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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의 시선
내가 공고에 다닌다고
그렇게 쳐다볼 일 아니잖아
내가 공고에 다닌다고
그런 말 해도 되는 거 아니잖아
그런 어른들의 시선이
우릴 비참하게 만들잖아
너희 학교는 공고니까
비웃듯 말하는 네 표정이
너랑 나랑 이젠 다르다는 말투가
‘내가 왜 그랬지’라는
하지 않아도 될 생각을 하게 만들잖아
자꾸 그렇게 날 볼수록 정말 난,
네가 말하는 내가 되어 가고 있잖아
- 정준영
작가정보
저자(글) 류연우
저자 류연우 외 77인은 ☆공고 학생들입니다. 솔직히 공부를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아 수업 시간이면 딴짓을 하거나 잠을 자는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국어 시간에 시를 쓰고 그림 그리는 활동은 재미있게 잘 따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시화전을 열었는데, 전시된 시들을 보니 무척 뿌듯했습니다. 시를 쓰면서 마음속에 담아 둔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자(글) 김상희 엮음
저자 김상희, 정윤혜, 조혜숙은 이 책을 엮어냈다. ☆공고에서 국어 교사로 일했습니다.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과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시 쓰기 수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시를 읽고 쓰면서 학생들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목차
- 〈나도 작가〉를 펴내며
1부 똥개와 나
노스 패딩 _류연우
네네치킨 _이훈
똥개와 나 _윤희범
시간 _홍여름
담배 _박준형
나도 새로운 곳을 향해 달릴 수 있을까? _전현준
때문에 _송유정
실업계의 편견 _정민석
박쥐 _김환찬
소문 _윤찬미
웃음 _허민
파일노리 _이재성
돈 _최종혁
담배 _임진기
알바 _한동홰
일진 _김두호
아르바이트 _유성민
시간 _김승우
딸배 인생 _김남훈
너희들의 시선 _정준영
졸업 후 _한재원
지우개 _김종신
시간의 중요성 _주연승
현실도피 _김희원
원동기 면허증 _서형진
가출 _김부찬
진로 _이정진
막노동 _이대현
나와 내 마음의 소리 _최명철
현실과 가상현실 _이형주
내 나이 열아홉 _박준석
치킨과 짬짜 _한승호
눈치껏 _정호현
* 학생들과 시 쓴 이야기 1
에이-씨 선생 _정윤혜
2부 우리 엄마가 바뀌었다
아버지와 술 _양재영
엄마의 주름 _김종호
비교 _김은솔
삶의 현장 체험 _최강호
더러운 인생 _장재강
부모님의 간섭 _전다혜
자취 _지정욱
설렁탕 한 그릇 _양준희
내 키 _조웅진
아버지와 담배 _강기천
우리 엄마가 바뀌었다 _이수지
아버지 _이성우
아빠와 담배 _이진화
첫 월급 _정회명
삼천 원 _전슬기
우리 엄마 _백소현
알바 _송승현
아버지 죄송해요 _김우성
아빠와 막걸리 _김은솔
그 말 _이상민
어머니 _김은실
어머니와 나 _이준희
* 학생들과 시 쓴 이야기 2
겪은 것이 시가 된다 _조혜숙
3부 우리 학급 생활 규칙 열 가지
울보 담임 _김동진
우리 학급 생활 규칙 열 가지 _박영준
담임과 우리 _김한수
담임과 나 _류연우
잠 _우세욱
선생님 _정태균
담임선생님의 하루 _임용균
선반 _임채정
납땜 _진현우
왕따 _박장근
교도소 학교 _황새은
시간 _김한준
호구빵 _임희수
왕따 _어우연
수업 시간 _박수영
셔틀 _김정남
학교 _임형룡
시험 _배윤호
손가락 _최재하
울 학교 아이들 _신정훈
화장실 _최진욱
우리 학교 _권순호
바지통 _나병무
우리 학교 화장실 _박지은
빵돌이 _김태영
* 학생들과 시 쓴 이야기 3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_김상희
출판사 서평
조금은 별나고 아픈 것, 때로는 그것이 시가 된다
★공고 학생들이 쓴 진솔한 시 80편을 선보이다
담임은 울보다
우리가 쪼금만 잘못해도 운다
다른 선생님 시간에 떠들어도 운다
대들다가 울면 우리만 불리해진다
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
_김동진, 「울보 담임」
이번에 나라말출판사가 펴낸 『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는 서울 시내에서 가장 학력이 낮은 어느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쓴 시 80편을 모은 시집이다. 시를 쓴 아이들의 학교는 ★공고로 지칭되지만, 이번 시집에 담긴 이야기들은 어느 특정 공고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점심시간에나 모습을 드러내는 학생, 매사에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 덩치는 크지만 유아기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해 늘 자기중심적이고 위협적인 학생, 경찰서와 법원을 다니느라 바쁜 학생, 가출해서 연락이 닿지 않는 학생…… 사고뭉치, 문제아로 불리는 그들의 일상은 언제나 무기력하기만 하다. 수업 시간이면 딴짓과 졸음으로 일관하는 아이들. 그들에게 정규 고등학교 교과과정은 무의미하기만 하다.
