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와 걷는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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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가치가 높은 인문교양서 겸 지리산 잡학사전
국내 최고의 산줄기 작가인 현오 권태화가 2018 교양부문 세종도서로 선정된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에 이어 지금껏 출판된 적이 없는 방대하고 소장 가치가 높은 책 《현오와 걷는 지리산》을 펴냈다. 30여 년 동안 백두대간과 정맥을 몇 차례 완주하고 지맥을 진행 중인 저자는 산행의 묘미와 현장감을 살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둘레길 295km를 비롯하여 지리산의 주릉 및 동서남북 능선, 산줄기, 지리태극종주, 화대종주 등 익스트림한 코스 등을 총망라하여 소개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수없이 걸으면서도 전혀 몰랐던 색다른 지리산으로 안내한다. 현재의 논문이나 문학작품은 물론 옛 문헌까지 훑어서 지리산의 역사적 의미와 지리적인 고찰, 문화, 종교, 환경 및 지리산과 관련한 역사적 인물들에 관해 섬세하면서도 해박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지리산은 그 자체가 역사지리요 인문지리란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산과 마을 이름의 유래, 지리산에 많은 유적지와 문화재 등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내용들도 하나하나 바로잡는다. 무려 544쪽이나 되는 컬러북에 담긴 방대한 자료와 사진 등은 산이 좋아서 산에 오르지만 지리산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작가정보
대한민국에서 산줄기 산행 전문작가로는 최고로 꼽힌다. 풍부한 산행력과 지리, 역사 등에 해박한 지식, 글쓰기 능력까지 갖추어 전문 산악인 사이에서는 ‘선수’로 통한다. 오케이 아웃도어 조회수 지리산 구간 4,510회 기록 보유 산줄기 파워 블로거이기도 하다.
2014년 5월호부터 7회에 걸쳐 박성태 선생의 신산경표 해설을 〈월간 산〉(2014년 5월~12월)에 연재했다. 첫 책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은 출간되자마자 화제의 책으로 언론에 소개되었고 2018 교양부문 세종도서로 선정되었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과 수원에서 법원공무원 생활을 했다. 6개월 만에 제1차 백두대간을 완주하고 9정맥도 3년 만에 마쳤다. 한북정맥과 한강기맥에서 분기한 10km급 이상 산줄기(단맥) 60여 개는 모두 섭렵했다. 주로 지맥 산행을 하면서 기회가 될 때 5차 백두대간도 병행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 홀대모(홀로 대간, 정맥, 기맥, 지맥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홀로산행에서 온라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음사이트에 ‘산, 산줄기 그리고…’라는 블로그(http://blog.daum.net/1kthlg2/924)를 운영하면서 매주 1~2회 산을 오르며 꾸준히 산행이기를 올리고 있다.
산경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며, 현재, 우리나라 산줄기를 재정비하여 나라로부터 공인을 받기 위해 ‘대한산경표’를 집필하고 있다.
목차
- 1부 지리산 개요
1. 지리산 개관
지명은 보수적이다
2. 지리산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지리산의 영역
지리산의 크기
지리산의 끝은 곧 백두대간의 끝이다
두류신기 왈, 동은 천왕봉에서, 서는 반야봉에서, 남은 노량에서
지리의 동은 남강, 서는 섬진강
2부 지리산 둘레길
제1구간 주천면 장안교~운봉읍 운봉초교
둘레길 최고의 도우미는 이정목!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로와 만나다
백두대간은 생물이다
갈대가 많아서 노치마을이라고?
람천은 지리산의 중심 물줄기이다
람천 제방 길은 벚꽃 길이다
유적의 보고 여원재
제2구간 운봉초교~구인월교
박봉양과 갑오토비사적비
동학농민운동을 부정적으로 보았던 매천
조선 개국의 기틀을 다진 황산대첩
비전마을은 국악의 성지이다
제3구간 구인월교~금계마을
제방 길을 따라가면서 보는 주변 풍경
지리산은 민초들의 피란처이기도 했다
불교의 전래
불교와 토속신앙의 결합
등구사 소고
다랭이논은 하늘네미 또는 공중네미라고도 불렀다
와불산은 미타봉이다
역사지리의 현장인 추성동
제4구간 금계마을~동강마을
무릉도원이라 여겨졌던 의탄마을
서암정사는 색다른 사찰이다
지리산 유람의 명소였던 용유담
지리산 둘레길은 용유담부터 화산12곡과 함께한다
제5구간 동강마을~수철마을
그런데 여기는 엄천인데 웬 동강?
