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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 추천도서 > 아침독서 중고등 추천도서 > 2007년 선정
작가정보
목차
- 신화로 세계를 만나자
지은이의 말
[제1부] 물의 근본, 불의 근본
1. 하늘 땅 생길 적에
2. 해 한 개 달 한 개를 쏴라
3. 궁산선비와 명월각시
◎ 홍수이야기
[제2부] 저승 왕도 왕, 이승 왕도 왕
1. 명진국 따님과 동해 용궁 동정국의 따님
2. 삼천 년을 산 사만이
3. 사마장자 대신 잡혀 간 말
4. 염라대왕을 잡으러 저승에 간 강임이
[제3부] 너희가 무엇이 공덕인 줄 아는가
1.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무당신 바리데기
2.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무당이 된 잿부기 삼 형제
◎ 아픈 어린아이들의 신
[제4부] 당금애기와 삼불제석
1. 청룡 황룡이 여의주를 다투니
2. 아버지를 찾아서
[덧붙이는 글]
신화로 만나는 우리
조금만 알면 훨씬 더 흥미로운 우리 신
우리 구전신화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책 속으로
원님이 양 주먹을 불끈 쥐고서 발발 떨며 댓돌 아래로 내려서니 염라대왕이 소리를 높였다. “어떤 일로 나를 청하였느냐?” 원님은 대답을 할 수 없어 주먹만 쥐고 떨 뿐이었다. 그러자 원님 대신 강임이 대답을 하였다. “염라대왕님, 어찌 그리 욕을 하십니까? 저승 왕도 왕이고 이승 왕도 왕인데, 왕과 왕끼리 못 청할 바가 있습니까?” “강임이 똑똑하고 영리하구나.” -「염라대왕을 잡으러 저승에 간 강임이」 편에서
출판사 서평
1. 『이승과 저승을 잇는 다리 한국 신화』의 출간 의도 근래 들어 어린이는 물론 성인독자들을 위한 한국 신화서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중이 읽고 있는 한국 신화서는 우리 신화가 지닌 잠재력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대개의 한국 신화서들이 반가운 옛이야기로 탈색되어 있거나 교양인을 위한 신화입문서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은이의 말에서 신화는 “그 신화를 신성시하는 집단의 세계관을 담고 있”기에 “우리 구전신화의 원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승과 저승을 잇는 다리 한국 신화』는 신화전문가 최원오의 엄정한 손길로 가려 뽑아진 12편의 한국 신화집이다. 동아시아 영웅서사시에 대한 비교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최원오는 이 책에서 한국의 구전신화를 있게 한 어머니인 굿과 관련한 풍부한 도판과 설명을 곁들였으며, 우리 구전신화의 원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믿을 만한 판본을 택하여 정리하였다. 이 책은 한국 신화의 원전을 전문가의 도움 아래 대중 독자가 직접 감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한국은 본래 신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어디를 가든 신화 한 가지 안 가진 곳이 없고, 집 안에 들어가도 신이 없는 데가 없다. 부엌에는 부엌신이 있고, 장독대에는 장독신이 있고, 산에는 산신이 있다. 이 책은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인간이 어떻게 나고 죽는지, 생산과 풍요의 여신이 누구인지 다루고 있는 한국 신화를 깊고 넓은 전문가의 눈으로 골라낸 것이다. (곧 나올『자청하는 여신 자청비』(가제)에서는 우리가 간직해온 사랑과 가정, 영웅에 대한 신화를 소개할 것이다.) 2. 책의 개요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세상의 창조와 관련한 이야기, 삶과 죽음에 관련한 이야기, 무당의 근원이 되는 대표적인 무조신의 이야기, 농경생산신이자 마을신인 당금애기와 제석신의 이야기 등 우리 신화가 우주와 인간세상의 폭넓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짜임새 있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남겨진 귀한 무속화와 풍부한 자료사진들, 그리고 젊은 화백 이지연이 그려낸 현대적인 신화 그림들로 신화적인 시공간을 독자들이 생생하게 볼 수 있게 했다. 제1부 ‘물의 근본, 불의 근본’은 미륵과 석가가 혹은 대별왕.