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는 위의 이야기를 통해 “지식의 어려움은 다른 사람을 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는데 있다”고 말한 것이다. 즉, 자신을 살필 수 있는 것이 곧 지혜다. 그래서 한비는 군주는 자신과 나라를 잘 살펴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군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은 초나라 위왕처럼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는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는 둔하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깊이 생각하지 않기에 잘 알지 못한다.
-<제1부 담대하게 원하는 인생으로 나아가라> 중에서 p. 24

〈십과(十過)〉 편은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면서 범하는 열 가지 잘못을 말한다. 이 이야기는 그중에서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힘 있는 세력에 의지하면 나라가 망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런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즉, 자신을 살피지 않고 누군가의 힘에 기대려는 태도를 비꼬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런 우리의 삶에 충고의 말을 던진다. “우리는 남과 같아지기 위해서 자신의 4분의 3을 잃어버린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고 발견하기보다 누군가를 따라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역경과 고난이 닥칠 때 쉽게 포기하고, 또 다른 삶의 목표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목마른 갈증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갈증의 근원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1부 담대하게 원하는 인생으로 나아가라> 중에서 p. 27~28

위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 시대에는 법이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지금 이 시대에 위와 같은 문지기가 있다면 어떨까? 한비는 군주가 법을 원칙에 따라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군주가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으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없음을 역설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군주가
직접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제2부 정의와 원칙으로 삶을 리드하라> 중에서 p. 104~105

이처럼 한비는 법은 쉽게 만들어 일반 백성이 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묘한 말로 법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군주의 권력 강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주는 신하가 어떤 말을 하는지 그 심중을 꿰뚫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은 쉬운 말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한비의 주장은《한비자》의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제2부 정의와 원칙으로 삶을 리드하라> 중에서 p. 112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것은 사람들이 저마다 사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데서 시작된다. 환공이 자신의 실수를 덮으려 하거나 신하가 자기 이익을 위하면 법질서가 엉망이 되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한비는 경고했다. 이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데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이끌어가는 데에도 마찬가지다. 삶의 질서를 올바르게 설정하고 나아가야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면 삶의 질서가 무너지게 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뭐든지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며 정당화시키는 사람도 많다. 그렇게 되면 삶의 질서가 잡힐 수 없다.
- <제3부 지혜로운 선택으로 미래를 준비하라> 중에서 p. 172~173

한비는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이런 일은 인간사에서 흔히 일어난다. 사실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를 꿰뚫고 정말 필요한 기획안이나 아이디어로 조직이나 단체를 위해 일하려는 사람이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이로 인해 인재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일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형 사고들은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해 보면 바로 이러한 원인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낙하산 인사’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 <제3부 지혜로운 선택으로 미래를 준비하라> 중에서 p. 187~188

대체(大體)란 천지를 바라보고 바다나 강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관찰하며, 산이나 계곡의 모양을 살펴 자연의 모습을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한비는 대체를 통해 군주가 어떤 마음을 품어야 하는지 강조했다. 덕과 포용력으로 지도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비자》는 전편을 통해 나라의 정치 질서는 군주의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서 《한비자》는 ‘제왕학의 교과서’로 불린다. 하지만 한비가 군주의 엄격함만을 강조한 것은 아니었다. 태산, 바다와 같은 마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난3(論難三)〉 편을 보면 그러한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