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본증보판의
서 문
Phrasing!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해결의 과제이었다. 필자가 음악을 시작하고 얼마 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다. 46년 쯤 전(1969년) 의정부에 있는 교회의 초청으로 성가대 지휘를 시작하고 2년 후의 일이었다. 필자가 존경하는 은사님을 모시고 성가대 세미나를 하게 되었는데, 그 때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가 생각난다. 합창을 하는 것 같으면서 Phrase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주 부끄러운 상황이었다. 음악행위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Phrase의 표현을 고려하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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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본증보판의
서 문
Phrasing!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해결의 과제이었다. 필자가 음악을 시작하고 얼마 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다. 46년 쯤 전(1969년) 의정부에 있는 교회의 초청으로 성가대 지휘를 시작하고 2년 후의 일이었다. 필자가 존경하는 은사님을 모시고 성가대 세미나를 하게 되었는데, 그 때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가 생각난다. 합창을 하는 것 같으면서 Phrase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주 부끄러운 상황이었다. 음악행위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Phrase의 표현을 고려하지 않는 연주를 했으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되었었다. 그 이후 이제까지 합창을 하면서 Phrase의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었지만, 현실은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했다. Phrase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통로가 아주 좁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실에 적용하는 문제가 단순하지 않았고, 학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었다.
지금에 이르러 Phrase에 대한 연구가 완성되고 있다. 총 4편 21장의 체제로 구성되는 내용 중에 마지막 장인 ‘Phrase의 구성방법’의 장이 완성되고 있다. 제 4편 Phrase의 구성에 속한 제 21장 구성방법만 빼고 출판했었는데, 이제 마지막 장이 완성되고 있다. 2001년 11월 초판을 발행한 이후 지금에 이르러 합본증보판의 형식으로 나름대로의 마무리가 지어지고 있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완성이다. 당시에 찬송가 공회에서 찬송가를 새로 만든다고 하는 것이 필자의 발목을 잡았었다. 1년 정도만 여유가 있으면 되는 시점에서 덜미를 잡힌 꼴이 되었었다. 찬송가 제작과 연관성이 많은 연구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어서 답답했었다. 지금에 이르러 다시 증보하게 된 이유이다.
‘악재’라는 말이 있다. 잘 되던 일이 생각하지 못했던 돌출변수의 등장으로 인해 문제가 되었을 때 쓰는 말이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듣는 말이고, 우리가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우리의 경제현실에서 자주 듣는 용어이고, 정치권에서 즐겨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글을 쓰는 필자에게 이런 일이 생겼었다. 정해진 기간 내에 목표로 삼은 집필을 완성해야 되는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게 되었었다. 찬송가공회에서 찬송가집을 다시 제작하겠다고 나선 일이 필자에게 문제가 되고 있었다. 연구가 완성된 후에 찬송가가 제작되면 제작방법에 대한 이론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니 암초에 걸린 느낌이다. 찬송가 제작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일에 관계하자니 연구의 일정에 지장이 있고, 연구를 계속하자니 찬송가 제작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서두르게 되었었다.
찬송가의 제작과 필자가 진행시키고 있는 일련의 연구에서 상호적으로 관계되는 내용은 Phrasing과 Articulation이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찬송가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Phrasing과 Articulation이다. 찬송가는 Phrasing과 Articulation을 적용해서 제작되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찬송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번역되어 있는 찬송가와 새로 만들어지는 찬송가가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상황이다. 기존의 찬송가를 닮아서 그렇게 되었는지 아주 닮은 모습이다. 오십보백보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우선적인 과제로 이론의 확립을 시도하게 되었다. Phrasing과 Articulation에 대한 연구자료를 출판하기로 결심하고 그 일을 진행시키게 된 것이었다.
