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종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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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학 토대연구소의 ‘원효전서 번역총서’
어떤 인물과 그의 사상에 대한 탐구가 ‘학學(Science)’의 자격을 갖추려면 다층적이고 다원적인 탐구와 다양한 독법이 결합되어 하나의 학적 체계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한반도 지성사에서 ‘학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인물들 가운데서 원효는 단연 돋보인다. 원효는 한국학·한국철학을 보편인문학으로 승격시키는 데 결정적 가교가 될 수 있는 인물이다.
원효저서에 대한 기존의 한글번역들은, 직역의 형태든 의역의 형태든, 극복해야 할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다. 의역은 원문에 대한 어문학적 이해나 원전내용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현토형 직역은 원전언어를 거의 그대로 채택하면서 한글문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한글접속어를 현토하듯 달아 놓기 때문에, 원문에 대한 번역자의 이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으며 우리말 번역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울산대학교 원효학 토대연구소에서 출간하는 원효전서 번역은 원문에 대한 번역자의 이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해석학적 번역양식’을 채택하고 있다. 원효가 구사하는 한자어 전문개념과 문장 및 이론에 대한 번역자의 이해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가급적 현재어에 담아 풀어냄으로써, 번역의 해석학적 관점을 분명히 나타낸다.
이러한 새 번역양식은 전문 지성과 비전문 지성을 망라한 모든 지식범주의 학인들이 원효와 대화할 수 있는 길을 넓혀 준다. 또한 번역자의 관점과 이해를 분명히 표현함으로써 다른 관점과 이해의 등장 및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 그리하여 선행 번역이 이후의 번역에 연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번역의 연속적 전개와 발전’을 가능케 할 것이다.
『열반종요』에 이어 『대승기신론소·별기』, 『본업경소』, 『금강삼매경론』, 『이장의』, 『중변분별론소』, 『보살계본지범요기』, 『범망경보살계본사기』의 출간을 준비 중이다. 나머지 저술을 포함한 모든 원효전서의 번역총서를 향후 2년 안에 완간할 예정이다.
『열반종요』에 대하여
『열반종요』는 대승불교에서 산출된 『열반경』의 사상을 탐구한 저술이다. 원효는 『열반종요』에서 『열반경』이 펼치는 ‘가르침의 핵심 내용’(敎宗)을 열반문涅槃門과 불성문佛性門의 두 가지 부문으로 구분한다. 탁월한 안목이다. 원효의 분석처럼, 『열반경』의 주제는 불교에서 추구하는 이상적 지평인 ‘열반涅槃’과 그 이상적 지평에 도달한/도달하는 주체인 ‘부처 면모’(佛性)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 ‘이상적 지평’(열반)과 ‘이상적 주체’(불성)에 관한 탐구를 주제로 삼는 경전이기 때문에 『열반경』의 출현은 불교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열반경』에 대한 탐구를 통해 원효는 ‘자리행과 이타행이 한 몸처럼 통섭通攝된 현재적 경험지평’이 열반이라고 본다. 근본무지에 따르는 불안과 해악을 치유하는 ‘자기 이로움의 구현’(自利行)을 한 축으로 삼고, 이로움의 개방적 공유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타자 이로움의 구현’(利他行)을 다른 한 축으로 삼아, 이 두 축을 쌍으로 운용하면서 함께 ‘깨달음의 꽃이 만개한 열반의 세상’(佛國土)을 만들어 가는 길. 이 길을 다양한 측면에서 펼쳐 보이는 것이 『열반종요』의 세계이다.
