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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국일보 > 2011년 12월 3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데이비드 건틀릿
저자 데이비드 건틀릿은 웨스트민스터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자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CAMRI) 공동대표. 뛰어난 연구 업적으로 예술인문연구평의회(AHRC)와 공학과학연구평의회(EPSRC)에서 여러 차례 연구 지원을 받았고, BBC, 레고, 테이트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창조적인 기관과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미디어와 정체성을 다루는 웹사이트 Theory.org.uk와, 창조성과 시각 미디어를 연구하는 웹사이트 ArtLab.org.uk를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움직임의 경험》(Moving Experiences, 1995), 《미디어, 젠더 그리고 아이덴티티》(Media, Gender and Identity, 2002), 《창조적 탐험》(Creative Explorations, 2007) 등이 있다.
역자 이수영은 진실한 책 한 권이 가진 힘을 믿는 전문번역가이다. 한 권의 책을 옮길 때마다 많은 독자들과 연결되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쌓아 나간다. 《조화로운 삶의 지속》, 《사라진 내일》, 《사코와 반제티》, 《새로운 빈곤》, 《황금의 땅, 북극에서 산 30년》, 《흙: 문명이 앗아간 지구의 살갗》, 《누가 99%를 터는가》를 우리말로 옮겼고, 이뉴잇 옛이야기를 엮은 《빛을 훔쳐 온 까마귀》를 썼다.
목차
- 1┃프롤로그: 웹 2.0시대, 창조하고 소통하라 _ 009
웹 2.0, 함께 가꾸는 텃밭 _ 015
수동성, 능동성, 창조성 _ 019
일상에서 창조하라 _ 024
2┃손, 일, 노동, 예술 _ 035
존 러스킨, 노동 분업과 소외 _ 041
윌리엄 모리스, 미래에서 온 시간 여행자 _ 052
진정한 예술과 참된 부 _ 059
일상 속의 예술 _ 063
3┃일상생활과 만들기의 철학 _ 067
미술공예운동 _ 071
DIY와 펑크 문화 _ 074
됐어! 그만하면 충분해 _ 082
손으로 만드는 세상 _ 087
창조성의 조건, 기쁨 _ 098
4┃유튜브, 블로그, 트위터 _ 109
유튜브, 창조적인 디지털 플랫폼 _ 114
스스로 만들고 공유하기 _ 120
블로그와 팟캐스트,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_ 128
온라인 바깥으로 _ 143
5┃개인의 행복과 커넥팅 _ 151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_ 155
일을 한다는 것 _ 159
계획과 일이 주는 기쁨 _ 164
6┃사회자본과 공동체 _ 167
사회자본과 이웃 _ 172
지식과 도덕의 연대 _ 176
사회자본이 붕괴한 까닭 _ 184
사이버 결혼식, 인터넷 장례식 _ 190
로버트 퍼트넘과 비판자들 _ 200
7┃상생과 공존의 테크놀로지 _ 207
이반 일리치의 메시지 _ 214
아이패드 논쟁과 테크놀로지 _ 222
제약 없는 연결 _ 231
8┃웹 2.0 시대의 빛과 그림자 _ 237
노동을 착취하는 플랫폼 _ 241
구글은 당신을 알고 있다 _ 246
웹 2.0 소셜네트워크 _ 249
꿀벌의 협업, 위키피디아 _ 253
‘공짜’ 이데올로기 _ 261
웹 2.0의 미래 _ 267
9┃에필로그: 만들고 소통하고 행동하라 _ 275
러스킨과 모리스의 깨우침 _ 278
창조성과 현대인의 삶 _ 281
커넥팅의 정치적 의미 _ 287
상상, 연결과 소통 _ 295
옮긴이의 말 _ 308
주석 _ 313
찾아보기 _ 339
출판사 서평
망설임과 설렘이 교차하는 그대에게
“나는 나를 위해 글을 쓰지만, 글을 다 쓰고 ‘확인’을 클릭할 때마다 어떤 바람을 품는다. 조금은 횡설수설한 내 글을 읽으며 어떤 식으로든 여러분의 일상이 행복과 아름다움의 순간을 찾고 좇으며, 더 나아가 직접 만들어 가면 좋겠다 …… 공감, 지지, 격려는 개인 블로그를 꾸준히 이어 나가는 노력에 정서적이고 사회적인 지원으로 작용하고, 나에게 꾸준히 글을 쓰도록 북돋웠다.”
2011년이 저무는 지금, 우리는 힘겹지만 유난히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한해를 보내고 있고 지금껏 겪지 않은 뭔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여러 가지 변화가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우리 일상생활까지 깊이 들어온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팟캐스트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소셜네트워크 혁명’이 자리하고 있다. TV와 신문이 지배하던 미디어 환경은 노트북과 스마트폰, 테블릿피시의 보급으로 균열이 생기고, 대중들은 더 이상 시청자나 독자에 머물지 않고 전달자, 생산자로 등장했다.