그런 아이들을 위한, 그런 아이들에게 맞는 수업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공고 국어 선생님들은 ★공고 학생들에게 맞는 수업 방법을 찾아 실천해 나갔다. 그것은 바로 시 쓰기 수업!
생활 지도도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과 지도는 무리였다. 책과 펜을 가지고 오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교과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중략) ‘학생들이 과연 한 줄이라도 제대로 쓸까?’ 하고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학생들이 의외로 재미있게 참여하는 것이었다.
_김상희,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에서
시집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 ‘똥개와 나’에는 나, 학교 밖, 미래, 2부 ‘우리 엄마가 바뀌었다’에는 집과 가족, 3부 ‘우리 학급 생활 규칙 열 가지’에는 학교에 대한 ★공고 아이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엮은이 김상희, 정윤혜, 조혜숙 국어 선생님의 시 쓰기 수업 경험을 담은 ‘학생들과 시 쓴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시 쓰기는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속도로 달려만 가는 삶 위에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는 일이며, 욕에 기대지 않고도 자신의 속내를 드러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그만큼 시는 위력적이다.
_정윤혜, 「에이-씨 선생」에서
★공고 아이들의 생활과 생각이 묻어나는 시 몇 편을 소개한다.
내가 공고에 다닌다고
그렇게 쳐다볼 일 아니잖아
내가 공고에 다닌다고
그런 말 해도 되는 거 아니잖아
그런 어른들의 시선이
우릴 비참하게 만들잖아
(후략)
_정준영, 「너희들의 시선」
겨울이 오면 모든 학생들이
노스 패딩을 입는다
왜 노스만 입을까
다른 패딩들도 많은데
노스는 비싼데, 담배빵 당하면 터지는데
노스는 간지템, 비싼 노스 안에 내 몸을 숨기고
무엇이라도 된 듯하게 당당하게 거리를 걷는다
한겨울엔 노스만 입어도 무서울 게 없다
_류연우, 「노스 패딩」
나는 네네치킨에서 일한다
나는 배달부장 이 부장이다
나는 이 동네 배달 업체를 주름잡는 사람이다
바삭바삭 고소한 마일드 치킨
새콤달콤한 소스에 파가 듬뿍 오리엔탈 파닭
달콤하고 진한 치즈 가루가 듬뿍 스노윙 치킨
무 없인 못 먹는 양념 치킨
(중략)
깔끔한 포장과 큰 닭의 맛이 일품인
나의 사랑 네네치킨
오늘도 고객들을 위해 지도를 보고 엑셀을 땡긴다
_이훈, 「네네치킨」
무단결석, 가출, 사고뭉치, 무기력……
★공고 우리에게 붙은 꼬리표, 시로 날려 버려!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염려했던 것보다 의외로 시를 읽고 쓰는 수업을 잘 따라왔다. 시를 통해 억눌리고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내기도 하고, 마음속으로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표현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그렇게 시는 아이들에게 위안과 풍요로움을 안겨주었다.
짐을 쌌다
겉옷 한 벌 속옷 한 벌
새벽 두 시 집을 나갔다
해 뜰 때가지 돌아다녔다
아는 형이랑 부산에 갔다
찜질방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피시방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노래방에서 가서 또 시간을 때웠다
가출도 반복된 일상
학교처럼 지겨워졌다
자, 이제 돈도 떨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게 최후의 수단이다
_김부찬, 「가출」
알바 자리가 생겨서
면접 보러 가니깐
전화한다고 한다
말로는 전화한다고 하는데
나는 전화 안 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지금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기다릴 것이다
_한동홰, 「알바」
공부는 못해도, 의욕은 없어도, 때로는 말썽도 부리지만, ★공고 아이들도 이 시대를 당당히 살아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어쩌면 이러한 현실은 ‘★공고’라는 특정 실업계 고등학교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아이들이 겪는 문제일 수 있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을 읽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과 이 시대의 학교와 교육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공고 아이들이 쓴 진솔한 시들은 계간 청소년문예지 『청소년문학』과 격월간 동시전문지 『동시마중』 등에 소개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쓴 시는 다소 만나볼 수 있지만,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일상과 마음을 담은 시집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고 아이들이 쓴 진솔한 시를 만나보고 싶은 독자들뿐 아니라, 시로 여는 수업을 꿈꾸는 선생님들에게 이 시집이 또 하나의 희망이 될 것이라 믿는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041620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9월 20일 |
쪽수 | 112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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