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의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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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윤석중 문학상 수상
작가정보
저자 이창건은 1951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춘천교육대학을 졸업하고 1981년 『한국아동문학』에 「어머니」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습니다.
그 동안『풀시를 위해』『소년과 연』『소망』『씨앗』등의 동시집과『비는 하늘에도 내린다』시집을 내었습니다.
『한국아동문학상』『대한민국문학상』『소천아동문학상』등을 받았습니다.
목차
- 제1부 봄 떨어뜨리고
제2부 사과나무의 우화
제3부 엄마 얼굴
제4부 사랑은 시간이라서
제5부 하늘 아래 길 그 위의 길
출판사 서평
자연이 들려준 동시
이창건 동시집 『사과나무의 우화』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왔던 기존 동시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어린이들의 구체적인 생활과 일상을 다루기보다는, 시인의 내면적 성찰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창건 동시는 철학적 사유의 시라 할 수 있다. 그는 자연을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며 사유하고 사색하면서 그 근본 이치를 캐고, 자연의 섭리와 조물주의 창조 질서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 준다.
「시인의 말」에서 이창건은 “자연이 어떻게 시가 되어 우리에게 위로와 평화가 되는지 참 많이 오래 생각했어요. 여기 모인 시들은 어린이들이 더 잘 듣는 자연의 그런 말들을 나도 함께 듣고 옮겨 적은 것뿐이에요.”라고 밝혀 놓았다.
시인의 이런 발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동시집에 일관되게 나타난 시인의 시적 사유는 자연에 대한 것이고, 그 속에는 위로와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웃집 지하에 세 들어 사시는 할머니가 계신다/태풍이 지나간 날 아침/그 할머니가 떨어진 감 알을 주워 상자에 담으셨다/붙어서 살지 못하고 왜 떨어졌노/그러고는 길옆 담장에 엎어진 분꽃대궁에/부러진 나뭇가지를 꽂아 기대게 하셨다/할머니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셨다/우리들 삶이 위태롭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를/드렸다고 하셨다 ―「태풍」 전문
꽃을 보려고/꽃밭에 가지 마라/지금 네가 마주보는 친구가/꽃이다/별을 보려고/하늘을 쳐다보지 마라/지금 바라보고 있는 친구가/별이다 ―「꽃과 별」 전문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들/내 가느다란 줄에 매달아 놓을까 봐/피었다 지는 꽃잎도 붙잡아 놓을까 봐/가볍게 부딪혀도/부서지는 것들/흩어지는 것들/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게 ―「거미」 전문
「태풍」은 태풍이 지나간 날 아침에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다. 이웃집 지하에 세 들어 사시는 할머니는 떨어진 감 알을 주워 상자에 담으시고, 길옆 담장에 엎어진 분꽃대궁에 부러진 나뭇가지를 꽂아 기대게 하신 뒤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도를 드리신다. 우리들 삶이 위태롭지 않게 해 달라고……. 태풍이 불어 닥쳐 하루아침에 우리 삶을 위태롭게 하는 세상이지만, 우리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된다. 그래서 우리가 절망 속에서도 세상을 살 새 힘을 얻는지도 모른다.
「꽃과 별」은 “꽃밭에 가지 마라”, “하늘을 쳐다보지 마라” 명령조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말이 조금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우리에게 위로로 다가온다. 지금 마주보는 친구가 꽃이고, 지금 바라보고 있는 친구가 별이라니 참으로 놀라운 깨달음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 준다.
「거미」는 우리가 가진 거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거미는 전형적인 곤충 포식자로 알려져 있다. 거미줄로 집을 만들어 놓고 먹이를 기다렸다가 먹이가 걸려들면 잡아먹는다. 그런데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거미는 우리가 알고 있는 통상적인 포식자가 아니다. 거미는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들과 피었다 지는 꽃잎들의 안위를 걱정한다. 가볍게 부딪혀도 부서지고 흩어지는 것들이라며, 그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게 자신의 가느다란 줄에 매달아 놓는다.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평화는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가. 약자에 대한 강자의 배려와 사랑부터 아닐까. 사랑만이 강자를 변화시키고 또 이 땅을 평화롭고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 것이다.