웨스트민스터대학의 데이비드 건틀릿 교수는, 바야흐로 대규모 기관과 전문가들이 정보와 지식, 문화예술의 생산을 독점하던 시대를 넘어, 소비자들이 스스로 창조하고―연결하고―소통하는 ‘커넥팅’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한다. 정보화, 글로벌화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사회과학 풍토에 비추어볼 때, 건틀릿의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명쾌한 글쓰기로 일관하고 있지만 자못 진지하고 성찰적이다. 그는 사회학, 철학, 경제학, 심리학 연구에 바탕을 두고 이른바 ‘웹 2.0 시대’의 미디어, 교육, 노동, 정치와 환경을 총체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아날로그’ 시대의 사상가 존 러스킨과 윌리엄 모리스, 상생과 공존의 도구가 조화로운 사회의 근본이라고 강조한 이반 일리치에 철학적 뿌리를 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세 사람은 ‘분리와 단절’을 반대하여, ‘연결과 협력’이 인간의 본성이자 창조성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산업사회와 자본주의가 간과한 ‘소셜네트워크’와 ‘사회자본’의 회복이야말로 인류의 진보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설파한 비평가, 예술가, 교육자였다.
쇼셜네트워크 시대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커넥팅’
미래를 예측하거나 웹 2.0 시대를 다룬 많은 책들이, 급변하는 환경과 불확실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려 했다면, 《커넥팅》은 우리 스스로 행복하고 풍요롭게 일구어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에게 어떤 힘이 있고, 어떤 도구를 갖고 있으며, 세상에는 연결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확신에 찬 어조로 들려준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이고,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지금 여기’에서 날마다 소통하는 행위의 주체이자 창조자인 것이다.
바느질, 뜨개질, 요리, DIY에서부터,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여 기여하며 창조자가 되어 왔다. 창조는 무언가를 만들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소통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뭔가 새로운 걸 만들려면 재료나 아이디어, 또는 둘 다를 결합해야 하고, 어느 순간 사회적 차원으로 이어져 다른 이들과 연결된다. 또 그 창조물을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우리 스스로 사회 환경과 물리적 환경에 연결되고 마침내 그것을 변화시키게 된다.
오늘날 바뀐 게 있다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연결된다는 점이다. 서로 알지도 못하던 사람들이, 세계 어디에 살든, 관심사가 같아서, 또는 친구의 친구로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커뮤니티를 이루어 함께 토론하거나 계획하고 무언가를 만든다. 지난날 우리는 고립된 개인들이 외롭게 사는 미래를 상상하곤 했지만, 오히려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통해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먼 곳까지, 그리고 친근하게 연결되고 결속하고 있다. 곧 ‘커넥팅’의 힘은 온라인의 세계를 훌쩍 뛰어넘어 일상의 온갖 활동으로까지 뻗어 간다. 번개나 정모를 통해 같은 취미를 함께 즐기거나 요리나 육아 정보를 공유하고, 공통의 가치를 지향하는 이들은 광장에 모여 집회까지 연다.
윌리엄 모리스와 존 러스킨, 이반 일리치의 메시지
빅토리아시대의 예술비평가 존 러스킨의 중세 대성당에 대한 논평이 데이비드 데이비드 건틀릿이 유튜브 동영상을 이해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하면, 독자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또 19세기 사회주의자 윌리엄 모리스가 120년 전에 웹 2.0 시대의 의미와, 무엇보다도 위키피디아에 담긴 정신의 청사진을 그렸다고 하면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이 두 사람은 산업화와 기계화, 노동 분업을 통해 자본주의적 생산이 풍요로워지더라도, 인간의 창조적인 개성을 잃게 되어 인류의 진보는 가로막히고 말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스킨은 여러 사람의 노력이 뒤범벅되고 저마다의 재능과 개성이 한데 어우러지는 불완전함과 상상력을 예찬했다. “능력만큼 펼쳐 보이고 할 수 없는 건 솔직하게 털어놓아라. 실패할까 봐 두려워서 노력을 아끼거나, 체면이 깎일까 봐 표현을 포기하지 말아라” 러스킨은 이 불완전함 덕분에 사람이 만든 결과물이 몹시 특별해진다고 보았다.