작가정보
번역 원효학 토대연구서
- 연구참여:
강찬국(울산대) 김준호(울산대) 장순용(울산대) 조상현(울산대) 김순미(울산대) 배경아(동국대) 권서용(부산대) 김성철(금강대) 박보람(충북대) 이영진(금강대) 조은수(서울대) 최원호(연세대) 석길암(동국대) 김영미(동국대) 정소희(원효학 토대연구소)
(전임, 공동, 가나다 및 참여기간 순)
번역 박태원(주저자)
- 책임연구: 박태원(울산대 철학과, 원효학 토대연구소 소장)
신라 진평왕 39년(617)에 경상북도 압량군押梁郡에서 태어났고 속성은 설薛씨이다. 대략 15세 전후에 출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 스승에게 의탁하지 않고 낭지朗智·혜공惠空·보덕普德 등의 여러 스승에게서 두루 배웠다. 학문적 성향도 또한 그러하여, 특정 경론이나 사상에 경도되지 않고 다양한 사상과 경론을 두루 학습하고 연구했다. 34세에 의상義湘과 함께, 현장玄?에게 유식학을 배우기 위해 당나라로 떠났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중간에 되돌아왔다. 45세에 재시도를 감행했으나, 도중에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며 마음 밖에 어떤 법도 있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고 되돌아왔다. 이후 저술 활동에 전념하여 80여 부 200여 권의 저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현재 이 가운데 22부가 전해진다. 원효는 오롯이 출가자로서의 삶에 갇혀 있지 않고, 세간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대중과 하나가 되어 불교를 전파하면서, 그들을 교화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그의 삶과 사상은 진속일여眞俗一如·염정무이染淨無二·화쟁和諍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신문왕 6년(686) 혈사穴寺에서 입적하였다. 고려 숙종이 화쟁국사和諍國師라는 시호諡號를 내렸다.
목차
- 원효전서를 번역하면서·5
원효학의 철학적 과제와 전망·23
『열반종요』에 대하여·46
일러두기·56
원효의 科文(내용 구분)에 따른 차례
Ⅰ. [경] 전체의 뜻을 간략히 서술함(略述大意)·60
Ⅱ. [경의 뜻을] 넓게 펼쳐 놓고 [내용에 따라] 구분하여 설함(廣開分別)·67
1. 『열반경』을 [설하는] 인연을 설명하는 부문(說經因緣門)·68
* 설한 인연은 없지만 설함은 있음(無因緣而有所說)·69
* 설한 인연도 없고 설함도 없음(無因無說)·70
* 설한 인연도 있고 설함도 있음(有因有說)·71
2. [『열반경』] 가르침의 핵심 내용을 분석함(辨敎宗)·76
1) 총괄적으로 설명함(總說)·76
* 첫 번째 설명·76
* 두 번째 설명·78
* 세 번째 설명·79
* 네 번째 설명·80
* 다섯 번째 설명·81
* 여섯 번째 설명·82
2) [부문에 따라] 구분하여 설명함(分別)·85
(1) 열반 부문(涅槃門)·85
① [열반의] 명칭과 뜻에 관한 부문(名義門)·85
가. 명칭의 번역(?名)·86
* 번역할 수 있다는 주장(有?之說)·86
* 번역할 수 없다는 주장(無?之說)·87
나. [열반의] 뜻을 해석함(釋義)·97
가) 크나큼의 뜻(大義)·97
나) 사라짐의 뜻(滅義)·100
다) 건너감의 뜻(度義)·105
② [열반의] 본연을 드러냄(出體)·110
가. 열반의 본연적 면모를 드러냄(出體性)·110
나. [열반의] 허망함과 진실함을 구별함(簡虛實)·119
③ [열반이라는 명칭의] 통용되는 범위와 국한되는 범위에 관한 부문(通局門)·131
가. 소승小乘·132
가) 독자부犢子部·132
나)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134
나. 대승大乘·139
가) 모두 통용되는 측면(極通門)·139
나) 범부와 성인을 구별하는 측면(簡凡聖門·140
다) 대승과 소승을 구별하는 측면(簡大小門)·141
라) 원인과 결과를 구별하는 측면(簡因果門)·141
④ 두 가지 열반에 관한 부문(二滅門)·142
가. 본연이 온전한 열반과 수단과 방법으로 [집착을] 무너뜨린 열반을 밝힘(明性淨及方便壞)·143
나. 신체로 인한 속박이 남은 열반과 신체로 인한 속박이 남지 않은 열반을 밝힘(明有餘無餘滅)·149
