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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1
서정운, 노발리스
사라진 아내
뜻밖의 인물
스와핑에 대한 소문
매미 유충의 존재
2
복두장의 대나무밭
변태와 도착
성적 불만, 경제적 불만
사랑은 흘레다
뻔뻔스런 섹스
3
혹시 스와핑?
형수의 의부증
지겨운 반복 끝없는 공방
동종요법
불륜 자작극
전염된 망상
자학과 가학이 희열로
의처·의부증은 사도마조히즘이다
4
문주란이란 여자
성애중독증
사랑의 무정부주의자
그 장대했던 화염
5·1
왠지 낯익은 여인
제가 바로 그 매미예요
나의 매미 나의 수령
사랑의 테크노크라트
스탤리언과 님포마니아
출판사 서평
작가 유정룡의 소설 ‘사랑, 소멸에 관한 슬프고도 잔혹한 이야기’는 얼마 전 많은 동호인 숫자로 일반 대중을 경악시켰던 스와핑을 작가가 직접 밀착 취재한 후 ‘현생인류의 혼제, 그리고 사랑’과 비교하여 ‘인류의 사랑과 욕망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좇아 나름의 해답을 얻게 되는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소설은 현대인이 경험하고 있는 갖가지 형태의 의사(擬似) 사랑과 섹스가 망라되어 서사되며, 심각히 위협받고 있지만 끝내 견지해야 할 인간의 사랑과 사랑에 대한 도리가 무엇인가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유정룡의 이 소설은 최근 스와핑 사건에서 보여준 사회 일각의 논쟁에 어느 누구도 보여준 바 없는 분명한 견해를 제시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 다수를 차지한 스와핑에 관한 비판론이 있었고, 자유주의를 표방한 일부 견해와 래디컬 페미니즘 일각의 견해는 나름의 옹호와 전략적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한 주간지의 기자는 성담론의 하나로서 사회공론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소설은 스와핑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자못 처절한 정황을 낱낱이 드러낼 뿐 아니라 그것의 폐해와 종국을, 그리고 그것이 왜 야만이며 퇴행인가를 르포르타주적 실증으로 그려냅니다.
한 때 여러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검색어 순위 수위에 랭크됐던 스와핑은 이제 시일이 지나면서 소강을 맞고 있지만 조만간 더 많은 동호인 수를 이끌고 지상으로 부상하리란 것은 명약관화해 보입니다. 차제에 작가 유정룡은 <스와핑의 의미와 경과와 종국>에 대해, <‘스와핑은 새로운 성담론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혹은 ‘양성 평등의 새로운 전략으로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제도, 풍속, 인간관계와 정서를 도탄에 빠뜨릴 야만의 기제인가?’>에 대해 공론이 있기를 기대하고 또한 제의합니다. 사회음란화와 가정해체가 극을 달리고 있는 시점에서 그런 시도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 사료됩니다.
작가 유정룡은 이 기획에 필자로 나서 소설의 주된 취재 대상이 자신의 친한 선배였으며 그 선배로부터 스와핑 동참을 권유받았음을 고백하고, 육체와 성의 야마기시즘(공유일체주의)이라도 되는 것처럼 새로운 성담론으로 옹호되는 스와핑이 원시 난혼주의로 퇴행하는 수성(獸性)에 다름 아니라고 공박하며, 실제 작가가 밀착 취재로 지켜본 스와핑도 기존 질서 체계로부터의 초월과 자유가 아닌 인간 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질투와 소유욕 등으로 비롯되는 단순 논리에 의해 붕괴되었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추천사
스와핑? 아니다. 호모에로티쿠스의 실체를 파헤치는 소설!
스와핑만이 아니다. 서울 근교를 주거점으로 한 스와핑 동호회를 밀착 취재하여 생생히 갈파한 소설이긴 하나 이 소설을 스와핑 소설이라고만 하면 곤란하다.
현생인류가 펼치는 참혹한 사랑에 대해 통시적 공시적 통찰을 보임으로써 호모에로티쿠스의 명확한 정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 장정일(소설가)
‘인간의 사랑’, 그 적나라한 원형질을 갈파하는 잔혹한 진지함!
1962년 남매간, 부녀간의 근친상간을 소재로 인간의 원초적 존재의식을 소설로 추출한 장용학의 《원형의 전설》 이후, 유정룡의 이 소설은 인간의 사랑에 관한 한 가장 심도 있고 적나라한 원형질을 보여준다. 일견 외설과 야설이 속출하면서도 이 소설의 사랑에 대한 서사가 고귀해 보이는 것은 문학을 대하는 유정룡의 잔혹한 진지함 때문일 것이다.
