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운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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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펴내는 글: 각자 섬으로 서 있는
Ⅰ. 옥화
퍼즐 맞추기
자기 입을 속여 먹는 법
얘들아 놀자
실땅님
가르치며 배우며
옥화
물음표와 느낌표
얼쑤 잘 한다
별이 되고 싶은 아이
꿈이 없는 아이들
어머니
선생님
아저씨
Ⅱ. 참으로 지랄 맞은 세상
사랑과 감사의 물
흐르는 강물처럼
내 머릿속의 지우개
복주께
별 줍는 밤
전시된 아이들
양복에 삿갓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참으로 지랄 맞은 세상
사랑의 갈증
Ⅲ. 그로칼랭
호랭이
희한한 새
함께 나는 기러기
부엉이
천의를 걸친 서생원
소라게의 집
챔프-Ⅰ
챔프-Ⅱ
반려 견
잠자리의 파란 날개
그로칼랭
그들만의 세상
사발에 담긴 조청
3년을 30년처럼
추한 것도 아름답다
개똥밭에 굴러도
아직 핏기는 있어
그 여자와 그 남자
Ⅵ.물 위에 피어나는 등불
마음 말리기
망우초
능소화
꽃밭에서
은행나무
제비꽃 반지
호박 예찬
붉디붉은 감 같은 사랑
물위에 피어나는 등불
그늘나무
새 악시야 새 악시야
다른 시간 같은 인연
친구
Ⅳ. 날 울린 남자
찬란한 역사와 슬픔이 흐르는
천년 고도의 도시
녹우당에서 만난 공재
수종사
떠나지 못한 자의 넋두리
영혼이 빛나는 영광
비사벌의 송현이
날 울린 남자
말 무덤
떠도는 영혼
사랑해
Ⅴ. 빈 물병과 감자
만년필
심벌즈와 트라이앵글
진정으로 함께 한다는 것
나는 얼마짜리
알차고 야무진 알밤처럼
노인과 바다
빈 물병과 감자
책 속으로
큰아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더니 “엄마. 희한한 새가 다 오네요.” 한다.
어떤 새가 왔기에 그런가 하고 봤더니, 그 흔한 참새다.
아마도 가까이서 자세히 본 적이 없어 낯선가 보다.
“네가 모르면 희한한 새냐?” 하고는 가만 생각을 해보니, 우리는 잘 알지 못하면 낯설어하고 거리감을 느낀다.
알려고 하기 전에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려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고, 관계를 맺는 것은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설명한다.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예전에는 이웃끼리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 정도로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에게 축하객이자 보호자가 되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높다란 아파트에 각자의 공간에 갇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이웃사촌이 아닌 두려운 낯선 사람으로 변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_‘희한한 새’중에서
*‘어머 얘도 저렇게 웃을 때가 있네.’하고 생각은 했지만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에 무심코 돌아섰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아이가 머리칼을 휘날리며 환하게 웃으면서 뛰어오던 모습이 지금까지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이다. ‘옥화’라는 다소 진부한 이름도 잊지 않고 있다.
분명 말을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면서 자신을 스스로 묵언의 커튼으로 감쌌던 그녀. 그야말로‘색 바랜 해 말간 동백꽃’같은 그녀였다.
송자누나처럼 선생님께 자로 입을 맞지는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 그녀의 입을 닫게 한 것은 아니었는지. 세상의 편견에 맞서기에는 너무 어린 그녀는 하고 싶은 말들을 가슴에 묻어버린 건 아닐까.
이제 그녀도 더 편안해진 모습으로 그날 내게 보였던 환한 웃음을 지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바라본다.
_‘옥화’ 중에서
*감정 표현에서 조금 팍팍한 이들에게‘감정이 메말랐다.’라고한다. 어찌 생각해보면 메마른 것이 아니라 저 깊은 곳에 넣어두었을 거다. 뜨거운 물만 부면 부풀어 오르고 피어나는 토란대나 장미처럼 진한 정이 우러나지 않을까. 서걱거린다고 밀어둘 게 아니라 버석거리는 마른 손을 잡으며, 따뜻한 마음을 부어보면 비에 젖은 가랑잎처럼 부드러워지리라.
할 수만 있다면 내 마음도 햇볕에 널어 말리고 싶다. 순간적으로 드는 섭섭한 일도 시간을 두고 보면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나를 아프게 하고 해코지 하는 이도, 지나놓고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알게 될 때가 있다. 이런저런 일을 겪고 나면, 섣부르게 좋아하고 쉽게 미워하는 마음이 정리된다. 오래 세월을 살아온 이들의 뚝뚝하지만 그윽한 눈빛이 부럽다.
“마음은 머무를 줄 알게 된 후에야 정해지고, 정해진 후에야 조용해질 수 있고, 조용해진 후에야 편안해질 수 있고, 편안해진 후에야 사고할 수 있고, 사고할 수 있게 된 후에야 터득할 수 있다.”라는 글이‘대학(大學)’에 나온다.
_‘마음 말리기’ 중에서
출판사 서평
1. 혀끝에서 물결이 솟고 붓 아래 꽃이 피다
섬 하나에 이야기 하나를 엮어 다도해 같은 집을 만들었다. 한 하늘을 이고 같은 바람을 끌어안은 [사람이 그리운 섬], 바로 우리들의 섬이다. 지금 외롭다면 눈을 들어 옆에 서 있는 섬을 보라고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걸어보라고 한다. 그 섬도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2. 사람이 그리운 섬
각자 섬으로 서 있는 다도해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우리네 인생도 다도해와 같다. 각자 섬으로 서 있고, 그 섬마다 이야기가 있다. 푸른 바다에 하얀 선을 그리며 배들이 이 섬 저 섬으로 마실 다니며 사람들을 풀어놓기도 한다. 세찬 바람이 머리카락을 흩어 놓고 가면, 파도들이 달려와 놀아준다. 그러다 어두운 밤이 되면 검은 바다에 몸을 담그고 온전히 혼자가 된다. 그래서 섬은 늘 혼자이다. 우리가 혼자인 것처럼.
3. 사람은 섬이다
[사람이 그리운 섬]에서도 날이 밝으면, 바람이 지나가며 아는 체를 한다. 그리고 새들이 찾아와 동백섬의 동백이 얼마나 예쁜지, 돌섬 바위 사이에 있는 둥지에 알이 몇 개나 들어있는지, 허리가 휜 소나무가 얼마나 심심해하는지, 이 섬 저 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섬은 꼿꼿하게 서 있을 수 있다.
수필가 김명희는 ‘사람은 섬’이라는 것, 사람이 그리운 섬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4. 저자가 꿈꾸는 섬
김명희가 꿈꾸는 섬은, 소리 내어 옆 섬을 부를 수 있는, 물속에 잠겨있는 팔을 들어 만져보고 싶은, 바닷물에 몸 담그고 체온을 나누고 싶은 그런 섬이다. 섬과 섬 사이에서는 다리가 이어지기도 하고 배가 사람을 태워 나르며 섬을 이어주기도 한다. 바로 관계이다. 사랑과 관심이 섬과 섬을 이어주는 든든한 다리요, 커다란 배다.
섬 하나하나가 모여 마을을 이룬다. 한 하늘을 이고, 같은 바람을 끌어안고, 새도 품어주고 꽃을 피워내 나비도 맞아주는 아름다운 섬이 바로 우리들의 섬, [사람이 그리운 섬]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506518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9월 30일 |
쪽수 | 272쪽 |
크기 |
152 * 216
* 20
mm
/ 40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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