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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12년 6월 5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에스더 D. 로스블럼
저자 에스더 D. 로스블럼(Esther D. Rothblum) 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의 여성학 교수다. 레즈비언 연구, 여성 심리학, 여성의 정신 건강 문제에 관심을 두고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젠더와 성적 지향에 관해 스무 권이 넘는 책을 쓰거나 엮었으며 《레즈비언 연구 저널(Journal of Lesbian Studies)》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저자(글) 캐슬린 A. 브레호니
저자 캐슬린 A. 브레호니(Kathleen A. Brehony)는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 비치에서 개업한 심리 치료사다. 여성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여성과 상담 치료(Women and Therapy)》 편집부에서 7년 동안 일했다.
역자 알 · 알은 한쪽은 대학에서 철학을, 한쪽은 영어영문학을 공부했다. 성애적 관계를 거쳐 무성애적 관계로 남게 됐지만, 둘 사이에 낭만적인 구석은 별로 없다. 에로스나 로맨스보다 오래가는 것은 농담이더라.
목차
- 추천 글 l 여성들 사이의 친밀성에 관한 무한한 상상력 / 김현미
1부 우리 관계에 이름 붙이기
왜 로맨틱하면서도 무성애적인 레즈비언 관계에 주목하는가 / 에스더 D. 로스블럼.캐슬린 A. 브레호니
옛 기억들, 그리고 지금의 현실 ㅡ 관계에 이름 붙이기 / 에스더 D. 로스블럼
보스턴 결혼을 회상하며 / 캐슬린 A. 브레호니
2부 오르가즘이 전부는 아냐
오늘날을 위한 한 가지 교훈, 19세기 보스턴 결혼 / 릴리언 페이더먼
“오르가즘이 전부는 아냐” ㅡ 성교 중심성을 벗어난 관계의 모델을 찾아서 / 마니 홀
섹스하지 않고 산다는 것 / 조앤 룰런
레즈비언 구애 각본 / 수재너 로즈.데브라 잰드.마리 A. 치니
상담소에서 보스턴 결혼 다루기 / 로라 S. 브라운
3부 우리 사이요? 할 얘기 많죠!
그게 섹스랑 무슨 상관이야? / 레슬리 레이머
우리가 뭐였든 하여간 그거였을 때, 우리에게 있었던 그게 무엇이었든 간에 / 로라 목시
그 여자는 결코 모를, 그 사람 전부를 알 길 / 엘리자베스
우리 사이요? 할 얘기 많죠! / 앤지와 시더
등장인물 소개 / 팻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 재닛과 마티
우리는 블리스를 한다 / 루스와 아이리스
보스턴 약혼 / 세라
텔레비전이고 책들이고, 섹스가 실제보다 많이 벌어지는 것처럼 군다니까요! / 마리아 브라이어니.캐슬린 오라일리
4부 그래서 보스턴 결혼이란……
섹스는 생리 작용인가 ㅡ 보스턴 결혼과 성 상담 / 엘렌 콜
언어의 문제 / 마르시아 힐
그래서 대체 ‘보스턴 결혼’이란 무엇인가 / 올리바 M. 에스핀
옮긴이의 말
이 책을 쓴 사람들
참고 문헌
주
책 속으로
내가 속한 레즈비언 공동체에는 같이 살면서 긴 시간을 함께한 여자들이 있다. 성적인 사이이던 경우도, 전혀 섹스를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전에 애인 사이였다가 지금은 서로 다른 여자와 사귀는 중인데도, 공동체에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두 사람을 커플이라 생각할 만한 유대가 남아 있기도 하다. 남자와 결혼했지만 가장 친한 여성 친구에 관해서 하는 말이 로맨틱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여자들도 알고 있다. 수도회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레즈비언들은 일부 수녀들이 금욕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품고 있는 크나큰 열정을 설명해줬다. 나는 이런 여자들에 관해 쓰기로 결심했다. 비록 이런 관계를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지에 관해서는 흐릿한 느낌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ㅡ 14~15쪽