“우리는 최근에 노동 분업이라는 최신 문명의 발명품을 깊이 연구하고 다듬어 왔다. 솔직히 말해서 나뉜 건 노동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들이 여러 부분으로 나뉘고 삶은 부서져 작은 파편과 부스러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 안에서도 지성은 조각조각 갈라져 이젠 핀이나 못을 만들지 못하고 핀 끝을 다듬거나 못대가리를 만드는 데에만 소모된다.” 〈고딕의 본성〉(1852년)
윌리엄 모리스는 지식의 축적과 확산,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 자기표현의 자료를 창조하고 함께 나누는 능력을 기쁨과 성취에 이르는 참된 길로 여기고 있다. 그는 평생에 걸쳐 그림과 드로잉부터 자수, 목판화, 컬리그래피, 태피스트리, 출판, 날염에 이르기까지 온갖 창조적인 기술을 익히고 미술공예운동을 벌였다.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예술과 노동을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사회의 기초이자 활기찬 삶의 원천이라고 보고 실제로 사업을 펼쳐 갔다. 그는 일하는 기쁨과 에너지에 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에너지를 쏟으면서 기쁨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일하는 사람, 자신이 공을 들여 곧 존재하게 되리라 느껴지는 것을 만들고 있는 사람은 몸뿐만 아니라 의식과 영혼의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쓸모 있는 일과 쓸모없는 고생〉(1884)
급진적 사상가 이반 일리치는 서로 우호적이고 협력적이며 알맞은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더욱 지역적이고 건강하며 유용하게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는지 고민하게 했다. 일리치가 말하는 상생과 공존의 도구는 ‘사용하는 이가 그 행위의 의미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이다. 일리치는 1960년대에 라틴아메리카에서 텔레비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었는지 말하면서, 그 돈을 테이프레코더에 썼다면 얼마나 많은 일들이 가능했을까 추론한다.
“당연히 이 테이프레코더 네트워크는 오늘날의 TV 네트워크와는 뿌리부터 다르다. 그것은 자유로운 표현의 기회를 제공한다. 글을 읽고 쓸 줄 알든 모르든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녹음하고 보존하고 배포하고 재생할 수 있다.” 《학교 없는 사회》(1971)
일리치의 주장은 곧 샌프란시스코의 홈브루 컴퓨터 클럽의 공감을 얻었다. 이들은 1970년대 중반에 컴퓨터 테크놀로지를 자유와 해방의 도구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 클럽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공동 설립자 스티브 워즈니악, 대량 생산된 최초의 휴대용 컴퓨터인 오스본 1을 설계한 리 펠젠스틴을 비롯한 미래 테크놀로지 스타들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기업의 상품과 예술가의 작품 VS. 바느질, 뜨개질, DIY
인류는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만들기를 통해 자연을 활용했고 문화와 예술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 왔다. 산업화 시대에 들어오면서 기업은 자본주의적 ‘생산성’을 높이려고 노동 분업을 통해 복잡한 공정을 개별 단계로 나누었고, 예술은 전문 예술가의 몫이 됨에 따라 창조하는 이와 감상 관객으로 분리되었고 엘리트에 기대어 ‘예술성’을 인정받으려 했다.
그런가 하면 상품이나 예술 작품으로 대접받지는 않지만 바느질, 뜨개질, 목공 같은 ‘만들기’는 활기 넘치는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창조의 과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런 창조 활동은 소비자나 예술계의 평론가, 수집가, 큐레이터들이 그 가치를 인정해 주기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리지 않는다. 이런 일상적 창조 활동은 결과물보다 무언가를 함께 만들고 나누고자 하는 ‘욕구’와 관계가 있으며 그 자체가 발견의 과정이고, 생각을 펼치는 과정이었다.
오늘날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서 직접 선반을 달고 조립식 옷장을 만들며 배수관을 직접 고치는 일 따위를 뜻하는 ‘DIY’(Do it yourself)는 처음 등장한 1960년대의 대항문화와 관련이 깊다. DIY 정신은 그때그때의 작업만이 아니라 더 넓은 일상의 삶 속으로 넘쳐흘렀다. 사람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고 수선하고 고칠 수 있다는 건 지속 가능성과 환경운동에 연결되는 바가 크다. 그것은 또한 반소비주의로 이어지고 홈스쿨링 역시 DIY 정신이 교육에 적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회자본, 공동체, 행복, 상생과 공존
‘커넥팅’ 이론은 자연스럽게 사회자본과 공동체, 개인의 행복과 연결된다. 피에르 부르디외, 제임스 콜먼 같은 쟁쟁한 사회학자들이 이론을 제시한 이래 ‘사회자본’은 개인의 행복과 지속 가능한 사회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자원으로 오늘날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사회자본은 개인과 사회의 행복이 경제적 풍요로움에만 있지 않으며 사회적 결속이 개인과 집단의 생산성도 드높인다고 입을 모은다. 1930년대 미국을 두루 여행하고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역작을 출판한 토크빌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국의 힘도 바로 정부가 아닌 시민의 사회적 연결과 결속이었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사회자본을 건설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건틀릿은 명백히 그렇다고 대답한다. 온라인 네트워크는 지리적 제약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 자본으로서, 그리고 지식과 감정을 공유하는 굳건한 ‘동질’성을 만들어 내는 결속 자본으로서 잠재력을 품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폭발적인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다.
