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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라디오 작가인 코른누르는 아파트 집주인에게 매번 퇴짜를 맞다가 산뜻하게 리모델링까지 마친 아파트에 들어가는 행운을 잡는다. 그러나 이사하는 첫날부터 마주 보는 아파트에 사는 한 남자, 플뤼슈로 인해 기분이 영 아니다. 계란에 세밀화를 그린다는 그가 자신을 염탐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동물에게 페인트를 칠하는 악동 브뤼노에 남의 영화를 짜깁기해 자기 영화로 만드는 별종 감독까지, 코른누르는 노크 소리가 들릴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고 짜증이 난다. 게다가 이삿짐을 옮기다가 이웃 브리숑 부인이 아끼는 개까지 압사시키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개를 찾아다니던 부인이 의문사하고, 코른누르를 유치하게 괴롭히던 플뤼슈까지 사망하자, 모두가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 그리고 누군가 그 불안의 조짐을 틈타 오랫동안 꿈꿔온 자신의 계획에 착수하는데….
▶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세련된 유머와 송곳 같은 반전이 공존하는 색다른 프랑스 미스터리소설' 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코른누르와 플뤼슈의 일기로 대부분 진행된다. 여기에 관리인 라두 부인의 편지나 다른 인물들의 이메일 또는 신문기사 등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해, 각 캐릭터의 성격을 세세하게 파악하게 해준다.
다양한 인물들이 쓴 일기와 편지, 이메일, 전단지가 나열되는 가운데, 이 모든 일을 계획하는 범인(?)의 시점이 각 챕터마다 한 번씩 등장해서 불길한 분위기를 한껏 풍겨준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전통적인 미스터리의 느낌을 살려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끌어가면서도, 소설은 독특한 인간 군상들이 벌이는 소소한 일상의 소동들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그 분위기가 소설의 마지막 반전에 이르러 섬뜩함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작가정보
(J. M. Erre)
풀 네임은 장 미셸 에르로 현재 몽펠리에에 살고 있으며, 작은 바닷가 마을인 세트S?te의 한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마주 보는 두 아파트 주민이 서로를 관음증 환자로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기발한 소동극 『개를 돌봐줘』로 등단했으며, 전편에 흐르는 유머와 반전이 입소문을 타고 큰 성공을 거뒀다. 처녀작으로 독창성과 재기를 입증한 그의 후속 작품에 대해 독자와 평단의 열렬한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한국외대 대학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측천무후』로 제2회 한국출판문화대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2007년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평범한 커플』『로맹 가리』『황산』『알렉산더의 연인』『측천무후』 『바둑 두는 여자』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악마와 미스 프랭』 『11분』 『머큐리』 『프랑스 조곡』『음모자들』 등이 있다.
목차
- 열
아홉
여덟
일곱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
출판사 서평
『개를 돌봐줘』는 프랑스의 현직 고등학교 교사라는 걸 제외하고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J. M. 에르의 데뷔작으로, 기발한 스토리텔링과 별난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참신한 유머가 돋보이는 이 작품으로 그는 단번에 주목할 만한 작가로 부상했다.
소설은 우연히 맞은편 아파트에 살게 된 두 남자가 서로를 변태 관음증 환자로 오해하게 되면서 출발한다. 이 두 남자가 밑도 끝도 없이 치졸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괴롭히던 어느 날, 아파트 이웃인 부인이 기르던 개가 책 상자에 깔려 압사하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부인은 범인을 잡아 화형시겠다고 아파트를 이 잡듯이 뒤지고, 그 과정에서 아파트 입주자들의 면면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남이 찍은 영화들을 편집해 이해할 수 없는 컬트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에서부터 노익장을 과시하는 에로소설가, 학교에서조차도 나오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엽기 소년, 파리 세는 게 취미인 자폐증 청년, 이미 죽은 어머니에게 시시콜콜 아파트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편지로 알리는 아파트 관리인, 쥐를 자식처럼 사랑하는 남자, 계란 세밀화가, 안 팔리는 라디오 작가에 이르기까지 아파트는 그야말로 악 소리 나는 괴상한 인격체들의 견본시장 같은 모습이다.
작가는 이 다양한 인물들이 쓴 일기와 편지, 이메일, 전단지 등등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이끌어 가는데, 이 방식은 각 캐릭터의 성격을 세세하게 파악하게 해줄 뿐 아니라, 그들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글은 각박한 현실과 인간관계, 타인과 사회에 대한 현대인의 이유 없는 불안과 불신을 여실 없이 보여주어 씁쓸한 웃음과 함께 공감을 갖게 한다.
