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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노희영
저자 노희영은 1946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1972년 고려대학교 문과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독일튀빙겐 대학에서 독문학 수학, 1975년에 도르트문트 대학에서 전산학 전공, 1982년에 귀국하여 대덕연구단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산실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1984년부터 2011년 8월까지 강원대학교 IT대학 컴퓨터학부에서 교수로 재직, 2011년 8월 정년퇴임 후, 현재 강원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있으며, 산문집 『기억의 틈새에 서서』 『쉼이 있는 짬을 사랑하며』를 출간하였다. IT서적으로 『원리가 보이는 C프로그래밍』 『C# & VS.NET』 『Java프로그래밍언어의 이해』 『자바로 배우는 자료구조론』 『컴파일러 구성론』 『C++객체지향적 프로그래밍』 등 다수를 출간했다.
목차
- 책을 내며
도전적이고 선구자적인 삶을 사는 한 신실한 신앙인의 고백 | 김진호 교수
프롤로그 | 허기진 영혼
1편 | 생활의 올무
나는 왜 써야만 하는가? | 가진 건 시간과 돈뿐 | 삶의 끈질긴 안줏감 | 누구에게나 열린 믿음의 문 | 삶의 조미료, 기억| 섣부른 서두름 | 이마가 넓은 까닭 | ‘오늘’을 새날처럼 | 용서 | 죽음과 만수거 | 비움과 채움의 미학 | 잡티 같은 젊은 날에 | 존재의 자리| 삶의 카타르시스, 상처 | 회오리바람 같은 세상 속을 살아내기 | 스마트폰 | 그늘진 나무 | 틀림이 아닌 다름 | 신뢰와 양심이 살아있는 사회 | 나이가 들면 1 | 나이가 들면 2 존엄사(well-dying) | 동일본 쓰나미가 남긴 것들 | 나의 반생기
2편 | 말과 글 사이에서
혼잣소리 | 정(正)말 | 자비와 사랑의 샘 | 이바구, 말 | 우리말 지키기 | 카톡 속의 대화 | 읽는 기도와 쓰는 기도 | ‘너와 나’의 평설 | 알쏭달쏭한 말 | 전혜린 소고(小考) | 시와 해설 | 작가 B씨의 생각
3편 | 일상생활 속에서
계획된 우연, 필연 | 해바라기 사랑, 모성애 | 가면의 진실 | 잠결에 얻은 영감 | 상품권과 선물 |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 억울함조차도 준비된 축복 | 벗겨야 할 탐욕의 각질 | 그와 너의 관계에서 나 | 모든 게 한 끗 차이
터앝에서 | 갈색 코르덴 정장 | 가리산에서 | 행복을 위한 누에섶 | 거미줄과 정보망 | 시골 마을 엿보기 | 잃어버린 크리스마스 | 털장갑은 어디에?
4편 | 회심록(灰心錄)
진리의 교훈 | 인간의 오묘한 오감| 한 므나의 의미| 진정 소중한 것, 믿음 | 생활의 아릿한 맛, 감사 | 자신을 아는 자만이 | 습관의 힘 | 엠마오로 가는 도상에서 | 외눈박이 인생 | 생의 모서리에서 | 세월 앞에 남은 것은 | 시 같은 삶
5편 | 나의 단상(斷想)
한 해를 보내며 | 퇴직 이후 하루길 | 말로 여는 하루 | 어제의 실상인 오늘 | 빈자의 미학 | 마음의 병 | 도시를 향한 여망 | 바람 | 얼맞음 | 인생은 쉼표 | 해묵은 것 | 한결같아야 하는 것 | 행복지수 | 꽃샘추위 | 왜,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지? | 반복되는 식상한 기도 | 잠자리에서의 기도 | 훤한 뒤통수 | 25시 | 어찌 이런 일들이 | 감사하고 사랑해야 할 것은? | 소란과 침묵 | 만남과 설레임 | 삶의 부표 | 씨 뿌린 자와 안 뿌린 자 | 욕심의 뿌리는? 내 나이 70 | 만냥금 | 변화의 원칙 | 끝과 준비 | 십 년을 더 산다 해도
에필로그 | 성전이 불타던 날 | 끝나지 않은 여행
책 속으로
지겹고 넌덜머리가 나는 세상일지라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안에는 보이지 않은 하나님의 세미한 사랑이 있었고, 은혜가 매순간마다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지금껏 절망과 위기 앞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의 긍휼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나에게 글 쓰는 일은 기도하는 것이요, 기도하는 것이 곧 글 쓰는 일이며, 사는 것은 감사요, 감사한 것은 곧 삶이기에 나는 허구한 날 글 쓰는 일에 허기져 있다. 일상에서 결코 중단할 수 없는 것은 감사와 기도로 이어가는 삶의 발견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생채기가 짓무르고 덧나고 마침내 곪으면, 생각의 빗장을 질러 닫고, 마침표를 찍게 될 건데 나는 연거푸 “왜 살지?”라는 어리석은 질문 앞에서 변명 아닌 억지를 부려본다. “나를 쓰기 위해서”라고.
