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의 생으로서 사람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시집!!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왕성한 활동을 벌여온 김지헌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황금빛 가창오리 떼』가 도서출판 문경 Book & Trans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는「황금빛 가창오리 떼」, 「달팽이」, 「낙화」 등 ‘생’의 진정한 가치를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자연과 사물을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 70여 편의 시들이 실려 있다.
이번 시집에서 삶의 본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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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의 생으로서 사람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시집!!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왕성한 활동을 벌여온 김지헌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황금빛 가창오리 떼』가 도서출판 문경 Book & Trans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는「황금빛 가창오리 떼」, 「달팽이」, 「낙화」 등 ‘생’의 진정한 가치를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자연과 사물을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 70여 편의 시들이 실려 있다.
이번 시집에서 삶의 본질을 ‘유목의 생’으로 규정한 김지헌 시인은 그것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기억을 현실 위에 펼쳐 보인다. 과거의 기억을 속악한 현실에 벗어나기 위해 반추한다는 점에서 다소 회고적이지만, 그것을 새로운 삶의 가치를 생성시켜 나가기 위한 기제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회고주의를 넘어선다. 다시 말해 기억은 과거 체험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창조적 기능을 담당한다. 과거의 체험을 보유하는 생리적 현상으로서의 기억과는 달리 그녀가 말하는 기억은 현재의 삶에 부단히 작용하는 현재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처럼 ‘유목의 생’을 노래하는 방식은 기억을 현전시키는 가운데 자아를 성찰하면서 의미 있는 삶의 가치를 모색한다.
이 시집의 또 따른 특성은 순수한 자연에 대한 그리움과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그녀에게 자연은 그리움의 대상일 뿐 아니라 생태적 인식의 대상이기도 하다.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 인간의 세계로 옮겨지면서 현실에서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이 시집을 구성하는 주요 테마들은 자유와 사랑의 발현인 셈이다. 이 자유와 사랑은 김지헌의 시에서 답답한 일상의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는 시적 상상의 절대적인 통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집의 시행들은 모두 길지 않다. 짧은 시행을 통해서도 시간, 주제, 일상사의 우리의 삶을 차분히 되돌아보게 하는 완결미가 보인다. 시어의 선택과 배열도 분방하거나 어수선한 경우가 거의 없고, 섣부르거나 파격적인 시형, 과장된 강렬한 어조, 무작위하게 시어를 남발하는 전위적 실험 정신 등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김지헌 시인의 오랜 다작의 연륜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시들은 삶이 고통스럽다는 사실에 대해 단아하게 말할 뿐 강렬한 자기 고백이나 지독한 자기 고발 같은 것은 잘 드러내지 않는다. ‘유목의 생’에 대한 인식과 관련한 기억과 사랑의 시편들에서도 마찬가지인바, 이것은 이 시집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번 시집은 시적 치열성을 강렬하게 보여주면서 세상에 대한 내면의 진실을 드러냄은 물론, 자연의 오묘한 질서와 조화로운 상생의 세계를 갈구하는 시편들로 채워져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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