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온 아워 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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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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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대공황 속에서 다양한 긴급조치와 강제조치를 위한 수많은 입법행위, 국가의 철학적 재탄생을 포함하고 있는 험난한 과정을 루스벨트는 강력한 리더십과 뛰어난 설득력을 통해 전국민적인 지지기반을 획득한 위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는 우리에게 민주공화국이란 무엇인가, 국가와 시민은 서로에게 무엇인가를 생생히 보여준다.
이처럼 경제공황 극복을 넘어 루스벨트의 도덕적 리더십의 심원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가 국가산업부흥법을 통해 노동자들로 하여금 최저임금을 확보하고, 단체교섭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계급과 집단 간 대립을 넘어 모든 시민이 함께 상생하는 공화국을 만들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려준다. [양장본]
작가정보
저자(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재임 1933∼1945)으로 뉴욕주 하이드파크 출생.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1904년 컬럼비아대에서 법률을 공부했다. 190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고 1910년 뉴욕주의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어 정계에 진출했다. 1932년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지명되자, 지명수락연설에서 ‘뉴딜New Deal’을 선언했다. 1929년 이래 몰아닥친 대공황으로 천 수백만에 달하는 실업자를 배출하고 있던 당시 미국은 뉴딜을 대환영했고 마침내 H. C. 후버를 물리치고 당선되었다. 대통령 취임 후에는 강력한 내각을 조직하고 경제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통화금융제도의 재건과 통제, 산업 특히 상공업의 통제, 농업의 구제와 통제, 구제사업과 공공사업의 촉진, 정부재정의 절약 및 행정의 과감한 개혁 등으로 성공을 거뒀다. 외교면에서는 소련의 승인, 필리핀의 독립과 함께 호혜통상법을 제정하게 하고 공황의 원인이 되었던 국제무역의 불균형을 시정하였고 선린외교정책을 추진했다.
1936년 대통령에 재선, 1940년 3선되었다. 2차세계대전 당시 카사블랑카·카이로·테헤란·얄타 등의 연합국 회의에서 전쟁의 결정적 지도권을 장악하여 영국의 총리 처칠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면서 전쟁종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44년 대통령에 4선되고 국제연합 구상을 구체화하는 데 전념했으나, 1945년 4월 세계대전의 종결을 보지 못하고 뇌출혈로 사망했다. 저서로 On Our Way, Looking Forward 등이 있다
번역 조원영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처칠수상록-폭풍의 한가운데』, 『역사로 읽는 성서』, 『의혹의 역사』(근간), 『사랑할 준비가 되었나요?』 등이 있다.
목차
- 해제 이 책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물한 오바마 대통령의 숨겨진 의도 _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
머리말 1년간의 전진
제1장 내 생애 가장 긴급했던 일주일
제2장 국가재정의 유출을 막아라
제3장 건전한 투자자들을 보호하다
제4장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호해야 한다
제5장 해외 유출 금괴를 막아라
제6장 제조업과 철도운송업의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다
제7장 돈을 쓰기 위한 공공사업은 없다
제8장 무엇이 훌륭한 경제인가
제9장 호혜주의 대외정책을 천명하다
제10장 국가란 무엇인가
제11장 1934년, 거시적인 조정의 시작
제12장 대외 무역의 원칙들
제13장 책임지는 사회를 향하여
부록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연설문 모음
옮긴이의 말
출판사 서평
오바마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물한 바로 그 책!
뉴딜 정책의 주인공,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저서 국내 첫 소개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역사장면을 연출한 대통령 자신의 내면세계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온 아워 웨이』(원제 On Our Way)는 루스벨트가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첫 1년 동안 진행된 세계경제대공황의 극복과정을, 최고통치자로서의 국정운영과 통치행위에 관한 개인적 철학과 인간적 취향을 담아 서술한 수기이다.
