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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font〉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년 남부 독일의 작은 산간 도시 칼브에서 태어났다. 그곳의 자연은 유년 시절부터 그에게 인간과 자연의 근원에 대해 사색하도록 해주었다. 신학교 중퇴, 자살 미수 등 젊은 날의 고통과 방황을 겪은 그는 자전적인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글들을 발표하였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스위스의 한적한 시골에 은둔하면서 인도와 중국의 지혜에 대해 연구하며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데미안》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 등의 대작을 출간하였고,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생을 마쳤다.
옮긴이|두행숙
서강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했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 충북대학교에서 독일 문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창작과 번역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에는 《빠빠라기》 《늑대들의 변명》 《세상을 보는 지혜》 《헤겔 미학》 《천재를 꿈꾸며 고뇌하는 젊음에게》 《영혼을 위한 미소》 등이 있다.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독일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서강대, 명지전문대, 한국교원대, 충북대, 중앙대 등에서 독일문학, 독일문화, 철학을 강의했다. 현재는 번역과 저술에 전념하고 있다.
《정원 일의 즐거움(헤르만 헤세 수필집)》, 《인생을 보는 지혜》, 《헤세, 내 영혼의 작은 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꿈꾸는 책들의 도시》, 《헤겔의 미학강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오레스테이아》, 《안티크리스트》, 헤세의 시선집(《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을 번역했다.
출판사 서평
헤르만 헤세는 서양의 작가들 중 누구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다. 청춘의 통과의례와도 같은 책 《데미안》을 비롯한 그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젊은 날의 고뇌에 대한 증인이며 동반자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동양 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는 이방인에게서 낯익은 풍습을 볼 때와 같은 반가움을 전해 주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널리 읽히는 한두 작품을 가진 다른 대가들처럼 헤세 역시 폭넓게 이해되지 못하고 감상적인 청춘 소설을 쓰는 작가로 오해되어 오기도 했다.이번에 도서출판 이레에서 헤세의 시와 소설, 산문 들 중 정원에 관한 것들을 가려 뽑고 그가 직접 그린 수채화와 친필 원고, 헤세의 인간적인 면모를 구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흑백사진들을 수록한 《정원 일의 즐거움》을 펴낸다.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는 헤세의 모습은 단순하지 않다. 그는 비인간적인 기계 문명에 반기를 든 작가이며 폭력적인 세상에 깊이 고뇌한 작가였다. 방랑과 뿌리내림, 낯선 세계에 대한 동경과 고향에 대한 향수 사이의 상반되는 인력 속에서 살았으며, 자연에서 삶의 근원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늙음과 죽음을 견디고 이해하며 성숙에 이른 작가였다. 그 모든 것이 그의 정원에서 이루어졌다.
헤세에게 정원은 한가로운 은신처만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정원은 문명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으로 삶을 꾸려 나가려 했던 헤세의 구체적인 생활공간이었으며, 혼란스럽고 고통에 찬 세계에서 물러나 영혼의 평화를 지키는 장소였다. 그러므로 정원 일에 관한 글들을 모은 이 책은 사상가이며 명상가로서의 헤세의 내면을 가장 진솔하게 보여주는 기록이며, 현대 문명에 대해 자연과의 유대라는 대안적 삶을 제시한 녹색서이다.
톨스토이, 소로우 등과 같이 헤세는 자연 속에서 인간과 세계의 운명을 성찰하고자 한 작가였다. “정원을 가꾸는 것은 하나의 나라를 다스리는 것”(〈꿈의 집〉에서)과 같다고 그는 말했다. 이 책에 시인 헤세가 세운 나라가 있다.
흙의 냄새, 꽃의 색깔, 낙엽의 소리, 공기의 흐름까지 전해 주는 책!
누구나 한번쯤 그런 꿈을 꿔보지 않았을까. 아름답고 조용한 전원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하다못해 집 가까이 작은 텃밭이라도 두고 고추 몇 이랑, 상추 몇 포기라도 가꾸어보고 싶다는 꿈을. 이 책은 그 묻어 둔 꿈을 일깨운다.
이 책은 정원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 꽃렌燭정원의 한 모퉁이를 그린 수채화, 모닥불의 매캐한 연기에 눈이 아리고 저무는 햇살에 가슴이 저려 올 것 같은 사진 들로 가득 차 있다.
빛과 색채, 향기가 배어 나오고 나뭇잎들이, 햇살과 바람이 수런대는 소리가 들려온다.고독하고 의연하게 서 있는 나무들, 가지가 잘리고도 끈질기게 새 잎을 내는 떡갈나무, 하늘을 받치는 거대한 아틀라스의 기둥처럼 하얗게 피어 오른 목련, 반짝이며 퍼덕이다 사라져 버린 파란 나비, 어느 알 수 없는 숲에서 유년 시절의 전령인 양 정원으로 날아온 앵무새, 아침의 햇살, 푸른 산줄기, 장미렐 재스민의 향기, 모닥불이 타들어가는 소리…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자연의 생물들과 무생물들은 인위적이고 형식적인 삶 속에서 닫히고 왜곡된 우리의 감각을 고요하고 순수하게 열어 놓는다. 헤세는 일생 동안 여러 번 거주지를 옮겼고, 그때마다 정원을 만들었다. “나는 유감스럽게도 쉽고 편안하게 사는 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는데, 그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라고 헤세는 말한 적이 있다. 이 책은 헤세가 보고 듣고 냄새 맡은 아름다움의 기록이다.