이렇듯 이창건 동시에는 위로와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런 시적 사유가 가능한 것은 동심이라는 영혼의 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맑고 투명한 동심의 눈을 뜨고 자연과 세상을 바라보기에 그 본질에 깊숙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봄이 오고 있어도/봄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꽃이 피어도/꽃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시장 골목 앞에서 신문지를 펼쳐 놓고/냉이와 달래를 팔고 있는 할머니/아직 차가운 봄에/그 할머니를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눈먼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골목에 바람이 붑니다/돌아와 이거 얼마예요 할머니/냉이 한 봉지 사들고 봄 속을 걸어가는 눈먼 사람/비로소 그 사람이 봄눈을 뜹니다 ―「눈먼 사람」전문
겨울을 지나/하얗게 피는 목련꽃처럼/순백의 향기를 담은 길/지금, 나는 봄의 입구/새봄에는/피지 못하는 꽃은 없는지/날지 못하는 나비가 없는지/울지 못하는 새가 없는지/속속들이 헤아려 살피는/눈 하나 더 가져야겠다
―「나는 지금 봄의 입구」 전문
위 작품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른바 ‘동심의 눈’이다. 「눈먼 사람」에서는 동심의 눈이 없으면 봄이 오고 있어도 봄을 보지 못하고 꽃이 피어도 꽃을 보지 못한다. 물리적인 눈인 육안(肉眼)만으로는 나눔과 위로와 평화의 세상을 볼 수도 만들 수도 없다는 의미이다. 「나는 지금 봄의 입구」에서는 시적 화자가 ‘지금, 나는 봄의 입구’라면서 ‘눈 하나 더 가져야겠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영안(靈眼)인 동심의 눈이다. 그 눈이 있어야 ‘피지 못하는 꽃은 없는지/날지 못하는 나비가 없는지/울지 못하는 새가 없는지/속속들이 살’필 수 있게 된다.
이창건 동시는 이처럼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지만(「민들레」) 그 세계에는 눈물도 많고 아픔도 많다. 그래서 ‘소나기를 맞으며 나만 아는 나무를 찾아가 나무와 함께’ 울고(「나무도 외로워서 운다」), ‘이 세상 슬픔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고/우리가 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갈대는 나를 흔들고 또 흔든다(「갈대」). 하지만 그 세계에는 소통과 위로와 사랑이 있다. 그렇기에 ‘엄마가 많이 아파!’ 그러니까 ‘너도 많이 아프겠다!’라고 하는, 마음이 통하는 따뜻한 바위를 만나게 된다(「바위도 따뜻하다」). 이창건 동시의 동심 공간은 그런 곳이기에 ‘이 세상은 그대로 쓰러져도 좋은 곳/어느 구석에선들/따뜻이 맞아 주지 않을까’(「첫눈」) 하는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된다.
『사과나무의 우화』는 우리 동시가 그 동안 제대로 다루지 못한 철학적 사유를 본격적으로 펼쳐 보인 동시집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그 문학적 가치가 크다 할 것이다. 시인은 오랜 시력(詩歷)에서 우러난 차원 높은 사유로 어린이 독자들에게도 통하는 깊이 있는 시 세계를 보여 준다. 이것은 아주 의미 있는 작업으로, 앞으로 그의 활동에 기대를 걸게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471526 |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2월 27일 | ||
쪽수 | 96쪽 | ||
크기 |
153 * 211
* 9
mm
/ 191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섬집문고
|
상세정보
제품안전인증 |
KC마크는 이 제품이 공통 안전기준에 적합하였음을 의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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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 153 * 211 * 9 mm / 191 g |
제조자 (수입자) | 섬아이 |
A/S책임자&연락처 | 정보준비중 |
제조일자 | 2017.0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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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 이미지 참조 | ||
재질 | 이미지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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