구체적으로 집행된 국정운영 행위 자체의 내용들을 루스벨트의 육성으로 직접 들어볼 수 있으며, 각종 행정조치나 입법조치들을 수행해나가는 대통령 루스벨트의 업무 결정 스타일, 속도감 및 국정 전반을 파악하고 해석해나가는 그만의 독특한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이 책에서 숙지해야할 부분은 구체적으로 집행된 세세한 정책 자체가 아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역사의 한 장면을 연출했던 뛰어난 리더로서 한 위대한 대통령의 현실 인식방식과 파악된 현실 상황에 대처하는 최고통수권자로서의 결의와 의지, 그리고 일단 결정된 시행정책에 대한 확고한 실천의지와 책임의식 등 철학적이고도 개인적인 대통령 자신의 내면세계가 되어야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은 좀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독자들과 그러한 창의적인 발상에서 비롯되는 어떤 영감을 필요로 하고 있는 정책 실무진들, 그리고 좀더 큰 국정운영의 그림을 파악해보고자 열망하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루스벨트의 인수위 행적을 시간대까지 추적한 오바마
엘리노어 루스벨트와 영적인 대화를 시도해 구설수에 오른 클린턴 힐러리
왜 루스벨트의 리더십과 국정노하우는 21세기 정치 엘리트들을 사로잡는가?
“정치인의 이미지와 실상은 꽤 다른 경우가 많다. 2008년 미국 민주당 예비경선 명승부의 힐러리와 오바마도 그러하다. 남편 빌 클린턴과 달리 매우 냉정하고 이성적인 것 같은 힐러리는 사실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반면 선거 기간 내내 시인의 풍모를 보여준 오바마는 사실은 매우 냉철하고 현실주의적인 사람이다.
그러한 감성적 측면이 많은 힐러리인지라 한번은 과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지도자인 고 엘리노어 루스벨트와 영적인 대화를 시도했다고 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에 이성적인 오바마는 루스벨트 대통령에 대한 여러 서적들은 물론이고 인수위 행적을 시간대별로까지 세심히 들여다보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오바마도 만약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처럼 영매를 통한 고인과의 대화가 정말 가능한 것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루스벨트와의 접속을 시도했을 것이다.
이 책은 왜 오바마가 루스벨트에게 필사적으로 집착하는지, 왜 한국 대통령에게 선물했는지에 대한 다양한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넘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의 심연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이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안병진 교수의 해제에서)
루스벨트는 경제전문가가 아니었다, 그는 국가 설계자였다
안병진 교수가 해제에서 지적하듯, 만약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가 백악관의 공식 브리핑 그대로 뉴딜 경제 노선과 한국의 그린 뉴딜 노선의 유사성과 관련해서만 선물의 의미를 이해했다면 그건 오바마나 루스벨트를 잘 몰라서 그러한 것이다. 사실 루스벨트는 준비된 경제 대통령이었지만 대공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후버 전임 대통령과 달리 경제에 대해 그리 식견이 높지 않았다. 심지어 그의 핵심 측근들은 아담 코헨의 신간 Nothing To Fear가 지적하듯이 자주 회의에서 경제 토론의 맥을 놓치는 루스벨트에게 좌절하기도 했다. 더구나 이 책은 그의 경제적 사고의 혼란을 잘 드러내준다. 루스벨트 자신과 그의 경제팀 내부가 보수적 균형 예산과 케인즈주의적 기조 사이에서 부단히 동요했고 임기 초에는 특히 전자에 기울어져 있었다는 것을 잘 모르는 이들은 그의 글에서 기업 신뢰 회복을 위한 재정 적자 감소를 유독 강조하는 것이 기이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화두이다. 비록 그는 경제에 대해 세부적 지식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의 핵심 과제가 그저 망가진 경제 시스템에 대한 협소한 경제 전문가의 진단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그는 이 책에서 “과거 경제학자들의 아버지인 존 스튜어트 밀이 한 세기 전에 쓴 글”을 우연히 접하고 “속이 후련해지는 기분”을 느꼈다고 기술하고 있다. 왜냐하면 밀은 바로 당시 루스벨트처럼 새로운 거대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정치 지도자의 건설적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루스벨트의 1년간의 국정 경험이 담긴 이 책의 핵심은 미국 공화국, 더 나아가 미국 문명의 기초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도덕적·정치적 리더십의 문제의식이다. 루스벨트는 이 책의 서두에서 “1년 전만 해도 우리의 문명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며 우리 모두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근원적 문제의식의 일단을 밝히고 있다.
