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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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에드윈 캐머런
저자 에드윈 캐머런 Edwin Cameron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최고법원인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관으로 2009년 1월 1일부터 재직하고 있다. 캐머런은 프리토리아 남자고등학교, 스텔렌보스 대학,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했으며, 로즈 장학금과 다수의 최우등상을 수상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시기 동안에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했고, 만델라 대통령이 1994년 그를 판사로 임명했다. 헌법재판소에 재직하기 전 8년 동안 대법원 판사, 6년 동안 고등법원 판사로 일했다. 캐머런은 당시 대통령 타보 음베키의 에이즈 부정론을 거침없이 비판했고, 에이즈와 함께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담아 2005년에 자서전 『에이즈의 증인』Witness to AIDS을 발간했다. 이 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독일어와 중국어로 번역되었으며, ‘선데이 타임스 앨런 패튼’Sunday Times Alan Paton 문학상 논픽션 부문에서 공동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캐머런은 10년 이상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의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자선 활동과 공적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법률 및 인권 활동으로 여러 상을 수상했는데, 그중에는 2002년 영국과 웨일스 법정변호사협회에서 ‘국제적 법리와 인권의 보호에 기여’한 바를 인정해 수여한 특별상이 있다. 그는 런던의 응용법학협회와 옥스퍼드의 케블 칼리지Keble College의 명예연구원(2003)이며, 런던의 미들 템플Middle Temple 법학원의 명예의원(2008)이기도 하다. 또한 킹스 칼리지 런던(2008), 요하네스버그의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2009), 옥스퍼드 대학(2011), 세인트앤드루스 대학(2012)으로부터 명예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더 자세한 정보는 다음 사이트를 참조.
www.witnesstoaids.com
www.constitutionalcourt.org.za/site/judges/justicecameron/index1.html
역자 김지혜는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워싱턴 대학 로스쿨에서 주리스 닥터 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립아동상담치료센터의 상담원으로 시작해서 대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일하면서 소수자와 인권에 관해 배우고 생각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현재는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어려운 희망을 품으면서도 인식의 부족과 실천의 한계를 성찰하며 고민하는 때가 많다. 연구논문으로 “차별선동의 규제: 혐오표현에 관한 국제법적?비교법적 검토를 중심으로”(2015년), “성적지향에 대한평등권 심사기준과 배제금지원칙: 미국 소수자 평등보호 법리의 한국적 함의”(2013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관한 국제인권법 동향과 그 국내적 적용”(2012년) 등이 있다.
감수 게이법조회
감수자 게이법조회는 법조계와 법학전문대학원에 있는 게이들의 모임이다. 현재 5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게이법조회는 2013년 미국연방대법원의 전향적인 판결들을 접하고, 이를 소개하고자 모이면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다양한 관심사를 갖는 법조계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서로의 존재를 통해 성 소수자에게 척박한 대한민국의 법조계 환경 속에서 각자의 자존감과 게이다움을 잃지 않는 것을 소박한 목표로 한다. 더불어 법조계 내 성 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이를 통해 법조인들에게 가깝고 친숙한 동료들도 성 소수자일 수 있음을 인식시키기를 희망한다.
