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미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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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기관 추천도서 >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 > 2010년 선정
작가정보
저자 유은실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덕성여대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다음 요리 가르치는 일을 했는데,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져서 직장을 그만두고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에 편입했다. 1998년 가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동화를 만나고 나서 어린이 책이 가진 매력에 푹 빠졌다. 2004년 겨울, 계간 『창비어린이』에「내 이름은 백석」을 발표하며 동화작가가 되었다. 그 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창비, 2005), 『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바람의 아이들, 2005) 『만국기 소년』(창비, 2007) 『멀쩡한 이유정』(푸른숲, 2008) 『마지막 이벤트』(바람의 아이들, 2010) 등 모자라고 뒤처지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간결하면서도 능청스러운 문체로 담아낸 작품들을 펴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림 장경혜는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아무도 안 볼 때 10등신 공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성신여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누가 맞춤법 물어볼 때가 가장 싫고, 최근까지도 '나는 언제 이 세상이 정한 맞춤법에서 자유로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괴로워했다. 제10회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 대상작인『둥근 해가 떴습니다』(문학동네, 2009)를 내면서 그림 그리는 일을 시작했고, 그동안 그린 책으로 『욕 시험』(보리, 2009) 『바다가 海海 웃네』(창비, 2010) 『지렁이 울음소리를 들어 봐!』(창비, 2010) 등이 있다.
목차
- 미자 씨의 선물 상자
동태 두 마리
낡아 빠진 여우 목도리
작가의 말
책 속으로
“너 모르는구나. 캄캄한 데서 언뜻 보면 우리 집도 부잣집으로 보일지 몰라.
옛날에 니네 큰엄마가 그랬거든. 캄캄한 데서 언뜻 보면 나도 되게 예뻐 보인다고.”
미자 씨는 부리나케 부엌으로 나갔어요. 몸이 얼마나 잽싼지,
아침까지 앓던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았죠.
성지는 방문 앞에 앉아서 미자 씨가 쌀 씻는 걸 구경했어요.
가슴이 콱 막히는 것 같았죠.
밥하는 엄마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던 때가 그리워졌거든요.
“성지야, 쌀뜨물 있어서 다행이다, 그치?”
“칫, 그거 없는 집이 어딨다고.”
성지는 공연히 심통을 부렸어요. 그러지 않으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거든요.
“아니야. 쌀뜨물 없는 사람 있어. 나도 옛날에 쌀 떨어져서 쌀뜨물 없었어.”
_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만국기 소년』 『멀쩡한 이유정』 등 아동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화제작을 연거푸 내놓은 유은실 작가의 신작 『우리 동네 미자 씨』가 낮은산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유은실의 특장인 능청스럽고 간결한 문체와 그 속에 담긴 삶의 비의와 잔잔한 슬픔이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찌질한 어른 미자 씨, 까칠한 아이 성지
『우리 동네 미자 씨』의 공간적 배경은 어느 지방 소읍쯤으로 추정된다. 무슨 사연으로 그 마을에 흘러들어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미자 씨는 보증금 백만 원짜리 방에서 혼자 산다. 건넛방에는 엄마 아빠가 이혼한 뒤 큰집에 맡겨진 이웃사촌 여자아이 성지가 산다. 성지는 똑똑하고 싹싹하지만 유독 미자 씨한테만은 곱지 않은 태도로 쏘아붙이고 짜증내기가 일쑤다. (미자 씨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럴까?) 하지만 서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둘은 투덕투덕 잘도 논다.
