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왼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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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11년 10월 3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 와다 료(和田龍)는 1969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했다. 2007년 『노보우의 성』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노보우의 성』은 출간과 동시에 언론과 독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2008년 나오키 상 후보작에 오르고, 2009년에는 ‘서점대상’2위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일본에서만 120여만 부가 팔렸고, 이누도 잇신과 히구치 신지가 공동 메가폰을 잡고 노무라 만사이, 나리미야 히로키 등 초호화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바람의 왼팔』은 절정의 사격술을 지닌 천재 스나이퍼 소년의 운명적인 삶을 다룬 소설이다. 『노보우의 성』이 다양한 인물들의 삶에 관심을 보였다면 이 소설은 주요 인물의 삶에 집중하여 드라마틱한 삶과 숙명을 밀도 높게 그려냈다. 이 작품은 ‘제23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의 후보에 올랐다. 현재 일본에서 ‘센고쿠시대 이야기꾼보다 더 센고쿠적인 삶을 그려내는 소설가’,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신성’으로 주목받으며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역자 권일영은 서울 출생.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중앙일보사에서 기자로 근무했으며 지금은 번역자로 일하고 있다. 1987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기요코의 『남비속』을 우리말로 옮기며 번역을 시작, 일본어와 영어로 된 소설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와다 료의 『노보우의 성』, 미야베 미유키의 『낙원』『용은 잠들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호숫가 살인사건』, 가이도 다케루의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그리고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과 존 딕슨 카의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등이 있다.
목차
- 1.공로 사냥꾼과 공로 귀신
2.숲속 사냥꾼들의 오두막
3.신의 비밀이 풀리다
4.무통증의 자객
5.복수, 잘못 겨냥되다
6.사무라이의 영혼을 깨운 한순간
7.시간을 되돌려놓은 총성 한 발
책 속으로
참으로 묘한 소년이었다.
머리에 감을 얹은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생김새도 묘했다.
한껏 기른 머리카락이 거의 허리까지 내려왔다. 그 머리채를 묶지도 않아서 얼굴의 반쯤은 머리카락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나는 얼굴 또한 야릇했다.
날카롭게 느껴질 만큼 뾰족한 턱과 우뚝 솟은 코는 가슴 속에 거친 본성을 지닌 사내를 떠올리게도 했다. 하지만 앞머리 앞쪽에서 얼핏 드러나는 청량한 눈매는 정반대의 느낌이었다. 원래 나이인 열한 살보다 훨씬 어린 나이로 보이게 했고, 살짝 가늘게 뜬 어린애 같은 눈은 뭔가 놀라운 선물이라도 기다리는 듯이 반짝거렸다.
소년의 이름은 고타로라고 했다.아무도 그 소년에게 성(姓)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다들 평범한 농사꾼과 마찬가지로 성도 없는 사냥꾼의 자식일거라고 여겼다._「공로 사냥꾼과 공로 귀신」에서
한에몬과 산쥬로가 구마이무라 외곽에 있는 요조의 오두막을 나와 보니 해가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
“고타로, 조만간 보답을 하마. 뭐 갖고 싶은 것이라도 있느냐?”
한에몬이 말 위에서 물었다.
말 위의 한에몬을 쳐다보고 있던 고타로가 두리번거렸다. 요조가 있나 없나 확인하는 모양이었다. 고타로는 한에몬에게 바짝 다가갔다.
“사격 시합에 나가게 해줘요.”
고타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약속하마.”
그때 요조가 오두막에서 나왔다. 그는 두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멧돼지 고기요. 가면서 드시구려” 하며 손에 든 꾸러미를 말 위의 산쥬로에게 건넸다.
“영감, 조만간 답례를 하겠소이다.”
한에몬이 말 위에서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요조는 쌀쌀맞게 대꾸했다.
“답례 따위는 필요 없소. 그냥 우릴 만났던 걸 잊으시오. 다시는 고타로나 나를 만날 생각은 하지 마시구려.”
“왜 그러시오?”
너무 고집스러운 태도에 한에몬은 슬며시 화가 났다.
“그만 가시오.”
요조는 한에몬의 물음에는 대꾸도 않고 그렇게 말하더니 고타로를 재촉해 오두막으로 향했다._「숲속 사냥꾼들의 오두막」에서
한에몬은 막사의 천막을 들추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뭐지?’
이상한 냄새가 가득해 얼른 코를 움켜쥐었다.
냄비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한에몬을 바라보았다. 병사들은 무표정했고, 눈빛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이럴 수가.’
병사들의 표정 때문이 아니었다. 병사들이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얼핏 드러난 냄비 속의 내용물을 보고 한에몬은 몸서리를 쳤다. 냄비 밖으로 사람의 발이 튀어나와 있었다.
……
한에몬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안타까워했다.
‘이겨야만 한다.’
충격적인 현실을 눈앞에 접하자 성 밖으로 나가는 문제는 순식간에 잊혀졌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에 도박을 걸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이겨서 병사들의 목숨을 구해내야 한다.’
이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한에몬은 마음을 다졌다.
‘……신의 왼팔을 빌리자.’_「복수, 잘못 겨냥되다」에서
출판사 서평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혁신가’ 와다 료의 기발한 퓨전소설
『바람의 왼팔』은 『노보우의 성』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소설가 와다 료의 첫 작품이다. 『노보우의 성』은 데뷔작으로는 유례없이 12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서점대상 2위(2009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일본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이 영화 제작에 캐스팅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바람의 왼팔』은 기존 역사소설에서 익숙한 소설적 장치들, 즉 사극을 떠올리게 하는 오래된 말투와 ‘천하통일’이라는 대의에 목숨을 거는 인물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속도감 넘치는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언어 속에, 현대사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개성 강한 인물들과 박진감 넘치는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소설기법에 일본 독자들은 그를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최고작가’로 손꼽으며 작품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특히 역사소설과 가장 거리가 먼 젊은 20대 여성독자들이 흠뻑 매료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는 역사를 다루되, 역사소설이라는 장르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장르의 한계를 넘어서 ‘21세기 퓨전소설의 영역’을 개척한 독보적인 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다.
