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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G. A. 코헨
저자 G. A. 코헨(제럴드 앨런 코헨, Gerald Allan Cohen, 1941~2009)은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으로 맥길 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런던 정경대학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쳤다. 공산주의 공장노동자였던 부모의 영향을 받은 그는 일찍이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었으며, 옥스퍼드에서 수학하는 동안 영국의 주류 강단철학이었던 분석철학을 배웠고, 이후 그것을 마르크스주의에 접목하여 소위 ‘분석적 마르크스주의’의 대표적인 학자가 되었다. 그는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악을 극복하는 실천적 사회윤리가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기에 이 시대에 평등과 공동체 정신이 왜 필요한지를 부단히 설파하는 일이야말로 좌파 지식인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 책도 그 일환으로 나온 것이다. 대표적인 저서로 『카를 마르크스의 역사이론』(1978), 『역사, 노동 그리고 자유』(1988) 등이 있다.
번역 조승래
역자 조승래는 서강 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서양사상사를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자유주의 헤게모니에 반대하는 공화주의를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청주 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로 있다. 한국 서양사학회 회장과 문화사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표적인 저서로 『공화국을 위하여』(2010), 역서로 『자유주의 이전의 자유』(2007)가 있다.
목차
- 옮긴이 서문_사회주의, 이 시대 힐링의 윤리학 5
사회주의는 왜 안 돼? 17
1. 캠핑 19
2. 캠핑에서 실현된 원리들 24
3. 사회주의 이상은 바람직한가? 46
4. 사회주의 이상은 실현될 수 있을까?
-문제는 인간의 이기심인가, 사회적 기술의 부족인가? 51
5. 맺음말 68
옮긴이 해설_코헨의 사회주의 -이기적 시장을 넘어 상호 배려의 공동체로 71
1. 코헨의 지적 생애
-변증법적 마르크스주의를 넘어 분석적 마르크스주의로 75
2. 노직의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비판 79
3. 롤스의 평등주의적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 87
4. 캠핑과 사회주의 92
5. 자유주의적 평등을 넘어 사회주의적 평등으로 96
6. 시장을 넘어 사회주의적 공동체로 102
7. 시장사회주의가 대안인가? 108
8. 맺음말 114
보론
신자유주의의 사상적 원조 하이에크 비판 117
1. 머리말 119
2. 소극적 자유론 124
3. 자생질서론 140
4.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와 자생질서론 149
5. 맺음말 171
책 속으로
물론 캠핑은 비일상적인 특수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의 생활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따라서 캠핑할 때 사회주의적 방식이 유효하고 바람직하다고 해서 그것을 사회 전반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캠핑과 사회 전반이라는 두 환경 사이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문제가 되는 차이점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사회주의자들은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23쪽
기회의 평등이 실현되려면, 온건하든 급진적이든 간에 어떤 것 때문에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여 누군가는 고통 받고 다른 누군가는 그렇지 않은 장애를 제거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종종 그런 장애는 특권을 독점한 사람들이 구가하는, 더 좋고 더 많은 기회 때문에 생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어떤 이들의 기회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하는 일이 이미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이들의 기회를 온전히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때로 그것은 기회의 불평등을 통해 혜택을 본 사람들의 기회를 감소시킨다. 이것은 기회의 평등을 증진하는 일이 평등화 정책일 뿐 아니라 재분배 정책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모든 형태의 기회 평등을 증진하는 일은 단순히 어떤 사람들이 누리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5쪽
예를 들어 우리 앞에 사과와 오렌지가 가득 놓인 상이 하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각자가 어떻게 고르든 과일 여섯 개를 가질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때 셰일라는 사과 다섯 개를 가졌는데 나는 사과가 세 개밖에 없다고 불평한다면, 내 욕심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어 서 버려야 할 것이다. 왜냐면 나는 오렌지를 세 개나 가졌고 셰일라는 하나만 가졌기 때문이다. 즉, 내가 오렌지 두 개를 고르지 않았다면 나도 셰일라와 똑같이 사과 다섯 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간당 수입이 같고, 노동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체제에서 어떤 사람의 수입이 다른 사람보다 더 많다고 불평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일이 먼저인가 휴식이 먼저인가를 선택하는 것은 사과를 고를 것인가 오렌지를 고를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조건에서 어떤 사람의 수입이 다른 사람보다 많아서 불평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사람은 사과를 네 개 골랐고 다른 사람은 두 개만 골라서 불평등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29~30쪽
나는 어떤 불평등이 진정한 선택의 자유에서 비롯한 결과라는 믿음은 일상의 삶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듯이 이런 주장을 믿지 않는다. 왜냐면 모든 선택이 인과론적으로 결정된다는 것도, 그리고 인과론적 결정에는 책임이 없다는 것도 확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 그렇게 믿는다면, 내가 다르게 생각한다고 비난해서도 안 될 것이다. 우파 정치인들이 복지 지원을 줄인다고 비난해서도 안 된다(왜냐면 인과론적으로 보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아무도 어떤 선택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받거나 칭찬받아서는 안 된다. 35쪽
나는 어렸을 때 배운 노래에 표현된 정서가 큰 호소력을 발휘한다고 줄곧 믿어왔다. 그 노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우리가 서로를 이웃이요 친구요 형제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얼마나 멋지고 멋진 세상인가!” 이 노래가 표현하는 정서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거대한 사회를 구성하는 수백, 수천만의 사람이 모두 친구가 될 수 는 없다고 말한다. 그런 사상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실현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우정이 내포한 배타성 때문에 모순되기조차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노래를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교환이나 계약의 상대방을 친구 관계의 특징인 상호 호혜적인 태도로 대하자는 것으로 해석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사회적 차원에서 모두가 동료 관계에 있는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관계는 일반적인 친구 관계와 달리 ‘아주 가까운 사이거나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니다. 그리고 사회에는 그런 공동체가 많이 존재하는 것이 적게 존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바람직하다. 50쪽
나는 사회주의가 “인간의 발전 단계에서 포식의 단계를 극복하고 진보하려는 인간의 시도”라고 말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모든 시장은, 사회주의 시장조차도 포식의 체계다. 그것을 극복하려고 했던 우리의 시도는 실패했다. 그러나 나는 결국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옳은 생각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69쪽
출판사 서평
어느 사회주의자의 유언과도 같은 우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수였던 저자는 죽기 전 남긴 한 편의 우화와 같은 이 캠핑장 이야기를 통해 사회주의는 정치경제적 이념이나 수단이기에 앞서 ‘평등과 공동체 정신’의 사회 윤리가 되어야 하고, 돈의 지배를 막는 마지막 양심이 되어야 하며, 우리 모두 선한 삶, 서로 나누고 돌보는 삶의 가능성을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한 이 책을 번역한 공화주의 전문가 조승래 교수는 긴 해설을 통해 사회주의 이념뿐 아니라 하이에크를 위시해서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이론가들에 대한 비판을 함축성 있게 소개하고 있다.
