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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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내 삶 중심에
다소곳이 있어준
詩의 덕으로 나의 고독은 눈부셨다
2017년 여름
이윤경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분홍빛/ 오래된 사과밭/ 눈부신 고독/ 환절기/ 공양/ 고구마/ 바닥의 말/ 어머니의 거름/ 약/
속수무책 한나절/ 서랍 속에 침묵/ 바람의 상처/ 오해
제2부
적막 속에 소란/ 팔월/ 틀/ 한 평/ 기다리는 가방들/ 푸른 점 하나/ 아 모과를 읽었네!/ 겨울포도밭을 지나며/ 엄마의 기다림/ 떠나는 풍경/ 잡초
제3부
달맞이꽃/ 그곳에 두고 온 꽃/ 가을과 겨울 그 사이/ 슬픈 새벽강/ 향일암 오르며/ 너처럼 나도 간다/ 늙은 저녁/ 낙엽/ 억새밭/ 소설小雪/ 우는 손/ 그 말은
제4부
삼월의 눈/ 어여쁜 봄날/ 아카시아 꽃잎을 따라서/ 섬진강변에서/ 꽃무늬 의자/ 맨드라미/ 할슈타트의 오후/ 나의 별아/ 춘자/ 강가에서/ 저녁구름으로 만난 우리는
추천사
-
배고픈 사람이 밥을 먹듯이 쓰는 시는 평범하다. 굶주린 사람이 허겁지겁 밥을 먹듯이 쓰는 시는 거칠다. 석 달 열흘 앓고 나서 천천히 떠넘기는 미음 같은 시가 시다.
무언가 모자라는 것은 채울 수가 있다. 하루를 걸어 물 한 동이를 이고 오는 사막의 여인 같은 시는 훌륭하다. 무언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무엇으로 바꾸어 앉힐 수 없다. 하지만 지아비를 잃은 여인이 지아비를 그리듯이 환치시켜내는 시는 아름답다.
시는 비통과 참담을 넘어서는 언어를 고를 줄 알고, 결핍과 부재를 채우고 바꾸는 정서를 부릴 줄 알 때 제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
이 시집에는 유난하게도 저녁의 이미지가 많다. 인생으로 환산하면 황혼 무렵이다. 아침, 점심, 저녁-봄, 여름, 가을을 지나 초야-초겨울 앞에 선 영혼의 언어다. 벌써부터 아침-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밤-겨울을 건널 채비를 긍정의 손길로 매만지고 있다. 어둠은 별빛으로 족하고 추위는 입김으로도 충분하다는데 이쯤에서 무슨 말을 더하랴. ‘눈부신 고독’이다.
책 속으로
밤이면
아름드리 몸통의 늙은 나무가
몸이 아파 울었다
검은 고요 삼키면 삼킬수록
가지마다 푸른 아픔이 구름 떼처럼 매달렸다
하얀 초승달이 엉클어진 머리칼을
곱게 빗어 다독여도
그 울음 재우지 못했다
바람 잦은 모래 언덕에 홀로 서서
모래알보다 많은 날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견딘 만큼
서러움의 그늘은 넓어지고 무거워졌다
하룻밤이라도
누가 저 지독한 아픔을
포근히 안아 잠재워줄 수 있는가
먼동이 트면
휘어진 등뼈에 굵은 줄기 하나 세우려고
숨소리 가빠지는
노송 한 그루
- 「눈부신 고독」 전문
허공이 흔들린다
서로 다른 가랑잎 우르르 허공 속에서 소용돌이를 친다
할 말을 잃고 토막 신음을 뱉으며
한 줌 흙무덤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끝없는 고행을 한다
구름이 몰려오고 빗방울이 떨어진다
나무벤치에 빈병처럼 앉아있던 노인이 등을 구부리고 어디로 간다
그 느린 걸음을 다그치지 않으며
빗방울들 조용히 따르고
바람은 노인의 얇은 목도리를 만장으로 날린다
모두가 간다
가랑잎, 구름, 빗방울, 바람, 노인, 올 것이 다 왔다가
갈 것이 다 가고 있다
어딘가 가야 할 내 몸도 창가에서 멀어지고
허공 속으로 가는 새들도 가물가물하다
여기저기 쓸쓸함을 챙겨 지고
한 풍경이 적멸한다
- 「떠나는 풍경」 전문
출판사 서평
늙은 나룻배 한 척/ 달달 떠는 달 하나 싣고/ 밤새 삐그덕거렸다// 무수한 비늘이 치켜세운/ 지독한 그리움/ 날카로운 창끝이 되어/ 그 달을 사정없이 찌르고// 그 밤/ 그 달은/ 하얗게 죽어서/ 새벽강 깊이 떠내려갔다
- 「슬픈 새벽강」 전문
이윤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눈부신 고독』(도서출판 애지)에는 아픔과 번뇌와 비움과 깨달음의 서정이 가득하다. 지아비를 잃고 온통 그리움에 젖어 오체투지(五體投地), 기나긴 세월을 건너온 순정한 언어들이 도처에 서성거린다. “휘어진 등뼈에 굵은 줄기 하나 세우려고/ 숨소리 가빠지는/ 노송 한 그루”로 그려내는 눈부신 고독이다.
