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와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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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말과 말에 담긴 정신을 통해 서로를 북돋고 자극했으며, 때로는 어긋난 말들을 자양분 삼아 자신들의 지적 예술적 성취를 드높이는 이들의 관계를 통해 지식인들 사이의 새로운 지적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동무라는 새로운 개념의 관계는 무엇인지 고찰한다.
《동무와 연인》은 동지도 친구도 아닌 서로간의 차이로 서늘함의 긴장으로 관계를 다지고 동무가 아닌 것과 동무일 수 없는 것들의 파행을 보여줌으로써 역설적으로 동무관계가 지향하는 조건들과 요소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작가정보
학부 시절 스승 윤노빈 교수로부터 “대학교수가 될 것”과 “스피노자처럼 살 것”을 권유받았다는 철학자 김영민은 스승의 “주문 혹은 예언(!)대로” 대학교수에서 스피노자의 삶으로 되돌아왔다. 교수직을 떠남과 동시에 10년간의 전주 생활을 마감한 뒤, 2007년 봄 밀양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오랫동안 꾸려온 학문공동체 〈장미와 주판〉을 중심으로 삶(생활, 사람)의 무늬로서의 인문학을 궁리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자신만의 고유한 사유 체계(뜻)를 구축하고, 그것을 그에 걸맞는 형식(글)으로 외현화하는 그의 철학적 작업은, 앎과 삶, 그리고 글쓰기가 한몸으로 나아가는, 한국의 지적 풍토에서는 보기 드문 진귀한 성취라 할 수 있다.
지은 책으로 『서양철학사의 구조와 과학』(1992), 『컨텍스트로, 패턴으로』(1996),『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1996), 『손가락으로, 손가락에서 : 글쓰기와 철학』(1998), 『보행』(2002), 『사랑, 그 환상의 물매』(2004),『산책과 자본주의』(2007) 외 20여 권(공저 포함)이 있다.
목차
- - 서문
ㆍ말과 살의 사이 /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ㆍ여자에게는 조국이 없다 / 엘로이즈와 아벨라르
ㆍ학과 물소 / 이덕무와 박제가
ㆍ사랑, 혹은 최종심급의 지배 / 하이데거와 아렌트
ㆍ동성애와 지적 결벽, 그 양립하기 어려운 자가당착 / 비트겐슈타인과 그의 애인들
ㆍ호의가 관계를 구원하지 못한다 / 프로이트와 융
ㆍ 3, 혹은 살로메의 아이러니 / 루 살로메와 니체
ㆍ자네가 진정 사랑하는 것은 이것이라네 / 히파티아의 생리대
ㆍ현명한 회의의 길 / J.S. 밀과 해리엇 테일러
ㆍ예쁘고 명석할 뿐 아니라 말까지 빠른 여자를 애인으로 두는 일에 관한 짧은 보고서 / 샤틀레 부인과 볼테르
ㆍ연애, 인정, 생산 / 크레이스너와 폴록
ㆍ두 명의 아이작, 혹은 뉴턴의 고독 / 배로우와 뉴턴
ㆍ스승, 혹은 제자 / 유영모와 김흥호
ㆍ사의 찬미 / 윤심덕과 김우진
ㆍ〈님에게〉 / 윤노빈과 김지하
ㆍ지식인의 동무 / 졸라와 드레퓌스
ㆍ왜 그는 친구(애인)가 없는가? / 쇼펜하우어와 그의 어머니 요한나
ㆍ주소의 부재에 응답하는 미소 / 부처와 가섭
ㆍ천재, 혹은 이기적인 태양 / 피카소와 애정의 약자들
ㆍ어긋나는 살과 말 / 라시스와 벤야민
ㆍ매창 밖의 이화우 / 매창과 유희경
- 후기
책 속으로
동무는 불가능한 것을 가리킨다. 가능하지만, 오직 타락했으므로, 닿을 수 없으므로 가능해지는 사연들을 일컬어 연인이라고 부른다. 가족을 버리지 않으면 스승을 따를 수 없었던 경험처럼, 스승, 혹은 그 지평으로서의 동무의 불가능성을 증명해주는 세속의 덕으로 우리 모두는 친구를 구하고 연인을 사귀며 가족을 얻어 다시 세속에 보은한다.---저자 서문 중에서
그 성취와 가능성의 근간이자 채널은 그들 사이에 오간 ‘말'이었다. 마찬가지로 둘의 사귐에서 보부아르가 특별한 것은 그녀의 육체가 아니라 ‘귀'였다. 사르트르의 보부아르는 육체(연인)일 뿐 아니라 정작 중요했던 것은 그녀의 귀(동무)였을 것이다. 물론 보부아르가 만난 사르트르도 ‘작고 못생긴데다 그나마 사팔뜨기인' 그의 육체(연인)가 아니라 그의 입(동무)이었던 것은 재론할 것도 없다. 사르트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죄다 털어놓을 수 있는 지적 반려자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남자인데, 관계의 요체는 바로 여기, ‘지적 반려자'에 있었다. 성욕의 이후를 슬기롭게 염탐하는 지혜 속에 남아있을 여자와 남자 사이의 이치를 실천적으로 궁리하는 것, 바로 그것이 ‘지적 반려’의 출발선이다. ---p.16
