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단편 베스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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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 단편소설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 김승옥의 《무진기행》,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고향 상실자들을 그린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소년과 소녀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명작으로 불리는 황순원의 《소나기》, 가난한 인력거꾼 김 첨지의 하루를 그린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작인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정보
저자 김승옥(金承鈺, 1941년~ )은 일본 오사카 출생으로 서울대학 불문과를 졸업했다.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생명연습〉이 당선되어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이 해에 김현, 최하림과 함께 동인지 〈산문시대〉를 창간하고 여기에 「건」, 「환상수첩」 등을 발표했다. 이어 「역사」, 「싸게 사들이기」,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차나 한 잔」, 「내가 훔친 여름」, 「60년대식」, 「야행」 등의 역작을 발표했다.
저자 황석영(黃晳暎, 1943년~ )은 만주 신경 출생으로 동국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2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입석부근」이 입선,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탑」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 단편 「아우를 위하여」, 「낙타누깔」, 「삼포 가는 길」, 장편 「장길산」, 「어둠의 자식들」, 「무기의 그늘」등이 있고, 창작집으로 『객지』, 『북망, 멀고도 고적한 곳』 등이 있다.
저자 이상(李箱, 1910~1937년)은 본명 김해경. 보성고보를 거쳐 경성고등공업 건축과 졸업. 1931년 〈조선과 건축〉에 시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공복」 등을 발표했다. 1932년에는 같은 책에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이상’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1934년 〈중앙일보에〉 시 「오감도」를 연재, 난해시로서 일대 물의를 일으켜 각계의 항의와 비난을 받고 중단했다.
저자 김동리(金東里, 1913~1995년)는 본명 시종(始鍾). 경북 경주 출생으로 경신고보를 중퇴했다. 193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백로」가 입선, 193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화랑의 후예」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이듬해엔 또 「산화」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화제를 모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바위」, 「무녀도」, 「황토기」, 「밀다원시대」, 「실존무」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창작집 『무녀도』, 『황토기』, 『귀환장정』, 『실존무』, 『등신불』 등이 있고, 평론집 『문학과 인간』, 『문학개론』, 수필집 『자연과 인생』 등이 있다.
저자 황순원(黃順元, 1915~2000년)은 평남 대동 출생으로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1931년 〈동광〉에 시 「나의 꿈」, 「아들아 무서워 말라」등을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그는 1940년 『황순원단편집』(나중에 ‘늪’이라는 제목으로 바꿈)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집을 냄으로써 본격적인 소설가의 길을 걸었다. 주요 저서로 『기러기』, 『목넘이마을의 개』, 『곡예사』, 『학』, 『잃어버린 사람들』, 『너와 나만의 시간』등의 단편집이 있으며, 주요 장편소설로는 「별과 같이 살다」, 「카인의 후예」, 「인간접목」, 「나무들 비탈에 서다」, 「일월」, 「움직이는 성」, 「신들의 주사위」 등이 있다.
저자 이청준(李淸俊, 1939~2008년)은
전남 장흥 출생으로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 신인작품 모집에 단편소설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 「병신과 머저리」, 「매잡이」, 「이어도」, 「비화밀교」, 「자유의 문」 등이 있으며 주요 작품집으로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당신들의 천국』, 『예언자』, 『낮은 데로 임하소서』, 『키작은 자유인』, 『인간인』, 『흰옷』 등이 있다.
저자 현진건(玄鎭健, 1900~1943년)은
대구 출생으로 중국 호강대에서 수학했다. 1920년 단편 「희생화」를 〈개벽〉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단편 「빈처」를 발표해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박종화, 홍사용, 이상화, 나도향 등과 더불어 〈백조〉의 창간동인으로 참여해 1920년대 신문학운동에 가담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술 권하는 사회」, 「할머니의 죽음」, 「적도」, 「빈처」, 「운수 좋은 날」, 「무영탑」, 「흑치상지」 등이 있다.