소별왕이 세상의 창조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인간세상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어떻게 속임수를 써 세상에 악을 퍼트렸는지 등의 세상의 근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2부 ‘저승 왕도 왕, 이승 왕도 왕’은 출산신인 삼승할멈 이야기, 저승차사와 협상을 해서 죽음을 유예하는 사만이, 사마장자 등의 이야기, 저승여행을 하고 오는 강임이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 제3부 ‘너희가 무엇이 공덕인 줄 아는가’는 육지와 제주도에서 각기 무당의 근원이 되는 대표적인 무조신 바리데기와 잿부기 삼 형제 이야기와 아픈 어린아이들을 돌봐 주는 거북이와 남생이 형제 이야기를 통해 저승길로 이끌어 주고 병을 돌봐 주는 신들에 대한 신앙을 다루고 있다. 제4부 ‘당금애기와 삼불제석’은 제석굿이라는 굿거리에서 받들어지는 여신 당금애기와 남신 제석신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농경생산신이며 특히 당금애기는 지역수호신 혹은 마을신이기도 하다. 3. 한국 신화, 인간이 처한 문제를 먼저 극복한 신이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자격을 갖는다. 우리 신화에는 높은 신 낮은 신이 따로 있지 않다. 우리의 일상적 삶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신은 모두 평등하다. 간혹 옥황상제와 같은 도교의 신, 염라대왕과 같은 불교의 신이 등장하여 하위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것은 한국 구전신화의 본모습이 아니다. 도교나 불교의 신이 무속에 수용된 결과 나타난 현상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한국의 구전신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적 삶에서 생겨나는 문제만큼의 평등한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즉 다양한 신들이 총 집합되어 있는 신화가 우리의 구전신화이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아프지 않아야 하고, 먹고살 만큼의 생산이 보장되어야 하고, 자식 낳고 가정을 평안하게 유지해야 하는 등의 모든 것이 신화를 이룬다. 여기에 더하여 죽지 않고 오래 살았으면 하고, 죽더라도 편안하게 이 세상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것 등이 더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열거하다 보면 한정 없이 다양한 듯하지만 인간의 생존에 긴요한 명복추구하는 것으로 보면 아주 단순할 수도 있다. 우리의 구전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모두 인간에게 명과 복을 주는 신으로 등장할 뿐 그 외의 신적 능력을 갖고서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 신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한 우리의 굿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굿을 하는 목적과 거기에서 무당이 노래로 부르는 신화의 그것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굿은 인간의 생과 사, 그리고 그것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는 마을이 중심이 되는 굿이고, 그러기에 이 세 가지와 관련한 신들이 다수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문제 해결과 관련 있는 신이 만들어지고, 그리하여 그 신이 숭배되는 것이다. 인간의 명과 복을 위해서 우리의 신들은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의 구전신화를 두고 지극히 현세적인 신화라거나 인간 중심의 신화라 한다. 한국의 굿이 인간 중심의 굿이기에 거기에서 불려지는 신화 역시 인간 중심의 신화일 수밖에 없다. 인간 중심이란 인간이 필요할 때만 신을 찾는다는 얘기다. 평상시에는 찾지 않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찾는다는 것. 그것은 우리의 일상적 삶과 닮아 있다. 