그러나 동무는 동지도 친구도 아니다. 굳이 조어로 그 취지의 한 극단을 잡아내자면, 동무는 동무(同無)다! 오히려 서로간의 차이가 만드는 서늘함의 긴장으로 이드거니 함께 걷는다. 공유된 이데올로기에 복무하면서 히틀러나 스탈린의 수염같이 가지런히 정돈된 길을 행진하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길없는 길'을 걷고 어울려 다른 길을 조형하면서, 잠시만 한눈을 팔면 머-얼-리 몸을 끄-을-며 달아나 그림자조차 감추어버리는 관계다. 그것은 일찍이 니체와 짐멜만이 거의 유일하게, 그러나 다소 흐릿하게 파악한 ‘신뢰'의 관계다. 우선적으로 ‘기분'과 ‘감정이입'의 차원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그것은 친구가 아니며, ‘뜻(이념)’ 중심주의적 결집이 아니라는 점에서 동지도 아니다. ---p.32~33
말로써 세상을 지배하려는 편집증적 남성 권위주의자들(=지식인들)에게 이것은 영원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들에게 편리한 대상은 예쁘고 말이 빠르지만 멍청하든지, 명석하고 말이 빠르지만 예쁘지 않든지, 명석하고 예쁘더라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말은 영원한 능동성의 징표인 것! 그러므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항의조차, 그 본질에서 곧 ‘말’에 다름 아니다. 천하의 볼테르도 샤틀레 부인을 일러 ‘고담준론을 일삼는 폭군'이라고 비꼬았으니 그 역시 명석하고 말이 빠른 애인을 둔 탓에 제 나름의 비용을 치른 모양이다. ---p.100
수입된 종이호랑이들이 판치는 세상! 그같은 세상 속에서는 진검승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먼 나라 맹수들의 소문만을 먹고 사는 토끼들의 마을에서는, 160센티미터의 단구였던 다석 선생 앞에서 함석헌, 김교신, 김흥호 등이 숨을 죽이며 죽도록 경청했던 것과 같은 진검승부의 공부와 사귐이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죽도(竹刀)를 든 토끼들의 표절과 짜깁기 싸움판이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것은 스승의 권위만으로 가능해지는 진정한 모방의 힘이다. 과연, 한국의 근현대 학문사는 스승들의 주검과 무덤 위에 초고속으로 뻗어올라간 눈치보기와 베끼기의 고층 아파트. ---p.130
그녀는 단지 한 명의 애인으로 살아갈 수 있기에는 너무나 야심만만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눈빛에서부터 어투에 이르기까지 요부(妖婦)로서의 재능이 충만했지만, 불행/다행하게도 동거하는 남자가 있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를 혁명가로 생각하고 있었다. 벤야민이 다소 비만한 몸을 꼼지락거리며 결코 기민하지 못한 동작으로 다소간 어눌하고 소심스럽게 키스해 줄 것을 요청할라치면 라시스는 그 고양이 같은 눈동자를 장난스럽게 번쩍거리면서 그를 피했다. 그러고는 애매하고 유약하다고 판단한 그의 형이상학을 들어 번번이 닦아세웠다: “그런데 문화의 대가라는 너는 도대체 어디에 서 있는 거야? 네 동생은 공산당에 가입했는데 왜 너는 하지 않는 거야?" ---p.189
출판사 서평
친구, 동지, 연인을 넘어서
삶의 전부를 나눌 수 있는 사귐을 찾아서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하이데거와 아렌트, 루 살로메와 니체, 샤틀레 부인과 볼테르. 이 쟁쟁한 이름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관계를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들의 빛나는 지성이 만들어낸 사유의 깊은 자장을 알든 모르든, 우리는 그들 사이에 있었던 연애사의 뒷얘기나 스캔들을 통해 그들을 그저 ‘연인’이라 부르곤 한다. 하지만 보통의 연인들과 그들이 달랐던 것은 그들 사이에 항상 ‘말’이 놓여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말’과 ‘말에 담긴 정신’을 통해 서로를 북돋고 자극했으며, 때로는 어긋난 말들을 자양분 삼아 자신들의 지적?예술적 성취를 드높였다. 같은 맥락에서 많은 경우 그들의 이름이 함께 회자되는 까닭은, 그들은 ‘연인’이기 전에 ‘말이 통하는 관계’ 즉, ‘지적 반려’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이 책의 제목의 일부이자, 철학자 김영민이 오랫동안 궁리해온 ‘동무’라는 개념의 중요한 무늬가 드러난다. 뜻이나 명분 아래 뭉치는 ‘동지’도 아니고, 묵어가는 시간만큼 더욱 눅눅해지는 정서적 공감을 향유하는 ‘친구’도 아닌, 그리고 사랑이라는 위태하고 못미더운 감정 사이를 오가는 통속적 의미에서의 연인 관계를 넘어서는, ‘동무’라는 새로운 개념의 관계는 무엇일까?