작가의 말
법의 정의를 통해,
모든 인류가 각자 다르다는 사실로 인해 풍성해지고, 나름의 재능과 성취를 이뤄 낼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목차
- 한국어판 서문: 평등은 우리 모두를 존엄하게 한다
들어가며: 이 책에 대하여
1장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법
법과의 첫 만남
법과의 두 번째 만남, 그리고 변호에 대한 첫 배움
주임 사제가 항소하다
용감한 역사: 1950년대 대법원 판결
역사의 오점이 된 ‘로소우 대 삭스’ 판결
대법원이 주임 사제 사건을 판결하다
주임 사제 판결이 갖는 의의
불복종 운동과 젊은 변호사 만델라
남아프리카 역사에서 최대 법정 싸움: 반역죄 재판
무장투쟁과 <사보타주 법>: 리보니아 재판
아파르트헤이트 시대, 법의 양면성
정의와 자유의 편에 섰던 이들을 기억하며
입헌주의로의 이행
회복 프로젝트로서의 법
2장 에이즈의 유행과 입헌주의로의 이행
질병과 수치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달한 에이즈
역사적인 날: 1990년 2월 2일 금요일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에이즈의 유행
배리 맥기어리 사건
언론의 힘을 실감하다
에이즈 정책 수립을 향한 노력
배리 맥기어리 사건의 상고심 판결
3장 사법 체계의 전환
깊어지는 고민
민주주의 시대 사법 체계의 변화
고등법원 판사로 임명되다
에이즈 치료법의 등장과 공개 발표문
음베키 대통령이 에이즈 과학에 의문을 가지다
헌법재판소의 설립과 새로운 헌법의 탄생
보건 의료에 대한 기본권
4장 에이즈 치료를 둘러싼 논쟁
사건번호 2001/21182
아주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문제
HIV에 감염된 채 태어나는 아기들
희망의 돌파구: 새로운 치료법의 등장
네비라핀 더하기 컴비비어: 내가 복용한 약제들
정부가 완강히 버티다
극도로 조심스럽게 행보하라: 수브라머니 사건과 그루트붐 사건의 유산
스티브 반투 비코라는 공통의 기억
소송하기로 결정하다
각계각층 원고들의 진술서
정부의 답변
치료행동캠페인의 재답변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이 사건을 심리하다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의 놀라운 판결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항소하다
헌법재판소가 당면한 어려움
헌법의 최고 규범성, 법치주의, 권력분립
법치주의와 판사의 권한
웨스턴케이프 사건
헌법재판소가 네비라핀 사건을 판결하다
기념비적인 승리
도덕적·지적 권위의 원천으로서의 헌법재판소
5장 다양성과 입헌주의
게이라는 자각
다양성을 존중하고 기뻐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헌법
헌법의 기본 규정: 시민권, 국기, 언어
‘성적 지향’이 헌법의 평등 조항에 포함되다
아픈 역사의 교훈
코걸이를 할 권리: 수날리 필라이 판결
다양성은 경청하는 것이다
입헌주의라는 도덕적 프로젝트
6장 빈곤, 사회정의와 헌법
뜻밖의 친절
과거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과제
헌법재판소의 첫 번째 차별 시정 조치 사건
‘일차적 권리’와 ‘사회경제적 권리’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에 포함된 사회경제적 권리
보건 의료에 대한 접근권과 수브라머니 판결
적절한 주거에 대한 접근권과 그루트붐 판결
그루트붐 사건에서 블루 문라이트 사건까지
사법부는 정부 정책에 어디까지 간섭할 수 있는가
사법 과잉의 위험
사회경제적 권리의 의미
사회 보조금과 우리 모두의 존엄성
7장 결론: 입헌주의의 약속과 시험
입헌 민주주의 이후 20년
헌법에 대한 회의론, 그럼에도 내가 헌법을 옹호하는 이유
이야기를 맺으며
감사의 글
옮긴이 후기: 보이는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사람들
주
연표
약어표
인명 찾아보기
책 속으로
온 마음을 다해, 나는 동성애자이고 싶지 않았다. 낙인이 찍히고 고립되고 욕을 먹는, 성 정체성이 다른 부끄러운 소수자, 그 행동이 너무 경멸스럽고 죄 많고 부도덕해서 범죄로 간주되었던 그런 사람들의 집단에 속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진지하고 심각하게 맹세했다. 내가 정말 동성애자라면, 자살하리라. 이후 다행히도, 나는 신중하게 그 최종 결정을 미루곤 했다. …… 이후 15년 동안, 거의 서른 살이 될 때까지, 나는 의지의 마지막 한 가닥까지 사용해 깨어 있는 모든 순간을 이 자각과 싸우며 보냈다.