루스벨트의 책은 오늘날의 오바마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가 이라크전의 수렁과 서브 프라임 사태를 비판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고 보는 이들은 문제의 표면만을 이해하는 것이다. 오바마의 연설이 그토록 강한 영혼의 울림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단지 철군과 금융 규제의 복원을 주장했기 때문이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정의의 공동체 복원과 미국 문명의 새로운 길을 강렬히 염원했기 때문이다.
위대한 지도자가 지녀야 할 도덕적 리더십은 무엇인가
마찬가지로 이 책은 경제공황 극복을 넘어 루스벨트의 도덕적 리더십의 심원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세상에, 노동력의 4분의 1이 실업인 극단적 결핍의 상태인데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단순히 금전적 이익보다는 더 숭고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합니다”라고 호소한다. 마치 그는 김수환 추기경처럼 “행복은 단지 금전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라며 행복학 강의까지 들려준다. 그의 글에 등장하는 ‘성실’ ‘이타적 행위’ ‘명예’와 같은 덕성은 오늘날 오바마의 연설에서도 잘 스며들어 있다.
물론 루스벨트의 도덕적 리더십은 단지 도덕적 덕성에 대한 호소는 아니다. 오히려 이는 국가에 대한 가치와 경제학적 효율성이 어우러진 ‘행복 경제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른다. 그가 국가산업부흥법을 통해 노동자들로 하여금 최저임금을 확보하고, 단체교섭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계급과 집단 간 대립을 넘어 모든 시민이 함께 상생하는 공화국을 만들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문제의식은 100일 당시에는 큰 열매를 맺지 못했지만 이후 2차 뉴딜 노선에서 전국노동관계법(흔히 와그너법이라 불린다)이라는 획기적 업적을 만들어낸다. 이 민주공화국의 도덕적 비전과, 분배와, 소비의 선순환의 경제 효율성이 만들어낸 융합은 당시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의 그림자가 미국을 덮치고 있던 절체절명의 시기였음을 상기해볼 때 탁견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레닌은 프롤레타리아 국가 도덕과 미국식 효율주의의 융합을 추구했다. 유럽에서는 무솔리니의 유기체적 국가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고 어떤 미국인은 미국에서도 무솔리니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망언을 자연스럽게 떠벌리는 시기였다. 결국 루스벨트의 공화국론은 레닌과 무솔리니를 패배시켰고 더 나아가서는 미국 자본주의 최대의 황금기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미국 내 일부 정치 세력 중 ‘루스벨트 진보 시대’나 심지어 ‘테오도어 루스벨트 보수 대통령 시대’를 극단적 좌파가 지배한 잃어버린 세월로 규정하는 이들은 선입견을 버리고 이 책을 다시 통독해볼 필요가 있다.
