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동체를 향한 문학적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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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류점석
지은이 류점석(柳点錫):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순천고, 연세대학교 영문학과(학부 및 석사)와 비교문학과(박사)를 졸업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신화·종교 그리고 문학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신화와 종교에 대한 발생론적 시각으로 신화시대 인류의 삶을 고찰함으로써, 생명력을 향유하는 삶의 원리를 찾고자 한다. 저서로 『생명공동체를 향한 문학적 모색』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사람들만의 세상: 로버트 프로스트 시 연구」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대한 생태주의적 해석」 「자연/물에 대한 휴머니즘적 시각의 생태주의 고찰」 「향유하는 삶을 위한 공동체의 생태학적 패러다임」 등이 있다.
목차
- 책머리에
Ⅰ. 들어가는 말: 생태계 위기와 문학
Ⅱ. 로렌스가 구상하는 생명공동체
제1장--로렌스 시문학의 생태학적 의의
제2장--인간: 생명공동체에 대한 책임의 주체
제3장--몸: 사랑을 통하여 삶을 구원하는 원천
제4장--생명: 생태계 조화를 이루는 씨앗
제5장--돈: 생명공동체의 경제?윤리적 모색
제6장--신: 생태학적 삶을 위한 신화와 종교의 재해석
제7장--뱀: 생명공동체 지속을 위한 재생의 원리
Ⅲ. 맺음말: 생명력을 향유하는 삶과 문학
주
책 속으로
로렌스는 빛과 어둠의 세계를 넘나드는 뱀을 감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이원적 세계 사이에 소통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로렌스의 뱀은 두 세계를 연결하는 전달자 혹은 탁월한 권능을 갖고 있는 하데스(Hades)로 인식된다. 빛과 어둠의 세계는 분리된 지상과 초월의 세계가 아니다.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가 현묘한 향기를 발산하는 수선화로 유인하여, 바다의 요정들과 함께 꽃을 꺾는 페르세포네(Persephone)를 납치해갈 때 지하세계의 문은 사람에게도 열려 있었다. 두 상반된 이념을 상징하는 지상과 지하의 세계는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상통의 세계였다. 신화에 등장하는 두 세계는 서로를 보완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뱀은 두 세계를 연결하는 기둥이자 살아 있는 나무가 되었다. 나무는 하데스의 지하세계에 뿌리를 박고 지상으로 가지를 뻗으며 열매를 맺는다. 로렌스에게 뱀은 상보적 두 세계가 생명의 잔치를 준비하는 통로인 것이다. (47쪽, '제1장 로렌스 시문학의 생태학적 의의' 중에서)
출판사 서평
생태학과 문학을 접목시킨 주목할 만한 역작이 나왔습니다.
생태학(Ecology)란 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거주지(oekos)에 관한 학문(logia)이란 뜻이다. 산업화 사회에서 인류가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동안, 우리 인류가 거주하는 지구는 재앙이 닥치게 된다.
‘생태학’이란 용어는 1866년 독일의 학자 헤켈(Ernest Haeckel)에 의해 제창된 이래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우선 생태학의 창시자인 헤켈 자신이 과학적 요소 대신 신비주의 세계에 빠져 결국 파시즘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한다. 한편 1935년 탠슬리(A. G. Tansley)는 “생명체와 사물의 상호작용 공간”을 일컫기 위해 ‘생태계’란 말을 제안하나 그 의도는 생태학에서 인본주의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생태학은 이후 과학적 요소와 인본주의적 요소 사이의 대립과정을 거친다.
저자는 인본주의적 요소가 살아 있는 생태학, 즉 생명공동체를 향해 나아가는 생태학에 주목하고, 그중에서 문학생태학을 거론한다. 생태학적 문학, 혹은 문학생태학이란 말은 생태학 이론을 문학에 접목한 것으로 그 용어는 1974년 미커(Joseph W. Meeker)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문학생태학의 입장에서 문학의 방향을 모색한다.
저자는 문학생태학을 생태계 원리에서 시작한다. 지구 생태계는 부분과 전체, 개체와 환경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유기적 통일체라는 것이 생태계 원리이다. 그런 생태계의 원리를 인식하고 창작활동을 한 모범적인 사례로 저자는 로렌스(D. H. Lawrence)를 거론한다. 로렌스는 문학을 통하여 생명을 향유하는 삶을 모색했고, 특히 시적 상상력으로 생명사상을 펼쳐 보이며 인간의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고자 했다.