전쟁과 폭력, 비인간화에 대항하는 헤세의 정원
아주 이따금,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는 어느 한 순간, 땅 위의 모든 피조물 가운데서 유독 우리 인간만이 이 같은 사물의 순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사물의 불멸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한 번뿐인 인생인 양 자기만의 것, 별나고 특별한 것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기이하게만 여겨지는 것이다.
〈즐거운 정원〉에서이 책에서 헤세는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조화로움과 혼돈, 영원과 순간, 평화와 폭력을 자주 대비시킨다. 거칠지만, 각각의 대립항들은 자연과 문명의 대립을 뜻하는 것이다. 헤세가 살다 간 시대는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전되었고 세계 대전이 일어났던 시기다.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사고, 폭력과 광기가 팽배한 시대를 통과하면서 헤세는 인간의 힘과 지식이 무엇을 이룰 수 있고 무엇을 파괴할 수 있는지를 절실히 체험했다. 정신없이 질주하며 흘러가는 세상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는 일은 얼마나 하잘것없고 소극적인 행동일 것인가.
그러나 문명 비판론자이며 반전주의자였던 헤세에게, 정원을 가꾸는 일은 한쪽으로만 치달아 가는 문명에 제동을 거는 행위였고, 내면으로부터 이 세계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었다.헤세는 〈정원에서 보낸 시간〉에서 “다른 사람들을 개도하고 세상을 가르치고, 이념으로부터 역사를 만들어내려는 그 열정, 저 격렬한 쾌락을 우리는 자제해야 한다. 지금 세상은 안타깝게도 이 고귀한 충동이 다른 모든 이들을 피와 폭력과 전쟁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헤세의 정원에는 서둘러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욕망 대신, 정신의 연금술을 거쳐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화해와 조화에 이르려는 소망이 존재한다. 선과 정의를 외치는 이들은 많으나, 진정 어느 쪽이 선이며 정의인지조차 혼란스러운 이즈음, 헤세의 나직한 음성은 더욱 커다란 울림을 지닐 것이다.
늙음과 죽음에 대한 명상
정원에 관한 헤세의 글을 읽으며 느끼는 감동은 문호 헤세의 내면을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데도 있다. 그에게 정원 일을 한다는 것은 건강을 돌보는 의미도 지녔는데, 잡초를 뽑고 가지를 치면서 자신의 늙음과 죽음을 응시하는 노작가의 시선은 애잔함과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젊은 세대 위주로 형성되고 흘러가는 오늘날의 문화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것이다.
정원에 나가서 눈의 피로를 풀지 않고 집안에 틀어박혀 일만 하고 있으면, 나의 눈은 약해져 며칠 동안 눈물이 나오고 아파서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지고 나는 하릴없이 앉아 있게 됩니다. 내가 죽음을 생각할 때, 그것은 특히 나 자신만의 작은 지옥이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이 듭니다.〈정원에서 띄우는 작은 편지들〉에서 그러나 모든 것들이 생성하고 성장하고 근원으로 돌아가는 정원에서 그는 죽음과 화해한다.
“삶이 유혹하는 소리, 어린 시절부터 날마다 그를 부르며 그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앞으로, 또 앞으로 몰아세웠던 그 유혹의 소리는 점차 저세상에서 부르는 죽음의 소리로 변해 가고 있었다”(〈꿈의 집〉)고 그는 말한다. 마르고 주름진 흑백사진 속의 헤세는, 생과 죽음은 다른 것이 아니며 하루하루가 고향으로, 존재의 근원으로 가는 여정이라고 전한다.이밖에도 헤세의 정원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귀한 성찰들은 많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가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신성함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고향이란, 존재의 근원이란 무엇인가…
헤세에게 정원은 이런 물음을 놓고 명상하는 장소였다. 이 책에는 외적인 성장만이 중시되고 자기 현시적이고 무책임한 과잉 열정이 넘쳐 나는 시대에 내적인 침잠과 사색을 통해 어렵게 찾아낸 희망이 존재한다.세계는 이제 우리에게는 거의 아무것도 주지 않습니다. 세계는 자주 시끄러움과 불안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풀과 수목은 변함없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어느 날인가 지상이 완전히 콘크리트 상자로 덮여 버린다 할지라도, 구름들의 유희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예술의 도움을 빌려, 여기저기에 신성한 곳으로 통하는 하나의 문을 열어 둘 것입니다.-〈정원에서 띄우는 작은 편지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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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007700"〉저자 소개〈/font〉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년 남부 독일의 작은 산간 도시 칼브에서 태어났다. 그곳의 자연은 유년 시절부터 그에게 인간과 자연의 근원에 대해 사색하도록 해주었다. 신학교 중퇴, 자살 미수 등 젊은 날의 고통과 방황을 겪은 그는 자전적인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글들을 발표하였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스위스의 한적한 시골에 은둔하면서 인도와 중국의 지혜에 대해 연구하며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데미안》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 등의 대작을 출간하였고,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생을 마쳤다.
옮긴이|두행숙
서강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했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 충북대학교에서 독일 문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창작과 번역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에는 《빠빠라기》 《늑대들의 변명》 《세상을 보는 지혜》 《헤겔 미학》 《천재를 꿈꾸며 고뇌하는 젊음에게》 《영혼을 위한 미소》 등이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85599603 | ||
---|---|---|---|
발행(출시)일자 | 2001년 10월 30일 | ||
쪽수 | 324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Freude am Garten. Betrachtungen, Gedichte und Bilder/헤르만 헤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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