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볼따 사건의 진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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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에두아르도 멘도사 Eduardo Mendoza (194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생)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마친 후 귀국해서 변호사로 활동하지만, 1970년대 사회의 변화와 개혁의 물결을 지켜보면서 일상에 염증을 느끼고 바르셀로나를 떠나 뉴욕에 정착(1973-1982년)한다.
작가는 UN본부에서 통역과 번역 일을 하며 첫 소설 <사볼따 사건의 진실>(1975년)로 문학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이 작품은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불가사의한 도시>(1986년)와 함께 스페인 문학사에 획을 그었다는 평가 속에 ‘비평 상’을 수상하며, 70년대 최대의 베스트셀러로서 안또니오 드로베에 의해 스크린 문자로 재탄생(1979년)된다.
1979년, 작가는 스페인 전통 소설 양식인 피카레스크 소설과 탐정 소설 형식이 결합된 <어느 미친 사내의 5년 만의 외출>로 다시금 세인의 이목을 받는데, 역시 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 각색(1981년)된 이 작품은 동일 주인공이 등장하는 3부작 <올리브 열매의 미로>(1982년)와 <여자 화장실에서의 모험>(2001년)으로 이어진다.
특히 20년 만에 발표한 <여자 화장실에서의 모험>은 수십만 부의 판매고로 작가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며, ‘2002년 마드리드 북 페어’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바우돌리노>, 노벨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동굴> 등을 제치고 ‘올해의 책’에 선정된다.
지금까지 스페인 언어권에서만 수백 만 권이 독자의 손에 안긴 그 밖의 작품으로는 <전대미문의 섬>(1989년), <구르브 씨 소식 없음>(1991년), <대홍수가 일어난 해>(1992년), <가벼운 코미디>(1996년), 최근에 출간된 <바르셀로나 모더니스트>(2003) 등이 있다.
작가는 프랑스의 ‘최고 외국도서 상’(1998년), 서적상들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 상’(2002년)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모든 작품들은 특유의 문학성과 대중성으로 주요 언어로 번역되는 한편, 대부분 영화를 비롯하여 텔레비전과 연극 작품으로 각색되면서 스테디셀러로 읽혀지고 있다.
역자
권미선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교에서 문학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희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황금세기 피카레스크 소설 장르에 관한 연구>, <‘돈 끼호떼’에 나타난 소설의 개념과 소설론>, 역서로 <납치 일기>, <이솝을 위한 이솝우화>, <파울라>, <아리아드네의 실>, <운명의 딸>, <영혼의 집>, <외면> 등이 있다.
고려대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문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경희대 스페인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혼의 집』, 『운명의 딸』,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사볼타 사건의 진실』, 『브리다』, 『먼 별』 『레헨따』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사볼따 사건의 진실> (1권)
작가의 말
참고문헌
제1부
1장 - 5장
제2부
1장
(- 2권으로 계속)
<사볼따 사건의 진실> (2권)
(- 1권에서 계속)
제2부
2장-10장
옮긴이 해설
책 속으로
-- 나는 신문 지상을 통해 르쁘랭스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사볼따 공장은 화재로 완전히 파괴되었지만 파업으로 공장이 텅 비어 르쁘랭스 외에 희생자는 없었다. 르쁘랭스의 죽음에 대해 다분히 추측적인 다양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공장에 혼자 남아 있다가 변을 당했다, 소수 자원자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불길을 잡으려다가 무너지는 기둥과 벽 더미에 깔렸다, 저장되어 있던 폭약이 폭발해서 사망했다···.
또한 모든 신문은 죽음의 이면에 깔린 의혹도 제기했다.
예를 들어, 르쁘랭스가 공장에서 혼자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자살인가, 아니면 사고를 위장한 살인인가? 만일 후자라면, 르쁘랭스는 강제로 공장으로 끌려가서 감금된 것인가?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살해되지 않았는가? 경찰 수사는 왜 시작되지 않고 있는가?
