애인인 레기네 올센을 만나 약혼을 하는데, 그녀와의 사랑은 키에르케고어의 지나친 불안과 우울 탓으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만다.
1837년경 그는 스스로 '대지진'이라고 부른 심각한 체험을 하였는데, 그것은 죄의식의 자각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인생을 보는 눈과 기독교를 보는 눈에 근본적인 변혁이 생겼다고 전한다. 1841년 레기네와 파혼한 직후 베를린으로 간 그는 베를린 대학에서 ‘신화와 계시의 철학’이라는 셸링의 강의에 참석해 감명을 받는다. 1842년 코펜하겐으로 돌아온 후 반-헤겔주의적 저술 및 라이프니츠, 데카르트,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철학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트렌델부르크와 텐네만의 저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이들을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철학적 작업은 훗날 키에르케고어가 독자적인 실존철학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1843년 5월 그의 대표작이자 실존주의 철학의 탄생을 알리는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시작으로 실존의 영역들을 다룬 『반복』 『공포와 전율』 등을 익명으로 발표했다. 1844년에는 심리학에 관한 저서 『불안의 개념』을, 그리고 소크라테스와 역설적 그리스도에 관한 『철학적 단편』을 익명으로 출간했다. 1846년에는 그의 마지막 주저인 『철학적 단편에 대한 결론으로서의 비학문적 후서』를 발표했는데, 이 작품으로 그의 심미적 저술 활동은 완결된다. 그밖에도 그의 대표적인 기독교적 저작인 『사랑의 역사(役事)』 『그리스도교적 강화집』 『죽음에 이르는 병』 등을 발표하다가, 1855년 마흔넷의 나이로 프레데릭 병원에서 외롭게 세상을 등졌다.
데이빗 스웬슨(David F. Swenson)은 그의 저서 『Something About Kierkegaard(키에르케고어에 대한 약간의 고찰)』이라는 책에서 「실존적인 변증법」이라는 장을 통해 키에르케고어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키에르케고어는 데카르트의 강조점을 거꾸로 놓은 사상가이다. 그는 데카르트가 용납한 곳에서 반성하고, 데카르트가 반성한 곳에서 용납한다. 그는 그의 출발점을, 추상적-지적인 회의보다 더 깊은 그 무엇, 즉 구체적인 개인의 회의 속에서 잡는다. 아이러니하고, 위트에 넘치고, 조리에 맞는 이 절망 속에서 그는 인간 생활의 의미와 진실을 본질적인 가치의 전체 범위에서 문제로 삼았다. 그의 발밑에 굳건한 터전을 발견하려는 싸움은 지적이고 정열적인 그의 온갖 능력을 총집중하여 감행된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이 사업을 점차로 달성함으로써 그는 인간 실존의 기본적인 여러 범주를 수정하게 만들었다. 이 수정은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의의가 있던 성질의 것이고, 또 그것은 탁월한 예술적인 기교와 희귀한 도덕적인 힘을 가진 문학으로 표현되었다“
역자 故 임춘갑 선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키에르케고어 협회를 설립하였다. 키에르케고어의 저서인 『공포와 전율』을 비롯하여 『이것이냐 저것이냐』, 『반복』, 『불안의 개념』, 『그리스도교의 훈련』, 『순간』, 『현대의 비판』, 『죽음에 이르는 병』, 『관점』등을 번역하였다.
번역 임춘갑
목차
- 서문
서론
제1부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다
1. 절망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사실
(1) 절망의 세 가지 경우
(2) 절망의 가능성과 현실성
(3)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 이다
2. 이 병(절망)의 보편성
3. 이 병(절망)의 여러 형태
(1) 절망이 의식되고 있느냐 아니냐 하는 점은 문제
삼지 않고 고찰된 경우의 절망
(2) 의식이라는 규정 및에서 본 절망
제2부 절망은 죄다
1. 절망은 죄다
(1) 자기에 관한 의식의 여러 단계
(2) 죄의 소크라테스적인 정의
(3) 죄는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것이라는 사실
2. 죄의 계속
(1) 자신의 죄에 관해서 절망하는 죄
(2) 죄 사함에 대하여 절망하는 죄(실족)
(3) 그리스도교를 적극적으로 저버리고 그것을 허위라고 선언하는 죄
역자후기
부록 키에르케고어의 생애에 대한 짧은 이야기
책 속으로
<21p-22p>
절망은 정신 안에서, 자기 안에 있어서의 병이다. 따라서 거기에는 세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즉, 절망하여 자기自己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본래적인 것이 아닌 절망), 절망하여 자기 자신이려고 하지 않는 경우, 절망하여 자기자신이려고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인간은 정신精神이다. 그러나 정신이란 무엇일까? 정신이란 자기自己다. 그러나 자기는 무엇일까? 자기란 자기 자신에게 관계하는 관계, 바꿔 말한다면 그 관계에 있어서 그 관계가 자기 자신에 관계한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는 관계가 아니고, 관계가 자기 자신에게 관계하는 관계다. 인간이란 하나의 유한과 무한의 종합綜合, 시간적인 것과 영원한 것의 종합, 자유와 필연의 종합, 요컨대 하나의 종합이다. 종합이란 두 개의 것 사이의 관계다. 이런 식으로 본다면 이른바 인간이란 아직 자기는 아니다.