저자 김동인(金東仁, 1900~1951년)은
평양 출생으로 일본 아오야마학원을 졸업하고 카와바타미술학원에서 수학했다. 1919년 신문학 최초의 동인지 〈창조〉를 전영택, 주요한 등과 더불어 동경에서 창간하고 여기에 단편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 문단에 데뷔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감자」, 「배따라기」, 「김연실전」, 「명문」, 「태형」, 「발가락이 닮았다」, 「광염소나타」, 「광화사」, 「붉은 산」, 「젊은 그들」, 「대수양」, 「운현궁의 봄」등이 있으며, 주요 평론으로는 「제월씨의 평자적 가치」, 「조선근대소설고」, 「춘원 연구」가 있다.
저자 조세희(趙世熙, 1942년~ )는 경기도 가평 출생으로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 및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돛대 없는 장선」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으나, 10여 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 1975년 〈문학사상〉에 「칼날」을 발표하여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일련의 ‘난장이’ 연작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작품집으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시간여행』이 있고, 사진 산문집『침묵의 뿌리』가 있다.
저자 이효석(李孝石, 1907~1942년)은
강원도 평창 출생으로 경성제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8년 〈조선지광〉에 단편 「도시의 유령」을 게재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노령근해」, 「북국사신」, 「오리온과 능금」, 「돈」, 「수탉」, 「산」, 「메밀꽃 필 무렵」, 「석류」, 「개살구」, 「장미 병들다」, 「해바라기」, 「황제」, 「화분」, 「분녀」 등이 있다.
목차
- BEST 1 무진기행
BEST 2 삼포 가는 길
BEST 3 날개
BEST 4 무녀도
BEST 5 소나기
BEST 6 눈길
BEST 7 운수 좋은 날
BEST 8 뫼비우스의 띠
BEST 9 감자
BEST 10 메밀꽃 필 무렵
BEST 11 동백꽃
책 속으로
나는 이모가 나를 흔들어 깨워서 눈을 떴다. 늦은 아침이었다. 이모는 전보 한 통을 내게 건네 주었다. 엎드려 누운 채 나는 전보를 펴 보았다. ‘27일 회의 참석 필요, 급상경 바람 영.’ ‘27일’은 모레였고 ‘영’은 아내였다. 나는 아프도록 쑤시는 이마를 베개에 대었다. 나는 숨을 거칠게 쉬고 있었다. 나는 내 호흡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아내의 전보가 무진에 와서 내가 한 모든 행동과 사고(思考)를 내게 점점 명료하게 드러내 보여 주었다. 모든 것이 선입관 때문이었다. 결국 아내의 전보는 그렇게 얘기하고 있었다. 나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모든 것이, 흔히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그 자유 때문이라고 아내의 전보는 말하고 있었다. 나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모든 것이 세월에 의하여 내 마음속에서 잊혀질 수 있다고 전보는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처가 남는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오랫동안 우리는 다투었다. 그래서 전보와 나는 타협안을 만들었다.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다. 꼭 한 번만, 그리고 나는 내게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살기로 약속한다. 전보여, 새끼손가락을 내밀어라. 나는 거기에 내 새끼손가락을 걸어서 약속한다. 우리는 약속했다.
_p 48, 「무진기행」 중에서
“어디 일들 가슈?”
“아뇨, 고향에 갑니다.”
“고향이 어딘데…….”
“삼포라구 아십니까?”
“어 알지, 우리 아들놈이 거기서 도자를 끄는데…….”
“삼포에서요? 거 어디 공사 벌릴 데나 됩니까. 고작해야 고기잡이나 하구 감자나 매는데요.”
“어허! 몇 년 만에 가는 거요?”
“십 년.”
노인은 그렇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두 말우, 거긴 지금 육지야. 바다에 방둑을 쌓아 놓구, 추럭이 수십 대씩 돌을 실어 나른다구.”
“뭣 땜에요?”