그러면, 성적인 관계가 없다면 ‘애인’ 관계의 본질은 무엇일까? 상대방과 섹스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관계(relationship)인가? 어떤 관계를 애인 사이로 인정하려면 성적 활동이 얼마나 필요한가? 내가 앞에서 묘사한 그 관계는 정확히 무엇인가? 우리는 실제로 전혀 섹스를 하지 않았으므로 ‘애인’은 아니었다. 나는 우리가 친구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친구가 딴 사람과 데이트한다고 해서 질투하거나 화낸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는 친구가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보통 기뻐한다. 그렇다면 왜, 나는 그 사람이 나를 떠났을 적에 그렇게도 비참했던가? 대학 시절 남자 친구한테 차였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정도만 더 심했을 뿐. ㅡ 38~39쪽
1920년대가 되면서 여자들은 자기네 관계를 ‘보스턴 결혼’으로 부를 수 있는 사치를(아니 차라리 안전을) 더는 누리지 못했다. 심지어, 대체로 19세기 보스턴 결혼이 성적인 것이 아니라고 추정되던 대로 그 관계가 실제 무성애적인 경우에도 말이다. 1920년대(특히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이라는 유행을 거치며)에 성과학이 인기를 끌고, 래드클리프 홀이 1928년에 《고독의 우물》을 출판하기도 했으며, 1920년대 어느 정도 눈에 띄는 동성애 하위문화가 유럽과 미국에서 나타나면서 여자 둘이 지극히 가까운 관계를 누리고 동성애로 의심받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ㅡ 58쪽
거의 또는 전혀 성적이지 않은 여자들의 장기적 애정 관계를 표현하는 말로서 ‘보스턴 결혼’이라는 용어를 되살려내면 유용할 듯싶다. 이 용어는 여자들에게 저 정체 모를 성적 열정(이것 때문에 커플이 깨진다고들 말하지만)을 좇으라 하는 20세기의 압력을 넘어서 여자들에게 자기 관계를 달리 볼 길을 보여줄 수 있다. 이 범주를 다시 만듦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관계를 설명할 길을 열어줄 수 있는 것이다. 상당히 최근에 와서야 마치 본질적인 것인 양 사회적으로 구성된 요소가 없다고 해서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이런 관계는 명예로운 역사를 가진, 해볼 만한 연대체라고 말이다. ㅡ 67쪽
섹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 말이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잘 껴안고 다닌다. 많이 어루만지고 안아준다. 서로 존중하며, 오가는 언행으로 그런 마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이는 부드럽고 애정이 넘친다. 입맞추는 일도 많지만, ‘심각하게’ 그러지는 않고, 꽤 오랫동안 오르가즘을 같이 느낄 일이 없었다. 섹스/상담을 같이 해보자고 의논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상황상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 당장은 우리 관계에 이런 점이 무슨 병은 아니라고 상당히 자신하며, 내 이런 생각이 사태를 부정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꽤 자신한다. (그렇지만 누가 알겠는가?) ㅡ 161쪽
나는 레즈비언들이 우리 공동체의 일부이며 단순히 따로 돌아다니는 개인들은 아니라고 생각하려 한다. 이를테면 “나 이 도시로 이사하려고 해. 누구 나랑 이사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고 싶은 것이다. 내 언니도 여기 살고 있는데, 내게서 멀리 이사가게 된다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한 적이 있다. 이런 경우가 사회적으로 더 받아들여지는 까닭은 우리가 자매이기 때문이다. 만약 언니가 이사한다면, 나도 언니를 따라 이사할 건지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다. 나는, 친구들끼리도 똑같이 했으면 하고 바란다. ㅡ 188쪽
출판사 서평
손만 잡고 자는 우리, 무슨 사이일까?
집과 재산을 공유하지만 섹스는 하지 않는다?
남편이 아닌 여자 친구와 소울메이트인 나, 이상한 걸까?
사랑과 우정 사이, 다른 길을 찾아 나선 레즈비언들의
새로 쓰는 관계와 섹슈얼리티 이야기!