<25p>
과연 절망이란 장점일까, 그렇지 않으면 단점일까? 순수하게 변증법적으로 따진다며 절망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절망하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추상적인 사상으로서의 절망을 생각해보면, 절망은 말할 수 없는 장점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다른 동물보다 뛰어난 인간의 장점이고, 또 이 장점은 곧바로 서서 걸을 수 있다는 것보다 전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인간에게 특징을 부여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장점이야말로 인간의 정신이라는 것이 한없이 옳고, 한없이 숭고함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41p-42p>
의사는 완전히 건강한 사람이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인간에 대해 바로 알고 있다면, 우리도 역시 그런 식으로 어떤 의미에서도 절망하고 있지 않는 사람이란, 즉 어떤 의미에서 마음속에 동요, 알력, 부조화 내지는 불안이 깃들어 있지 않은 인간이란 한 사람도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즉, 알려지지 않은 그 무엇에 대한 불안, 혹은 구태여 알려고도 하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한 불안, 삶의 어떤 가능성에 대한 불안, 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 이런 불안이 인간 속에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가 인간은 모두 병을 몸에 품고 다닌다고 말하듯이, 인간은 병을, 정신의 병을 품고 다닌다. 그런데 이 병은 어떤 우연한 기회에 문득 번개와도 같이 자기 자신에게도 설명할 수가 없는 불안과 더불어 혹은 불안으로 말미암아 이 정신의 병이 인간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로 나타난다.
<45p-46p>
절망에 대한 심리학자의 관계도 역시 이와 같다. 심리학자는 절망이 무엇인지를 알고서 절망을 식별한다. 그러므로 자신은 절망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건, 아니면 자신은 절망하고 있다고 말하건 간에 본인의 말만 듣고는 만족하지 않는다. 즉, 그는 자신은 절망하고 있다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어떤 의미로는 반드시 절망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주의해야만 한다.
사실 사람들은 절망을 가장할 수도 있고, 또 오해할 수도 있어서, 정신의 한 규정인 이 절망과, 사람을 절망에까지 이끌어가지는 못하고 다시 되돌아가 버리게 하는 낙담이나 염세감 등 온갖 일시적인 것들을 혼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있어서도 심리학자는 이러한 상태 역시 절망의 한 형태라는 것을 올바르게 통찰한다. 그는 그것이 가장假裝이라는 것을 옳게 통찰한다 - 그러나 바로 그 가장이야말로 절망이다. 그는 낙담이나 그 밖의 것들이 아무런 커다란 의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잘 통찰한다 - 그리고 그것이 현재에 있어서 대수로운 의의를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래에도 갖지 못하리라는 바로 그 사실이야말로 절망이라는 것을 더 잘 통찰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야기하자면, 통속적인 고찰들은 절망을 보통 병과 비교할 때, 절망은 정신의 병이기 때문에, 보통 병이라고 불리는 것보다 훨씬 변증법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증법적인 성질이 올바르게 이해된다면, 다시 수천 명의 사람들을 절망의 범주範疇 밑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출판사 서평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다!
그렇다면 절망이란 무엇인가?
절망에 신음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키에르케고어가 남겨놓은 실존의 가르침!
“당신이 자각하고 있는 절망이란 과연 무엇인가?”
죽음에 이르는 병(덴마크어 Sygdommen til Døden)은 실존주의의 선구자 철학자 쇠얀 키에르케고어가 1849년에 "안티 클리마쿠스" 라는 가명으로 출간해 낸 저서이며, 이 책에서 키에르케고어는 ‘절망’에 관해 빈틈없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키에르케고어에 의하면 ‘절망’이란 ‘죽음에 이르는 병’이 확실이다. 이 말의 뜻은 절망하면 죽는다는 뜻이 아니다. 이것은 오해이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될 오류이며 또한 근본적으로 치유 될 수 있는 병이다. 단언하건데, 이는 보통 어떤 병에 걸려서 목숨이 끊어진다는 그런 의미에서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죽음에 이르는 병’이란 ‘결코 죽을 수 없는 병’,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는 병’, ‘자살하여 무덤 속에서도 안주할 수 없는 병’, ‘죽을 수조차 없는, 죽어가면서도 죽을 수 없는 병’이다.
