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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기홍
이 책은 영남일보 기자 여섯 명으로 구성된 ‘골목탐사팀’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자연과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카메라에 담는 것을 좋아하는 이지용 기자는 골목이 다 사라지기 전에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며 10킬로그램이 넘는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40회가 넘는 답사를 강행한 골목대장(팀장을 우리는 이렇게 불러요)입니다. 글을 쓴 세 기자는 글만큼 성격도 3인3색이지만, 골목 취재를 기자 생활 최고의 즐거움으로 여기는 점은 공통점이랍니다. 김기홍 기자는 술과 사람을 좋아하고, 이애란 기자는 자칭타칭 열혈 골목 마니아이며, 정혜진 기자는 자전거 출퇴근을 골목 걷기만큼 좋아합니다. 이 책의 소제목을 단 백승운 기자는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주말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를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게 일이고요, 지도를 그린 최은지 기자는 수작업과 컴퓨터 작업을 병행하는 그래픽 작업을 신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자(글) 이애란
목차
- 골목으로 들어가며 ― ‘로컬퍼스트’가 골목으로 간 사연
골목을 걷다, 달성에서 대봉동까지
달성 ― 2천 년 세월 흔적 따라 토성 한 바퀴
경상감영 ― 도심 한복판 시민의 ‘역사 쉼터’
대구읍성 ― 사라진 도시를 찾아서
종로 ― 화교와 기생들의 거리
남성로 ― 쌉쌀한 한약 향기 맡으며 ‘웰빙워킹투어’
서성로 ― ‘상화’, ‘고월’과 함께 길을 걷다
북성로 ― 소리로 감상하는 대구 최대 공구골목
동성로 ― 박근혜 생가가 여기에 있었다
진골목 ― 달성 서씨 살았던 대구 최고의 부자 동네
계산동 ― 대구 천재들의 삼각지대
덕산동 ― 아, 빛바랜 연서 같은 이름이여!
동산 ― 대구의 ‘몽마르트’
시장북로 ― 글로벌 기업 삼성의 빛바랜 고향
수창동 ― 일제수탈과 국채보상운동, 엇갈린 두 역사의 접점
대신동 ― “골라, 골라” 서문시장의 질펀한 유혹
서문로ㆍ포정동 ― 일제 강점기 잘 나가던 정치ㆍ경제 1번지
대안동ㆍ향촌동 ― 그 곳에서 ‘종교와 문학’을 생각하다
태평로 ― ‘큰 평화의 길’에 숨겨진 역사의 아이러니
중앙로 ― 대구에서 가장 넓었던 도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교동 ― “없는 게 없네” 만물상 거리 된 옛 교육1번지
남산동 아미산 ― 무당골에 자리잡은 순교기념관
남산1동ㆍ봉산동 ― 연구산 돌거북 방향이 바뀐 이유는?
남산동 가톨릭타운 ― 거부 서상돈이 교황에게 바친 땅
공평동과 삼덕동1ㆍ2가 ― “즐겨라” 축제의 삶을 전하다
삼덕동3가 ― 재개발에 흔들리는 담장 허물기 원조 동네
대봉동 ― 논밭 천지가 모던한 명품거리로
골목을 나오며 ― 걸으면 알고 알면 사랑하게 되나니
책 속으로
서성1길과 서성2길의 안쪽은 ‘이 도시에 아직 이런 곳도 있구나’라고 신기해 할 정도로 진한 골목의 맛이 배어 있다. 조선인 부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 풍채 좋은 한옥이 많고, 이상화 시인의 생가 터도 있다. 단아한 자태의 한옥과 일본식 2층 가옥, 세월로 색을 입힌 듯한 중국식 붉은 벽돌 담장은 근대를 증언하는 건물들이다. 서로 다른 시대의 건물들이 전하는 이색적인 조화와 무궁무진한 인물들의 사연이 골목에서 읽힌다.
