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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김동춘 … 혼자서는 사회를 깰 수 있으되 만들 수는 없다
00.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를 만났다
01. 색깔론은 보수세력의 마지막 보루
02. 한국전쟁의 상처 치유는 진실규명에서부터
03. 우파 근본주의의 핵심 내용은 인종주의
04. 빨갱이 효과는 말 못하게 하는 말의 폭력
05. 정치권력의 속성에서 비롯되는 학살
06.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남북의 화해
07. 한국전쟁, 국가건설 세팅의 시작
08. 미국에도 있는 비판적 지지 논쟁
09. 우익 이데올로기의 전파 통로가 되어온 한국교회
10. 한국의 보수주의자들, 제발 애국자가 돼라
11. "우리 사회에서 빨갱이라는 건 사망선고예요"
12. 국제관계에 철학이 없다
13. 파업을 하니까 경제가 어렵다?
14. 정치가를 훈련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15. 자기반성 없는 애국주의
16. 혼자서는 사회를 깰 수 있으되 만들 수는 없다
17. 이승만, 전형적인 마키아벨리적 인물
18. 한국은 아직 희망이 있다
한홍구 … 역사의 강은 진실을 향해서만 흐른다
00.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를 만났다
01. 민주노동당에 정말 실망했다?
02. 빨갱이보다 못한 여호와의 증인
03. 한국에선 아직도 머릿수가 전투력
04. 사법부가 깨어나고 있다
05. 파병해도 미국은 감동하지 않는다
06. "몰라서 그렇다, 무식하다"
07. 진보에 거는 꿈이 약하다
08. 남북이 같이 군대를 줄이자
09. 평화 없이는 민주도 없다
홍세화 … 자유인들의 자발적 공동체를 향한 꿈
00.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을 만났다
01. 공공성을 공유해야 토론이 가능하다
02. 참여정부에는 역사의식과 철학이 부족하다
03. 의식화 이전에 탈의식화가 선행돼야
04. 수구세력과의 보다 적극적인 싸움이 필요
05. 과거사 청산은 지금 여기에 포진하고 있는 문제
06. 세상을 바꾸려 했지만 바뀐 건 그들이었다
07. 개혁에 대한 긴장이 안 보인다
08. '지향해야 할 현실', '어쩔 수 없는 현실'
09. 만인에 대한 만인의 완전한 투쟁
10. 사회는 구성원의 의식이 바뀌는 만큼 진보한다
11. 무상교육제도는 계층간·세대간 연대의 실험
12.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라?
13. 언론환경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
14. 말은 거창한데 행동은 없다
15. 자유인들의 자발적 공동체를 꿈꾼다
진중권 … 원칙을 지키는 존재의 미학
00.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를 만났다
01. 각자가 자기 인생의 모델이 되어야
02. 조선과 안티조선, 둘의 속성은 똑같다
03. "친미파니까 믿어주세요"
04. 한 표 한 표가 진보의 척도
05. "당신 아버지랑 우리 아버지가 친했었다"
06. 경제적으로 패배하면 죽어야 한다?
07. 좌파 매체가 잘 안 되는 이유 세 가지
08. 낯익은 건 옳고, 낯선 건 틀리다
09. 정치는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10. 우리 사회에서 진보가 의미하는 것
정욱식 … 평화를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
00.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를 만났다
01. 노무현은 제 2 의 DJ가 아니라 아시아의 블레어
02. 대한민국은 세계 1위의 파병국가
03.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04. 반미나 친미 모두 미국 중심주의에 갇혀 있어
05. 미국을 이해하는 4개의 키워드
06. 평화네트워크와 반전평화운동
김어준 … 보편적 상식에 기댄 전방위적 딴지 걸기
00.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만났다
01. 방송은 소통의 또 다른 통로일 뿐
02. 인터뷰는 그의 이미지가 아니라 '그'를 만나는 것
03. 오픈마인드가 좋은 인터뷰를 낳는다
04. "영향력? 뽕이라고 생각해요"