유튜브, 위키피디아 모델
1997년부터 웹 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한 데이비드 건틀릿은 그 무렵 HTML 코드를 노트패드에 입력해 넣던 경험을 들려준다. 15년이 지난 지금 도구들은 많이 바뀌었지만 그 과정은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디지털 작업 구석구석에도 자기만의 지문을 남길 수 있고 제작자의 개성은 언제나 완성된 결과물에 나타나게 된다. 프로그래밍도 바느질이나 뜨개질, 목공처럼 손으로 ‘하나씩 하나씩’ 다듬고 매만지면서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과정다. 또한 손으로 만들 때처럼 제작자가 자기의 개성을 작업에 새겨 넣으면 그것을 사용하는 이도 만든 사람의 ‘존재’를 느끼게 마련이다.
간단한 인터페이스와 단순한 툴로 영상을 올려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유튜브는 2005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순식간에 비디오를 장악했다. 지은이에 따르면, 유튜브에 비디오를 올리는 것은 농부가 밭에 작물을 심는 일과도 같다. 개인이 투박하게 만들어 올린 비디오는 다른 이들의 손길, 다시 말해 평가와 링크에 의해 자라나고, 댓글과 덧붙이는 비디오들로 반응을 얻는다. 이 공동의 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심는 건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협력의 형태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작물 하나하나마다 풀을 뽑거나 거름을 주거나 돌볼 필요는 없다. 그런 면에서 유튜브는 웹 2.0 공동체로서 서비스의 융합 수준이 한 눈금 더 높고 개인의 창조성이 돋보이는 플랫폼이다. 이런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뒤집어 말해서 그것이 창조와 커넥팅과 소통이라는, 인류의 억누를 수 없는 본성을 구현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위키피디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적인 온라인 협업의 최고 사례이다. 사람들은 하나의 주제에 관해 온전한 글을 쓰기도 하고 보탤 뿐만 아니라, 기본 단위의 세세한 부분, 이를테면 개별 글의 구두점이나 참고자료를 첨가할 것인지, 낱말을 빼서 문장의 분위기를 바꿀 것인지까지 토론하고 고치고 가끔은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능가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위에서 결정하고 아래에서 따르는’ 조직 없이, 사람들이 조금씩 보태어서, 값지고 새로운 정보와 자원의 총합에 도달하는 협업에서 나온다. 이 과정에서 모난 부분은 모두 다듬어지고 오류도 줄어들게 된다.
페이스북, 트위터, 팟캐스트의 사회적 의미
유튜브 비디오를 제작하고 편집하는 일에 비해, 블로그에 음악이나 사진을 올리고 자신만의 글을 몇 줄 적는 것은 훨씬 간단하고 시간도 덜 든다. 정보를 얻고,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는 일에서 자기 홍보와 자랑,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는 데 이르기까지 블로그는 가장 보편적인 쇼셜네트워크로 각광을 받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팟캐스트는 일상적으로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강력한 접착제와도 같다. 더 나아가 통제된 주류 언론이 전하지 않는 뉴스를 퍼뜨리는 역할까지 하며 영향력 있는 미디어로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고립된 관객으로서 가만히 앉아 지켜보기보다는 의견을 표출하고 연결하고 소통하여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몫을 깨닫기 시작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테크놀로지의 혁신과 발전이 기초가 되었지만 시스템의 방향을 결정하는 건 사람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이다. 사회문화적인 차원의 연결은 참여민주주의의 공간으로 확대되어 앞으로는 정부의 정책이나 의회를 구성하는 투표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공론장이 될 전망이다. 경제성장과 사회복지뿐 아니라 정치적 참여가 사람들의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한 만족감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여러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책의 결론 부분에서 데이비드 건틀릿은 웹 2.0 시대의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 보며 마무리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변화의 길목에서 망설이고 있을 독자들에게 주는 희망과 확신의 메시지이다. 미디어, 교육, 노동, 나아가 정치와 환경 분야에서 ‘커넥팅’이 담고 있는 고유의 철학과 방법론이 실현되는 사회……. 그것은 어쩌면 유토피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창조적 행위자로 자각하고 ‘커넥팅’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벌써 놀라움과 설렘으로 충만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898056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12월 15일 | ||
쪽수 | 344쪽 | ||
크기 |
148 * 210
* 30
mm
/ 62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Making is Connecting: The social meaning of creativity from DIY and knitting to YouTube and Web 2.0/David Gauntle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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