오바마는 왜 임기 초기 무리를 무릅쓰고 초당적 행보를 했던가
루스벨트가 또한 여기서 반복적으로 시민 자원보존단을 강조하는 것도 행복경제학의 이유가 있다. 그는 흔히 유럽식 좌파라는 근거 없는 비난과 달리 사실은 정부가 흥청망청 돈을 뿌리며 무용한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에 매우 비판적이어서 자주 측근과 논쟁하기도 했다. 하지만 측근들은 그가 이 기구에 대해서 유독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어했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는 이 기구가 경제적 효율성은 물론이고 동시에 환경에 대한 귀중한 도덕적 덕성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그의 친척이자 위대한 보수 테오도어 루스벨트와 위대한 진보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이 덕성을 초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물론 이탈리아 파시스트 무솔리니도 이미 유사한 자원보존단을 꾸린 사례가 있어 측근들을 기겁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루스벨트 집안의 이 행복경제학은 오늘날 오바마의 그린 뉴딜 노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또한 잠시 스쳐지나가듯이 전임 후버 정부와의 초당적 협력을 언급하고 있다. 대공황을 야기한 전임 정부와의 협력은 사실은 정치적으로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후버 당시 대통령은 심지어 선거 패배 직후 자신의 보수적 아젠다를 중심으로 루스벨트와 ‘대연정’을 시도하여 그의 행보를 묶어놓으려 시도한 바 있다. 루스벨트는 이 음험한 제의를 단호히 거부하면서도 열린 자세로 후버 정부 재무부 관리들의 경험으로부터 배우고자 하였다. 결국 그들과의 며칠 밤을 샌 협력은 이후 능숙한 은행 휴업 조치 처리 등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오바마가 취임 초 주변의 냉소에도 불구하고 왜 그토록 초당적 행보를 일관되게 추진했는지에 대한 작은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루스벨트를 이해한다면 오바마를 반은 아는 것, 그 역도 가능
이 책은 민주공화국이란 무엇인가, 국가와 시민은 서로에게 무엇인가를 생생히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교재라 할 수 있다. 이후 케네디나 오바마처럼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지도자들에게서도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이 공화주의적 애국주의는 오늘날 미국을 지탱하는 중요한 소프트 파워이다. 그 연속성의 힘을 볼 때 루스벨트를 이해한다면 오바마를 반은 아는 것이고 역으로 오바마를 이해한다면 루스벨트를 반은 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하 본문 요약
머리말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은 지극히 분주했던 어느 한 해에 벌어진 많은 중요한 사건들에 관해서 시비를 가리거나 어떠한 형태의 부연 설명 없이 그저 단순하게 진술하기 위해 쓰여졌다.”
그는 긴급한 공황정국을 돌파해나간 뉴딜정책의 입안자로서 지난 1년간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를 기록이자 역사로서 털어놓을 것을 약속한다. 이 책이 저술될 당시만 해도 루스벨트 행정부에 대해 파시즘, 공산주의라고 공격하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뉴딜정책이 “공화정체의 본질적인 방식에 어떠한 변화도 가져오지 않고 달성한 것”(15쪽)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자신이 추진한 정책이 “미국 시민의 사고와 태도의 변화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것은 “민주주의의 성숙”(16쪽)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1930년대 초, 미 경제체제의 거의 완벽한 몰락은 수많은 취약한 조직들의 해체 및 새로운 방식의 도입과 바닥으로부터의 재건을 요구했다. 루스벨트는 그를 위해 세 단계의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첫째, 기업과 은행 그리고 정부 자체까지 주도했던, 수적으로는 매우 적지만 강력한 개인적 힘에 의해 장악되어 있던 옛 경제 및 사회의 구조적 특권을 박탈하기 위한 비상수단.
둘째, 범죄, 독직과의 전쟁 및 도덕적 가치관의 함양.
셋째, 3세대에 걸쳐서 소수가 끊임없이 부를 축적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추를 국부의 폭넓은 분배 방향으로 되돌리기.”
다양한 긴급조치와 강제조치를 위한 수많은 입법행위뿐만 아니라, 국가의 철학적 재탄생을 포함하고 있는 이 험난한 과정을 루스벨트는 강력한 리더십과 뛰어난 설득력을 통해 전국민적인 지지기반을 획득한 위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루스벨트 스스로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뉴딜 프로그램이 “결점 없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고 “어떤 부분은 방법을 바꿀 필요도 있었고 미흡했을 수도 있다.”(18쪽)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그 과정과 결과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지라도 말이다. 그 시간과 경험은 소중한 것이기에 루스벨트는 “뉴딜의 모든 요소가 이룬 실적 및 상세한 관련 정보들을 동원해서 논쟁을 벌이기보다, (부족한 부분은 부족했다고 인정한 바탕 위에서)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들을 묶어 일반화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일반화의 노력이 바로 이 책, “온 아워 웨이”로 탄생한 것이다.
