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야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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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조주청
저자 조주청은 딱, 해방되던 날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상학과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 짧은 기간 월급도 받아보고, 뛰쳐나와 가전제품 장사도 해봤다. 호텔도 지어서 운영해보고 연립주택 건축도 해보며 도대체 자신은 돈벌이 재주가 없음을 자각하고 심심풀이 삼아 만화 판에 뛰어든다. 만화로 밥벌이를 하다가 그것도 지겨워 지구촌 여행길에 올라 130여 개국을 쏘다니며 여행 작가 행세를 하고 있다.여행기 단행본「함께 뒹굴며 108나라」『사랑방야화1』을 책방에 내 놓았고 중앙일보에「조주청의 일파만파」, 월간조선에「시사만평」골프다이제스트에「지구촌 여행기」, 농민신문에「사랑방 야화」그 밖의 몇몇 잡지에 여행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북한산 자락 집 마당에 곰취, 눈개승마, 산마늘, 고추냉이, 참산부추 등을 가꾸며 산채 텃밭 농사에 빠져있다.
그림/만화 조주청
목차
- 1부
숙맥선비
의기양양 달님이
쌀 도둑
소는 잘못이 없다
월천꾼
쇠뿔
부엉이골 총각 사냥꾼
엽전 주머니
어수룩한 촌사람
심봉사의 근심거리
요분질
세 번째 며느리
가난한 집 며느리
당나귀와 닭
효자 상, 불효 벌
임계댁 아침에 옷고름 풀다
산삼
지관이 되다
도둑
노가자 냄새
새경 깎기
죽어 마땅한 놈
웃는 집안, 한숨 집안
친정 조카
고추 한 배
학동과 머슴
호구 별성마마
약사발 정성
고로쇠와 은어
운명을 깨다
코 큰 남자, 입 작은 여자
여승
붓 장수
외눈박이를 죽여라
젓 장수
2부
이주국의 배짱
공부머리, 장사머리
잡혀가는 국사범
학질 고치기
소가 된 사람
육희(六喜)
찬모의 눈물
까막눈
움켜 쥔 단추
그때 그날 밤
금주발 뚜껑
대밭골
까막눈 뱃사공
젊은 도둑님
싸움의 기술
탁란(托卵)
홍어
황룡을 품다
큰 것이 탈
황대감의 유언
죽마고우
귀신들의 속삭임
손 씻은 물
복상사
두 가지 패
사또의 울화병
나루터 주막
산통
산삼이냐 장뇌냐
요분질
황소
음양구분환
여우 한마리
영악한 마누라
흑룡의 여의주
책 속으로
쌀 도둑 중에서
어느 봄날, 온종일 밭에 나가 일하고 들어와 안방에서 바느질하는데 사랑방에서 글을 읽던 김초시가 들어와 호롱불을 후~ 꺼버리고 마누라를 쓰러트렸다. 그때 부엌에 쌀 도둑이 들어왔다. 쌀 도둑은 쥐 죽은듯이 웅크리고 앉아 안방에서 먹구름이 몰아쳐 소나기가 쏟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초시가 마누라 치마를 벗기고 속치마를 올리고 고쟁이를 내렸다. 운우의 숨소리가 한창 가빠질 때 도둑은 쌀독을 열고 자루에 쌀을 퍼담기 시작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김초시 귀에 대고 마누라가 속삭인다.
“쌀 도둑이 들어왔소.”김초시 방망이는 갑자기 번데기처럼 줄어들어 이불을 덮어쓴 채 방구석에 처박혀 와들와들 떨고 있다. 김초시 마누라는 치마끈을 매면서도 계속 가쁜 숨을 몰아쉬며“여보 여보, 더더더” 라고 교성을 질러 쌀 도둑을 안심시켰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김초시 마누라가 부엌문을 차면서 “도둑이야” 라고 고함
을 지르자 쌀 도둑은 혼비백산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쳤다.