미자 씨는 하루하루 날품을 팔아 근근이 먹고 살고 있으며, 갚아야 할 빚도 많다. 다행히 덩치가 좋고 힘이 장사라 과수원 일도 하고 밭일도 해가며 열심히 빚을 갚는 중이다. 하지만 곤궁한 처지는 별로 나아지지 않아, 항상 풍년슈퍼 아줌마에게 외상으로 뭔가를 사고, 슈퍼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동네 꼬마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뺏어 먹고 다녀서 아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래도 이 동네에는 미자 씨를 딱하게 여기는 순례 할머니도 있고, 미자 씨 흉은 보지만 안 보이면 소식을 궁금해 하는 아주머니들도 있고, 선물도 없이 잔칫집에 찾아와도 타박 않고 먹을 걸 내주는 동네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 트럭에 먹을 것을 싣고 와 마을회관 앞에서 장사를 하다 가는 노총각 ‘부식 차 장수’가 있다. 미자 씨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사람……. 우리의 미자 씨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가 외로운 사람들
『우리 동네 미자 씨』는 3편의 단편의 연작 형식으로 묶여 있다. 늘 얻어먹고만 다니던 미자 씨가 우연히 받은 선물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뜻밖의 ‘열 가지 효용’을 발견하면서 오랜만에 뿌듯함을 느끼는 「미자 씨의 선물 상자」, 갑자기 얻게 된 동태를 가지고 성지와 함께 ‘보통 동태찌개’를 만들어 먹는 작은 소동을 그린 「동태 두 마리」, 순례 할머니가 마을을 떠나며 주고 가신 여우 목도리를 두르고 부식 차 장수 앞에 나서고 싶어 하는 수줍은 미자 씨와 그 앞에서 ‘모피와 동물 학대’에 대해 꼭 말하고야 말겠다는 성지의 이야기 「낡아 빠진 여우 목도리」 등이다.
이 작품은 분명 ‘동화’인데 왜 다 큰 어른이 주인공일까? 이런 의문을 가져볼 법하다. 권정생이나 이오덕의 동화에 자주 등장해 ‘근대’와 ‘도시’를 풍자하던 시골 ‘바보’ 캐릭터의 21세기 판이 ‘미자 씨’일까? (그렇게도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미자 씨가 표상하는 것은 무엇보다 ‘외로움’이다. “세상천지 혼자”인 기분을 한 번도 느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린이라고 해서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없을까? 타인과의 공감 능력을 키우기보다는 남들과 오직 경쟁해 이기는 것이 중요한 지금의 시대, 그 속에서 쓸쓸함과 공허를 문득문득 느끼지 않기란 힘든 일이다. 성지마저도 “세상에서 제일로 외로운 사람”이라고 여기는 미자 씨한테서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면, 그리고 책 너머의 미자 씨가 조금이라도 행복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면, 그것은 아마 우리 모두의 내면에 손등과 손바닥처럼 자리한 고독과 사랑 때문일 것이다.
누구보다 강하고 씩씩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똑똑한 아이 성지도 사실은 미자 씨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왈칵 눈물이 나곤 하는 외로운 아이다. 좀처럼 마음 붙일 데 없는 두 사람이 나이 차를 넘어 대화를 나누고, 싸우고, 밥을 같이 먹고, 안아 주며 눈물 흘리는 모습에서 독자들은 그야말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첫 번째 단편 「미자 씨의 선물상자」를 읽을 때는 ‘대체 왜 이러고 사나’ 싶었던 미자 씨의 사연과 내면을 점점 이해해 가는 동안,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주위 사람들, 남루하고 비루해 보이기만 했던 타인의 모습에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된다. 세상 모든 외로운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야겠다는 생각, 이것이 미자 씨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것이다.
인간 내면을 성찰하게 하는 동화
『우리 동네 미자 씨』는 3?4학년이면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과 내용의 동화이지만, 그 속에 버무려 놓은 반짝이는 삶의 진실들은 웬만한 장편 못지않다. 동화란 ‘아이들만’ 읽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부터’ 읽을 수 있는 문학작품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싶어질 만큼, 유은실은 미자 씨와 성지가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대화들 속에서 세상을 비판하기도 하고,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타인에게는 나만큼의 고독과 외로움이 있다는 걸 잊지 말라 말한다. 어린이들이 『우리 동네 미자 씨』를 통해, 아직 자신이 보지 못한 모든 것들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기본정보
ISBN | 9788989646600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4월 20일 (1쇄 2010년 06월 10일) | ||
쪽수 | 104쪽 | ||
크기 |
182 * 220
* 10
mm
/ 32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낮은산 작은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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