제1장 <내 생애 가장 긴급했던 일주일>은 제목처럼 매우 긴박하게 돌아간다. 루스벨트가 대통령으로서 가장 먼저 내린 결정은 바로 은행폐쇄 조치였다.
전세계적인 공황 속에서 국가가 몇 년 연속 누적적자를 기록하자 미국 공공분야의 신뢰가 급격히 추락했다. 사람들이 은행에 맡긴 예금을 찾아가기 위해 줄을 섰다. 자칫 은행의 완벽하게 건실한 자산조차 공황 가격으로 처분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까지 몰렸다. 루스벨트는 국회 연설에서, 주지사들의 모임에서 은행폐쇄 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고맙게도 주지사들은 전폭적인 신뢰와 협조 의지를 천명”해주었고, “의회에 의한 광범위한 권한 위임에 대해서도 승인”해주었다. 은행폐쇄조치를 포함한 ‘비상은행법령’에 대해 루스벨트는 “이 법안은 완벽하게 지불능력이 있는 건실한 은행들에 대한 부당한 의심과 의혹의 눈길을 즉각 불식시키는 동시에 이 나라의 은행과 국민들 사이에 완전히 새로운 관계를 심어주는 계기로 작용할 것”(38쪽)이라며 국회의원들을 설득했다. 결국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했고 “대통령에게 은행과 통화에 관한 명확하고도 광범위한 권한이 부여되었”(39쪽)다.
새내기 대통령 루스벨트에게 정치적 반대파들의 훼방과 관찰세력들의 미온적 태도는 없었다. 첫 번째 벽을 통과한 그는 국민들을 납득시키기 위해 나섰다. 그 방법으로 라디오 연설을 택했다. 그는 다정한 음성과 힘찬 어조로 지난 며칠간 정부가 조치한 내용을 설명했으며 이는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1933년 3월 12일에 방송된 내용이 이 책의 49~57쪽에 걸쳐 소개되는데 당시의 미국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을만큼 쉽고도 명확하게 사태를 정리하고 있으며, 한 국가를 책임진 수장으로서 왜 이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지의 필연성과 그러한 결정이 어떠한 국가적인 비전과 구체적인 근거들을 가지고 수행되는가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설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국민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루스벨트는 “길고 험난한 경제 재건이라는 과제를 향한 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라고 말하며 제1장(57쪽)을 마무리짓는다.
제2장 <국가재정의 유출을 막아라>에서는 은행폐쇄 등의 조치를 통해 급한 불을 끈 루스벨트 행정부가 그 다음 취한 조치들이 소개된다. 그것은 넓게 보면 농업과 관련된 조치들로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농업 인구의 구매력을 높이고 잉여농산물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 그리고 공산품의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필요한 각종 조치들이었다. 알코올음료 생산과 판매를 합법화하는 법, 농지 저당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금융기관에 의한 농가 대출의 자산 가치를 높여주는 등이 그것이다. 또 다른 조치는 산림 관리, 토양 침식의 예방과 홍수의 제어 등 간단한 직무를 수행하는 민간자원보존단을 만든 것이다. 루스벨트는 이러한 사업이 국가 재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예방할 뿐 아니라, 국가적 부를 창출하는 수단으로서도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확신했다. 루스벨트가 민간자원보존단 창설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시점에, 오하이오와 그 근방의 강들의 범람으로 미국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 필연성은 더욱 커졌다. 이렇게 루스벨트는 초여름까지 25만명의 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그는 이 계획이 국가의 자원 보존,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 이익을 나눠줄 것, 지난 몇 년간의 산업 개발에서 등한시되었던 국가와 주의 역할을 개선시키는 데 기여할 것임을 설득했다. 하지만 이런 물질적인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 루스벨트가 강조하는 것은 이 사업의 도덕적 가치였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길거리를 배회하며 사적·공적 구호에 의지하는 대다수 실업 상태의 미국인들을 다시 일자리로 돌려보내어 사회 전체를 갱생의 무드로 바꾸고 불황을 이겨낼 최전방의 전투요원으로 국민들을 일렬종대로 세울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기도 했다는 점이다. 이 장의 말미에서 루스벨트는 “민간자원보존단은 즉시 동원되었고 7월 1일경 30만명의 청년들이 여기 소속돼 일하고 있었다”(68쪽)라고 적고 있다.