이 책은 한권의 종합적인 인문교양서입니다.
저자는 문학생태학의 입론을 위해 시바(V. Shiva)의 여성적 원리, 레비나스의 타자관, 마틴 부버의 ‘나―너’ 철학 등을 동원한다. 이들 논의의 핵심은 배타적 질서를 확립하려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타자를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철학사상만이 생태계 원리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배타적인 기독교의 교리가 생태계 원리에 반함을 논증하고 있다. 배타적인 기독교는 생태계에서 인간 중심의 위계질서를 강조함으로써 생태계 위기를 불러온 근원적인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가 영혼의 구원이라는 명목으로 현세의 삶을 백안시하고 있다고 하며, 시를 통해 이승에서의 생명력 넘치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 것을 노래한 작가로 로렌스를 높이 평가한다.
저자는 풍부한 철학적 논의와 함께 로렌스의 시들을 소개한다. 기존에 단편적으로만 소개된 로렌스의 시를 뛰어난 번역으로 다시 소개함으로써 시인 로렌스의 탁월성을 드러냄과 아울러 로렌스의 생명사상 전모를 드러낸다. 이 책에 소개된 로렌스의 시를 읽다 보면, 로렌스의 반기독교적 태도, 몸의 언어인 섹스에 대한 찬양이 왕성한 생명행위를 찬양하고 생명의 재생원리를 확신한 데서 비롯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문학적 실천, 생태학적 실천의 지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생태학적 실천에서는 과학적 요소뿐만 아니라 시의 감성적 요소가 중요하다. 이 책은 생명공동체 건설에서 윤리적, 과학적 요소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시의 역할을 부각하며 현실의 시가 로렌스의 경우처럼 더욱 생기있는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저자는 말한다. 조화로운 생태계의 존재론적 근거가 되는 생명과, 로렌스가 구상하는 생명공동체의 뿌리인 생명은 일치하며, 생태계 차원의 광범위한 생명공동체 건설에서 로렌스의 생명을 소재로 한 시적 상상력이 기여할 수 있는 여지는 광대하다고.
나무에 청진기를 대고 골똘히 귀를 기울여본 적이 있는가. 나무 속으로 흐르는 강물 소리와, 그 강물을 따라 들고 나는 대지와 하늘의 숨결 소리를 따라가본 적이 있는가. 로렌스라는 한 그루 나무와의 교감을 통해 씌어진 이 책은 맥박을 짚듯 한 자 한 자에 온몸의 감각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책장에 가만히 손을 얹어놓으면 나뭇잎 위로 후둑이던 빗방울이 손가락 끝에 파문을 만들고,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 구름과 바람이 한 장 얇은 종이 속에서 쿠르릉 몸을 바꾸는 게 느껴진다. 생태적 지성과 시적 감성이 나누는 이 놀라운 향연에 누군들 함께 하고 싶지 않으랴. 이론서를 읽으며 어떤 생기를 수혈받는다는 것도 예사로운 경험이 아니거니와, 하물며 有字書와 無字書를 동시에 꿈꾸게 하는 책이라면! 감히 말하건대, 이 책은 한 권의 두툼한 대지다. 대지를 들어올리며 피어난 풀잎의 문장이 여기에 있다.--손택수 시인
오랜만에 훌륭한 번역을 만나서 로렌스 시의 진면목을 보는 호사를 누렸다. 시 행간의 갈피를 들척일 때마다 황홀하게 새어나오는 뜨거운 숨결들! 생태학적 관심은 결국 시에 대한 관심이 아닐까. 어찌 관심이라는 게 칸칸이 구획된 국부에 사로잡힌 영혼이겠는가. 저자는 아이가 입에 넣어도 말리고 싶지 않은 그 갈색빛 도는 흙 모드라기를 기억하냐고 질문한다. 생명에 대한 관심은 결국 그물이 되어, 깊어지고, 깊어진다. 그 사이로 끌어올리는 로렌스의 선연한 시편은 적중이다. 이러하니,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안타깝고 뜨거웠다. --임후성 시인
기본정보
ISBN | 9788996046301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3월 31일 |
쪽수 | 295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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