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린 우리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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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베티나 옵레히트
저자 베티나 옵레히트는 대학에서 에스파냐 어와 영어를 공부한 뒤, 방송국에서 대본 쓰는 일을 했어요. 1994년에 첫 동화집을 내면서 어린이 책 작가가 되었어요. 작품으로는 청소년 소설《고립된》과 어린이 책 《스푸트니크》가 있습니다.
번역 전은경
역자 전은경은 한양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튀빙엔 대학교에서 고대 역사 및 고전 문헌학을 전공했어요. 지금은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옮긴 책으로는 《커피우유와 소보로빵》《리스본행 야간열차》《못된 장난》《바다코끼리는 멜론을 좋아해!》 외 다수가 있습니다.
그림/만화 송효정
그린이 송효정은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림책을 공부했어요. 그린 책으로 《사과》 《엄마 바보》 《명심보감 따라가기》 《세계를 향한 슈팅 축구 선수》 《색깔 속에 숨은 세상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목차
- 너의 마음이 들려
엄마가 지쳤다고?
아주 특별한 누나
방학 여행
케이크와 실몽당이
또 다른 가족
성냥개비 성
나보다 어린 우리 누나
사악한 계획
빨간색 감자죽
반쪽짜리 가족 여행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
책 속으로
사람들은 리자 누나가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누나는 시내 지도를 아주 정확하게 그릴 줄 아는 데다, “응.”과 “아니.” 정도의 말은 할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시금치와 리코타 치즈를 넣은 토르텔리니를 보면 기뻐할 줄도 알았다. 그게 없을 때는 끔찍하게 소리를 질렀다. 리자 누나는 토르텔리니 외에는 아무것도 먹으려 하지 않았다. 16~17쪽
“여기 ‘스누피, 이리 와.’라고 써 있잖아. 누나, 이거 읽을 줄 알아? 아주 간단해. 읽을 줄 알면 쓸 수도 있어. 엄마에게 편지를 쓰면 어떨까?”
얀은 종이와 연필을 가지고 와서 리자 누나에게 내밀었다. 하지만 누나는 스누피와 어린 주인 찰리 브라운만 노려보았다. 얀에게는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얀은 리자 누나에게 다시 제안해 보았다.
“아무도 안 볼 때 연습해 봐. 그게 좋을 때도 있어. 남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될 걱정이 없으니까.” 28쪽
“우리 엄마도 가끔 울어.”
카를라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래도 잘 견디시는 거 같아. 너희 누나는 아마 닐스보다 더 힘들 거야. 우리 가족은 함께 잘 견디고 있어. 누가 뭐래도 닐스는 우리 가족의 보물이야.”
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정말 리자 누나가 닐스보다 힘든 경우일 수도 있었다. 그때 닐스가 해맑게 웃으며 공을 향해 막 손을 뻗었는데, 불분명한 발음으로나마 ‘공’처럼 들리는 소리를 냈다. 그 정도만 해도 닐스 엄마는 힘이 날지도 몰랐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고, 웃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는 리자 누나에 비해……. 86쪽
“리자는 다른 곳으로 가서 살 거야. 물론 당장은 아니야. 리자에게 좋은 곳을 찾는 대로……. 자주 만날 수 있게 이 근처에서 찾아야지. 무엇보다 직원들이 친절하고, 우리가 주지 못하는 온갖 가능성을 리자에게 심어 줄 수 있는 곳이라야 해.”
(중략)
“정말 구역질나요.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하고 있잖아요. 누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엄마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얀은 엄마가 하나도 불쌍하지 않았다.
“네 말이 맞아.”
엄마가 울먹이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 말하면 리자는 무서워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니? 리자를 괴롭히고 싶지 않아.” 114쪽
출판사 서평
리자가 남들과 다른 건 누구 잘못도 아니야.
엄마도, 아이도 서로를 고르는 일은 없으니까!
엄마의 속마음이 들렸다.
‘나는 누구보다도 리자를 사랑해. 리자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도 난 점점 더 불행해. 요즘은 리자에게도 화가 나.
그러는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나고.
리자가 저런 건 정말 그 애 잘못이 아니잖아.’ 본문 중에서
이 책의 특징
장애아 가족을 향한 따뜻한 공감과 치유의 메시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십 퍼센트에 해당하는 오백여 만 명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장애아가 있다면 부모는 평생 아이를 돌봐야 하는 책임을 떠안게 된다.