월천꾼 중에서
“마님은 월천을 시킬 수 없습니다.”능글맞은 억쇠 녀석의 목멘 소리에 마님이 약간 노기 띤 소리로 물었다.“어떤 연유로?”“양반집 마님들은 가마라도 탄 듯이 소인의 두 손을 아무 데도 잡지못하게 합니다. 물살은 급하고 발아래는 이끼 낀 자갈인데….”“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게야.”마님의 말에 억쇠 녀석이 떡판 같은 등짝을 댔다.“비단 치마는 걷어 올려 치마끈에 끼우십시오. 제 손이 미끄러지고 마님의 치마도 젖습니다.”주저하던 마님이 치마를 올리자 새하얀 고쟁이 아래로 푸짐한 육덕 이 그대로 드러났다. 억쇠가 마님을 업고 음풍천으로 들어갔다. 솥뚜껑 같은 억쇠의 두 손이 마님의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하자 억쇠의 목을 감싼 마님의 손이 억쇠의 가슴팍을 때렸다.
부엉이골 총각사냥꾼 중에서
부인은 사냥꾼 집을 향해 소리쳤다. 노총각 사냥꾼이 내려와 부인을들쳐 업었다. 부인의 육덕이 푸짐해서 엉덩이를 두 손으로 받쳐 든 총각 사냥꾼은 그만 양물이 불뚝 솟구쳤다. 총각의 목덜미를 깍지 끼고 바위 같은등에 업힌 부인은 남자 냄새를 맡은 지 얼마이던가. 방문을 열고 들어 올 땐 둘 다 불덩어리가 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치마를 올리고 바지를 내리고 엉켜서 뒹굴었다. 땀이 범벅돼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지고 옷매무새를 고친 부인은 자초지종을 얘기할 겨를도 없이“장끼 한 마리만 주시오” 라고 말했다. 총각이 잡아놓은 장끼 세 마리를 모두 주자 부인은 발을 절며 골짜기를 내려갔다. 부랴부랴 장끼를 고아 사발에 퍼서 방으로 들어가자 맛도 보기 전에 벌써 남편은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 부인이 떠먹여 주자 나중엔 제 손으로 퍼먹었다. 이튿날, 언제 아팠냐는 듯 남편은 거뜬하게 일어났다. 오후에 슬픈 소문이 돌았다. 부엉이골 총각 사냥꾼이 밤사이 상처 하나 없이 죽었다는 것이다. 형이 보니 동생이 죽을 운수보다도 계수가 과부살이 꼈던 것이라, 호적에 오른 것만이 남편인가? 남편 노릇 한 놈이 죽으면 과부인 것이지, 그래서 계교를 쓴 것이었다. 총각은 애매하게 대수대명(代數代命)에간 것이다.
심봉사의 근심거리 중에서
심봉사는 지난봄부터 사주팔자 점을 봐 주기 시작했다. 점괘는 노상 틀렸지만, 동네 사람들은 보시하는 셈 치고 점을 보고 돈을 놓고갔다. 심봉사는 걱정거리가 없다. 심청이는 심봉사가 쥐여준 엽전을 들고 동네 사람들과 장에 갔고, 심봉사 혼자 뜨뜻한 방에 비스듬히 누워있으니 갑자기 근심거리 하나가 떠올랐다. 가끔씩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하초를 달랠 길이 없는 것이다. 심봉사는 바지춤으로 손을 넣어 그 옛날 고왔던 청이 어미와 뒹굴던 일을생각하며 물건을 꽉 쥐었다. 그때 동네 아낙 하나가 팥죽을 한 그릇들고 부엌으로 들어와 심청을 찾더니 장지문을 열고 안방을 들여다보다가 팥죽 그릇을 떨어트려 부엌 바닥이 팥죽 판이 되었다. 심봉사는 팥죽 그릇이 깨지는 것도 모르고 물건을 꺼내 놓고 용두질에 여념이 없었다. 장지문을 닫고 뛰는 가슴을 쓸어내리던 아낙네는 살며시 방으로 들어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심봉사의 물건이 장대하기 그지없어 초라한 남편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었던 것이다. ‘팥죽 보시는 물 건너갔고 육보시로 불쌍한 심봉사를 도와야지.’
출판사 서평
먼저 깨달은 일부 저자들이 전해 내려오는 선조들의 재치를 책으로 엮은 것이 많다. 필자가 그 일부를 졸문으로 개작하고 창작해서 어쭙잖은 그림을 곁들였다. 그동안 농민신문에 연재했고 이번에 그 내용을 정리해서 두 번째 책으로 묶었다.