제3장 <건전한 투자자들을 보호하라>는 유가증권 판매와 관련된 허위 정보로부터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유가증권 투자의 주간 거래에 대한 연방정부의 감독 강화를 통해 95%의 결백한 투자자들을 정직하지 못한 증권사들로부터 보호하는 법안 제정 요청을 의회에 제출한다. 그리고 담보물에 대한 재융자 등의 방법을 통해 상환 가능한 형태로의 부채 원금의 조정, 현실성이 결여된 높은 이자율의 삭감 등을 지원하는 법안도 국고에 막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마련되었다. 루스벨트의 최우선 관심사는 이렇듯 국가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국민들, 그 중에서도 생산력을 갖춘 중산계급을 정상화하고 그들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었다.
이런 조치들이 이뤄지고 난 이후에야 루스벨트는 본격적으로 국가 산업 재건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시작한다. 그 첫 단계는 석유의 생산 및 정제산업의 정상화다. 유정 소유주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보장해주고, 석유와 휘발유 소비자들을 엄청나게 과도한 가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조치들, 미국의 모든 주에서 법률을 위반해서 생산되거나 제조된 석유 및 생산품의 주간 운송과 해외 통상을 금지하는 법률 제정 등이 연이어 추진되었다. (70쪽)
이러한 국가 재건을 위한 여러 방안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이들 방안이 다른 국가들의 경제정책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점점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에서다. 루스벨트는 각국의 대표들에게 6월의 런던국제경제회의 전에 워싱턴에서 한번 모여서 사전에 서로 협조하고 양해를 할만한 부분들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서를 보냈다. 이런 움직임 속에 미국의 산업은 회복세로 돌아섰고, 농민들은 희망을 품게 되었다.
제4장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호해야 한다>에서는 소형 주택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해 실행한 조치들을 다루고 있다. 루스벨트는 과거의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 수준이 통용되던 시기에 주택을 담보로 차용한 원금 및 과도한 이자 부담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고 구제하는 법률을 제정할 것을 국회에 요청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난이 지속되는 동안 강압적이고 불평등한 변제로부터 주택 소유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적절한 배려입니다. 법안과 함께 실행될 정부의 정착 계획은 주택 소유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불안과 절망을 안겨주는 현재의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를 종식시키는 규범을 제공할 것입니다.”(84쪽)
제5장 <해외 유출 금괴를 막아라>는 루스벨트의 오른팔 우딘 재무장관의 활약이 돋보이는 장이다. 금본위제를 택하고 있던 미국에서 갑작스럽고 걷잡을 수 없는 금의 이동이 여러 차례 발생하자 루스벨트는 금의 해외유출을 막는 일이 금융안정의 시금석이 될 것임을 확신하고 관련된 여러 조치들을 강력하게 실행하기 시작했다. 국제적인 투기꾼들 등에 의해 공황을 전후한 당시 최소한 5억 달러의 금이 유출되었고, 가만히 놔둘 경우 20억 달러 상당의 금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었다. 1929년 달러 자산의 총액은 부채 총액보다 많았지만, 루스벨트가 대통령 자리에 오른 1933년 봄의 자산 총액은 부채 총액 이하로 떨어졌다. 4월 20일에 발표된 대통령령에서 루스벨트는 “향후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해외 계좌에 대한 '특별배정'이나 미국으로부터 금화, 금괴 및 금예탁증권의 수출은 모두 금지됩니다”(87쪽)라고 고시하고 있다.
