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7개월 차인 주니어 디지털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써 우당탕탕 날 것의 몸과 멘탈로 부딪혀가며 UX와 UI, 그외 디자인 잡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입사한지 얼마 안 되어 운이 좋은지 나쁜건지 내가 입사한지 2개월 만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비즈니스 모델을 피봇하고 새로운 BM으로 막 런칭을 시작했다!
‘일단 해보라구요? UX’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시기는 한창 피봇한 BM에 맞게 새로운 제품의 화면을 기획하면서 한껏 움츠러들고 지쳐가던 쯤이었다. 우리 회사는 웹 기반의 디지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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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7개월 차인 주니어 디지털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써 우당탕탕 날 것의 몸과 멘탈로 부딪혀가며 UX와 UI, 그외 디자인 잡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입사한지 얼마 안 되어 운이 좋은지 나쁜건지 내가 입사한지 2개월 만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비즈니스 모델을 피봇하고 새로운 BM으로 막 런칭을 시작했다!
‘일단 해보라구요? UX’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시기는 한창 피봇한 BM에 맞게 새로운 제품의 화면을 기획하면서 한껏 움츠러들고 지쳐가던 쯤이었다. 우리 회사는 웹 기반의 디지털 제품을 통한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디지털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 군은 우리 회사에 돈을 가져다주는 고객, 파트너 회사, 고객과 파트너를 쉽게 이어줄 수 있도록 돕는 우리 회사 내부의 CRM팀, 전문가 팀 까지 총 4갈래의 사용자 군이 있으며 원래부터가 복잡한 서비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고, 모두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프로덕트를 기획하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한참 모자른 경험치로 인해 회사에 적응하랴,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성에 차지 않는 부끄러운 회사 작업물로 인해 매일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학생 때만 해도 자신의 삶에 중심을 잃고 겉만 번지르르한 자기계발서와 사주, 점에 자기 자신을 맡기고 허버허버 겨우 따라가는 어른들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딱 내가 그 꼴이었다. 남들은 즐거운 0년차 주니어 생활을 즐기라고 하던데 하루 한달 지나가는게 너무 빠르고 무의미한 1년을 보내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는 나날들. 디자이너 인생 시작이 망한 것 같았다. 내가 생각했던 나의 디자이너 생활은 아주 멋지고 디자인 일을 여유있게 착착 멋진 결과물을 내는 사람이었는데! 언제나 디자인은 한 없이 좋지만, 아직 업무에 대한 굳은 살이 없어서 누군가가 나를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하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다양한 연차의 업계 선배를 만나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했었고 극복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업무를 할 때마다 속으로 쌓아두는데, 막상 적절한 타이밍에 비슷한 고민을 한 선배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시콜콜한 고민들도 많아서 물어보기도 쉽지 않고.
예를 들어 ‘회사 내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게 제품 기획 시안을 보여줘야 할 때, 시안을 어떻게 만들어야 잘 설득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서비스의 화면을 기획하면서 기존 회사의 디자인 시스템,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컴포넌트가 생깁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결 해야하죠?’ 와 같은 질문에 논리적으로 잘 정리해서 가면 된다, 최대한 잘 맞춰서 디자인 해야한다 같은 틀에 박힌 답변보다 사이다 보다 속 시원하고 등이 가려울 때 효자손 같은 업계 선배의 치트키 답변 말이다. (물론 핑거 프린세스 같은 질문이라 싫어할 사람도 분명 있겠다.) 항상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이해 관계가 얽힌 회사에서는 한 발 한 발 내딛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는 것을 매 주 매 일 느끼고 있다. 팀 내에 사수, 선임이 있긴 하지만 딱 맞는 답변을 얻기가 힘든 와중에 책을 읽으며 십 여년 업계에서 일한 디자이너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했고,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위안을 참 많이 받았다. 아직 업계의 고도에 제대로 오르지 못한 주니어의 질문은 누군가 들으면 당연히 답이 정해진걸 왜 고민하지 싶은 부분이 있다. 그래서 내 고민과 딱 핏 되는 선배들의 지나온 고민들이 적힌 아티클이나 책을 발견하면 호들갑 떨 수 밖에 없고 요즘과 같이 일하면서 힘들 때 많은 참고가 된다.
