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정치시대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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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왕후이는 탈정치화된 정치의 특징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정당의 국가화, 정부의 기업화, 미디어의 정당화, 정치인의 미디어화이다. ‘정당의 국가화’란 정당이 인민과 유린되어 국가기구처럼 관료화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정치는 인민과 소통하지 못한 채 폐쇄적인 결정 구조 속에 놓이게 된다. 왕후이는 이러한 중국 정치의 폐쇄성을 ‘밀실정치’라 일갈하며 인민과 정당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합리적이고 공개적인 경로로 인민의 의사가 정부 정책에 입안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밖에 인민의 의사보다 자본과의 이해를 중요시하는 ‘정부의 기업화’, 미디어가 산업화되며 인민의 의지를 반영하지 않고 정치적 가치를 선점하는 ‘미디어 정당화’, 정치인들이 미디어를 통해 민의를 객관적으로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 공공영역을 독점화하는 ‘정치인의 미디어화’ 까지 탈정치화의 주된 요인들을 설명한다.
작가정보
1959년 중국 장쑤성 양저우에서 태어났다. Wang Hui는 중국을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항상 논쟁의 중심에 있는 지식인이다. 양저우사범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난징대에서 석사학위를,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루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사화과학원 문학연구소 연구원, 하버드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칭화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인문사회고등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독서讀書'의 주필로 10여 년 있으면서 이 잡지를 중국 지식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키워놓았다. 주요 저서로는 '탈정치화의 정치: 짧은 20세기의 종결과 90년대去政治化的政治: 短二十世紀的終結與九十年代'(2008), '절망에 반항하다反抗絶望'(2008), '근대 중국 사상의 흥기現代中國思想的興起'(전4권, 2004), '죽은 불 다시 살아나死亡重溫'(2000), The Politics of Imagining Asia(2010), The End of the Revolution: China and the Limits of Modernity(2009), China's New Order: Society, Politics, and Economy in Transition(2003) 등이 있다. 그밖에 많은 글들이 영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번역 성근제
번역 김진공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중국현대문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중국어문화학과 교수이다. 옮긴 책으로 『가족이 아닌 사람』, 『생사의 장』, 『이미지와 사회:시각문화로 읽는 현대 중국』(공역), 『탈정치 시대의 정치』(공역) 등이 있다.
목차
- 옮긴이의 말 중국 그리고 세계 정치의 길을 묻는다
중국 굴기의 경험과 그것이 직면한 도전
중국, 60년 동안의 경험ㅣ중국은 왜 무너지지 않았는가: 독립적 주권과 이론 논쟁ㅣ농민의 능동성ㅣ 중국의 개혁에서 국가의 역할ㅣ주권 구조와 국가 역할의 변화ㅣ‘정당의 국가화’의 패러독스ㅣ금융 위기와 1990년대의 종결, 그리고 새로운 정치
탈정치화된 정치, 패권(헤게모니)의 다층적 구성, 그리고 1960년대의 소멸
중국, 그리고 1960년대의 종결ㅣ탈정치화된 정치와 당-국체제ㅣ탈정치화된 정치와 현대 사회ㅣ패권(헤게모니)의 삼중 구성과 탈정치화의 정치 이데올로기
충칭 사건: 밀실정치와 신자유주의의 권토중래
충칭 사건, 너무나 극적이고 미스테리한ㅣ밀실정치의 논리ㅣ또 한 차례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정치적 전제ㅣ‘문혁’과 ‘각성’이라는 수사의 등장과 정치적 허무주의ㅣ중국은 공개정치를 지향하는 정치적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
세계 정치의 대표성 위기와 포스트 정당정치
세계 정치의 대표성 위기ㅣ20세기 중국의 대표성 정치원리에 대한 재구성ㅣ군중노선과 ‘포스트 정당정치’의 조건ㅣ새로운 보편성을 창조해야 한다
후기 ‘중국의 길’이 지닌 특수성과 보편성
출판사 서평
현대사의 역경과 위기 속에서
숱한 붕괴론의 예견을 무너뜨리며
중국이 붕괴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의 ‘신좌파’ 이론가 왕후이가 그린 사상의 궤적
중국 그리고 세계 정치가 직면한 위기와 한계를 진단하고,
‘정치’ 본래의 역할을 복원하기 위한 사유의 투쟁
중국은 왜 붕괴하지 않았는가: ‘중국의 길’이 지닌 특수성
왕후이는 중국이 붕괴하지 않고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던 힘을 ‘독립된 주권’, 다시 말해 국가의 자주성에서 찾고 있다. 그에 의하면, ‘단기 20세기’(1914~1991, 에릭 홉스봄이 창안한 개념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의 해체까지를 포괄한다)의 종결로 여겨지는 동구권의 몰락과 소련의 해체는 이들 국가의 불완전한 주권 구조에서 기인한다. 동구권 국가는 소련의 영향 아래에서 정치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었다. 공산당이 관료화되면서 당과 대중이 유리되었고, 결핍경제(shortage economy)가 지속되고 민중의 생활이 어려워지자 체제 붕괴는 불가피했다. 한편 1990년대 후반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심각한 금융 위기에 직면했다. 20세기 중반 이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제 기적을 이룬 ‘아시아의 용들’이 글로벌 자본으로부터 구조 조정을 강제당한 것이다. 왕후이는 이들의 경제 발전을 냉전 시대 패권국가인 미국과의 종속적인 관계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신자유주의의 글로벌 자본이 동아시아 국가의 정치경제적 주권 구조를 잠식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패권구조에 문제가 발생하자, 단일 국가적 차원에서 위기를 버텨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토지개혁을 기반으로 하는 혁명의 전통 속에서 비교적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국민경제를 유지했다. 1950년대 소련으로부터 경제 건설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을 원조받은 적이 있지만, 이후 중소 논쟁을 통해 소련과 독자적인 노선을 걸으며 소련의 간섭과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대약진과 문화대혁명 등의 혁명 과정에서 실패와 오류가 있었음에도, 신중국은 이로써 경제 건설에 필요한 초기 조건을 마련하고 자립적 경제체의 기초를 만들 수 있었다.
탈정치화된 정치 그리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허구성
중국 공산당은 인민의 생활과 요구를 정치에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인민민주’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다. 공산당은 노동자와 농민의 계급적 주체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농민을 위한 일이 당의 노선이 되었고, 이 노선은 국가 정책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당-국체제’이다. 인민 대중과 당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기에, 노동자-농민의 요구가 국가 정책으로 채택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도 당-국체제가 관료화되고(당-국체제에서 국-당체제로의 변화), 이론투쟁은 권력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투쟁으로 비화하면서, 정치가 탈정치화되기 시작했다. 또한 개혁개방 이후 자본 활동이 활발해지자 재계급화가 진행되면서 평등의 정치도 위기를 맞고 있다. 왕후이는 이러한 현대 정치를 ‘탈정치화된 정치’라는 말로 요약한다.
인민의 의사를 엘리트 정치인이 대리하는 대의제 민주주의는 인민과 정당이 유리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의회의 대리인들은 인민의 요구와 의사를 반영하기보다는 시장의 이해관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민주주의가 시장경제의 기초 위에 세워진 의회제에 불과하게 된 것이다.”(76쪽) 그래서 지금 민주공화국을 표방하는 나라들은 사실상 소수의 정치 엘리트와 자본가에 의해 운영되는 ‘과두제’ 국가로 변질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71996126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8월 11일 | ||
쪽수 | 280쪽 | ||
크기 |
145 * 205
mm
/ 39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현대 중국의 사상과 이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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