― 유하(시인, 영화감독)
♧ 본문 소개
‘생물’이란 말을 아시는지.
말 그대로 생명을 가지고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물체를 이름이다. 인간이 살면서 가장 많이 곱씹고, 느끼고, 생각해온 단어가 ‘사랑’일진대는, 이제 그들의 그 ‘사랑’이란 말에 ‘생물’이란 풀이말을 갖다 붙일 때가 되었다. 어떻게?
‘사랑은 생물이다.’
이제 이 명제는 우리 현생인류가 종말을 맞기 전까지는 고정 불변의 절대값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이 말은 사랑을 생물 아닌 정물(靜物)로 두려던 남성들의 오래고 끈질긴 시도와 음모는 종지부를 찍게 됐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사랑을 정물로 만들었을 때 남성이 느끼는 편안함과 만족감은 참으로 크고도 컸다. 정물인 사랑이 언제나 그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그는 세계로 나가 맘 놓고 산업을 운용할 수 있었고, 밤에 돌아와서는 기다리고 있던 사랑에게 입맞춰 주면 되었다. 사랑은 제 맘대로 움직일 수 없었으므로 간혹 업수이 여기거나 박대를 해도 탈나지 않았고, 때로는 외부의 일터로 가는 도중에 다른 사랑을 만들어놓아도 고정된 사랑은 아무런 앙탈을 부릴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랬던 호시절은 끝이 났다.
사랑은 정물에서 불현듯 생물이 되고 만 것이다.
저절로 살아 꿈틀거려 자유자재로 외출할 뿐만 아니라 비상하여 높이 날기도 한다.
사랑을 잠시라도 업수이 여긴다면 사랑은 그를 외면하고 다른 상대를 골라낸다. 그리고 사랑을 업수이 여긴 적이 없는데도 사랑은 다른 사랑을 꿈꾼다. 이윽고 사랑은 일 대 다의 사랑을 원하기까지 한다.
난 많은 것을 보았다.
이제까지의 수다한 윤리와 엄정한 도덕률들이 허하지 않았던 관습을 깨고 사람들은 쾌락을 위해 줄달음치기 시작했다. 근친간에도 섹스하고, 기업의 부장인 남편 몰래 자신의 예쁜 얼굴과 몸을 팔고, 부부가 각자 따로 애인들을 사귀고, 급기야는 물물교환 시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배우자를 건네고 상대의 배우자와 잠을 자는 스와핑을 근거리에서 목격하기도 했다. 나는 그들을 향하여 ‘그대들의 사랑은 미친 짓’이라고 말할 수 없었고, 미래의 사랑은 가일층 혹독하고 참담한 방법을 도모할 것이고, 그리하여 참으로 비정상이었던 것도 새로운 관습으로 다중의 지지를 얻게 될 거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본 그것들은 많은 자유주의자와 포용력 큰 심리분석가들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분명 도착이고 변태였지만 나는 일진일보하는 그 풍속에 새로운 변태를 시도하기로 했다. 희귀한 일이지만 나는 그들의 풍조를 거역하여 사랑의 원리주의자가 되겠다는 것!
사랑이 변하고 세계가 변했는데도 나는 단 한 가지의 오롯한 사랑만을 원하였다. 나는 그 동안 내가 경험한 모든 정사가 한 상대와 치러지지 않았음을 경멸하고 혐오한다. 사랑이 꿈틀 꿈틀 훨훨 끝간 데 없이 사라져도 이제 난 수절을 지향한다. 쇄국한다. 일편단심의 교조적 원리주의를 숭앙한다.
이제 우리는 사랑의 처분만을 기다린다.
사랑이여. 나를 버릴 것인가. 아니면 나를 사랑할 것인가.
버리지만 않는다면 죽도록 그대 사랑만을 섬기리.
♧ 저자 소개
유정룡
1958년 전남 벌교에서 출생하여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1년 첫 창작집 《내 안에 갇힌 우울 하나》를 출간하여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스와핑에 빠진 절친한 선배를 통하여 스와핑 동호회를 밀착취재한 경험과 현생인류의 사랑 풍속에 대한 소설 《사랑, 소멸에 관한 잔혹하고 슬픈 이야기》는 그의 오랜 방황과 외도를 청산하는 첫 작품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기본정보
ISBN | 9788987224336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12월 23일 |
쪽수 | 278쪽 |
크기 |
152 * 223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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