‘일반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해 해당 사이트나 앱을 사용자가 많이 이용하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만, 사용자가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경우 시간이 길어질수록 만족감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용자의 문제는 빨리 해결해주되, 또 다른 유용한 정보를 미묘하고 영리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항상 큰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책 '일단 해보라구요? UX' - 김보람 디자이너 부분 발췌
이 부분을 읽으면서 떠오른 경험은 최근 새로운 BM으로 베타 런칭한지 1주 정도 되어서 UX 개선을 위한 사용자 트래킹 툴이나 GA를 통해 개선점을 도출해보고 있는 중이었다. 입사하고 나서 처음으로 내 손을 거쳐 우리 팀의 디자인으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것이 매우 기대가 되었다. 런칭을 하고 나서 느낀 점은 기대도 안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고객들이 냉정하다는 것이었다. 이탈율 체크를 해보니 생각보다 사용자가 쉽게 이탈해버려서 우리가 런칭한 서비스의 플로우는 몇 페이지도 되지 않는데도 끝까지 도달한 사람이 손에 꼽혔다. 트래킹 툴로 레코딩된 사용자 중 오랜 시간동안 여러 페이지를 머무른 사용자가 있어서 처음에는 머문 시간과 페이지 수를 보았을 때 ’우리 서비스를 열심히 이용해준 사용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레코딩된 영상을 보니 최종 페이지까지 도달하지 않고 우리 서비스를 가지고 놀고 있던 사용자였다. 물론 다른 요인이 충분히 있을 수 있겠지만 플로우가 쉽고 단순하기만 하면 사용자가 쉽게 사용해줄 줄 알았는데 정말 어포던스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꼈다.
다 읽고 난 다음 드는 생각은 대기업이나 유명 외국 기업에서 일하는/일해본 경력이 있는 업계 선배들의 이야기도 물론 좋지만 현재 스타트업에서 한창 시니어로 일하고 있는 UX 디자이너, 개발자들의 이야기도 책에 들어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업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라도 시작하게 된 스타트 지점이 모두 다르고, 회사 내부 상황도 정말 천차만별이라 멋진 선배의 허심탄회 A-Z까지 구구절절한 디자이너 에피소드들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때에는 남의 이야기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 인하우스에서의 경험도 스타트업 디자이너에겐 분명히 참고할 점이 있겠지만 스타트업에서 각기 자신들의 방식으로 업무를 풀어나가는 노하우가 궁금하다. 도대체 어떻게 작은 스타트업에서 그렇게 멋진 제품을 만들었는지 궁금해! (굳이 고른다면 리디북스, 스포카, 플렉스 의 디자이너, 개발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디자인에 답이 정해져있진 않지만 정답에 가까운 제안을 끊임없이 던져야 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실패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당신의 경험은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감사한 책이다.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단단한 성공이 될 수 있도록. 재택 근무나 다른 여건들로 쉽게 쳐지기 쉬운 요즘, 지나가보니 일단 시도해본 경험은 다 좋은 경험이 되더라 라는 뻔한 선배들의 말은 학생 때와 같았다면 ‘자기계발서 같은 이야기를 하네, 흥’ 하며 무시했을테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임을 회사 생활로 깨닫는다. 약 15년차 디자이너 선배들을 등에 업고 내일을 이겨낼 든든함을 얻은 기분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내 업무, 회사에도 적용해보면 한 두달은 금방 지나가있지 않을까? 매일 출근하기 싫은 마음과 싸웠던 최근, UX 병법 '일단 해보라구요? UX'에 적힌 선배들의 말을 따라갈 생각에 그나마 출근의 짐이 덜어지는 것 같다.
회사에 적응하랴, 업무도 기간 안에 쳐내랴, 디자인도 배우랴, 하루에도 몇 백번씩 정신이 없을 세상의 모든 주니어 디자이너 화이팅!
#일단해보라구요UX
#이경민 작가 #UX디자이너 #UI #GUI #브랜드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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