“보스턴 결혼? 그게 대체 뭔데?” ㅡ 섹스라는 관념에 도전한 레즈비언들
두 여자가 있다. 이 여자들은 몇 년을 함께 살아왔고, 집과 재산을 공유하고, 반려 동물을 같이 키우고, 함께 있을 때면 다정한 손길로 서로 어루만지고 안아준다. 그러나 섹스는 하지 않는다. 이 둘은 애인일까? 부부일까? 아니면 그냥 아주 친한 친구 사이일까? 두 사람은 레즈비언일까? 그저 남자를 만나지 않고 있는, 여자 친구와 함께 사는 이성애자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섹스, 연애, 관계, 친밀성의 기존 관념에 도전한 레즈비언들이 있다. 《보스턴 결혼》은 ‘로맨틱하지만 무성애적인 관계’라는, 레즈비언들 사이의 흔하지만 이야기된 적이 거의 없는 현상에 주목한다. 이 책을 쓴 25명의 다양한 여성들은 때로는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때로는 문헌에서, 때로는 현장에서 길을 찾으며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섹스란, 레즈비언 정체성이란, 관계란 대체 무엇이냐고.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ㅡ 여성들이 다시 쓰는 관계의 서사
‘보스턴 결혼’은 19세기에 결혼하지 않고 둘이 함께 살며 깊은 우정을 나눈 독신 여성들을 이르던 말이다. 두 엮은이는 어린 시절 여자 친구들에게 품은 열정이나 일반적인 연애로 부를 수 없던 관계 등 자신들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책을 연다. 이런 현상에 새로이 이름을 붙여주면서 지금까지 우리를 제한하던 섹스와 연애의 관념을 넓히려고 저자들이 빌려온 개념이 바로 19세기의 ‘보스턴 결혼’이다. 지은이들은 오늘날 레즈비언들 사이의 섹스 없는 사랑에 보스턴 결혼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이것이 비정상 상태이거나 문제 있는 관계가 아니고, 나름의 역사를 지닌 해볼 만한 연대체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
책은 우선 다양한 측면에서 ‘보스턴 결혼’을 둘러싼 이론적 논의들을 살펴본다. 릴리언 페이더먼은 19세기 보스턴 결혼을 한 여성들에 관해, 그리고 여성들 사이의 사랑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의 변화를 추적하며 ‘섹스 없는 사랑’이 어떻게 터부시됐는지 밝힌다. 마니 홀은 섹스를 중심에 두고 관계의 중요성을 따지는 구조에서 벗어나보려 다양한 대안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섹스의 중요성에서 탈피할 수 있을까 가늠해본다. 조앤 룰런은 레즈비언들의 삶에서 금욕, 섹스하지 않고 사는 삶이 갖는 의미를 여러 측면에서 따져본다. 수재너 로즈와 데브라 잰드, 마리 치니는 인터뷰, 문학 작품, 연애 지침서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레즈비언들이 관계를 시작할 때 사용하는 구애 각본을 세 가지로 구분해 살펴본다. 로라 브라운은 보스턴 결혼 커플과 심리 상담을 할 때 상담사가 염두에 둬야 할 지점들을 짚어본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내용은 다양한 여성들이 보내온 자신의 ‘보스턴 결혼’ 이야기다. 13명의 여성이 따로 또 같이 들려주는 자기 관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보스턴 결혼의 생생한 현실, 특별하지만 또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다사다난한 일련의 성적인 연애들을 거쳐 결국 모린이라는 여자와 무성애적인 관계로 정착한 레슬리, 성적인 관계에서 무성애적인 관계로 이동하며 8년을 만나왔지만 아직도 그 관계의 성격을 두고 밀고 당기는 중인 앤지와 시더, 무슨 이유에서 언제부터 섹스를 그만뒀는지 모르겠다는 40대 커플 마리아와 캐슬린의 이야기는 그 결은 조금씩 다르지만 섹스 없이도 유지되고 있는 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준다. 한편 다른 사람과 연애하지만 ‘가장 온전히 서로 이해하는 사람’으로 만나오고 있는 스무 살 차이의 매리앤과 엘리자베스, 각자 약혼자와 여자 애인이 있지만 섹스가 아닌 ‘블리스’를 나누며 자신들의 관계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는 루스와 아이리스의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이 두 이야기는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관계가 꼭 섹스하는 연애 관계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로라는 우리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관계인데도 성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무시되는 관계들이 많다고 지적하며, 자신의 레즈비언 친구들하고도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갈 때 “누구 나랑 이사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물을 수 있는 공동체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사랑이냐 우정이냐 하는 협소한 정의로는 담아낼 수 없는 이 다양한 관계의 스펙트럼을 들려주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들에도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은 ‘보스턴 결혼’과 관련된 몇 가지 쟁점을 다루며 끝맺는다. 엘렌 콜은 성 상담 치료사로서,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읽은 뒤 규칙적인 성생활은 육체와 정신의 건강에 필수이고 치료사는 그것을 목표로 내담자를 대해야 한다는 기존의 관념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말한다. 마르시아 힐은 관계를 정의하는 언어를 또 하나 만들어낼 때 그것이 기존 언어의 위계 속으로 포함될 위험성을 염려하면서도, 아직 우리에게는 말해지지 않은 관계, 말해지지 않은 친밀성과 헌신을 묘사할 언어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격려한다.