이렇듯 모든 기사는 그 어느 것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에 르쁘랭스 자체에 대한 평가는 ‘재계의 거물’이라는 미사여구로 일치되고 있었다. 주요 일간지들은 회사가 파산되었다는 사실에는 침묵하는 대신 고인의 명복을 기리는 데 열을 올렸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이 바르셀로나를 세웠다면 한 외국인이 바르셀로나를 위대하게 만들었다’(<라 반과르디아>), ‘그는 프랑스인이었지만 까딸루냐인으로 살다가 죽었다’(<엘 브루시>), ‘위대한 까딸루냐 산업을 이룬 산업 일군으로 한 시대의 상징이며 이 시대의 등불이자 나침반이다’(<엘 문도>) 등등···, 한마디로 판에 박힌 칭찬 일색의 기사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
‘개는 죽었지만 광견병은 계속 되고 있다’라는 섬뜩한 문구의 <정의의 목소리>만을 제외하고는. (본문 491쪽)
출판사 서평
스페인 현대사에서 1975년은 더없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철권 통치자 프랑코의 죽음으로 독재 정권이 붕괴된 해이며, 체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의 열망이 불꽃처럼 타오르던 새로운 사회의 원년이기 때문이다.
한편 스페인 문학은 침체 일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설 문학을 바라보는 동시대 작가나 새로운 세대는 전통 문학, 즉 세르반떼스나 피카레스크 소설 같은 전통적 소설 양식에 대한 향수에 젖기도 하지만, 이미 유입된 라틴아메리카 ‘붐 소설’ 같은 다양한 텍스트 실험을 모색하는데 급급할 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런데 1975년 독재자 프랑코가 죽기 직전에 예기치 못한 소설이 발표된다.
<사볼따 사건의 진실>. ‘새로운 글쓰기보다는 새로운 글읽기’를 염두에 두고서 오로지 자료 정리와 습작에 매진하던 무명의 작가 에두아르도 멘도사가 내놓은 회심의 작품이다.
<사볼따 사건의 진실>은 작가가 한때 포기했던 방대한 자료 작업을 다시 정리한 첫 소설이다.
이 작품은 기법이나 구조면에서 전통적인 산문 양식과의 단절을 가져온 것과 동시에 급격한 변화와 개혁에 부합되는 상징적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는다. 유머와 아이러니, 작가의 경험과 다양한 표현 형식의 조화, 패러디, 풍자, 대중 문학에 대한 페스티쉬, 기사 문학과 현대 소설의 기법까지···.
이 작품은 격변기 스페인 사회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이듬해에는 마르께스의 <족장의 가을>을 제치고 당시 스페인 언어권 현대 문학(소설 분야)에서 최고의 상으로 인정되는 ‘비평 상’(1976년)을 수상하며, 무명의 작가에게 스페인 최고 작가이자 베스트셀러 소설가의 반열에 오르는 계기를 안겨준다.
<사볼따 사건의 진실>은 20세기 초의 대도시이자 산업도시인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가 축을 이루며 전개되는데, ‘사볼따 사(社)’의 사주 사볼따의 암살 사건의 진상을 탐정소설 형식으로 풀어가는 것이 그 하나라면, 르쁘랭스와 미란다 그리고 집시여자 마리아 꼬랄 사이의 반전을 거듭하는 로맨스가 다른 하나이다.
20세기 초, 스페인은 1차 세계대전의 직접적인 영향권 밖에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불안한 정치 체제하에서 전통적인 지역간의 분열과 반목에 휩싸이고, 특히 산업도시인 바르셀로나의 상황(1917-19년)은 악화일로를 치닫는다.
전통적 보수주의, 지역주의, 자유주의, 무정부주의, 낭만적 이상주의, 레닌주의 등 다양한 이념과 사상의 유입, 체제 반대 운동과 노동자 시위, 국제 스파이나 킬러와 프락치들의 활동, 암살과 테러가 난무하면서 도시 사회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고조되는 한편, 사치와 허영에 물든 부르주아와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대도시로 이주한 프롤레타리아가 첨예하게 대립한 것이다.
이 작품은 기업주이자 창업주인 사볼따가 암살되며 시작된다.
‘사볼따 사’는 비밀리에 무기를 수출하며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던 회사이다. 사건은 미궁에 빠져들고, 용의자로 지목된 테러리스트들(노조원)이 희생되는 선으로 일단락된다. 그러나 사건의 이면에는 베일에 휩싸인, 프랑스 출신의 유망한 기업가로 알려진 르쁘랭스가 도사리고 있다. 그는 사볼따 사를 장악하고자 창업주의 동료들까지 제거하며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노조 활동의 위축을 가져오면서 성공한 것처럼 보이던, 나중에 권력층으로 부상하던 그의 욕망은 한 여자(마리아 꼬랄)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르쁘랭스와 마리아 꼬랄과의 운명적인 만남.
