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약동하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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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1905년 프랑크푸르트 태생으로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개신교 신학, 철학, 역사학을 전공하였다. 1932년 프라이부르크에서 박사학위 후, 1953년부터 1970년까지 베를린 자유대학 정교수로 재직하였다. 특히 임마누엘 칸트의 역사비평 판본의 발행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주요 저서로 '철학자들의 신(Der Gott der Philosophen)' 등이 있다.
번역 손동현 외
목차
- 이 책에 대하여...9
1장 인간성에 비추어 본 인간
1.삶의 기술...16
2.교육의 기술...24
3.여성...30
4.사랑과 결혼...37
5.다양한 인간성...43
6.유럽인들의 민족성...47
2장 역사적, 정치적 존재로서의 인간
1.역사에서의 진보...54
2.시민사회, 국가, 권리...61
3.혁명...74
4.영구평화와 국제연맹...78
3장 심미적 존재로서의 인간
1.미와 숭고...88
2.예술 작품과 천재...96
4장 초월적존재로서의 인간
1.예지의 세계와 목적의 왕국...102
2.영혼불멸...109
3.신...112
4.종교...121
5장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
1.선의지와 의무...128
2.도덕법칙...144
3.자유, 양심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153
4.인간의 타락...161
5.덕...168
6.악덕...175
제6장 지적 존재로서의 인간
1.계몽...188
2.학문과 학자...191
3.철학과 철학자...197
4.형이상학...197
5.형이상학의 위기...200
6.형이상학의 좌초...205
7.경험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209
8.우주...221
9.생명체와 궁극목적으로서의 인간...231
더 읽을 만한 책들...235
본문에 나오는 칸트의 저작 목록...237
출판사 서평
▶칸트, 하면 떠오르는 단상들: 그건 순전히 오해였습니다!
칸트, 라는 단어를 당신의 머리 속에 입력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대개는 이런 대답이 나올 것이다. 첫째, 시계 바늘처럼 어김없었던 산책. 둘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판단력비판] 등등의 어렵기 그지없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도는, 그러면서도 읽은 사람은 제대로 없는 저서들. 셋째, 그로 인해 유추할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이미지들. 예를 들면,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할 정도로 고지식하고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말만 내뱉는 노인장과 같은.
그와 같은 상상은 거의 정답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 책,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약동하는 자유]를 읽기 전에는.
▶칸트에 의한 칸트 뒤집기
이 책,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약동하는 자유}는 칸트에 대한 또 다른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다른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바로 칸트 자신이 준비한 것이어서 꽤 신빙성이 있다. 그동안 그에 대한 오해들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그의 진면목을 이 책이 보여 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수험생처럼 잔뜩 긴장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그저 "이 양반이 이런 생각도 하고 있었단 말인가" 하는 유쾌한 반신반의(半信半疑)를 터져 나올 웃음과 함께 준비하고 있으면 되겠다. 칸트를 조금이라고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 의구심과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칸트, 사랑의 진실을 파헤치다.
자, 이제 칸트에 대한 구구한 이야기들은 잠시 접어 두고 칸트의 낯선 면모를 한번 살펴보자. 이 낯섦이라는 것이 그렇다. 그것은 대개의 사람들이 철학자들에게 안긴 터무니없는 오해이겠는데, 철학자들의 관심이란 전방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당위임을 상기한다면 낯선 칸트는 엉뚱한 것이 아니라 너무도 본연에 충실한 철학자의 모범을 보여 주는 것이다. 칸트는 괜한 위엄과 너스레는 구석으로 밀쳐 놓고 인간의 삶에 대해 진솔하게 말하고 있다. 특히나 사랑과 결혼을 말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결혼도 하지 않은 사람이 어찌 이다지도 잘 알 수 있단 말인가' 하는, 그 관찰의 세세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도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방의 결함에 대해 눈이 멀 수밖에 없다. 보통 결혼 후 여드레가 지나면 다시 본래의 시력을 회복하기는 하지만."
남루한 기혼(旣婚)들의 살풍경(殺風景)한 푸념을 함께 떠올리자면 이 말을 그저 객쩍은 농담으로만 치부해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혼을 앞둔 이들이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의력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없기 때문에 불행하다. 애인의 얼굴에 난 사마귀나 벌어진 이빨의 틈을 도외시할 수 있는 총각은 좋은 배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독 다른 사람들의 결점을 자신도 모르게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주의력의 장난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마주 보고 있는 사람의 치마에서 단추가 떨어져 나간 자리라든지, 벌어진 이빨의 틈 또는 습관적인 군소리 등에 [유난히] 주의하게 됨으로써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도 잡치게 만드는 것이다."
좋은 배필이란 어떤 사람을 두고 한 말일까? 얼굴의 사마귀나 벌어진 이빨을 만회할 수 있을 정도의 됨됨이를 갖춘 사람이란 말일 텐데, 그런 사람이 어디 흔할 것이며, 칸트의 말대로 인간의 주의력이란 다른 이의 티끌에만 주목하게 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 상태에서의 사랑이란, 그리고 결혼이란 자기 최면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칸트의 발언으로 칸트의 삶을 상상하고 재구성해 보는 쏠쏠한 재미를 안긴다는 것이다. 이런 상상도 가능하지 않겠나? 칸트가 결혼을 하지 않았던 까닭은 연정을 느끼고 있었던 여자들이 대개 얼굴에 큼지막한 사마귀나 고르지 못한 치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아마도 이런 경우라면 우리 사회는 이런 계몽적인 발언으로 결혼을 유도할 것이다.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다." 그런데 문제는 뚝배기를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장맛을 보기란 아무래도 어렵다는 것. 칸트는 차라리 결혼을 포기한 것일 수도 있겠다.