사회윤리로서의 사회주의
인민에게 희망만큼 실망도 안겨줬던 사회주의. 권력과 정치에 오염되면서 때로 폭력의 허가증으로 오용되기도 했던 사회주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한때 절대적 금기와 엄혹한 처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맨얼굴의 사회주의와 그 근본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정치철학 교수였던 저자는 분석철학을 마르크스주의에 접목하여 이른바 ‘분석적 마르크스주의’를 대표하는 학자였다. 그는 사회주의의 역사적 필연성을 신봉하는 교조적인 변증법적 유물론을 거부하고, 미시적인 사회분석을 통해 ‘마르크스주의가 종교가 되는 것을 막으려’ 했던 인물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악을 극복할 사회 윤리가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으며, 그 윤리의 기본 내용으로 평등과 공동체 정신을 강조했다.
일부 대중의 사회주의에 대한 거부감, 사회주의의 실현불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절망을 잘 알고 있던 저자는 공동체 이념은 모두가 평등한 구성원으로서 협동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살아가라고 독려하는데, 왜 이것이 좋은 삶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말아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게다가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포식자가 되기를 강요하고, ‘갑’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장자본주의는 이제 미래가 없는 낡은 이념이 되었건만, 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느냐며 개탄한다. “낡은 것들이 죽어가는데, 아직 새로운 것들이 태어나지 않을 때 위기는 깊어가고 병적 징후들이 출현한다”는 안토니오 그람시의 언명처럼 저자는 돈 때문에 찌들고 병든 신자유주의 세상을 치유할 사회적 ‘힐링’으로서의 새로운 윤리를 사회주의에서 찾는다.
신자유주의 비판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길게 해설한 역자는 저자의 학문적 여정과 업적을 소개하고, 특히 저자가 비판했던 신자유주의 원조 학자인 하이에크의 소극적 자유론, 자생질서론 등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그가 버나드 맨더빌이나 데이비드 흄, 애덤 스미스, 애덤 퍼거슨 등에게 어떤 학문적 빚을 지고 있고, 그들의 이론을 어떻게 잘못 해석했는지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살펴본다.
역자는 2010년 우연히 어느 학술 잡지를 뒤적이다가 공동체주의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매킨타이어가 이 책에 대해 쓴 서평을 읽은 것이 번역의 계기가 되었다고 밝힌다. 그 서평에서 매킨타이어는 지난 200년간 가장 의미 있는 소책자가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이라면, 지난 20년간 가장 의미 있는 소책자는 바로 이 책이라고 극찬했다는 것이다. 역자는 정치한 논리로 전문적인 학술서를 펴내던 옥스퍼드의 대학자가 왜 이처럼 우화 같은 글을 썼는지 의아해하다가, 그것이 시기적 연관성이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즉,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의 파산선고였음에도, 이후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어떠한 이념도 정책도 없었고, 기득권층은 오로지 자본주의 시장경제만이 살 길이요 구조조정과 공공지출의 축소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일관된 주장을 계속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역자는 이 책이 사회의 공공성이 무너지고, 이제는 생존의 정글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각자가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며, 자본주의의 병폐로 양극화의 골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어진 험악한 세상에서 ‘사회주의’를 말하면 대뜸 시대착오적이라며 면박을 당하거나 심지어 정신병자로 취급받는 상황에 대한 도전장이라고 말한다. 역자는 독자들에게 거창한 이념 논쟁이나 지레 겁을 먹은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편견도 선입견도 없이 새로운 삶과 사회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다시 모색해보고,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삶의 방식을 사회 전체로 확산할 기술을 이 책에서 말하는 바를 통해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228785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11월 10일 | ||
쪽수 | 176쪽 | ||
크기 |
126 * 188
* 20
mm
/ 246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Why not socialism?./Cohen, G.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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