평상시에는 잊어버리고 지내다가도 문제가 발생하면 이곳 저곳 찾아다니고,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고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래서 우리 신들이 인간처럼 평범하게 태어난다거나 뇌물을 받고 일을 엉망으로 처리한다거나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절대적 신의 모습이 아닌 인간 현실의 반영 서사로서 우리의 구전신화는 만들어져 구비 전승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신도 애초에는 우리 인간들이 처한 문제와 똑같은 문제에 처했었고, 그것을 극복하여 마침내 신으로 좌정판과정을 보게 된다. 그렇기에 그런 신은 우리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훗날 저승차사가 되는 인간 강임이가 저승 염라대왕을 찾아가 인간세상으로 데려오는 이야기에서는, 염라대왕이 이승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김치 원님을 윽박지르자 강임이 “저승 왕도 왕이고 이승 왕도 왕인데, 왕과 왕끼리 못 청할 바가 있습니까?”라고 하여 염라대왕을 압도한다. 우리 신화에서 저승은 이승에 대해 일방적인 권세를 누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신들은 우리 인간의 문제를 듣고 해결해 주는 위치에 있다. 저만치 떨어져서 우리 인간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은 인간과 다르다. 신을 호출했다면 잘 대접해야 한다. 혹시라도 잘 대접해 주지 못하면 벌을 받는다. 잘 대접하면 명과 복을 주고, 잘 대접해 주지 못 하면 명과 복을 앗아가는 것이다. 주는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신들인 셈이다. 또한 선악을 초월한 신이라고까지 얘기하기도 하는바, 선악의 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의 대접 여하에 따라 선신이 되거나 악신이 된다. 창세신화를 보면 미륵과 석가 혹은 대별왕, 소별왕이 인간 세상을 차지하기 위해 꽃 피우기 내기를 한다. 이때 석가 혹은 소별왕이 쓴 속임수 때문에 인간 세상에 악이 발생한다. 하지만 우리 신화에는 악신의 구체적인 형상이 없다. 단지 악한 행동이 최초에 있었고 그래서 악이 만연하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그것은 누군가를 악신으로 몰아세우기보다는 누구나 악한 행동을 하면 악신이 된다는 합리적인 태도로 보인다. 4. 어리숙하면서도 정겨운 우리 신들 한국 신화를 읽다 보면 저승에 간 강임이를 이승으로 이끌어준 하얀 개가 강임이 목을 물어서 남자의 목젖이 튀어나오게 되었다는 일화나 저승차사들과 이승 사람들이 벌이는 여러 차례의 승강이를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유명한 여성신화인 바리데기, 당금애기 등의 진면목을 확인해 보고 우리 신화 속의 여성의 원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경험도 유익할 것이다. 옛날에는 초상 치를 일이 생기겠다 싶으면 문 앞에 밥 세 그릇을 올려 상을 차리고 짚신 세 켤레를 곁에 놓았다. 그것은 저승 차사에게 대접할 ‘사자 상'이고, 먼 길 오가는 저승 차사들 편하게 다니라고 주는 선물이다. 죽을 사람 데리러 오느라 힘들고 배고플 저승 차사가 혹시 대접 잘 받고 마음이 바뀔까 해서다. 그게 힘들면 데려갈 때 사람 좀 더 편하게라도 데려가 달라는 바람의 표시인 셈이다. '사자 상'은 저승사자에게 밥 잘 해 먹여 운명을 바꾼 사만이나 사마장자 신화 등에서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식사를 잘 대접받고 나면 어김없이, “남의 음식을 공짜로 먹으면 목에 걸리는 법”이라고 고민에 빠지는 저승 차사들은 바로 우리 신화 속 주요한 신이다. 인간의 운명을 주재하는 무서운 죽음의 신이지만 때로는 식사 대접에 넘어갈 정도로 어리숙하면서도 정답고 살가운. 이 신들은 이제 우리 곁을 떠났다. 기실 그들이 떠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 곁을 떠났다. 신들과 함께 살던 이 땅 사람들이 어느 날부터 신화를 미신으로, 또는 기괴한 이야기로 여기기 시작했고 대신 물 건너 들어온 서양 신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똬리를 틀었다. 그렇게 몇십 년 만에 우리 신화는 사실상 죽어버렸다.
기본정보
ISBN | 9788990985088 |
---|---|
발행(출시)일자 | 2004년 12월 05일 |
쪽수 | 272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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