언제나 나는 왜 사느냐는 물음과 같이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쓰는지 자신에게 묻고 또 묻는다. 당연히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서 쓴다고 대답은 하지만 사실은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토로하고 싶은 것이 한 끗 남아 있기 때문에 쓴다. 그래서 순수하게 내 마음을 읽고 공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그리워한다.
내일도 같은 밥상머리에 어설프게 앉아서 앞 접시에 밥 한 술 덜어 된장국에 말아 한 조각 장아찌를 올려 억지로라도 먹을 수 있을까?
삶에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끈적끈적한 단맛을 내는 신비스런 효소가 들어있다. 그것은 바로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친인간적 조미료, 기억이다.
조수석 의자 밑바닥에서 눈에 익은 하얗고 작은 물건이 눈에 띄었다. 잃어버렸다고 포기했던 바로 그 흰색 핸드폰이었다. 그토록 법석을 떨며 반나절 동안 노심초사 찾았던, 마음을 속속들이 썩였던, 그러나 이미 기기 변경으로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핸드폰이 비웃기라도 하듯 내 눈 앞에 떡하니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용서는 사랑과 맥을 같이 한다. 사랑한다면 모든 허물을 너그럽게 용인해야 되기 때문이다. 용서하는 마음은 미움의 잔재를 벗고, 상대의 아픔을 헤아리고, 자신도 용서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음을 통감할 때 진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생은 단지 죽음을 빈손으로 맞이하는 공수거가 아니라, 남긴 흔적만큼, 곧 아름다운 기억과 생각,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손에 한 줌 쥐고 본향으로 되돌아가는 만수거라 할 수 있다.
죽음은 너덜너덜하게 해진 자신을 질퍼덕한 세상에 벗어버리고, 영적 자유를 구가하며 영원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비유된다. 그래서 삶이 끝나지 않은 허기진 여행이라면, 죽음은 생의 끝자락에서 미련 없이 가진 것을 툴툴 털어 세상에 쏟아 붓고 빈손으로 호젓이 떠나는 자유로운 여행이다.
성경에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온다.’고 했으니, 입에서 나오는 말의 이중성을 두고 경계하는 말이다. 즉 선한 말과 악한 말이 한 입에서 나옴을 의미하지만, 같은 말이라 해도 듣는 귀에 따라 찬양으로 들리기도 하고 저주로 들릴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인생의 바구니 안에 손을 넣어 뽑아든 삶의 제비는 확고한 내 의지에 따라 필연적으로 선택된 것이었다. 곧 세상에서 말하는 우연이란 나에게 주어진 필연이었다. 불시에 뜻하지 않게 일어나는 일, 소위 우연의 일치처럼 보여도 무의식 가운데 내 의지가 모아진 결과였다. 때문에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등의 불응하고 티격태격할 필요가 없다. 다소곳이 순응하고 자신을 변화시켜가며 범사에 감사하는 것만이 할 일이다. 그러나 어쩌나? 이 가운데에도 나 모르는 하나님의 의지가 개입하고 있으니….
생물학적 죽음에 임박했을 때, 무의식 상태에서 육신의 고통을 감내하며 타의에 의해서라도 생명을 유지하는 것만이 존엄은 아닐 것이다. 육신의 고통과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평안하게 임종을 맞이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지 싶다. 지금까지의 삶에 감사하며 세상과 아름답게 작별하는 것이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터앝은 내 일상의 거울이 되어준다. 채소들에 대하며 “예쁘기도 해라, 사랑해.”라고 웃으며 따뜻한 말을 해주고, “고마워.”라고 감사하며 칭찬해주면 마치 알아듣기라도 하듯이 싱싱하고 건실한 잎과 줄기를 내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이처럼 터앝은 내가 일상에서 지켜가야 할 마음의 수련장이 되기도 한다.