“낸들 아나, 뭐 관광호텔을 여러 채 짓는담서 복잡하기가 말할 수 없데.”
“동네는 그대루 있을까요?”
“그대루가 뭐요. 맨 천지에 공사판 사람들에다 장까지 들어섰는걸.”
“그럼 나룻배두 없어졌겠네요.”
“바다 위로 신작로가 났는데, 나룻배는 뭐에 쓰오. 허허 사람이 많아지니 변고지, 사람이 많아지면 하늘을 잊는 법이거든.”
작정하고 벼르다가 찾아가는 고향이었으나, 정씨에게는 풍문마저 낯설었다.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영달이가 말했다.
“잘됐군. 우리 거기서 공사판 일이나 잡읍시다.”
그때에 기차가 도착했다. 정씨는 발걸음이 내키질 않았다. 그는 마음의 정처를 방금 잃어버렸던 때문이었다. 어느 결에 정씨는 영달이와 똑같은 입장이 되어 버렸다.
기차는 눈발이 날리는 어두운 들판을 향해서 달려갔다.
_p 78, 「삼포 가는 길」 중에서
나서서 나는 또 문득 생각하여 보았다. 이 발길이 지금 어디로 향하여 가는 것인가를…….
그때 내 눈앞에는 아내의 모가지가 벼락처럼 내리떨어졌다. 아스피린과 아달린.
우리들은 서로 오해하고 있느리라. 설마 아내가 아스피린 대신에 아달린의 정량을 나에게 먹여 왔을까? 나는 그것을 믿을 수 없다. 아내가 대체 그럴 까닭이 없을 것이니, 그러면 나는 날밤을 새면서 도둑질을, 계집질을 하였나? 정말이지 아니다.
우리 부부는 숙명적으로 발이 맞지 않는 절름발이인 것이다. 내나 아내나 제 거동에 로직을 붙일 필요는 없다. 변해할 필요도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오해는 오해대로 그저 끝없이 발을 절뚝거리면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이 발길이 아내에게로 돌아가야 옳은가 이것만은 분간하기가 좀 어려웠다. 가야 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이때 뚜?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렸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_p 110, 「날개」 중에서
출판사 서평
■책 소개
읽고 또 읽고 간직하고 물려줘야 할
우리 단편 열한 개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소장하고 싶어지는 책이 있다. 학창시절 언제쯤에선가 읽었지만 다시금 읽고 싶어지는, 언제든 꺼내서 그 이야기가 주는 감동에 다시 한 번 빠져보고 싶어지는……. 『한국인의 단편 베스트 11』은 그러한 독자들의 감수성을 채워줄 만한 11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어 엮은 책이다. 여기에 실린 소설들은 모두 한국 3대 문학상(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에 빛나는 우리 소설 문학의 최고봉이며, 우리 문학의 수준을 가늠하는 문제작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쉽고 친근하게 우리 문학을 읽도록 하자는 취지에 따라 기획된 이 책은 1999년 가람기획의 『무진기행: 한국 현대문학 100년, 단편소설 베스트 20』을 개정한 것으로, 53명의 저명한 평론가들이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주옥같은 단편 11편을 추천 빈도수에 따라 정리해 실었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뛰어난 작품을 읽다 보면 시대를 뛰어넘는 그들의 문학적 감수성과 철학적 사유에 경의를 표하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한국인의 인생에 헌정하는
최고의 단편모음집
『한국인의 단편 베스트 11』은 한국 근, 현대 문학사에서 단편소설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20세기 주옥같은 작품 중 11편을 엄선하여 엮은 책이다. 일제강점기에서부터 한국전쟁, 산업화 과정을 겪는 동안 발표된 이 소설들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대변할 뿐 아니라 인간의 심리를 절묘하게 그린 최고의 걸작이다. 김승옥, 황석영, 이상, 김동리, 황순원, 이청준, 현진건, 김동인, 조세희, 이효석, 김유정…… 시대를 대표하는 이들 작가의 사회적 고뇌가 그대로 각인되어 있는 이 작품들을 읽다 보면 역사의 소용돌이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갈 것이다. 소설을 읽고도 제대로 향유할 줄 모른다면, 여전히 진정한 문학적 감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 53명의 평론가들이 엄격한 심사를 통해 뽑은 이 소설들을 통해 우리 문학의 백미를 만끽하길 바란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가장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20세기 한국 단편소설 중 최고로 꼽힌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발표 당시 ‘감수성의 혁명, 문체의 혁명’을 이룬 획기적인 작품이라는 절찬을 받았던 문제작이다. 주인공은 ‘무진’과 ‘서울’ 사이의 길 위에서 불안하게 서서 흔들리는 인물이다. 이 고뇌는 누구라도 벗어날 수 없는 존재 조건의 하나라 할 수 있다.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은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고향 상실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들이 삼포로 향하는 길은 가난과 힘든 노동의 길이고, 돌아갈 곳조차 잃어버린 현실을 비감 속에 스스로 확인하는 길이며, 그런 고향 상실자들이 다 같이 동질적인 존재임을 깨우치는 길이기도 하다.