이 책 속에서 필자는 그 옛날 대청마루 위의 여인이 되어 보았다. 외람되게도 전기수(傳奇?)역할을 자청했다. 이미 『사랑방야화1』이 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수천 권이 세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고맙게도 그 독자들의 요청쇄도에 『사랑방야화2』을 다시 세상으로 내 보낸다.
여유 없이 급박하게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시, 멋을 알았던 우리네 선조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면 전기수(傳奇?)인 필자로서는 더 바랄 게 없겠다. 저자의 글 중에서
은근슬쩍 즐기는 거시기한 재미 ‘사랑방야화2’ 애독자 소원 풀었네
아찔한 그림책이나 야시시한 소설책이 수중에 들어왔다 치자. 겉으로는 아닌 척 헛기침을 하지만 내심 그쪽에 신경이 꽂히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 ‘거시기’를 남몰래 은근슬쩍 즐기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는 누구나 다 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이 적나라할 때보다는 보일 듯 말 듯 은근할 때 우리의 에로티시즘은 더 동하게 마련이다.
외설적이지 않으면서도 두고두고 삼삼한 진정한 에로티시즘의 경지를 음미하고 싶은 이들은 지금 소개하는 책에 주목하시라.
<농민신문> 매주 금요일자에 인기리에 연재중인 ‘조주청의 사랑방야화’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책 제목은 코너명을 그대로 따온 <사랑방야화2>1권에 이어 2권째다.
2008년 1월4일 연재를 시작한 이후 약 4년간 실렸던 180여편의 작품 중 해학이 넘치면서도 작품성이 뛰어난 70편을 저자가 직접 골라서 각각 1, 2권으로 엮었다.
연재하는 동안 “조주청의 사랑방야화를 책으로 묶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음은 물론 2권 제작요청 쇄도를 감안하면 이 코너의 애독자들은 소원을 푼 셈.
책에 담긴 70편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사랑방에서 펼쳐지는 은밀하고 농염한 해학의 세계다. ‘청상과부 고명딸’ ‘바가지 해웃값’ ‘백과부’ ‘관찰사의 객고풀이’ ‘유부녀 사냥꾼’ 등 맨 앞쪽의 목차만 봐도 내용이 읽힐 정도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노골적으로 홀딱 벗기는 야동(야한 동영상)이나 성인물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반투명 모시 속옷을 입은 여인을 대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섹시하고, 그래서 더 격이 높다.
간결하고 맛깔스러운 문장과 저자의 후끈한 입담도 이 책만의 특징. 한편의 극화로도 손색없는 이야기를 원고지 7∼8매로 담아내는 저자의 글 실력은 수준급이다.
편편마다 옷고름을 풀고, 푸짐한 육덕을 드러내고, 하초가 불끈 솟고, 교성을 지르고, 쿵덕쿵덕 운우지정을 나누는 저자의 입담은 그야말로 착착 달라붙는다. 수월댁, 음풍댁, 음순댁, 오입쟁이 홍대근, 대물총각 허대풍 등 작명도 재미있다.
저자의 원래 직업이 만화가였던 만큼, 각 작품마다 한 점씩 그려 넣은 삽화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내용이 야할 때에는 그림의 수위를 약간 낮추고, 다분히 교훈적인 이야기로 흐를 때에는 그림을 통해 가독성을 보완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출간하자마자 문단의 반응도 좋다.
‘독고탁’이란 캐릭터로 유명한 만화가 이상무씨는 “이 시대의 이바구꾼, 조주청 선생이 에로틱하게 해학과 풍자로 인간의 벌거벗은 모습을 들려준다. 그것이 우리의 진솔한 삶이고 인생인 것을 어찌하랴.”는 추천사로 대신했다.
바쁜 일상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 조상들의 해학·익살·풍자를 음미하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갖기에 딱 좋은 책이다.
본사 출판기획부에서는 <사랑방야화> 제3권도 계획 중에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79471229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9월 25일 |
쪽수 | 234쪽 |
크기 |
151 * 210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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