사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무’라는 것에 대해 속시원한 정의를 내리진 않는다. 그럼에도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망을 거칠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소통의 중심에 말이 놓여 있고,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그럼으로써 서로의 삶의 무늬[人紋]가 겹쳐지고, 정신을 키워나가는 관계, 혹은 그것을 위한 노력’. 또한 저자는 ‘동무’에 관한 이런저런 서술 가운데, 동무의 조건들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인정, 강제하지 않는 지적 자극과 서늘한 긴장감’ 같은 것들을 들고 있는데, 결국 동어반복이긴 하지만, ‘말이 통하는 지적 반려’의 관계는 동무(엄격히 말하자면 동무의 중요한 요소)에 다름아니다.
그리하여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아렌트와 하이데거 등은 말과 살이 행복하게 조우한 ‘연인’이자 ‘동무(다시 엄격히 말하자면 동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관계)’가 된다.
동무로서의 연인 - 말과 살의 행복한 조우
“사르트르와 나 사이에는 항상 말이 있었어요.”
말년의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와의 관계를 결산하며 남긴 이 말은 ‘말이 통하는 지적 반려의 관계’의 요점을 보여준다. 보부아르는 다른 여자의 살을 탐하는 사르트르를 용납하면서도, 그 곁에서 ‘지적 반려자’의 지위는 결코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아렌트 역시 ‘히틀러의 멋진 손’을 예찬하며, ‘전체주의’를 비판한 자신의 지적 여정과는 상극에 놓였던 하이데거와의 관계를 청산하지 않고, ‘지적 반려’의 자리를 움켜쥔다. 팸플릿의 이름 석 자를 보고는 무작정 찾아가 단번에 폴록의 은폐된 천재성을 알아보고, 서로에게 잠재된 창조적 열정을 끄집어낸 크레이스너, 공부기계로 자랐던 J.S 밀의 우울증을 자신의 재기와 모성애로 감싸주었던 테일러 부인, 가공할 문필력을 자랑했던 볼테르를 놀라게 한 재변과 지적 재능을 지녔던 샤틀레 부인 등은 대개는 사회적 약자로서 남자들의 권위와 그들이 만든 틀에 휘둘려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곤 하는 똑똑한 여자들의 길을 극복하고, 연인/동무의 가능성을 열어갔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 가운데 하나는 기존 전통적 교우론의 특색이었던 남성 중심의 연애 편력담이 아니라 남성-여성을 수평적 시선에서 (오히려 많은 경우 여성을 중심에 놓고) 연인이자 동무였던 ‘지적 반려’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인/동무들의 사연을 통해 저자는 대개의 연인관계가 동무관계에 미치지 못한다는 만연한 현실 인식을 넘어서, 연정 역시 동무라는 미래적 지평 속에서 새롭게 재구성되어야 할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우정이라는 가면을 쓰고, 최종 정착지인 연정을 향한 간이역 역할을 하는데 그치곤 하는 사이비 동무관계의 통속적인 반복을 거부한다.