05. 보편적 상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균형이 잡힌다
06. 시큰둥한 게 냉소는 아니다
07. 딴지가 [한겨레21]이나 [2580]이 될 수는 없다
08. 시대의 바퀴가 구르는 방향을 알고 싶다
09. 김어준이 만난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
손석희 … 절제와 균형으로 만드는 공정한 방송
00. 손석희 MBC 아나운서를 만났다
01. 선정성과 지루함의 경계에서
02. MBC도 시청료를 받아야 한다?
03. "당신은 틀렸다"고 외치고 싶은 유혹
04. 개인의 영향력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영향력
05. 토론 소재의 다각화를 고민하고 있다
06. 시청자와 독자들이 깨어나야
07. 지금은 혼란을 감내해야 하는 시기
08. 패널의 네 가지 유형
09. 대통령이 직접 토론에 나서기를 바란다
10. 지나친 경쟁이 탈정치화를 부추긴다
11. 공정방송하려고 생긴 노조에 어떻게 안 들어가나
12. 짧지만 강한 힘을 깨닫게 한 [1분 뉴스]
13. 인터넷 언론은 거품이 아니다
신강균 · 최원석 … 거침없이 말하되 상식에 호소한다
00. 신강균 앵커와 최원석PD를 만났다
01. 견제에 예외는 없다
02. 백퍼센트 중립은 세상에 없다
03. [조선일보]는 조미료가 많이 쳐진 신문
04. "너그는 떠들어라. 나는 안 본다"
05. 파격으로 전하는 상식
06. 수용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뉴스서비스'
07. 건강한 견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출판사 서평
◆ 인터뷰를 통해 보는 2004년 한국사회의 쟁점과 그 배경 및 전망 - 이 책은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 및 언론인과 2004년 한국사회의 쟁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나눈 인터뷰집이다.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친일청산 및 과거사 진상 규명, 양심적 병역거부,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주한 미군 감축, 대미관계와 한반도 평화, 언론개혁 문제, 유영철 사건, MBC TV ‘사실은…’의 영부인 비하 발언 보도 사건 등 올해 한국사회에서 일어났던 굵직굵직한 사건들과 쟁점이 되었던 사안이 총 8개의 인터뷰를 통해 다루어진다. 손석희·신강균 등 현직 아나운서와 최원석 PD,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문제를 다룬 책을 출간했으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던 김동춘 교수, ‘양심적 병역거부권 실현’과 ‘평화 박물관 건립’을 위해 힘쓰고 있는 한홍구 교수, 공화국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하는 사회의 공공성 구축과 공교육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온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예술에 대한 미학이 사회에 대한 미학으로 결국은 각 개인의 존재 미학으로 자리잡길 원하는 진보 논객 진중권 교수, ‘딴지일보’와 CBS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리 사회의 비상식적인 부분에 거침없이 딴지를 거는 김어준 총수, 우리 사회에 처음으로 평화에 대한 이론과 방향을 전문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평화네트워크의 정욱식 대표 등 9명의 인터뷰이는 각각의 영역에서 쌓아온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 쟁점들에 대한 단순한 평가를 넘어서 그 쟁점과 사건이 일어난 연원을 밝히기도 하고, 그 기저에 숨은 논리를 반박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관심을 가진 9명의 인터뷰이들이 나름의 탄탄한 이론적 배경 속에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해 가는 인터뷰들이 모아져 있기에 이 책은 사회 쟁점과 사건의 이면을 궁금해 하는 독자와 우리 사회의 전망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독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수능 이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이 책에 실린 몇 가지의 쟁점과 그에 대한 인터뷰이들의 생각이다. - - ◆ 친일청산과 국가보안법 개폐논란, 지금 한국사회는 분열 중? - 국가보안법과 친일청산 문제를 두고 보수와 진보 양진영이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다. 9월 18일 주말을 맞아 도심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 단체가 각각 찬반 집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9일에는 “대한민국이 왼쪽으로 기우는 걸 볼 수 없”는 전직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 1,500명의 원로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주장하는 시국 선언을 했고, 그로부터 며칠 뒤인 9월 16일 리영희, 백기완 등 민주 인사 70여 명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시국 선언을 하는 등 ‘친일청산’ 문제에서 비롯된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국보법 폐지’로 최고조에 달해 당분간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장외 투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방송에서도 연일 국가 정체성과 국가보안법, 친일청산 등을 주제로 한 토론이 열리고 있으며, 신문의 사설들도 이 내용을 연일 빼놓지 않고 다루고 있다. 