해설을 쓴 소종민 평론가는 이번 시집을 두고 “생의 시련으로 흔들려 온 자기 본성을 튼튼하게 붙드는 과업의 중간 결산이다.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견딘 만큼 서러움의 그늘은 넓어지고 무거워졌다”고. 안상학 시인은“아침, 점심, 저녁-봄, 여름, 가을을 지나 초야-초겨울 앞에 선 영혼의 언어다. 벌써부터 아침-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밤-겨울을 건널 채비를 긍정의 손길로 매만지고 있다. 어둠은 별빛으로 족하고 추위는 입김으로도 충분하다는데 이쯤에서 무슨 말을 더하랴.”라는 말로 헌사하고 있다.
죽음 같은 어둠의 삶을 정면으로 관통하는 과정에서 실낱 같은 삶의 기미들, 알갱이 같은 빛 조각들을 만나고 찾아가는 이번 시집. 그리하여 검은 딱지를 뜯어낸 자리에 돋는 ‘분홍’을 노래하는 시인의 언어가 향기롭게 번져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책속으로 추가]
빈 몸들입니다
더 이상 비워낼 것이 없는
옆구리에 품고 있던 토실토실한 생의 자루
뚝뚝 분질러 내주고 바람 앞에 경문을 외우고 있습니다
피 한 방울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 깡마른 뼈대들
서로 부대끼고 비벼가며 부스러지는 꺼풀들
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
저 마른 뼈대들이 성스러운 몸짓을 따라할 수 있다면
지상에서 하루하루 피 흘린 날들이 저렇게 누렇도록 순해져서
상처로 패인 기억의 살점들마저 부서지고 부서지면서
삭아가는 몸까지 공양으로 바칠 수 있습니까
비워낼 것이 없는 소리조차 공손한
늦가을, 옥수수 밭
- 「공양」 전문
나는 갑오년 양력 오월 생이다
어릴 때부터 녹색을 유난히 좋아했고
싱그러운 들녘 그림을 많이 그렸다
들판을 보면 한없이 내달리고 싶어졌고
그 어디서 휘파람 소리가 들리면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로 들렸다
가끔 꿈속에서
드넓은 요동 벌판 같은 곳을 내달리고
빗발치는 화살을 피하다가
피 흘리며 땅에 떨어진 전사들의 몸을 보고
몸서리치기도 했다
나는 하루종일 여기저기 휘돌아다니며
햇빛 바람 나무 꽃 돌 풀들을 만나고
새소리 물소리를 많이 듣고 온 날은
푸근히 깊은 잠을 잤다
아마도
등에 있는 푸른 점 하나는
어느 전생 청마(靑馬)의 흔적일 것이다
- 「푸른 점 하나」 전문
기본정보
ISBN | 9788992219693 |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7월 31일 | ||
쪽수 | 120쪽 | ||
크기 |
128 * 194
* 15
mm
/ 221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애지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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