두 사람의 만남은 또 하나의 인물 하비에르 미란다와의 관계 속에서 이 작품의 다른 축을 형성하며 전개된다. 미모의 집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 르쁘랭스는 사볼따의 신임을 얻고 그의 외동딸과 결혼하며 엄청난 부를 쥐지만 마리아 꼬랄을 잊지 못하는데, 그의 사랑은 이기적이고 충동적이다 못해 자신의 정부를 곁에 두기 위해서 미란다와 억지 결혼을 시킬 정도로 집요하고 가혹하다. 반면, 가난한 소시민이자 사무원인 미란다는 자신의 친구이자 ‘주인’이나 다름없는 르쁘랭스와 마리아 꼬랄의 관계를 묵묵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결국 세 남녀의 애정과 갈등은 우여곡절 끝에 르쁘랭스의 몰락과 죽음으로 마감되고, 미란다와 마리아 꼬랄은 새로운 나라를 찾아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사볼따 사건의 진실>에서 작가 멘도사가 지속적으로 다루는 것은 우리 인간의 삶과 속성이다. 이 작품에는 곳곳에서 스탕달이나 19세기 사실주의 계열의 소설에서 보듯 당시의 사회상과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이 반복되면서 투영된다.
부와 명예를 쥐지만 늘 고독과 불안감에 사로잡힌 르쁘랭스, 부와 신분 상승을 꿈꾸는 하비에르 미란다, 오직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마리아 꼬랄, 자신이 쳐놓은 야망의 덫에 빠진 채 힘든 일생을 보내는 변호사 꼬르따바녜스, 낭만적 이상주의자 소또, 도시의 밑바닥을 헤매면서 경찰의 끄나풀 역할로 목숨을 부지하는 기회주의자 네메시스, 체제에 순응하면서도 사회 정의를 위해 암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말겠다는 바스께스 반장, 자신의 불행한 삶을 안고 사는 미망인 돌로레따스, 소시민적인 속성을 지닌 세라마드릴레스 등···. 그들은 하나같이 한 사회를 구성하고 각 구성원을 상징하는 인물들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그들을 통해 우리 인간의 비틀어진 욕망을 뒤쫓는 한편, 당시의 사회상을 통해 여전히 보수적이고 민주주의 체제로 전이되지 못한 70년대 스페인의 격변기를 객관적이면서 우회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사볼따 사건의 진실>은 독특한 창작 기법과 참신한 구조에서 빛을 발하는 장편소설이다.
1부와 2부로 나뉜 이 작품은 각각 5개와 10개의 장으로 나뉘고, 각 장들은 다시 수백 개의 길고 짧은 장면으로, 각각의 장면들은 다시 법정심문, 신문기사, 진술서, 서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법정심문 장면이 이 작품의 도입 부분으로 대체되듯 퍼즐이나 모자이크 형태를 띠고 있는 세분화된 외형적 구조는 탐정소설 기법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자칫 단순하게 전개될 수도 있었던 암살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또한 이 작품은 작가가 밝히듯 정확한 자료가 바탕이 된 역사 소설의 특징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실재했던 ‘바레뜨 사건’과 관련된 증거물이나 서류와 사진 등이 정리된 <기업적 테러리즘에 관한 문서들>, 몬주익의 역사와 무정부주의자들을 탄압한 내용이 담긴 <몬주익, 역사적 사실과 기억들>, 쁘리모 데 리베라 독재 시절 금서였던 <총잡이들의 유래와 활동>, 아나키즘의 탄생과 흐름을 보여주는 <아나키즘 드라마들>, 20세기 초반 스페인 테러리즘을 분석한 <테러리즘에 관한 진실>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에두아르도 멘도사는 이 작품으로 스페인 최고 작가의 반열에 이르는 계기를 마련하며, 이어지는 그의 작품들은 발표될 때마다 수십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읽혀진다. 우리 독자는 30년 전에 발표된, ‘스페인 작가다운 작가’ 멘도사의 <사볼따 사건의 진실>을 읽는 동안, 역사가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해석될 수 있는가를, 우리 인간의 속성이란 게 얼마든지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될 수 있는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482036 | ||
---|---|---|---|
발행(출시)일자 | 2005년 06월 01일 | ||
쪽수 | 253쪽 | ||
크기 |
142 * 215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Verdad Sobrel el Caso Savolta/Mendoza, Eduard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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