▶칸트가 본 여성
칸트는 페미니스트들이 들었으면 꽤 섭섭해했을 말도 한다.
"여성은 자신의 비밀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비록 여성은 (자신의 수다스러움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비밀을 잘 보호해 주지 못하지만 말이다." "배운 여성들은 그들의 책을 마치 그들이 차고 다니는 시계와 같은 장식품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필요로 한다. 그 시계가 주로 멈춰 서 있든지 시간을 제대로 가리키고 있지 않든지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그것으로 끝났으면 칸트는 편견에 사로잡힌 인물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칸트는 인간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예의를 지닌 거장의 모습을 끝내 잃지 않는다.
"여성다움은 약한 것이라고 사람들은 농담 삼아 말하곤 한다. 멍청한 사내들은 그렇게 말함으로써 여성들을 비웃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약점으로 보이는 바로 그 여성다움이 남성다움을 조정하고 그들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안다."
▶칸트 철학의 궁극, 인간 존재의 이해
칸트는 과연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인간이 거대한 세계의 무대 위에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그 행동이 그때그때 개별적으로는 지혜로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거시적이고 궁극적인 안목에서 보면 모두 다 어리석고 유치한 허영심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거나, 자주 치사한 악의와 파괴욕으로 얼룩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어 일종의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대해 칸트는 철학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유일한 해결책이 제시되어 있다고 말한다.
"인간과 그 인간의 활동을 전체적으로 볼 때 거기에 전제되어 있는 아무런 이성적 의도도 발견할 수 없지만, 그와 같은 불합리한 인간사의 과정에서 혹시 어떠한 자연의 의도를 발견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한 자연의 의도에 의해서, 아무런 계획도 없이 행위하는 피조물에 있어서도 자연의 어떤 특정한 계획에 의거하는 역사가 가능하리라는 것이다."
▶칸트의 전모를 한 권으로 섭렵하다
이 책에 실린, 칸트의 인간에 대한 소소하다고 할 수도 있는 세밀한 고찰들은 인류라는 큰 집단에 대한 애정과 통찰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것은 칸트 철학의 궁극적 주제가 '인간 존재의 이해'인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의 각 장(章)을 이루는 학문·도덕·종교·예술·역사·인간의 여섯 가지 주제는 칸트에 대한 수준 높은 안목을 지니고 있는 편찬자 바이셰델에 의한 분류이다. 독자들은 순서에 관계없이 자신의 관심사를 칸트의 시각과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1장 "인간성에 비추어 본 인간"에서의 사랑과 결혼, 여성 등에 관한 일상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칸트의 통찰을 접하게 되면 그동안의 칸트에 대한 이해들이 오해였음을 알 수 있게 된다. 2장 "역사적, 정치적 존재로서의 인간"에서는 오늘날 더욱 절실하게 부각된 평화와 그것을 이루기 위한 기구인 국제연맹, 3장 "심미적 존재로서의 인간"에서는 숭고함의 측면에서 다룬 미와 예술, 4장 "초월적 존재로서의 인간"에서는 종교와 신앙의 본질, 5장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에서는 인간의 근거로서의 윤리, 6장 "지적 존재로서의 인간"에서는 철학에 대한 칸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칸트의 고찰은 철학의 근본적인 물음들,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희망해야 하는가?"라는 물음과 이 물음들이 지니는 궁극적인 물음인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고민이 어떠했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즉 우리가 아무리 철학의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이 책 한 권을 통해 칸트 철학의 전모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비합리·반이성·사기·비정상이 판치는 오늘날 대철학자 칸트를 통하여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세상에 나아가야 하며,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는 것이다.
칸트는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인 반사회성, 불화와 시기와 경쟁을 일삼는 허영심, 막힐 줄 모르는 소유욕과 지배욕을 있게 한 자연에 외려 감사하라고 외친다. 그것들이 없었다면 인간성 속에 있는 모든 뛰어난 자질들이 영원히 계발되지 못하고 사장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러나 칸트가 마음속에 그렸던, 인간이 야만의 상태로부터 인간의 사회적 가치에서 성립하는 문화를 이룩하기 위한 진정한 진보의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한 것 같다. 인간의 모든 재능들이 계발되고 아름다움을 판별하는 능력이 형성되어 인간 사회를 도덕적인 사회로 바꿀 수 있는 사고 방식이 자리잡는 그날을 준비하는 이에게 중진 철학자인 손동현 교수와 소장 철학자인 김수배 교수의 유려한 번역으로 그 느낌과 사상을 되살린 칸트 문선집(文選集)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약동하는 자유}는 오랫동안 곁에 두고 음미할 만한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87350400 | ||
---|---|---|---|
발행(출시)일자 | 2002년 02월 02일 | ||
쪽수 | 240쪽 | ||
크기 |
140 * 215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Kant-Brevier/Weischedel, Wihe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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