여기서 돋보이는 것은 루스벨트가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채무액이 자산가치보다 낮아질 때까지 파산과 처분을 통해 채무액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기보다 “자산가치가 채무액을 상회할 때까지 자산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는 점이다. 두 가지 모두 가능한 노선이었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후자의 방법이 인간의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고 미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적법한 방법”(90쪽)이라고 생각했다.
제6장 <제조업과 철도운송업의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다>에서는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의 하나인 철도운송업과 제조업의 정상화를 위한 조치들이 다뤄진다. 루스벨트는 취임 이후 발빠른 조치로 국내 경기가 살아나고, 상품생산과 노동이동이 늘어나면서 증기기관차도 훨씬 많이 다니기 시작했다.
공황의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산업계에 대한 조치에서도 루스벨트의 원칙은 여지없이 적용된다. 그것은 조업정상과 보조를 위한 외부로부터의 자금 수혈이라는 ‘대증요법’이 아니었다. 루스벨트 행정부는 문제의 원인을 “삭감된 임금”에서 보았다. 당시 전체 산업이 호전되면서 상품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었으나, 공황 당시 삭감된 임금은 호전될 기미가 없었다. 따라서 삭감된 임금의 회복속도가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구매력의 위축을 낳았고, 이것이 경기회복의 속도를 늦춘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루스벨트는 산업계의 지도자들에게 “상품가격 인상에 걸맞은 동시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루스벨트는 “많은 사람이 공황 상태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여러분 혼자만 일시적으로 번영을 누린다는 것은 궁극적인 이익이 될 수 없다”며 “자신의 번영을 사회 전체의 번영으로 전환시킬 것”(99쪽)을 산업계 지도자들에게 정중히 부탁했다.
이 시점에서 루스벨트의 두 번째 라디오 연설인 노변담화가 있었고, 여기서는 그간의 여러 헌법적 조치, 실업자 관련 조치, 테네시 계곡의 개발 프로젝트 등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여러 국가재건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이 국가의 회복 전망과 어우러지면서 설명되고 있다.
제7장 <돈을 쓰기 위한 공공사업은 없다>는 뉴딜정책이 대단한 경제학적 기획이라기보다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불합리한 것들을 추방하는 지극이 ‘상식적인’ 이성의 산물이라는 점을 다시금 웅변한다. 여기서 루스벨트는 “고속도로의 한쪽에 묻혀 있는 수도관을 파내기 위해 곡괭이와 삽을 든 1000명의 인력을 보내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도관을 새로 부설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사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118쪽)라고 강조하고, “실용적인 공공사업을 찾는다는 것은 곧 필연적으로 지출 규모의 제한을 의미하는 것”(118쪽)임을 천명했다.
제8장 <무엇이 훌륭한 경제인가>에는 긴급구호법이 통과되고, 국가부흥청·공공사업청·석유청이 새롭게 출범하는 등 국가재건에 탄력이 붙는 모습과 함께 뉴딜정책의 ‘꽃’이라고 할 만한 국가산업부흥법(NIRA)에 대한 역사적인 성명서 전문이 실려 있다. 이 법은 경제원리를 부정하고 특정 산업을 과잉 육성하고 독점을 용인했으며, 노동조합을 과보호해서 불황을 더욱 오래가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생각하는 “훌륭한 경제”의 요지가 그대로 담겨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그것은 아래와 같다.
“저는 임금 상승이 결과적으로 원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중의 구매력 증대에 힘입은 판매량 증가, 그리고 그로 인한 조업 향상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줄 것을 경영진에게 요청하고자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훌륭한 경제이며, 훌륭한 경제활동인 것입니다.”
(이하 본문요약 생략)
기본정보
ISBN | 9788993905090 |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10월 12일 | ||
쪽수 | 349쪽 | ||
크기 |
153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On Our Way/Roosevelt, Franklin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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