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설명·150
나) ?성실론?의 설명·154
다) 대승의 설명·158
(가) 변화시켜 나타내는 측면(化現門)·158
(나) 실제의 뜻에 의거한 측면(實義門)·159
(다) 대승과 소승을 서로 대비하는 측면(大小相對門)·162
(라) 응신應身·화신化身·법신法身의 세 가지 몸에 의거하는 측면(依三身門)·164
⑤ 열반을 설명하는 세 가지 항목에 관한 부문(三事門)·169
가. 열반의 본연과 특징을 나타냄(出體相)·170
나. 세 가지 항목을 세운 이유를 밝힘(明建立三事所由)·172
다. 총괄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을 밝힘(明總別)·173
가) 개별적인 것을 총괄하여 총괄적인 것을 이룸(總別成總)·174
(가) 세 가지 항목을 갖추어야 열반을 이룸(要具三法方成涅槃)·174
(나) 세 가지 항목이 똑같이 완전한 것이어야 열반을 이룸(三法等圓乃成涅槃)·175
(다) 세 가지 항목이 동시이어야 열반을 이룸(三法一時乃成涅槃)·175
(라) 세 가지 항목이 동일한 본연이어야 열반을 이룸(三法同體乃成涅槃)·176
나) 네 가지 능력이 모두 총괄적인 것이기도 하고 개별적인 것이기도 함(皆總皆別)·177
(가) 네 가지 능력이 모두 개별적인 것이라는 뜻(皆別義)·177
(나) 네 가지 능력이 모두 총괄적인 것이라는 뜻(皆總義)·178
라.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의문을 해결하는 부문(往復決擇門)·180
* 제1문답·180
* 제2문답·191
⑥ 열반의 네 가지 능력에 관한 부문(四德門)·194
가. 4덕德의 특징을 드러내는 부문(顯相門)·194
가) 총괄적으로 설명함(總說)·194
나) ‘네 가지 능력’(四德)의 특징을 구분함(分別)·197
나. 상락아정常樂我淨의 네 가지를 세운 뜻을 밝힘(明其立四意)·206
가) 네 가지 장애를 없앰(除四障)·207
나) 네 가지 불만을 뒤집어 바로잡음(?四患)·209
다) 네 가지 왜곡에 대응하여 다스림(對四倒)·212
라) 네 가지 양상에서 벗어남(離四相)·213
다. 4덕四德 각각의 구별에 관한 부문(差別門)·219
가) 두 가지의 늘 머무름(二種常)·220
나) 네 가지의 안락함(四種樂)·235
다) 두 가지의 참된 자기(二種我)·237
(가) [불변·독자의 실체가 없는] 현상으로서 자기(法我)·237
(나) [불변·독자의 실체가 없는] 주체로서의 자기(人我)·238
라) 네 가지의 온전함(四種淨)·245
라. 배타적 말다툼을 통하게 하는 부문(和諍門)·248
가) [보신報身이] 늘 머무른다고 집착함(執常)·249
나) [보신報身은] 늘 머무는 것이 아니라고 집착함(執無常)·254
다) 묻고 대답함(問答)·267
(2) 부처 면모에 관한 부문(佛性門)·276
① [불성佛性의] 바탕을 나타내는 부문(出體門)·276
가. 여러 학설을 서술함(序諸說)·276
나. 시비를 가림(判是非)·290
가) 총괄적으로 설명함(總說)·290
나) 여섯 법사의 주장을 구분함(分別)·293
(가) [현실은] 오염되어 있지만 [본연은] 오염되어 있지 않는 측면(染而不染門)·293
(나) [본연은] 오염되어 있지 않지만 [현실은] 오염되어 있는 측면(不染而染門)·295
② [불성佛性의] 원인과 결과에 관한 부문(因果門)·299
가. 총괄적으로 설명함(總說)·299
나. [불성佛性의 인과因果를] 구분함(分別)·302
다. 실제에 의거하여 [불성佛性의 인과因果에 대한] 논의를 소통시킴(就實通論)·305
③ 부처의 면모를 보는 것에 관한 부문(見性門)·313
가. ‘부처의 면모’(佛性)를 보는 경지에 대해 간략히 논의함·313
나. 실제에 맞는 뜻을 자세히 말함(廣說如實義)·314
가) [‘부처 면모’(佛性)를 보는 것이] 완전한가 완전하지 못한가의 측면(究竟不究竟門)·315
나) [‘부처 면모’(佛性)를 보는 것이] 보편적인가 보편적이지 않은가의 측면(遍不遍門)·316
다) [부분적으로라도 ‘부처 면모’(佛性)를] 직접 체득했는가 직접 체득하지 못했는가의 측면(證不證門)·316
라) ‘세 가지 측면’(三門) 각각에 대한 경증經證과 해설·317
④ [경지에 따라 불성佛性이] 있다거나 없다는 것에 관한 부문(有無門)·331
가. [초지初地 이상] 성인의 경지에 의거함(就聖位)·331
나. 범부의 경지에 의거함(約凡夫位)·342