《나보다 어린 우리 누나》는 자폐아 때문에 갈등을 겪는 가족의 일상과 치유의 과정을 담은 책으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뿐만 아니라 그 가족이 겪는 남모를 고통과 아픔을 가까이 들여다보게 한다. 또한 장애를 다룬 대부분 책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당당히 맞서는 장애아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면, 이 책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떠안기에는 너무나도 벅찬 현실을 인정하고, 가족 구성원 모두를 배려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리자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자폐아다. 말도 안 하고 웃는 일도 드물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큼 크게 소리를 지른다. 또 집에만 있으려 하고 엄마가 곁에 없으면 불안해하기 때문에 엄마는 리자를 돌보는 일 외에 친구를 만나는 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전혀 누릴 수 없다. 반면에 동생 얀은 한창 사랑받아야 할 나이임에도 엄마가 도망갈까 봐 불안해하며 엄마와 누나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시달린다.
이처럼 이 책은 장애아를 돌봐야 하는 무거운 책임에 고통받는 가족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낸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가족 모두를 배려한 열린 결말을 통해 장애아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장애아 형제자매의 마음속 깊이 들여다보기
장애아 부모들은 장애아를 돌보는 일에 집중해 다른 형제자매에게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장애아 형제자매들 대부분은 정서적 결핍과 외로움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어도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리자의 동생 얀도 그렇다. 얀은 엄마의 표정과 행동만 봐도 엄마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엄마의 변화에 예민하다. 그래서 엄마가 누나를 돌보는 일에 지쳤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엄마가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늘 지쳐 있는 엄마와 일로 바쁜 아빠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지 못한다.
대신 얀에게는 투덜이 앵무새 말콤, 겁 많은 곰 인형, 거침없는 플라스틱 슈퍼맨, 이성적인 장난감 불자동차 등 비밀 친구가 있다. 얀과 비밀 친구들이 나누는 알콩달콩한 대화는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웃음이 터져 나올 만큼 유머러스하다. 하지만 작가는 얀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에 비밀 친구들이 실제로 없는 존재임을 드러내면서 얀이 가정 안에서 느끼는 정서적 결핍과 외로움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처럼 이 작품은 자폐아 누나를 둔 동생 얀의 시선으로 써 내려가 장애아 못지않게 장애아 형제자매들도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으며, 주위의 세심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함을 보여 준다. 하지만 아이다운 상상력을 통해 시종일관 밝고 유쾌하게 그린다.
내용 소개
아주 특별한 우리 누나
얀은 앵무새 말콤 그리고 방 안에 있는 곰 인형이나 플라스틱 슈퍼맨, 장난감 불자동차 같은 사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도 들을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속으로 생각하거나 큰 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리자 누나만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누나에게는 장애가 있다. 누나는 아무와도 말을 하지 않을뿐더러 생각도 얀이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매우 작게 한다.
엄마가 지치면 어떡하지?
얀은 요즘 들어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하는 엄마의 마음이 들려 불안하기만 하다. 얀은 엄마가 리자 누나를 돌보다가 완전히 지칠까 봐 겁이 났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하다가 지치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니까. 얀은 누나가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알려 주려고 끊임없이 누나에게 말을 건다.
방학 여행
얀은 방학을 외할머니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외가에서 보낸다. 얀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섬으로 여행을 갔다가 카를라네 가족을 만난다. 카를라 동생 닐스는 리자 누나처럼 마구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카를라네 가족은 다 함께 여행을 하는 중이다. 얀은 어떻게 온 가족이 여행을 하는지, 닐스의 엄마도 도망가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 카를라 가족을 외가로 초대한다.
사악한 계획
얀은 엄마에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는다. 엄마는 리자 누나를 요양 시설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얀은 그런 엄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면서 누나에게 말하지 않는 자신도 배신자 같다.
엄마가 잠깐 말을 멈추었다.
반쪽짜리 가족 여행
얀은 리자 누나가 요양 시설에 우선 닷새 동안 머무는 동안 엄마 아빠와 함께 걷기 여행을 떠난다. 얀은 요양 시설에 혼자 있는 누나가 걱정스러워 여행 내내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날 얀은 엄마에게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된다.
“왜 그래? 클레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리자 누나가 개를 키우고 싶어 했어요.”
얀이 훌쩍거리며 대답했다.
“넌 아니고?”
“네. 아니요, 저도요. 하지만 누나를 위한 개인데, 누나는 이제 집에 없잖아요. 누나를 요양 시설로 보내고 저에게 개를 선물하는 건 나빠요. 부당해요!”
엄마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드디어 단호한 목소리로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는 리자를 보낸 게 아니야. 알겠니? 그 시설이 마음에 들면 리자는 그곳에서 지낼 거야, 월요일 아침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나는 그사이에 일을 조금 할 거고. 주말 정도는 참을 수 있겠지. 주말에는 클레오가 리자의 개도 되는 거야.” 160쪽
기본정보
ISBN | 9788971849910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10월 30일 | ||
쪽수 | 160쪽 | ||
크기 |
153 * 223
* 20
mm
/ 29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푸른숲 어린이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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