서성로 ― ‘상화’, ‘고월’과 함께 길을 걷다, 63쪽
초밥집 옆 골목길로 들어가면 화가 이중섭이 피란시절 묵으며 창작활동을 한 경복여관 터가 나온다. 현재는 주차장. 이중섭은 이곳에서 ‘옛 시대의 등’을 포함해 작품 20여 점을 그렸다고 한다.
북성로 ― 소리로 감상하는 대구 최대 공구골목, 71쪽
유신 때 대구지역 운동권 학생들이 모여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암울한 시대를 걱정하던 대폿집 곡주사의 주인 정옥순 할머니(74세). 중구 덕산동 삼성금융플라자 주차장 옆 막다른 골목 허름한 식당. 청년지사들의 ‘사랑방’과 ‘할매’는 그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단지 일흔 고개를 훨씬 넘긴 할머니는 예전 같지 않은 기력 때문에 밥 퍼주기도 막걸리 붓기도 힘에 겹다. 할머니는 운동권 학생들을 늘 반기며 재워주고, 숨겨주고, 먹여주고 했기에 당국의 주시를 받았고 ‘운동권 연락책’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할머니가 경찰서에 끌려가 조사받은 게 한두 번도 아니었다. 1970~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을 가슴으로 몸으로 끌어안고 살던 할머니. 술값, 밥값 신경 안 쓰고 마구 퍼줘 남는 게 별로 없는 장사였지만 가끔씩 찾아오거나 안부 전하는 학생들이 있어 행복하다며 편안한 웃음을 지었다.
덕산동 ― 아, 빛바랜 연서같은 이름이여!, 108쪽
동산맨션을 지나면 90계단이나 되는 오르막길이 나온다. 녹음 사이로 하늘에 맞닿은 언덕이 보인다. 대구의 3ㆍ1운동길로, 1919년 3월 8일 만세 함성이 메아리친 곳이다. 장꾼 차림의 계성학교 남학생들, 대야에 빨랫감을 담은 신명학교 여학생들은 이 솔밭을 통해 서문시장 큰 장터(현재 섬유회관 건너 실골목 입구), 종로를 거쳐 달성군청(현재 대구백화점)까지 행진했다. 언덕의 이국적 풍광은 ‘대구의 몽마르트’로 손색이 없다. 3ㆍ1운동길의 의료박물관(챔니스 주택)과 교육역사박물관(블레어 주택), 선교박물관(스윗즈 주택)은 모두 대구시 유형문화재다. 1907년 대구읍성 철거 때 가져온 안산암의 성돌로 기초를 놓고 붉은 벽돌을 쌓은, 지역의 첫 번째 서양식 건물이다.
동산 ― 대구의 몽마르트, 111쪽
동쪽으로 대로를 건너기 전 왼쪽으로 돌면 붉은 벽돌의 2층 건물이 있다. 1층에 한진타일상사가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일제 강점기 시절 지역에서 가장 잘 나가던 비단상점 지이홍포목점이 있던 곳이다. 샘밖골목 기생들이 한복을 해 입던 곳으로 당시 최고의 브랜드였다고. 지이홍 사장의 시대를 앞선 마케팅도 이야깃거리다. 지 사장은 혼기에 찬 딸을 둔 지역유지를 상점 근처 금호관에 초청해 홍보를 벌였으며, 1931년부터 이미 상품권까지 발행했다고 한다.