가) ‘부처 면모’(佛性)의 있음과 없음을 네 가지 구절로 밝힘·343
나) ‘네 가지 구절’(四句)의 구별에 내포된 ‘네 가지 뜻’(四義)을 드러냄·344
(가) [의지문依持門과 연기문緣起門의] 두 가지 측면을 드러냄(顯二門)·344
(나) [성불成佛의] 원인과 결과를 구별함(別因果)·350
(다) 네 가지 의미를 펼침(開四意)·353
(라) 두 가지 극단[적 견해]에서 벗어남(離二邊)·355
⑤ [불성佛性과] 과거·현재·미래의 시간[과의 관계]에 관한 부문(三世門)·363
가. 진리의 몸에 의거함(就法身)·364
나. 결실을 맺을 부처에 의거함(約報佛)·365
⑥ [여러 경문들을] 모아 소통시키는 부문(會通門)·376
가. 문장이 다른 것을 소통시킴(通文異)·377
나. 뜻이 같은 것을 모음(會義同)·391
가) 본연이 온전한 측면(性淨門)·393
나) 오염에 따르는 측면(隨染門)·398
다) 현재에 나타난 [부처라는] 결실[의 측면](現果)·402
라) 미래[에 있을 부처라는] 결실[의 측면](當果)·406
마) 하나처럼 통하는 마음[의 측면](一心)·408
3. [경전의] 가르침을 구성하는 토대를 밝힘(明敎體/出經體)·413
1) [대승大乘과는] 다른 부류[의 견해]를 서술함(敍異部)·413
2) 대승[의 견해]를 밝힘(顯大乘)·426
4. 가르침의 위상을 밝힘(明敎迹)·429
1) 남방에서 통용되는 설명·429
2) 북방에서 통용되는 설명·435
3) 묻고 대답함·449
원효의 삶을 증언하는 기록들(三大傳記)·453
원효의 생애 연보年譜·468
번역어 색인·470
책 속으로
P. 23~24 원효의 언어체계를 관통하는 원리로서는, 그가 구사하는 일심一心, 화쟁和諍, 무애無碍, 회통會通, 화회和會 등의 용어가 자주 거론된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중 어느 말을 잡아도 원효사상의 면모가 적절히 드러난다. 어느 면모에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선호가 갈리지만, 어느 하나를 택하여도 다른 면모들이 빠져나가지는 않는다. 원효사상의 특징이 여기에 있다. 원효가 펼치는 다채로운 통찰과 언어는 ‘서로를 향해 열려 있고’, ‘서로를 껴안아 들이는 면모’가 특히 뚜렷하다. 그의 사상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원효사상은 단연 ‘통섭通攝’적이다. 열려 있기에 ‘서로 통하고’(通), 걸림 없이 받아들이고 또 들어가기에 ‘서로 껴안는다’(攝). 그래서 필자는 원효철학을 관통하고 또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주저 없이 ‘통섭通攝’(서로 통하고 서로를 받아들임)을 선택한다. 화쟁和諍이나 일심一心 등은 모두 원효의 통섭학을 직조해 내는 소재들이다.
P. 26 원효의 언어를 원전형태로 재구사하면서 이리저리 조합하고 분석하는 교학적 독법으로는 통섭의 길을 만나기 어렵다. 불교학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원효연구를 비롯한 불교연구는 이제 문헌학과 교학의 방법론적 관행과 내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문헌학/교학의 성과를 품으면서도 오늘의 관심과 현재어로 자유롭게 재성찰하는 ‘성찰적 탐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응용불교나 비교철학적 격의格義불교가 ‘성찰 불교학’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그 한계가 명백하다. 전통교학이 확보한 해석학적 권위에 주눅 들지 않는 기백과 역량 계발이 수반해야 가능한 일이다.
P. 26~27 흥미로운 것은, 원효야말로 이러한 ‘성찰적 불교탐구’의 주목할 만한 모범이라는 점이다. 원효는, 접할 수 있었던 모든 불교문헌과 교학을 정밀하게 탐구하면서도 결코 능동적 성찰의 끈을 놓지 않는다. 또 자신의 실존적 갈증과 무관한 메마른 사변에 몰두하지 않는다. 그리고 성찰적 탐구의 성과를 그 시대의 현재어에 담아 정밀하게 펼친다. 그는, 지적 성취로 우쭐대려는 현학적 지성도 아니고, 중심부 지식을 조금 익혀와 행세하려는 주변부 지성도 아니며, 권력에 비위 맞추며 기생하려는 노예 지성도 아니다. 그는 당당한 태도로 자유롭게 성찰하였고, 치열하게 실험하였으며, 거칠게 자기를 검증하였다.
