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과 작은 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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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구약성경에 이런 신들이 나온다는 말인가? 가나안 신으로 유명한 바알 신과 아세라 여신은 나오지만, 이런 잡다한 신들이 도대체 어디 나오지?
고대근동학을 전공한 주원준 박사는 구약성경의 여러 단어를 헤집어 그 밑에 깔려 있는 고대근동의 삶과 신앙의 정체를 드러낸다. 이스라엘 민족은 고대근동 세계에서 가장 늦게 등장한 민족에 속한다. 약소국이었던 그들은 이미 두텁게 자리 잡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아나톨리아, 가나안 문화의 영향을 짙게 받았다. 그렇지만 기존의 고대근동 종교 문화를 받아들여 야훼 하느님을 믿는 자기네 신앙을 표현할 때, 과감하게 그것들 안에 깃든 신성을 제거하여 사용하였다. 더 이상 신이 아니라 주 하느님의 피조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얼른 구약성경을 읽을 때에는 그 표현 속에 희미한 흔적만 남긴 다양한 신의 모습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왜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지?
시시콜콜하게 이런 배경까지 알아야 하나? 골치 아프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읽는 구약성경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주변 문화와 다른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 신앙이 얼마나 독특한지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구약성경의 단어 하나하나를 존중하며 깊이 바라보게 된다.
매우 흥미롭게 쓰인 이 책을 접하면 구약성경을 보는 또 다른 눈이 뜨일 뿐 아니라, 기존 문화를 새롭게 해석하여 신앙의 빛으로 드러내는 신약성경도 새롭게 보일 것이다.
작가정보
가톨릭 평신도 신학자.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가톨릭 신학부에서 구약학(성서언어학)과 고대근동언어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님성
서연구소 수석연구원이며, 서강대에서 구약성서, 히브리어, 고대근동어, 고대근동종교, 유다교 등을 강의한다. 가톨릭 평신도 신학에도 관심이 많다. 〈신학전망〉 편집위원이며, 의정부교구 사목평의회, 주교회의 전국위원회 복음선교위원회, 교황청 사목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한국지부의 창립이사로 봉사하고 일한다. 2012년 《구약성경과 신들》로 제16회 한국가톨릭학술상(가톨릭신문사) 연구상을 수상했다.
목차
- 서문 왜 구약성경의 ‘작은’ 신들일까? _08
1부 하느님
1. 주님 대 주님 _28
2. 주님의 얼굴 _35
3. 주님의 입 _43
4. 영원의 창조주 하느님 _51
5. 땅의 창조주 하느님 _58
6. 하느님의 불꽃 _65
7. 하느님의 빛 _72
2부 가정
1. 조상과 함께 존재하다 _82
2. 엄마 같은 하느님 _90
3. 강한 할머니, 레아 _97
4. 다윗은 삼촌이다 _106
5. 참된 구원자이신 아기 _114
3부 풍우신風雨神
1. 구름을 타는 분 _126
2. 번개를 치는 분 _135
3. 이슬을 주는 분 _143
4. 베엘제불 - 파리대왕? _151
4부 괴수怪獸
1. 문을 지키는 커룹 _162
2. 혼돈의 상징 용龍 _170
3. 치이와 개 _177
5부 성혈, 기름부음, 바위
1. 하느님의 샘 _186
2. 술에서 성혈로 _194
3. 기름과 거룩함 _199
4. 돌은 반석이다 _207
6부 고통과 죽음
1. 삶의 이중성 - 레셰프 _218
2. 아예 밤을 없애시리라 _225
3. 악령의 군대를 이기신다 _233
4. 타나토스 위의 예수님 _240
5. 하느님의 반대말 - 헛것 _247
성경 색인 _256
책 속으로
고대 이스라엘이라는 작은 나라가 하느님에 대한 올곧은 영성으로 주변 강대국의 신화를 주무르는 과정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독특한 믿음을 바탕으로 담대한 마음을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큰 나라의 큰 신들이 아무리 위세가 대단하다 할지라도, 결국 야훼 하느님의 피조물이요 하느님의 종과 같은 존재라고 고백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고유한 하느님 영성에 기반하여 큰 신들의 신성을 제거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20쪽
고대근동의 언어, 문화, 신화 등을 이해하면 고대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더욱 풍부하고 가까이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심코 부르는 하느님, 주님, 주님의 얼굴(= 인격), 창조주 등 다양한 신앙 언어에 고대근동의 역사와 문화의 흔적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27쪽
고대 이스라엘의 가정은 믿음이 탄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스라엘인은 자신의 신앙을 표현할 때 조상, 엄마, 삼촌 같은 ‘식구의 표상’을 즐겨 사용하였다. 가정과 관련된 낱말들은 지금도 하느님을 드러내고 우리 신앙을 전승하는 데 중요하다.
81쪽
고대 이스라엘의 이웃들은 비바람의 신을 섬겼다. 바알은 그 대표격이다. 이스라엘은 이웃 민족과 대화하고 성찰하며 살았지만, 이 신에 대해서는 유독 예민하게 반응했고 철저하게 맞섰다. 고대 이스라엘의 신학자들은 구름과 번개와 이슬을 주는 이 매력적인 신보다 하느님의 권능이 훨씬 크다고 성찰했다. 그들의 체험과 성찰의 흔적이 구약성경에 많이 남았다.
125쪽
요한복음서 4장은 지금까지 간략하게 본 고대근동 신화와 구약성경의 샘에 대한 종교심을 종합하며, 진정한 치유의 근원은 예수님이라고 고백한다. 예수님과 여인은 우물가에서 만난다. …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14절).
192-193쪽
죽음의 신 타나토스와 그를 잇는 저승의 신 하데스는 … 부활하셔서 영원히 살아 계신 그리스도의 발아래 두 신이 놓여 있다. 헬레니즘 문화권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이 말씀은, 이제 타나토스, 하데스, 카론과 같은 신들이 그리스도의 권능 아래 있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묵시 20,13-14 참조). 묵시록은 이 신화적 표상으로 그리스도의 부활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전달한다. 부활은 그리스 신화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245쪽
기본정보
ISBN | 9788976353757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3월 25일 |
쪽수 | 260쪽 |
크기 |
135 * 205
* 17
mm
/ 31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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