이쪽과 저쪽으로 확연히 갈라져 누가 봐도 이쪽과 저쪽을 구분할 수 있는 대치 정국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가보안법 철폐와 친일청산 등은 나라를 둘로 쪼개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의제인가? 아니면 과도기의 당연한 현상인가? 국론은 꼭 하나로 모아져야 하는 건가? 친일청산은 과거에 연연해 하는 구태인가? 국가보안법 폐지는 자유민주주의의 폐기인가? 자유민주주의의 회복인가? 오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쟁점들에 대해 이 책 『인터뷰 한국사회탐구 ― 마주치다 눈뜨다』의 인터뷰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 - - ◆ 손석희 ― “지금은 혼란을 감내해야 되는 시기” - “우리가 권위주의 시대를 끝낸 지 얼마나 됐어요? 그리고 일정 부분 권위주의 체제가 남아 있어요. 우리가 이제 권위주의 정권을 형식적으로나마 끝낸 게 얼마나 됐다고 모든 것이 다 안정되고 혼란이 끝나길 바라겠어요. 이제 어떻게 보면 혼란기의 시작인데(과도기라고 표현해도 되고), 일단 지금은 이런 분열이라면 분열, 혼란이라면 혼란을 감내해야 되는 시기죠.” 모든 의견을 억지로 합의시켰던, 일체의 반론도 용납하지 않았던 권의주의 정권을 ‘형식적으로나마’ 끝낸 지 길게 잡아 ‘10년’, 짧게 잡으면 ‘2년’이다. 이 짧은 기간에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합의를 이룬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손석희 말대로 그간 합일을 이루는 데 익숙해진 우리는 의견 차이가 나고 그런 의견들이 충돌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이며 꼭 일치를 보려 하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오히려 그간 억눌려왔던 다양한 목소리들이 분출되어야 하는 시기이고, 이런 시기를 거칠 때 사회적 ‘공공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공유가 이루어져 진정한 의미의 ‘합일점’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석희 는 자신이 진행하는 토론 프로그램에서도 어떤 합일점을 찾아내기보다는 다양한 목소리를 공정하게 전하는 데 더 무게를 두고자 하며, 절제와 균형 잡힌 사회자의 역할을 자신의 모델로 삼는다. - - ◆ 김동춘 ― “한국의 보수주의자들, 제발 애국자가 돼라” - “보수라고 했을 때는 지켜야 될 가치가 있어야 되는 거죠. 그리고 보수세력이 대체로 지켜야 될 가치는 다른 나라의 예를 들면 국가, 민족, 가족, 전통, 권위 이런 거거든요. 그게 보수주의인데, 한국의 보수주의라고 이름하는 분들은 지켜야 될 가치가 없다는 겁니다. 권력과 돈 외에는. …… 저는 애국주의는 좋아하지 않지만, 애국자가 되는 것이 보수주의인데, 애국자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한국의 보수주의는 가짜’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애국자란 국가와 민족이라고 하는 걸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사람들이죠. 그게 아니면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는 것도 좋아요. 유교적인 가치 중에서 좋은 가치를 지키자, 예를 들어 ‘가족윤리가 무너졌는데, 이래서야 되겠는가’ ‘이혼율이 이렇게 높아지고 있는데 이래서야 되겠는가’ 하는 것들을 제대로 소중하게 견지하면서 사회적으로 전파를 한다면 그게 보수주의죠. 한국의 이른바 보수주의는 권력 추종, 돈 추종 외에는 없다는 겁니다. 그게 한국 보수주의의 태생적 한계고, 그 태생적 한계가 일제시대부터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이 보수주의적인 유학자들, 전통시대의 관료들을 다 포섭을 해버렸기 때문에 일본하고 미국 외세의 지배과정에서 한국의 보수주의가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된 거라고 봅니다.” ‘역사를 증언하고 현실을 해석하는’ 지식인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김동춘 교수는 오늘 우리 사회의 보수주의자들의 뿌리를 찾아 그들이 오늘의 시사에 반응하는 방식을 해석한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진정한 의미의 ‘애국심’에서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제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유지해온 자신들의 기득권이 와해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에게 자신의 기득권이 아닌 국가와 민족을 걱정하는 ‘진정한’ 애국자가 되어 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 - ◆ 벌어지는 지역 간 학력차, 오늘 한국 교육 문제의 해법은? - 지난 8월 말, 몇몇 대학에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고교 간 학력차를 적용해 전형에 반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어 교육부와 시민단체 등에서 실태 조사에 나섰다. 