산청·함양 학살 사건- 견벽청야 작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41.4봉은 훌륭한 조망처!
구형왕이 지나던 길
제6구간 수철리~성심원
수철리는 그저 하천가의 마을이라는 뜻이다
남강이 산청에 들어오면 경호강이 된다
환아정이라는 정자
제7구간 성심원~운리마을
단성은 신성한 마을의 의미이다
웅석봉에서 여러 길이 갈린다
단속사 소고
광제암문은 고운의 필체가 아니다!
남명의 시 증유정산인
제8구간 운리마을~덕산
‘경의’는 남명 학문의 양대 지표
백운동은 남명선생 놀이터?
입덕문은 스승을 만나러 들어가는 문
같은 것 같으면서도 너무 다른 남명과 퇴계
수제자 내암 정인홍
남명기념관
제9구간 덕산~위태마을
정인홍 등이 세운 덕천서원
문창대 논란
덕산 사람은 이데올로기 투쟁의 희생자
제10구간 위태마을~하동호
낙남정맥이 지나는 제10구간
폐사된 수정사 이야기
1014번 도로는 청학동 가는 길
양이터재에서 낙남정맥을 만나다
제11구간 하동호~삼화실
횡천지맥은 낙남정맥에서 가지를 친 지맥(枝脈)
횡천지맥은?
마을 입구가 예쁜 하존티마을
제12구간 삼화실~대축마을
삼화실은 三花室이다
서당마을에서 바로 하동읍으로 나갈 수도 있다
신촌재에서 만나는 횡천지맥
북한의 백두대산줄기
먹점마을은 광양 다압에서 봐야
드디어 섬진강이고 악양이다!
악양은 소다사현이었다
제12-A구간 하동읍~서당마을
기선(岐線)은 본선(本線)의 아류이다
12-A구간의 시작은 (사)숲길 본부이다
둘레길에서 보는 호남정맥
제13구간 대축마을~원부춘
악양은 소설 《토지》의 고향이다
삽암과 모한대와 취적대
한유한, 정여창 그리고 조지서…
한산사에 가서는 주련을 꼭 봐야 한다
제14구간 원부춘~가탄마을
둘레꾼들의 쉼터 ‘카페 하늘·호수 차밭’
무릉도원이라 불리던 화개동천은 도대체 어디인가?
고운 최치원과 혜소 진감선사의 쌍계사
불교와 유학의 융합- 비운의 천재 고운 최치원
지리산의 여러 이름들
지리는 ‘둠/두르’라는 순수한 우리말이었다
문화재의 보고 쌍계사
선종과 쌍계사
불일(佛日)은 지눌의 시호이다
제15구간 가탄~송정마을
화개장터하면 김동리의 소설 ‘역마’가 떠오른다
사하촌인 법하마을
섬진강 건너에 있는 호남정맥
지리산과 기독교
섬진강 건너의 풍경
제15-A구간 목아재~당재
들머리는 화개면 범왕리 목통교
삼신동에서 일어난 일들
칠불사에 얽힌 얘기들
전란의 피해자 연곡사
천혜의 요새 피아골
제16구간 송정마을~오미
역사의 현장 석주관
계족산 소고
운조루의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제17구간 오미~난동
본선(本線), 기선(岐線) 그리고 지선(支線)
백의종군길과 함께 걷다
오산을 보면서 걷는 즐거움도 자못 크다
구례는 분지다
영원한 유학자였던 매천 황현
작은 지리산
구간 끝까지 호사를 누리는 눈
제18구간 난동~오미
길상봉의 노고단은 산신에게 제를 올리는 기도처였다
연기조사의 화엄사, 연곡사, 법계사, 대원사
사도리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는?