서문로ㆍ포정동 ― 일제 강점기 잘 나가던 정치ㆍ경제 1번지, 147쪽
대구시 청소년 쉼터 맞은편에는 1998년 11월 최초로 담장을 허문 개인 주택이 있다. 예쁜 정원을 이웃과 함께 즐기려는 소박한 생각이 담장 허물기 운동의 출발이었다. 동사무소, 교회, 초등학교 등의 담장이 사라졌고, 대신 녹지공간이 들어섰다. 이 담장 허물기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대구YMCA 중부지회 관장을 맡고 있는 김경민 씨의 작은 실천이 이 놀라운 결과를 만든 것이다. 담장이 사라진 덕분에 이웃 간 정이 오가면서 새로운 마을공동체 문화가 만들어졌다. 빈 점포를 단장해 장난감과 의류 재활용품을 파는 녹색가게와 무료 보육시설인 애기똥풀놀이방, 그리고 일자리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삼덕동 3가 ― 재개발에 흔들리는 담장 허물기 원조 동네, 219쪽
출판사 서평
역사와 사람을 고스란히 품은 우리 동네 골목 이야기
우리 동네 골목에는 사람이 살고, 역사가 숨쉰다
우리 동네 ‘올드타운’의 매력
기어이 전 국토를 ‘공사판’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누군가의 눈에는 ‘우리 동네의 보잘것없는 골목’은 빨리 개발을 해야 하는 곳일 것이다. ‘좁고 낡고 불편한’ 골목을 ‘넓고 새롭고 편리한’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건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유행’인 시대, 600년 역사의 피맛골도 가뿐하게 재개발하겠다는 요즘, 무심코 지나치던 우리 동네 골목을 새삼 돌아보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구에 있는 영남일보 기자들이다. 여섯 명의 기자들은 9개월에 걸쳐 대구 구도심인 중구의 골목골목을 쏘다니며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겼으며, 그 중 스물여섯 곳의 이야기가 「골목을 걷다」에 담겼다.
대구의 옛 이름인 달구벌의 유래가 됐지만 이제는 한물간 동물원인 달성공원을 시작으로, 화교와 기생들의 거리였던 종로, 약전골목 남성로, 골목 한 바퀴 돌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대구 최대 공구골목인 북성로, 박근혜 생가와 5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킨 약국이 있던 젊음의 거리 동성로, 일제 강점기 대구 부촌으로 유명하던 진골목, 시민이 지켜낸 이상화 고택이 있는 계산동까지. 그리고 운동권 학생들을 보듬어주다가 경찰서에 숱하게 끌려가던 할머니가 주인인 곡주사가 있는 덕산동, 대구의 몽마르트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동산, 연극의 무대가 된 금수세탁소가 있는 수창동, 70여 년 동안 은행으로 쓰이다 박물관으로 변신 준비 중인 근대 건축물이 남아 있는 포정동, 가톨릭 기관이 모여 있는 남산동, 담장 허물기 원조 동네 삼덕동3가 등이 바로 그 골목이다. 그 골목에는 역사가 숨쉬고, 우리 이웃이 살고 있었다.
골목을 걸으면 살기 좋은 도시가 보인다
골목은 좁다. 대부분 차가 다니기 힘든 곳이다. 그러면 걸을 수밖에 없다. 걷다보면 모르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모르던 것이라고 해서 없던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살고 역사가 숨쉬고 있었다. 걸으면서 이제야 깨달은 것뿐이다. 걷다보니 알게 되고 알면 애정을 갖게 된다. 그리고 지키고 싶어진다.
뉴타운의 광풍 속에서 ‘올드타운’으로 남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삽질’이 아닌 방식으로 개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골목을 걷는 것은 ‘진정한 뉴타운’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자 바탕이다. 골목이 품은 층층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추억을 지키고 되살릴 때 우리는 정말로 ‘살고 싶은 도시’에서 살게 될 것이다.
우리 시대 희망의 근거, 지역의 일꾼을 찾아
「골목을 걷다」는 2007~2008년에 나온 ‘희망제작소 지역희망찾기’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이다. 총서 이름은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로 바뀌었지만 지역의 일꾼들과 지역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역 연구자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의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는 2009년에도 20여 권이 더 발간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지역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책은 계속 나올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0816764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12월 22일 | ||
쪽수 | 239쪽 | ||
크기 |
140 * 200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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