강남과 강북의 학력차가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 같은 학력차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교육비의 투자액 차이에서 나온 것이라는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교육부가 아무리 공정하고 개혁적인 대입전형 제도를 내놓아도 지금의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아무 해법이 없어 보인다. 학생들의 사고를 보고자 마련한 ‘논술’조차도 과외의 대상, 그것도 어느 과목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고액 과외의 대상이 된 지 이미 오래다. 계층간 학력차를 심화시키고,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자발적 학습 능력조차 떨어뜨리는 현재의 교육 문제에 대해 이 책 『인터뷰 한국사회탐구 ― 마주치다 눈뜨다』의 인터뷰이 가운데 한 명인 홍세화가 제시하는 해법은 다음과 같다. - - ◆ 홍세화 ― “무상교육제도는 계층간·세대간 연대의 실현” - “공교육을 제대로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상교육제도를 시급히 실현하는 것입니다. 한국사회 구성원들은 타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교육비를 국가나 사회가 부담하는 것에 대해 인식을 못하고 있는데, 왜 무상교육제도가 중요하냐 하면 무상교육제도는 그 자체로 계층간 연대의 실현이고 세대간 연대의 실현이기 때문입니다. 기성세대가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자본 형성의 비용을 대주기 때문에, 그리고 소득이 많은 사회 구성원이 소득이 적은 사회 구성원 자녀들의 교육비를 부담해주기 때문에, 세대간 종적 연대이면서 동시에 계층간 횡적 연대입니다. 그래서 수혜 당사자들인 한국사회 구성원 모두가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자신이 수혜 대상자이기 때문에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고, 또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기 때문에 사회 환원의식도 강하게 생깁니다. 지금과 같은 이런 구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경쟁과정이어서, 경쟁에서 이긴 자는 교육자본에 의해 출세한 자로서 전부 군림하게 되는 겁니다. 당연히 사회 환원의식도 없고 사회적 책임의식도 없어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불가능한 것이죠.” 이미 우리나라가 무상교육을 실시할 물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고 말하는 홍세화는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사람 취급을 못 받는 지금의 험악한 사회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무상교육제도가 꼭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층간 연대의 실현으로서 무상교육제도가 실시될 때, 사회 구성원들의 연대의식이 증대됨은 물론이고 상대적 박탈감도 줄일 수 있어 이런 박탈감에서 비롯되는 유영철 사건과 같은 범죄의 근본적 예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홍세화와 더불어 이 책의 인터뷰이 중 무상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또 한 사람은 진중권이다. 그는 무상의료, 무상교육이 가져오는 삶의 안정이 극단적 자살(부모의 자녀 동반 자살 등)을 막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의 질을 한 단계 높일 거라 주장한다. - - ◆ 이라크 파병과 주한 미군 감축,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해법은? - 수많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결국 자이툰 부대를 파병했고, 이에 파병 찬성론자들은 한미공조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잘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연 미국은 전쟁 당사자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대를 보내 ‘원조’해 준 한국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는가? 그 대가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가? 한편 내년까지 주한 미군 12,000명을 감축한다고 미군이 발표하면서 안보 공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의 안보는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의 숫자에 달려 있는 것일까? 그래서 미국의 파병 요구에도 승낙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 정부의 이라크 파병과 주한 미군 감축 등의 사건을 놓고 한국의 안보,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해법에 대해 이 책 『인터뷰 한국사회탐구 ― 마주치다 눈뜨다』의 인터뷰이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 - ◆ 한홍구 ― “남북이 같이 군대를 줄이자” - “이번에 미군 3,600명 빠져나갔을 때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한국군의 대폭 감군이에요. 그리고 북에 대해서 ‘상호 감군을 하자’고 하는 겁니다. 