전작 『노보우의 성』이 다양한 인물들의 울며 웃으며 부대끼는, 다채로운 삶을 경쾌하게 그려냈다면 『바람의 왼팔』은 등장인물을 줄인 대신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과 내면세계를 밀도 높게 그려냈다. 특히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지 못한 소년 스나이퍼 ‘고타로’와 당주(當主, 주인) 가문의 견제를 이겨내고 승산 없는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무장 ‘한에몬’의 복잡한 심리가 소설의 중심축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이들의 숙명 같은 이야기는 흥미진진하지만 가벼운 소설로 인식되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이 인간의 속성을 얼마나 사실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소설은 제23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의 후보에 올랐다.
‘자존감’에 목숨 건 센고쿠 시대 사람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지금까지 와다 료가 발표한 소설의 배경이 되는 것은 예외 없이 센고쿠(전국)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다. 작가는 왜 유독 센고쿠 시대라는 특정한 역사적 시공간을 소재로 소설을 쓰는 것일까? 와다 료는 센고쿠 시대가 현대 일본사회의 관습과 기준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에도시대만 해도 현대까지 이어지는 관습을 찾아볼 수 있지만, 센고쿠 시대에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삶 못지않게 개인의 자유의지와 낭만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전투가 수없이 벌어지는 가운데 무사는 주군으로 삼은 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스럼없이 곁을 떠나 다른 사람을 주군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고, 일반 백성들도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자유롭게 떠날 수 있었으며, 계급사회이지만 계층에 상관없이 누구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센고쿠 시대는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개인을 옭아매는 규제에서 자유로운 사회였다. 본심을 알 수 없을 만큼 의사 표현에 조심하고, 예를 중시하는 현대의 일본과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와다 료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그러한 세계 속의 인물들을 재현해낸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몰개성적인 현대의 사람들보다 더욱 활기찬 일상을 살았고, 겪는 사건이 풍부했으며, 희로애락도 뚜렷하다.
『바람의 왼팔』에는 센고쿠 시대의 분위기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 도자와 가문의 ‘에이스’ 무장인 한에몬은 당주인 도자와의 전령에 반기를 들며 서슴없이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내세우는가 하면, 손자와 함께 숲속에 사냥으로 연명하는 하층계층인 요조는 한에몬의 부탁을 거절하고 쌀쌀맞게 대한다. 절대 권력처럼 보이는 다이묘(세력이 가장 큰 영주) 도자와 또한 자존심 강한 가신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핀다. 심지어 한에몬과 적장 기베에는 아군과 적군의 개념을 뛰어넘어 교분을 나누고 부탁을 청하고 들어주기도 한다. 독자들은 현대의 기준과 상식 밖에 있는 인물들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만나게 되는데, 그 인물들의 세계는 놀라움과 신선함을 안겨준다. 작가는 센고쿠 시대를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세계로 구현해낸다. 마치 그 시대를 체감하는 듯한 생생한 묘사와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는 독자들을 매혹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역사를 뒤흔든 16세기 ‘소년 스나이퍼’의 운명
1556년, 센고쿠(전국)시대. 천하통일의 야망을 실현하려는 다이묘들의 싸움은 하루도 쉴 틈 없이 벌어지고 있다. 다이묘인 도자와 가문 또한 세력을 확대해나갔다가 존립의 위기를 맞는다. 인근에서 세력을 불려 나가며 곱절 이상의 전력을 구축한 고다마 가문과 맞닥트리게 된 것이다. 전세에서 점점 밀려 성이 포위당하는 위기에 직면한다. 도자와 가문의 믿을 구석은 ‘공로 사냥꾼’이라 불리는 한에몬. 이에 맞서 고다마 가문에서는 한에몬과 쌍벽을 이루는 기베에를 내세워 맞불을 놓는다. 게다가 한에몬은 승산 없는 전쟁을 대비해야 할 뿐 아니라 당주 후계자의 견제까지 감수해야 할 처지다.
도자와 가문의 영지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산속마을에서 사냥으로 연명하는 요조와 그의 손자인 고타로도 그들 중 하나다. 고타로는 6척이나 되는 큰 키에 말과 행동이 어수룩한 열한 살짜리 소년이다. 비정상적인 외모만큼이나 성격 또한 또래 아이들과 달리 지나칠 정도로 순수해서 동네 아이들에게 바보로 놀림을 받고 있다. 그러한 고타로의 행동을 요조는 너무하다 싶을 만큼 통제한다. 요조는 명성 높은 한에몬의 목숨을 우연찮게 구해주게 된다.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겠다는 한에몬에게 쌀쌀맞게 대하고, “우리를 만난 걸 부디 잊어달라”고 요구할 뿐이다. 하지만 고타로는 할아버지 몰래 한에몬에게 도자와 가문이 개최하는 사격시합에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소원대로 출전하게 된다. 그리고 뜻밖의 상황에서 고타로 자신조차 모르고 있었던 천부적인 사격술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 이 일로 말미암아 고타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운명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기본정보
ISBN | 9788975279843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10월 14일 | ||
쪽수 | 326쪽 | ||
크기 |
148 * 210
* 30
mm
/ 384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小太郞の左腕./和田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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