제19구간 당동~산동
남악사라는 사당이 있어서 당동마을이다
산동은 산수유의 고장
효동마을을 지나고…
제20구간 산동~주천
산수유 시목지와 ‘이순신 백의종군길’ 기념공원
서시지맥이 지나는 역사지리의 현장 밤재
둘레길의 끝은 고남산과 고리산이 보이는 원천초등학교
3부 산경표로 본 지리산
1. 백두대간 구간
2. 낙남정맥 구간
3. 지리산의 지맥(枝脈)
4부 지리산의 주릉 및 동서남북 능선
지리능선 코스 개요
1. 지리주릉 코스
종석대에 올라서면…
고 함태식 선생과 노고단산장
길상봉의 노고단은 신의 영역
국제신사인 남악사와 사설신사인 성모사
불무장등이라는 지명은…
형제봉 이야기
벽소령은 벽송령?
영신사를 들른 선인들
저여원이라고도 불렀던 세석평전은 청학동이기도 했다
청학연못 소고
연하선경의 아름다움
제석당만큼은 천신을 모시는 사당이었다
하늘에 오르려면 반드시 통천문을 통과해야
성모사라는 사설신사(私設神祠)
천왕봉에서의 조망
일제는 천왕봉을 상봉으로 부르게 했다?
2. 지리서부능선 코스
구인월 마을회관은 ‘지태교(智太敎)의 신당(神堂)’이다
양들의 천국이었던 운봉목장
달궁 가는 길
황령(黃嶺)과 정령(鄭嶺)
황령은 지금의 묘봉치(妙峰峙)?
만복대의 ‘대(臺)’의 의미는?
어떤 게 진짜 고리봉인가?
3. 지리북부능선 코스
음정에서 벽소령은 널찍한 임도를 따른다
와운골의 지세
북부능선은 7암자 코스와 일정 부분 겹친다
삼정산보다는 헬기장이 조망터이다
실상산파의 산실 실상사
4. 지리남부능선 코스
영신봉에서 음양수까지는 우회길을 이용해도 아쉽지 않다
횡천지맥이 갈리는 삼신봉
횡천지맥을 보내는 시루봉
형제봉은 성제봉이다
5. 지리동부능선 코스
들머리는 성심원으로!
웅석봉에서 봐야 비로소 지리산이 ‘한국의 산’으로 구체화된다
곰이 굴러떨어져 죽은 산이라서 웅석봉이라고?
지리동부능선에는 두 곳의 왕등재가 있다?
새봉에서 우회전하면 와불산으로 갈 수 있다
영랑대와 소년대는 그야말로 지리 제일의 조망터이다
5부 기타 종주 코스
1. 지리태극종주 코스
2. 화대종주 코스
책 속으로
그러다 보니 최근 개발된 ‘지리산 둘레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혹시나 이 둘레길을 걷다 보면 망태기를 짊어진 약초꾼이나 치성을 드릴 각종 제수용품을 머리에 이거나 지게에 진 기도꾼들을 만나거나 혹은 지로승을 앞세우고 도포 자락을 날리며 거친 숨소리를 내며 걷는 점필재 김종직이나 탁영 김일손 일행들을 만날 수 있게 되지나 않을까? 아니면 죽창이나 낫을 들었다 다시 사냥총으로 바꿔 들고는 왜구와 일본군에 쫓기는 의병들의 분노의 함성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반야봉에 오르면 문수보살의 법문을 들을 수 있거나 천왕봉과 제석봉에서는 성모신이나 천신에게 제를 올리는 무속인들의 주술 소리도 엿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도 아니면 이념이 뭔지도 모르는 채 입산한 빨치산의 흔적을 찾고 있는 조정래나 사상이나 조국보다는 지리산의 물과 흙을 갈구했던 이병주를 혹은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서 방아쇠를 당겨야만 했던 이념 없는 지리산 사람 배달수와 결국 만신이 되어 지리산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그의 딸 배만화를 찾는 문순태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들을 찾던 우천 허만수 선생이나 함태식, 김경렬, 변규화, 성산 그리고 최화수 선생은 다들 어디 계실까? 이런 모든 만남을 위해 우선 지리산 둘레길 295km를 걸으면서 이 길이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사람과 생명을 성찰하는 순례의 길임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자. 그러고는 지리산 능선으로 올라 우리의 걸음으로 걸으면서 과거의 선조들이 지리산을 경외의 대상으로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함께 느껴보자.