미국놈이 아무리 나쁜 놈이라 하더라도 인민군 장성이 한국군 부대에 와서 ‘니네 정말 10만 줄였어?’ 하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상황, 한국군 장성이 이북 군부대를 방문해서 ‘니네 진짜 군대 줄였냐?’고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맘대로 하긴 힘들겠죠. …… 정말 남북군사회담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상황, 그리고 그 군사회담이 감군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되면 미국이 암만 무법자고, 나쁜 놈이고, 황당한 놈들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상황에서 북을 치지는 못합니다. 지금 남한이 미국에 대해서 전쟁 억지력으로 가질 수 있는 부분은 평화밖에는 없는 거예요. 남북이 같이 군대를 줄인다, 그런 입장에서 북의 생존을 보장하고, 북은 궁극적으로 6자 회담을 통해서 핵 문제를 풀어나가고, 그리고 남북이 상호간에 10만 감군을 한다, 혹은 …… 현재 갖고 있는 군 비율대로 줄인다, 각자 8%씩 줄인다, 10%씩 줄인다 그걸 정해서 각자 감군을 해나간다면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을 치지는 못한다는 거죠. 한반도 평화는 그렇게 만들어 나가야지, 다른 무슨 수로 만들겠습니까?” 북핵 문제는 미국의 세계전략 차원의 일로, 우리 정부가 이라크에 몇 명을 파병하느냐에 따라 그 전략이 달라지지는 않는 게 한홍구의 입장이다. 그는 베트남전쟁 때 한미상호방위조약 개정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이 있는데(지역 판도와 관련된 문제도 아니고 두 나라 간의 문제만을 바꾸는 것이었는데도) 당시 5만의 군대를 우리가 베트남에 보냈는데도 미국이 안 들어줬던 것을 예로 들며, 파병으로 한미관계의 개선이나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없음을 역설한다. 참여정부가 미국의 공격의지를 막겠다고 파병을 했지만, 오히려 미국의 그런 의도를 막을 방법은 남북 공조밖에 없다는 것. 한국군도 감군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 기회에 남북이 함께 군대를 줄여 평화 분위기를 만들어나갈 때 미국에 대한 전쟁 억지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 ◆ 정욱식 ― “북한의 반미나 남한의 친미 모두 미국 중심주의에 갇혀 있어” - “북은 핵을 포기하고, 남은 대규모의 대북지원과 경제협력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공식으로 하는 남북한 사이의 대타협도 노무현 정부는 고려할 시점에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의 경우 그야말로 다양한 정책적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고 볼 때, 정작 전쟁이 나거나 북한이 대항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을 수 있는 남한은 한미공조 외에 어떤 옵션을 테이블 위는 고사하고 테이블 밑에라도 감춰두고 있냐는 말입니다. 대통령이 얘기하는 것처럼 북핵 문제가 민족의 생사가 걸린 문제고, 이 부분을 최우선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다른 부분의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대통령이 그 문제를 가지고 여론을 굉장히 많이 무마시키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파병이나 그밖의 문제에서), 6자회담이나 한미공조 외에 다른 대안들을 준비해 나가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건 북도 마찬가지구요. 흔히 한반도 문제, 남북관계는 국제구조에 있어서 이중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만, 이 구조에서 중심은 바로 한반도의 분단상황이라는 것이죠. …… 지금 시점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한 사이의 대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을, 물론 지금 당장 해결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런 복안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정욱식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안 되면 살 길이 전혀 없는 것 같은 경직된 모습을 보여온 북한이나 미국과의 관계에 갈등이 생기기라도 하면 마치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남한 모두 미국 중심주의에 갇혀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친미, 반미 멘탈리티에도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성적으로 미국을 이해하고 미국의 세계 전략 및 한반도 전략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친미냐 반미냐로 뭉뚱그려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각각의 사안별로 접근해 가는 case by case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76829382 |
---|---|
발행(출시)일자 | 2004년 09월 25일 |
쪽수 | 416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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