작품 전반부에는 이 다양한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키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하여 끊임없이 웃음을 터뜨리게 하지만, 중반부터 서서히 의문의 사건들이 일어난다. 개를 찾아다니던 부인과 계란 세밀화가의 죽음. 아파트 주민들은 마치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막바지로 치달아 가는 듯한데, 그 모든 사건들이 우연인지 아닌지 모두가 의심하고 불안에 떨게 되는 종반 이후에 드러나는 막판의 반전, 소설은 웃지 못할 비극으로 막을 내리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확연해지는 결말에는 누구나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 “호기심이 많은 건 좋지 않아, 좋지 않아”
프랑스의 신예 소설가 J. M. 에르의 『개를 돌봐줘』는 기기묘묘한 등장인물들이 서로 얽혀들면서 만들어내는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들이 시종 큰 폭소를 자아내지만, 결말의 충격적 반전에 이르면 등골이 서늘해지리만치 놀라게 되는 색다른 느낌의 미스터리 장편이다.
파리의 어느 거리에 있는 중산층 아파트. 평범한 사람들이 둥지를 튼 익명의 건물, 단조로운 생활이 이어지던 평화의 항구 같은 그곳에서 한 정신이상자가 노파를 살해한다. 몰려든 인파 앞에서 노파의 눈알을 손에서 굴리던 정신이상자가 외친다. “호기심이 너무 많은 건 좋지 않아! 좋지 않단 말이야.” 소설은 이렇게 조금은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사건이 일어난 이 아파트에서 누군가 그 불안의 조짐을 틈타 오랫동안 꿈꿔온 자신의 계획에 착수한다…….
“뭐든 꽉 붙드셔, 끝나려면 아직 한참 멀었으니까”
가난한 라디오 작가인 코른누르는 아파트 집주인에게 매번 퇴짜를 맞다가 산뜻하게 리모델링까지 마친 아파트에 들어가는 행운을 잡는다. 그러나 이사하는 첫날부터 마주 보는 아파트에 사는 한 남자, 플뤼슈로 인해 기분이 영 아니다. 계란에 세밀화를 그린다는 그가 자신을 염탐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다른 이웃들도 하나같이 괴상하다. 동물에게 페인트를 칠하는 악동 브뤼노에 남의 영화를 짜깁기해 자기 영화로 만드는 별종 감독까지, 코른누르는 노크 소리가 들릴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고 짜증이 난다. 게다가 이삿짐을 옮기다가 이웃 브리숑 부인이 아끼는 개까지 압사시켰기 때문에 불안하기까지 하다. 묘하게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는 정말 하나같이 남다르다. 모두 제각각 남다르지만, 남다른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서로가 아무런 공감대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상대방과 늘 반목하고, 상대의 ‘접근’을 ‘간섭 내지 괴롭힘’과 동일시한다. 한 아파트의 주민 전체가 황당하리만치 기묘한 개성을 가진 괴짜들이라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소설은 그러한 의심을 잔뜩 들게 하면서 서서히 흥미로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개를 찾아다니던 부인이 의문사하고, 코른누르를 유치하게 괴롭히던 플뤼슈까지 사망하자, 모두가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 서로를 믿지 못해 의심하던 그들이 결국 불안한 마음에 한자리에 모여 대책회의까지 연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기막힌 운명의 키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충격적인 것은 작품 결말부에 나오는 이 모든 사건들을 조종한 조물주와 같은 한 인물의 등장이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그가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손아귀에서 넣어 주무르듯 이끌어 갔을까, 그 전모가 밝혀지는 순간이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다.
▶ 세련된 유머와 송곳 같은 반전이 공존하는 색다른 프랑스 미스터리소설
소설은 가장 활약하는 두 주인공, 코른누르와 플뤼슈의 일기로 대부분 진행되며, 여기에 관리인 라두 부인의 편지나 다른 인물들의 이메일 또는 신문기사 등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계획하는 범인(?)의 시점이 각 챕터마다 한 번씩 등장해서 불길한 분위기를 한껏 풍겨준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전통적인 미스터리의 느낌을 살려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전체적으로 소설은 독특한 인간 군상들이 벌이는 소소한 일상의 소동들이 너무 유쾌해 코미디 소설의 기분도 들게 한다. 그렇게 웃으면서 읽다가 마지막 반전을 보고는 섬뜩해지고 마는, 마치 말랑말랑하고 향기로운 바나나 껍질을 벗겼는데 딱딱한 권총이 나온 것처럼 독창적이고도 색다른 소설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72883166 |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11월 30일 | ||
쪽수 | 345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Prenez soin du chien : roman/Erre, J.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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