거미 같은 미물에게도 스스로 생존의 비밀스런 방법과 법칙이 있는데, 우주를 창조한 하나님의 솜씨와 능력을 어찌 내가 헤아리고 그 심오한 이치를 꿰뚫을 수 있을까? 나의 힘과 앎은 그 앞에서 미미하고 약하고 어리석은 것일 뿐이다.
출판사 서평
나는 왜 사는가? 왜 쓰는가? 에 대한 깊은 사유와 자아성찰
평생을 컴퓨터학자로 지낸 노희영 교수가 세 번째 산문집 『아직도 끝나지 않은 허기진 여행』을 출간했다. 나는 왜 사는가? 왜 쓰는가?를 화두로 써내려간 이 책에는 삶의 곳곳에 녹아 있는 하나님의 존재와 기독교인으로서의 믿음과 고민이 담겨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종종 찾아오는 건망증, 전원생활의 빛과 그림자, 가족과 이웃, 친구들의 이야기는 때로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고,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인생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죽음을 빈손으로 맞이하는 공수거가 아니라, 남긴 흔적만큼 아름다운 기억과 따뜻한 사랑을 품고 본향으로 되돌아가는 만수거라 말하고 있다. 저자의 죽음에 대한 긍정적인 사유는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소소한 일상에서 감사와 기도로 이어가는 삶의 발견, 내면으로의 여행
‘지겹고 넌덜머리가 나는 세상일지라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안에는 보이지 않은 하나님의 세미한 사랑이 있었고, 은혜가 매순간마다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지금껏 절망과 위기 앞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의 긍휼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자는 불에 타 잿더미가 된 성전을 보면서 인간의 교만과 탐욕을 반성하고, 빈터 위에 겸손과 사랑으로 자신을 다시 세워가라는 하나님의 숨은 뜻을 헤아린다.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한 내면으로의 여행은 독자의 삶을 새롭게 돌아보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축복과 감사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속세를 등지고 초인이 되어 농촌이나 산사에 파묻혀 사는 것만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행복은 아닐 터인데, 사람들은 진작 살아보지 않고 그 생활을 덩달아 꿈꾸고 미화하고 동경을 한다. 사람들 틈에서 서로 부딪고 어울려 사는 것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맛깔스런 최고의 삶인 줄을 참으로 알지 못한 것이다.
사람이나 말에서 뜨거운 만남이 없으면 마음에 감동과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사랑과 환희와 슬픔과 애절함이 그렇듯이 만남을 통해 감동이 느껴질 때 절실함이 생기는 법이다. 절실함 없는 뜨뜻미지근한 만남은 애틋함 없이 형식적으로 반복될 뿐이다.
빈자는 가난한 자가 아니라, 가난할 수 있는 여유로운 자, 곧 나눔을 가질 수 있는 자가 아닐까?
삶이란 한 걸음 더 가기 위해서 잠시 화장을 고치고, 지내온 길을 돌아보고 정리하며, 다음 시간 속으로 떠날 채비를 하는 여정과 같고, 비탈진 깔딱 고개를 넘기 위해 자신을 점검하는 휴게소와 같아서 인생이란 마침표가 아니라 필요에 따른 쉼표일 뿐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싱싱한 잎맥을 드러내 보였던 만냥금이 마치 니느웨에서 요나에게 따가운 태양빛을 가려주던 박 덩굴처럼 밤새에 고개를 힘없이 숙이고 시들어 버린 것이다. 문득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어느 날 나도 한순간에 이처럼 누렇게 시들어 버리지 않을까?
사랑하는 자, 그는 곧 사랑하는 자를 닮고 그의 말에 따르는 것처럼 감사하는 자 또한 감사하는 마음을 보고 닮아가는 법이다. 때문에 훈련 없이는 어떤 것도 사랑하고 감사할 수 없다. 한결같이 사랑하고 감사하는 훈련만이 마침내 세상을 이기고 선하고 아름답게 살도록 힘을 보태준다.
알고 보면 구속은 자유의 또 다른 표현이다. 마치 파리 시내 어디에서도 보이는 에펠탑을 보지 않으려면 탑 밑으로 들어가야 되는 것처럼 일단 구속 안에 들어가면 더 구속을 받지 않고 선택으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물속에서 방금 헹궈낸 빨래에서 물방울처럼 뚝뚝 떨어지는 싱싱한 생각에 기도를 입히어 다듬고 빗질하고 향기를 뿌리고 생명을 불어넣어 오늘도 끝나지 않은 허기진 삶의 여행길에 오른다.
기본정보
ISBN | 9788967820442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10월 14일 |
쪽수 | 344쪽 |
크기 |
152 * 226
* 24
mm
/ 621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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