P. 45 원효의 언어에 담긴 통찰은 붓다와 대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간에 의해 수립된 ‘인문적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원점 수준에서부터 문제를 다루게 해 준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붓다와 대화하려면 결국 ‘차이 현상들을 다루는 인간의 방식’에 관한 그의 통찰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원효의 관심과 통찰 역시 이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붓다와 원효는 ‘인문人文의 근원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며, ‘지금 여기에서의 인문학적 보편과제’와 직결된다. 붓다와 원효의 언어가 지니는 이 인문학적 의미를 현재언어에 담아내는 일은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미답의 영역이다. 원효의 언어는 끝없이 현재로 귀환하면서 펄펄 살아 움직이는 ‘보편성찰의 보물창고’이다. 그 보고寶庫의 문을 여는 역량과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지금 학인들의 몫이다. 이번의 원효전서 번역본이 그 역량의 개발과 기술 연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 45 한국인문학의 숙원과제는 자생인문학의 형성이다. 최근 100여 년간 서구인문학의 성과를 열정적으로 소화해 온 한국인문학은 그간에 축적한 역량으로 자생인문학을 수립할 수 있는 조건들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를 토양으로 삼아 고유성을 확보한 인문학을 자생인문학이라 한다면, 한국의 자생인문학은 한반도 지성의 과거가 반영된 내재적 모델을 갖추어야 고유의 정체성과 생명력을 확보할 수 있다. 원효학이 주목되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효학은 자생인문학의 내재적 모델을 수립하기 위한 최적의 의지처로 보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
본서는 ‘원효전서 번역총서’의 첫 책이다. 울산대 원효학 토대연구소에서 원효전서 독회세미나를 거쳐 확정된 『열반종요』의 번역을 싣고 있다. 이는 “협업적 공동번역 시스템”을 통해 불교학 각 분야 전문연구자들의 역량을 집대성한 것으로, “문제해결에 유효한 자생 인문학의 내재적 모델” 수립을 목표로 하는 행보 가운데 하나이다.
저자에 따르면 원효 저서의 목록은 80여 부 200여 권이 확인된다. 그야말로 엄청난 분량의 저술이다. 종횡으로 뻗어나간 원효사상의 면모를 살피다 보면, “원효사상은 단연 ‘통섭通攝’적”이며, “열려 있기에 ‘서로 통하고’(通), 걸림 없이 받아들이고 또 들어가기에 ‘서로 껴안는다’(攝)”는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동시에 우리에게도 이러한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반갑게 다가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효학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이다. 우리에게는 원효학이 지닌 “보편 인문학적 생명력”을 발견, 탐구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다시 말해 원효에 대한 기존의 독법을 벗어나, 새로운 독법을 세워 현재의 문제를 해소하는 열쇠로서의 원효학을 만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열반종요』는 원효가 『열반경』을 요약, 탐구한 책이다. 『열반종요』를 포함한 기존의 원효저서 한글번역본이 취하는 ‘현토형 번역’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해석학적 번역양식’을 취한다. 기존의 난해한 ‘현토형 번역’은 가독성이 떨어지는 탓에 전문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반면 ‘해석학적 번역’은 모든 한자어의 의미를 풀어쓰기 때문에 번역자의 이해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본문의 번역문에서는 ‘[ ]’ 기호를 사용하여 번역자의 이해를 제시함으로써 문맥 이해를 돕는다. 기존 한문 번역 양식의 문제점을 보완한 한문 고전 번역의 새로운 양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더불어 ‘원효학의 철학적 과제와 전망’과 『열반종요』에 대한 설명을 앞부분에 담았다. 한편 1000개에 달하는 상세한 주석과, 용어 해설을 포함한 번역어 색인은 원효를 다루는 연구자들의 명확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
기본정보
ISBN | 9788984118171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5월 20일 | ||
쪽수 | 526쪽 | ||
크기 |
152 * 225
* 33
mm
/ 775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원효전서 번역총서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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