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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 산사 기행은 '텅 빈 마음의 상태'에 이르게 되는 수행의 과정이며, 그 결과이기도 하다. 저자는 무념무상의 철학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존재의 무상함'과 '삶의 의미'를 스스로에게 되묻고, 그 물음을 통해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길을 스스로 찾아나서고 있다.
이 책은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바라볼 줄 아는 지혜를 얻고, 삶을 여유롭게 돌아볼 줄 아는 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평창 오대산 지장암, 울산 가지산 석남사, 문경 사불산 윤필암 등 비구니 산사를 찾아다닌 저자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보여주면서, 마음을 비우는 지혜에 대해 귀띔해준다. 또한 그 지혜를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일화들을 들려주면서 세상을 용서하고, 세상과 화해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작가정보
이기와 시인은 1968년, 서대문 판자촌에서 해녀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 가족의 유랑으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다가 28살의 늦은 나이에 검정고시를 치러 한양여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 본격적인 문학공부를 시작했다. 어려운 학업 중에도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방송통신대와 중앙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 ‘지하역’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01년 첫 시집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를 출간,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직설적이고도 도발적인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또 2005년 많은 시인들의 내면을 감각적이고 개성적인 문체로 묘사한 여행산문집 <시가 있는 풍경>을 출간했다. 이외 KBS TV <이것이 인생이다> ‘화곡동 황진이’ 편에 출연, 질곡과 고통의 세월을 딛고 자신의 꿈을 이룬 인생역정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현재 그는 김포의 한적한 시골로 들어가 텃밭을 가꾸며 더 나은 삶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포토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세계 수십 개국을 방랑한 것으로 유명한 그는 문예진흥원이 선정한 <한국의 예술가 200>에 28명의 예술가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진 집단 ‘일우’를 이끌고 있다.
작품집으로는 <세기말 초상> <나는 사진이다> <방랑> 등이 있고, 포토에세이 <시간을 베다>를 엮었다.
목차
- 작가의 말
1부 머무르기 위해 지나가는 바람
산청 방장산 대원사-나를 꽃이 아니라 향기로 놔두어라
평창 오대산 지장암-시간의 바닷물은 줄지도 늘지도 않는 것
청도 호거산 운문사-극락교, ‘여기서 돌아가십시오’
2부 너희, 아름다움에 눈멀었으니
울산 가지산 석남사-너희, 아름다움에 눈멀었으니
양산 천성산 내원사-죽어서도 산다
당진 상왕산 영탑사-억새춤 비나리 물봉선화 흐드러지고
3부 변하는 것의 아름다움
예산 덕숭산 견성암-모든 행불행은 마음이 짓는 일
문경 사불산 윤필암-절 안이 답답해 절 밖에 계신 부처님
강화 고려산 백련사-너도 잊고 나도 잊고 오르는 산사
상주 갑장산 용흥사-만물에 내 어머니 아닌 것이 없다
4부 길 위에 마음을 버리다
공주 계룡산 동학사-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중생아
보은 속리산 탈골암-죽음이 없는 들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
대구 팔공산 팔성사-바다에 닿으려면 강을 버리고, 너에게 닿으려면 나를 버리고
출판사 서평
이기와 시인과 함께 떠나는 감동의 비구니 산사 기행 봉제공장 여공, 중국집 종업원에서 미장원 원장, 그리고 술집 마담까지 시인 이기와가 겪었던 직업의 변천사는 그녀의 드라마 같은 삶을 대변해주고 있다. 시집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와 여행 산문집 <시가 있는 풍경>으로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많은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시인 이기와. 그녀가 이번에는 전국에 있는 비구니 산사를 여행하며 느낀 단상을 모은 책 <비구니 산사 가는 길>을 내놓았다. 이 책은 상처받은 시인의 내면이 여행을 통해, 그리고 그 여행 중에 만나 여러 비구니 스님들을 통해 정화되는 과정을 담담하고 아름답게 그려놓았다. 세상 어느 것에 대해서도 분노와 미움이 아니라 사랑과 용서로 대하는 시인의 넉넉한 마음이 책 곳곳에서 훈훈하게 전해져온다. 세상에서 버림받고 상처 입은 내면세계를 작품에서 적나라하게 표현했던 그녀가 이렇게 넉넉한 마음을 품게 되는 계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시 무념무상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뼈아픈 수행의 결과이다. 그녀는 시종일관 ‘존재의 무상함’과 ‘삶의 의미’를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길을 스스로 찾아내고 있다. 자신의 근본을 찾아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진정한 자아’를 되찾기 위해 비구니 산사를 헤매던 어느 날 그녀는 문득 법당 뜰에 발가벗고 근엄하게 앉아 있는 누렁이 한 마리를 보고는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저 개가 온 곳과 내가 온 곳이 둘이 아니라 하나일 텐데, 어찌해서 저 개는 태연하고 난 불안한가?” 그 이후로 그녀는 그 누렁이처럼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순간순간에 온전히 자신을 내맡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렇듯 비구니 산사 기행은 그녀에게 단지 여행이 아니라 ‘텅 빈 마음의 상태’에 이르게 되는 수행의 과정처럼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수행을 통해서 더욱 단단해지고 여유로워진 시인의 영혼과 만날 수 있게 된다. 