-pp. 25~26쪽
김선신은 ‘두류전지’에서 이 지리산을 금강산에 비해 “몸체는 풍성하면서 정상의 꼭대기는 우뚝하고 확고한 자태를 지키면서 골짜기의 굴곡은 곡진하며 밝은 지혜를 가졌으면서도 알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내보인다. 그러므로 차라리 두류산처럼 어둑할지언정 금강산의 화려함을 본받지 말며, 차라리 두류산의 엄숙함에 처할지언정 금강산의 찬란함을 가까이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금강산은 재주 있는 선비이다. 재주 있는 사람을 사람들이 사랑하지만 사랑이 극심하면 해치게 된다. 그러므로 그 모습이 오히려 시름겹다. 두류산은 덕이 있는 노인이다. 덕이 있는 사람을 사람들이 사랑하지만 공경함이 오래되면 반드시 멀리하게 되며 멀어지면 잊어버리게 된다. 아! 내가 어찌하면 공경함이 오래되어도 잊지 않는 사람과 살면서 두류산의 온전한 덕을 논할 수 있을까?”라고 지리를 그렸다.
-pp. 27~28쪽
만약 이 지리산 둘레길을 필자가 기획했다면 둘레길은 분명 백두대간 상의 저 여원재를 지나게 그렸을 것이다. 그랬으면 이 둘레길은 역사지리의 한 부분으로서의 여원재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즉 여원재의 옛길인 ‘통영별로’를 지나는 이들의 안녕과 국태민안을 위하여 만든 고려 사람들의 ‘마애불’을 볼 수 있었을 것이며, 황산전투를 앞두고 부장들과 전략을 숙의하는 태조 이성계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시대를 달리하여 무능한 선조로부터 고문까지 당한 뒤 서울을 출발하여 임지로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이 여원재에 이르러 마침 쏟아지는 폭우를 맞으면서도 피난 가느라 우왕좌왕하고 있는 백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장군의 우국충정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당시 신분해방과 척왜양(斥倭洋)을 외치는 농민군과 이를 제압하려는 민보군과 관군 연합군의 격렬한 싸움의 현장을 매천 황현과 함께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치기 위하여 참전하여 이곳을 두 번이나 지났던 명나라 장수 유정(劉綎)의 흔적을 보면서 한층 심도 있는 걸음이 되었을 것이다.
-p. 65쪽
그런데 양화대라는 이름에 대하여 논의가 좀 있다. 사실 이 양화대에는 버드나무가 보이지도 않고 있을 만한 곳도 아니건만 선인들은 버드나무를 노래했다. 왜 그랬을까? 이는 우리말의 어원에서 찾아야 한다.
본시 우리나라의 옛말은 단순했다. 산이면 그저 높은 것이고 사람 사는 곳이면 다 마을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바다나 강 그리고 호수 등을 향해 뾰족하게 내민 땅의 끝부분도 눈에 띄었으리라. 그것을 옛사람들은 ‘곶, ?, 꽃’ 등으로 불렀다. 그러니 코가 우리 얼굴에서 뾰족하게 나온 부분이며 송곳이나 곡괭이, 꼬챙이, 곶감, 꼬치 등이 그런 의미를 간직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겠다.
우리 땅에 한자가 들어오면서 이를 한자로 표기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고 특히 신라 경덕왕은 모든 지명을 한자화하였다. 그러는 과정에서 곶 안에 있는 마을은 ‘곶안’이니 ‘고잔’이 되어 ‘串安’이나 ‘古棧’이 되었고, 꽃은 ‘花’를 썼고 더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華’를 쓰기도 했다. 화개장터의 화개(花開)가 바로 이런 취지에서 생긴 말이다.
-pp. 137~138쪽
출판사 서평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 지리산이 왜 지리산일까?