동성 결혼의 시대, ‘하나이지 않은 친밀성’을 찾아가는 지도 그리기
격렬한 반대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미국에서는 동성 결혼이 합법이 됐고, 한국 사회 역시 호모포비아에 맞서 동성애자로 살아갈 권리, 가족이 될 권리를 부르짖고 있는 시대다. 우리는 이성애자 부부에 대응하는 동성애자 커플의 이미지를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한 걸까? 《보스턴 결혼》은 그렇지 않다고, ‘섹스하고, 연애하고, 결혼한다’는 단일한 서사 뒤로 억압된 다양한 친밀성을 다시 꺼내주고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이성애 중심, 남성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우리가 더 많은 관계를 상상하고 맺어나갈 수 있게, ‘하나이지 않은 친밀성’을 찾아낼 수 있게 말이다. 평생의 동반자와 섹스 없이 살아가는, 애인 아닌 친구와 가장 깊고 끈끈한 유대를 나누는, 먼저 그 길을 모색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든든한 지도가 돼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내 생각으로는 이것이 바로 왜 그토록 많은 레즈비언들이 전 애인들의 애인들과 얽히는지 설명해주는 이유 중 하나다. 친구가 되면 덜 위험하다는 뜻인가 보다(하지만 나는 오히려 위험이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이브한테는, 나를 자기 친구로 만들어 보겠다 함은 매리앤과 내가 자기 앞에서 만날 것이고 그러면 자기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거라는 뜻인 거다. 또 내가 이브의 친구라면 나는 이브에게도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 이브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매리앤과 나는 지난 삼 년간 원하기만 하면 서로 성적으로 맺어질 수 있었는데도 그런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또 다른 수준의 실상은, 내 생각에 이브한테는 결코 나처럼 매리앤의 온전한 모습에 이르는 길이 없다는 것이다. 매리앤이 나한테 하는 말이 있다. “당신은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알아요.” ㅡ 197쪽
나는 시더와 부둥켜안고 포옹도 하고 입도 맞출 수 있지만, 명치께에 저 간질간질한 느낌이 없다면 그걸 성적인 접촉이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안다. 어떤 사람은 명치께에 그 간질간질한 느낌이 와도 절정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성 접촉’으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안아주고 입 맞추는 일이 성적인 거라고 여길 수 있다. 우리는 친구들 옆에서도, 아무도 없을 때에도 끌어안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들이 맘에 든다. ㅡ 213쪽
나한테는 사람들이 이 관계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한 문제예요. 바로 그래서 비밀로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구요. 정치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건 내 인생에서 중요한데, 이게 그만큼 중요해요. 이건 단순히 사회적인, 개인적인 의견 표명이 아니라 정치적인 표명이에요. 세상에는 두 종류 이상의 관계가 있다. 다시 말해 친구 사이 아니면 애인 사이 말고도 더 있다, 라고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치기 위해서죠. ㅡ 248쪽
어쨌든 사회가 무성애적인 관계들을 더 포용해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무성애자들이 많이 존재하거나 최소한 섹스가 많지 않은 관계들이 존재할 거라고, 그게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텔레비전, 책,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게 실제보다도 섹스가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이다.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섹스가 관계에서 전부이자 궁극인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강제당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관계가 전적으로 섹스에 관한 것은 아니다. 서로 함께하는 것, 상대가 성장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 상대를 위한 일을 하고 그 곁을 지켜주는 것 또한 우리 관계다. 그걸 달리 어떻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ㅡ 283쪽
아직도 당신이 손에 넣지 못한 어떤 언어를 바라는가? 나는 내가 가족 구성원 중 일부와 느끼는 가까움, 그러니까 우정의 요소와 더불어 혈연보다 더한 수준의 헌신을 포함하고 있는 가까움을 기술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나는 다른 사람을 돌보는 부드러운 친밀함을 이야기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고, 육체적으로 돌봐주는 친함과 감정적으로 돌봐주는 친함을 구별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친구 사이나 동거인들하고 맺는 관계에서 발전되는 몸의 편안함, 친근함에 관해 말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친구들과 종종 느끼는 가벼운 성적 기운을 가리킬 말이 있었으면 좋겠다. …… 나는 우정 관계에서 나누는 헌신을 설명하는 언어와, 내가 가장 가까운 사람들한테 기댈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나타낼 언어가 있으면 좋겠다. 나는 감정적 친밀함의 수준에 관해, 그리고 인간관계 속에서 알아가고 알려지는 것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ㅡ 309쪽
기본정보
ISBN | 9788993985788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6월 18일 | ||
쪽수 | 335쪽 | ||
크기 |
135 * 215
* 30
mm
/ 41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Boston marriages : romantic but asexual relationships among contemporary lesbians/Rothblum, Esther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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