동무와 연인, 그 사이에서 - 어긋난 살과 말
하지만 책에 소개된 많은 인연의 경우 동무는커녕, 애초부터 위태한 연인관계조차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다. 대개는 둘 중 한쪽으로 쏠리고 마는 본래의 통속적인 연인관계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통념이 내뿜는 가공할 구심력으로 인한 관계의 어긋남은 빈번하며, 오히려 자연스럽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거꾸로 그 어긋난 사연들을 소재로 ‘동무’가 지양해야 할 단면들을 살피게 된다. 유대인으로서,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과 지적 결벽 사이에 놓였던 자신의 자가당착 때문에 앳된 연인들을 내쳤던 비트겐슈타인, 유대신비주의와 사적 유물론을 가로지르며 전복적 사유와 ‘유격전으로서의 글쓰기’에는 능했으나 사랑에 서툴렀던 벤야민에게 책만 파지 말고 혁명의 구체적 실천에 뛰어들 것을 닦아세우면서도 키스 한 번 허락하지 않았던 라시스, 지상에서 순탄치 못했던 사랑에 저항하며 동시에 죽음을 감행했던 윤심덕과 김우진, 이집트에서 학문적?정신적 공동체를 이끌며 금욕과 순결을 실천했던 스승 히파티아에게 “만고의 반칙(!)인 사랑 고백”을 했던 어느 제자(그 제자에게 히파티아는 자신의 생리대를 보여주며, “자네가 진정 사랑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네”라고 했다) 등은 ‘동무가 아닌 것’, ‘동무일 수 없는 것’들의 파행을 보여줌으로써 역설적으로 동무관계가 지향하는 조건들과 요소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동무로서의 스승과 제자, 그리고 친구
‘말이 통하는 지적 반려의 관계’를 중요한 조건으로 지닌 ‘동무’는 연인보다는 오히려 스승과 제자 혹은 친구 사이에서 그 가능성의 징후가 더 쉽게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특히 “제자들이 모두 소비자로 바뀌어”버린 대학이라는 주류 시스템에 대한 냉소를 드러내며, 저 멀리 거슬러 부처와 그의 제자 가섭 사이에 오갔던 ‘염화미소’의 말없는 교감에서 현대의 기능적 사제관계가 잃어버린 동무의 가능성을 엿본다. 더없는 호감과 호의, 격려의 말이 충만했던 프로이트와 융의 관계에서 “호의가 관계를 구원하지 못한다”라는 동무론의 제1의를 끄집어내고, 다석 유영모에 대한 제자 김흥호의 존경을 담은 ‘좋은 모방’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눈치보기와 베끼기’의 광속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근현대 학문사를 탄식한다.
저자가 “동무는 동지도 친구도 아니다”라는, 이 책에서는 드문 동무에 대한 ‘역설적 정의’를 내리는 부분은 이덕무와 박제가의 교우를 설명하는 자리다. 서얼출신이라는 계급적 동질성의 영향이 크겠지만, “기존의 체계에 발붙은 삶의 양식”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지식의 외연을 넓히도록 서로를 자극하는 사이였다는 점을 ‘동무’의 조건으로 하나를 더 얹는다. 동향으로서 중학교와 대학을 함께 다녔던 윤노빈 교수와 시인 김지하의 관계도 오묘하다. 윤노빈 교수가 월북을 단행하기 바로 전, 김지하에게 건내줬다는 철학 노트「님에게」와 둘 사이의 오랜 침묵은 무엇이었을까. 김 시인은 어쩌다 그 노트 -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월북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바로 그 열쇠 -를 잃어버린 것일까.
인문적 연대의 미래 형식을 모색하는 동무론의 첫발!
저자는 앞서 『사랑, 그 환상의 물매』(2005)라는 책을 통해 사랑이라는 연하고, 불안정한 감정의 속성이 한쪽으로 쏠리기(물매 = 기울기) 마련인 것임을 성찰한 바 있다. 그에 이은 이 책 『동무와 연인』은 통속의 자리에 놓여 있던 연정을 동무라는 새로운 지평 속에서 재구성하려는 시도인 한편, 세상의 이름 높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남긴 관계의 무늬를 통해 ‘동무인 것’과 ‘동무가 아닌 것’을 살핌으로써, 지식인들 사이의 새로운 지적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동무론’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곧이어 2000년대 초반 이래 사유를 다듬고, 생활의 자리에서 바지런히 사유의 실천을 궁리해온, 마침내 그 뜻에 걸맞는 글쓰기로 풀어낸 『동무론』이 출간될 예정이다. 과연 “전통적 교우론의 남성주의를 깨고”, “기존의 적/동지, 남/친구, 타인/애인 등”의 제도적 구속을 넘어 “삶의 전부를 나눌 수 있는 사귐의 길은 없는가?” “자본과 권력, 거침없는 속도로 뻗어가는 욕망의 스펙터클 속에 포박된 인간 사이의 길들이” 숨통을 내쉴 수 있는 “말로 만나고 말로 바꾸는 세상, 말이 통해서 말만큼 살 수 있는 세상을 어떻게 꾸려낼 수 있을까?” 그 불가능한 길을 향한, 치열한 철학적 실천의 결과물을 기대해보자.
기본정보
ISBN | 9788984312593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3월 28일 |
쪽수 | 201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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