Phrasing과 Articulation에 관한 연구는 ‘합창연주 이렇게 한다면?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될 6-7권의 연구자료에서 각각 한 권으로 출판될 계획이었는데, 두 권(시성과 Phrasing)을 만들고 일단 중지해야 될 상황이 되었었다. 새로운 찬송가의 제작이 초읽기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다시 만들어지면 아무 말도 못하고 이상한 자료가 20년 이상 사용되는 것을 보아야 하게 된 것이다. “찬송가 이렇게 만들어지지 않아야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무지막지한 일을 하려고 하는가” 하고 생각하면 답답하여 가슴을 칠 때가 많았었다. Articulation을 적용하지는 못한다고 해도 Phrasing 정도는 적용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이번 연구는 진을 빼는 작업이었다. 시간과의 싸움이었고, 능력과의 싸움이었고,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었다. 필자에게 허락된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면서 많은 일을 해야 되니 시간과의 싸움이었고, 주어진 능력은 제한되어 있으면서 어려운 연구를 해야 되니 능력과의 싸움이었고, 찬송가 만드는 사람들을 조종하는 악한 세력이 있는 것을 깨닫고 있으니 악한 세력과의 싸움이었다. 찬송가 제작에 관한 일을 하게 되면 보이는 적들도 많이 생기겠지만, 우선은 이런 관점에서의 일에 한정된다. 그러나 그래도 어렵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은 내부에서 오는 어려움이었고, 적과의 싸움은 외부에서 오는 어려움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는 일을 나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어렵게 느껴진다. 쉽게 사는 방법도 많은데 왜 어렵게 살고 있나 하고 생각될 때도 있다. 필자의 생존기간 내에 관심의 대상이 되기나 할지 궁금할 때가 많다.
본 서는 현 시점에서 찬송가의 제작과 관련하여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찬송가의 위치확립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래의 목적이 찬송가의 제작에 대한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상황은 그런 것처럼 되었다. 합창연주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가 찬송가 제작의 이론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일까지 하게 된 것이다. 생각하지 않은 부수입을 올린 결과가 되었다. Phrase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의 결과로 나타난 자료가 부족한 현실이 준 부대효과이다. 제 21장 구성의 방법(제 4편 Phrase의 구성에 포함)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해야 될 시점이다. 이렇게 정한 상태에서 연구 자료를 출판하게 된 이유이고, 지금에 이르러 완성을 생각하며 합본증보판의 출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본 서도 「시성연구」와 같은 정도의 연구기간이 소요되었었다. 한 권의 책에 담을 내용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으니 비슷하게 시작된 것이었고, 몇 개월의 차이를 두고 출판하게 되었으니 비슷하게 끝난 것이었다. 전체적으로는 같은 정도의 기간이 된다. 본 서는 「시성연구」와 같이 출판하기 위해 준비하다가 필자의 능력과 시간의 부족으로 분리하여 출판하게 되었었다. 같이 출판할 수 있게 준비하는 일이 힘에 겨웠고, 제한된 시간 내에 두 가지 큰 제목의 내용을 채우는 일이 힘들었었다. 이번의 자료가 「시성연구」보다 쉬운 점을 고려하여 같이 출판하려 했던 것인데, 보다 어려운 내용의 연구자료를 먼저 출판하게 된 것이었다. Phrasing에 관한 내용은 많이 접하고 있어서 그런지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시성의 문제는 생소하게 느껴진다.
본 서의 연구도 보이지 않는 도우심을 힘입은 바가 많다. 생각하지 않았던 내용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체제가 구성되는 것을 보면서 기뻐할 때가 많았었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계속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될 때가 많다. 어떤 정해진 내용의 자료를 발전시키는 과정도 혼자 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은데, 필자가 연구하고 있는 내용은 전혀 새로운 내용일 가능성이 많으니 능력자의 도우심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말을 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연구하는 자료도 새롭게 등장하는 많은 내용으로 인하여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언제인가 나의 생각으로 가득 찬 자료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면서 그렇다.
2017년 8월 10일
사무실의 책상 앞에서
저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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