국내 최고의 산줄기 작가가 명쾌한 답을 주는
단연 독보적이고 특별한 인문 교양서!
30여 년 동안 백두대간과 정맥을 몇 차례 완주하고 지맥을 진행 중인 국내 최고의 산줄기 작가 현오 권태화가 2018 교양부문 세종도서로 선정된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에 이어 또 하나의 역작 《현오와 걷는 지리산》을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랜 시간 동안 직접 지리산을 눈으로 보고 머리로 산의 이어짐을 그리면서 걸은 기록이고,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에 얽힌 숨겨진 얘기들을 해박하게 가이드하는 형식으로 풀어가는 여정이다. 이런 형식은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둘레길 295km를 비롯하여 지리산의 주릉 및 동서남북 능선, 산줄기, 지리태극종주, 화대종주 등 익스트림한 코스 산행의 묘미와 현장감을 최대한 살려준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수없이 걸으면서도 전혀 몰랐던 색다른 지리산으로 안내한다. 현재의 논문이나 문학작품은 물론 옛 문헌까지 훑어서 지리산의 역사적 의미와 지리적인 고찰, 문화, 종교, 환경 및 지리산과 관련한 역사적 인물들에 관해 섬세하면서도 해박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지리산은 그 자체가 역사지리요 인문지리란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독자는 이순신 장군을 만나고 명나라 장수 유정, 조경남의 ‘난중잡록’ 얘기도 듣는다. 남명 조식에게 ‘경의(敬義)의 참뜻을 새길 수 있고 그의 제자들이 의병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교육 환경도 알게 되며 수제자인 의리파 정인홍과 울분을 함께한다.
조선 유학의 종조였던 점필재 김종직과 함께 산행을 하며 이른바 ‘점필재 루트’를 거론한다. 이는 훗날 김굉필, 신정지, 남효온, 김일손, 정여창 등으로 하여금 지리를 통하여 울울한 현실의 좌절을 위로받거나 새로운 학문의 길에 정진토록 하는 일종의 성지순례 코스가 되었다.
쌍계사에서는 고운 최치원을 만나서 “지리산이 왜 지리산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길상봉 노고단에서는 마고 할머니와 남악사에 모셔진 선도성모에 대해 살펴보고, 반야봉에서는 문수보살의 법문을 듣는다. 벽소령에서는 벽송대사와 그의 제자들을 다루고, 악양에서는 왕의 부름을 뿌리치고 창을 넘어 몸을 숨기는 한유한의 얘기, 제석당 노파의 푸념소리나 향적사 노승의 하소연을 듣는다. 통천문을 지나는 신선의 땀 냄새도 맡을 수 있고, 천왕봉 성모사에서는 승려 천연과 비바람 속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천왕봉 일월대에서는 멀리 소백산을 바라보며 승려 종수를 앞세우고 산행을 즐기던 퇴계 이황의 그림자도 엿본다. 영랑대로 내려올 때 하봉의 비트에서 웅석봉 옆 달뜨기 능선 위로 떠오르는 처연한 달을 보며 어머니와 고향 생각에 눈물짓던 어린 빨치산의 발싸개도 만져준다.
김종직과 김일손을 만나 조의제문과 무오사화에 대한 얘기도 듣고, 실상사에서 신라 5교9산을 거론하며 선종을 얘기할 때 단속사에서는 성유신도 만난다. 그리고 화엄사로 가서는 원효와 의상의 화엄사상을 인도에서 날아온 연기조사의 얘기와 함께 듣는다. 이 책은 이런 숱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또한 산과 마을 이름의 유래, 지리산에 많은 유적지와 문화재 등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내용들도 하나하나 바로잡는다.
이 책은 지리산을 수십 번 오른 전문 산악인조차도 전혀 알지 못했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고, 544쪽이나 되는 두툼한 분량이지만 한번 손에 잡으면 내려놓기가 힘들 정도다. 그만큼 책장이 잘 넘어간다는 얘기다. 산이 좋아서 산에 오르지만 지리산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소장 가치가 높은 책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435933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3월 08일 |
쪽수 | 544쪽 |
크기 |
152 * 224
* 36
mm
/ 87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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