절망한 인간이 걸린 병은 바로 이런 병이다. 키에르케고어는 이 책의 1부에서 절망에 대해 논리적이면서도 치밀하게 분석해 놓았는데 현대 인간의 모든 실존은 키에르케고어가 구분한 여러 절망 중의 어느 한 절망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자기에 관해서 그 자기가 어느 절망에 속해 있는가를 자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확실히 절망은 ‘병’이다. 그러나 이 병은 변증법적인 병이다. 이 ‘병’은 ‘죽음에 이르는 병’인 동시에 ‘영생에(신앙에) 이르는 병’이다. 만약 이 병이 단지 ‘죽음으로 이끌어 갈 뿐’이고 영생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병이라면 우리들과는 무관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단독자’의 인간으로서 ‘하느님 앞에’ 홀로 설 수 있는 자각을 하고, 신앙에 대한 확고한 결단이 한다면 이 절망이란 병을 극복하고 실존의 깨달음, 즉 영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각과 결단이 없으면 그 ‘병’은 언제까지나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남게 되고, 또 다른 근본적인 ‘죄’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 2부 “절망은 죄다”의 핵심을 이룬다.
한번 더 강조하면 키에르케고어의 근본 의도는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파악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병이 근본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점을 천명하려는 데 있는 것이다.
앞으로 도서출판 치우에서는 2011년의 기획으로 키에르케고어의 주요 저작들을 매달 1편씩 소개할 예정이며, 3월 『공포와 전율』, 4월 『불안의 개념』, 5월 『죽음에 이르는 병』을 출간한데 이어, 다가오는 6월의 출간 예정작은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쇠얀 키에르케고어Søren Kierkegaard는 키르케고르, 키에르케고르, 키르케고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키에르케고어 학회에서는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키에르케고어의 이름을 덴마크 원어 발음과 가장 유사한 쇠얀 키에르케고어 하나로 통일함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하였으며, 도서출판 치우와의 협력을 통해 앞으로 출간될 도서에 쇠얀 키에르케고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쇠얀 키에르케고어의 이름을 기억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책 속으로 추가>
<51p-52p>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안심이나, 생활에 대한 만족, 기타 그와 유사한 온갖 것이 있지만, 사실상 바로 그것이 절망인 것이다. 한편 자신이 절망하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보통 몹시 심각한 성격이기 때문에 자신을 정신으로 자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괴로운 사건에 부닥치거나 무서운 결단을 강요당하여 자신을 정신으로 자각하게 된 사람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말하더라도 사람이란 이 두 개의 형型 중의 어느 하나에 속한다. 왜냐하면 참으로 절망하고 있지 않는 사람이란 두 말할 것 없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아아, 인간의 괴로움과 인간의 비참에 관해서는 참으로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 - 필자도 그것을 이해하려고 애썼고, 그것에 관하여 많은 것을 상세하게 알게 되었다. 또 사람들이 인생을 낭비한다는 데 관해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이 낭비되었다는 인간이란, 인생의 기쁨이나 슬픔에 속아서 이럭저럭 나날을 허비하고, 그 때문에 영원히, 동시에 결단성 있게 자신을 정신으로서 혹은 자기自己로서 자각하지 못한 사람들뿐이다. 혹은 결국 같은 말이지만, 하느님이 현재하시고, 그리고 ‘그’가, 그 자신이, 그의 자기가 그 하느님 앞에 현재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절망을 통하지 않고서는 결코 획득할 수 없는 무한성無限性의 사실에 가장 깊은 의미에서 감명을 받지 못한 사람들뿐이다.
<54p-55p>
영원이 그대를 향하여, 그리고 이들 수백만 명의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묻는 것은 단 한 가지, 즉 그대는 절망하고 살아왔는가 아닌가, 그대는 자신이 절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 방식으로 절망하고 있었는가, 아니면 그대는 이 병을 그대를 물어뜯으며 괴롭히는 그대의 비밀로서, 마치 죄 많은 사랑의 과오를 가슴 속 깊이 고이 숨겨 두듯이 그대의 마음 한 구석에 숨겨두는 방식으로 절망하고 있었는가, 혹은 또 남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그대가 사실은 절망 속에서 몸부림치며 절망하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만약 그대가 절망하고 살아왔다고 한다면, 비록 다른 점에서는 그대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든지 간에 그대는 일체를 잃은 셈이고, 영원은 그대와 관계가 있다고는 인정하지 않는다. 여태까지도 영원은 단 한 번도 그대를 알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라면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더욱더 무서운 사실은 영원은 그대를 있는 그대로 알고 있으며, 그대의 자기를 통하여 그대를 절망 속에 꽉 묶어둔다는 사실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6606925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5월 30일 | ||
쪽수 | 334쪽 | ||
크기 |
128 * 182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Sygdommen til døden/Kierkegaard, Sør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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