심리주의 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상의「날개」는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기소모적이고 해체적인 삶을 통해 사회현실의 문제를 심리적 의식 속으로 투영시킨 작품이다. 한국 현대문학 최초의 심리주의 소설로 일컬어지고 있다.
김동리의 「무녀도」는 무속의 샤머니즘 세계와 기독교적 세계관이 충돌하는 현장을 그린 소설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김동리는 가장 민족적인 현실에서 소재를 선택하여 그것에 소설미학적인 혼을 불어넣음으로써 보편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로, 이 소설에는 그의 이러한 성향이 잘 드러나 있다.
소년과 소녀의 순결한 사랑을 그린 황순원의「소나기」는 두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명작으로 꼽힌다. 유년에서 성적 성숙의 징검다리를 건너갈 때면 누구나 겪게 되는 정서적 경험이 서정시적 여운을 남긴다.
이청준의 「눈길」은 고향에 돌아간 주인공이 과거의 경험을 상기하면서 노모와 해를 이루는 귀향형 소설이다. 아들을 떠나보내고 집을 잃어버린 마을로 홀로 돌아와야 했던 어머니의 외로운 눈길은 통절한 한이 뿌려진 눈물의 길이기도 하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은 가난한 인력거꾼 김 첨지의 하루를 통해 식민지 시대 조선인의 가난과 울분을 묘사한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작이다. 운수 좋은 날이 사실은 아내가 죽은 가장 비극적인 날이라는 아이러니가 이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조세희의 「뫼비우스의띠」는 1970~1980년대 한국의 노동 현실을 그린 노동 문학의 대표작이다.「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연작의 맨 앞에 놓인 이 작품은 안팎의 구분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통해 자본의 힘에 의해 철저하게 규율되는 한국사회의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김동인의 「감자」는 주인공 복녀가 돈과 성의 욕망에 이끌려 타락하고, 그것 때문에 마침내 죽음에 이르고 마는 전락 과정을 뼈대로 한 소설이다. 작가는 인간의 욕망을 메마른 간결체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장돌뱅이로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봉평에서 대화까지 가는 과정을 시적인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회상 형식으로 이어지는 장돌뱅이 허 생원의 애수는 산길-달빛-메밀꽃-개울로 연결되면서 신비스러운 작품 배경의 분위기와 함께 낯익은 한국 정서로 자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유정의 「동백꽃」은 1930년대 강원도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열일곱 동갑인 남녀의 순박한 사랑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작품이다. 두 주인공이 하나로 엉켜 동백꽃의 알싸한 향기 속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통해 작가는 암흑한 현실의 구속을 넘어 환하게 피어나는 젊은 사랑을 그리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194493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1월 17일 | ||
쪽수 | 276쪽 | ||
크기 |
142 * 225
* 20
mm
/ 404 g
|
||
총권수 | 1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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