드라마 같은 삶의 주인공, 이기와 시인 “세상이 나에게 준 건 상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난 세상을 용서하고 끌어안으련다” 1968년에 태어난 이기와 시인은 서울 서대문 굴레방다리 밑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았다. 6살 때 아버지를 잃었고 하나밖에 없던 오빠는 그 무렵 집을 나가 아직도 소식을 모른다고 한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어머니의 포장마차 일을 도우며 살아야 했고, 어머니가 동거하는 남자로부터 발가벗겨 내쫓기는 학대를 받으며 자라야 했다. 그러나 그녀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알코올 중독으로 어머니를 잃은 후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결혼했지만 무직의 남편은 알코올과 노름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하나 있는 딸을 키우기 위해, 생활을 위해 미장원 원장, 가정부, 술집 마담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생활해야 했다. 그러던 중 틈틈이 시를 쓰던 그녀는 검정고시를 통해서 대학에 들어갔고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지하역’이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다. 고단했던 자신의 삶의 질곡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 이후 그녀는 시집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 여행 산문집 <시가 있는 풍경>을 내놓게 된다. 이외에도 KBS TV <이것이 인생이다> ‘화곡동 황진이’ 편에 출연해 자신의 지난 인생에 대해서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어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던져준 바 있다. 신간 <비구니 산사 가는 길>은 그녀가 전국 13군데 있는 비구나 산사를 여행하면서 겪게 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이 책에서는 전작에서보다는 훨씬 성숙해진 시인의 진솔한 이야기가 산사의 풍경과 함께 펼쳐진다. 상처받은 영혼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글들 “모든 여인들이여, 벗어라 훨훨. 날아라 훨훨” 여인아, 사랑하는 사람 못 만나 괴로우냐? 미워하는 사람 또 만나 괴로우냐? 그 슬픔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아느냐. 그 슬픔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느냐. 돌처럼 앉아 있지만 말고 울지만 말고 그 의문의 칼을 품어라. 이제 연극과 같은 화려한 화장을 지우고 강의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아라. 자궁에서 막 나왔을 때의 참모습이 보이느냐? -본문 중에서 그녀 자신의 삶이 그러해서일까? 여행하는 곳곳에서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아픈 영혼들이다. 한쪽 다리를 저는 고양이 한 마리, 화장을 짙게 한 채 뭔가 슬픔에 잠겨 있는 여인, 옛 친구를 닮은 스님 등등 그녀는 아픈 영혼들을 알아보고는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영혼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힘을 주는 메시지를 건넨다. 힘내라고, 울지 말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렇지만 연민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그녀의 메시지에는 따뜻함과 더불어서 단호한 힘이 묻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타인을 향한 메시지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화두이기도 하다. 이것은 바로 희로애락喜怒哀樂,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애별리고哀別離苦),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괴로움(원증회고怨憎會苦), 갖고 싶은 것을 못 갖는 괴로움(구부득고求不得苦), 감정이 성하여 오는 괴로움(오온성고五蘊盛苦) 등 인간의 삶과 뗄 수 없는 8고에서 벗어나 육체와 정신의 자주독립을 갈망하는 시인의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화두이다. ‘극락에 와서 극락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일갈 물고기 세계에 어느 날 비밀스런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물고기가 살고 있는 물의 세계 어딘가에 ‘바다’라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 소문을 듣고 어느 청년 물고기가 바다를 찾아보겠다고 집을 떠났다. 해일과 난류를 헤쳐 청춘의 비늘이 벗겨지고 꼬리가 헤지도록 헤엄쳐 다녔다. 이제 노인이 되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아직도 그 물고기는 바다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본문 중에서 <비구니 산사 가는 길>에서는 전작에서보다 훨씬 더 깊고 넓어진 시인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바라볼 줄 아는 지혜. 그리고 삶을 여유롭게 돌아볼 줄 아는 선의 경지. 이기와 시인은 그 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찾아다니고 묻고, 또 묻고 명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하루하루 아등바등 살아가는 일상인들에게 마음을 비우는 지혜를 귀띔해준다. 그리고 그 지혜를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일화들을 들려준다.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들려주는 이 이야기들은 이 책의 재미와 가치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794191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05월 22일 |
쪽수 | 341쪽 |
크기 |
152 * 20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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