트세코 사이먼 은콜리는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항해 활동하던 용감하고 주장이 분명한 인물이었다. 사이먼에게는 특별한 면이 있었다. 그는 타운십 출신의 반아파르트헤이트 지도자였던 동시에, 공개적으로 당당히 커밍아웃한 게이이기도 했다. 성적 지향에 관해 투사와 같은 용기를 보였던 사이먼 덕분에 반아파르트헤이트 저항에 참여했던 국내 지도자들은 레즈비언과 게이의 평등에 대해 가졌던 거부감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헌법의 평등 조항에 성적 지향이 포함된 것은 사이먼의 용기에서 비롯된 직접적인 결과였다. 성적 지향의 정치는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는 가외의 것이 아니었다. 존재의 중심이자, 정치적 헌신 전체의 중심이었다.
나의 존재를 통해, 에이즈를 둘러싼 아프리카의 엄청난 부정의를 드러낼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하루에 미화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는 대륙에서 나는 미화 4백 달러에 달하는 약값을 매달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프리카의 빈곤, 그 한가운데에서 저는 당신들 앞에 서있습니다. 저는 건강과 체력을 돈으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숨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법이 없었다면 아파르트헤이트가 오랫동안 그렇게 효과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한 법이 없었다면, 분명 그 체제는 훨씬 가혹하고 악독하고 파괴적이며 비인간적이었을 것이다. 법률 활동을 통한 저항이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집행 속도를 늦추고 부정의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파르트헤이트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길 거부했던 정직하고 원칙에 충실한 판사들, 그리고 변호사들의 활동이 있었기에 더 나은 법체계, 즉 법이 불의와 불평등이 아니라 정의와 평등을 수호하는 체계로 변화하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아파르트헤이트의 인종차별로 악명 높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으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보육원에 보내질 정도로 가난했고, 가난했지만 백인이었으므로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며, 남아공의 민주화 과정에서 유능한 인권 변호사로 활약하는 한편에, 자신이 게이임을 인정하고 HIV 감염인임을 공개할 용기를 얻어, 소수자를 위한 싸움에 기꺼이 나서는, 현직 헌법재판소 재판관 에드윈 캐머런의 이야기이다. 백인으로서 체제의 수혜자이자, 성 소수자와 HIV 감염인이라는 복합적 정체성 속에서 고뇌하는 개인의 모습, 나아가 극적인 남아공의 민주화 과정에서 ‘법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 책을 좀 더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든다.
특히, 저자의 표현처럼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는 ‘법’의 외피를 쓰고 있었으므로, ‘법의 정의’를 통해 체제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은 남아공의 민주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시절 흑인의 이동을 금지했던 <통행법> 폐지 재판, 만델라의 변호사 자격 박탈을 둘러싼 재판, 반역죄를 묻는 재판에서의 법정 공방, HIV 감염인의 인권 보호를 위한 재판, 에이즈 치료제의 보급을 막았던 ‘민주 정부’와의 법정 투쟁 등의 이야기가 이 책의 다른 한 축을 이루는데 꽤 흥미롭게 읽힌다.
1994년 한국과 마찬가지로 ‘타협에 의한 민주화’의 경로를 밟았던 남아공의 사례는 구세력과 공존하면서 민주주의를 민주화해야 하는 기나긴 과정에서 법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지점들을 던진다.
추천사
HIV 감염인의 삶과 에이즈 문제를 고민하게 해준 앞선 노력자들의 세세한 삶의 기록이 당도했다. 에이즈 문제는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라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가장 ‘인간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을 회피하지 않은 이들 덕분에 내 삶은 풍요로워졌다. 국가에서 사회에서 온통 ‘반대한다’며 존재를 마구 흔들어 대는 한복판에서 나를 잊지 않고 잃지 않고 살아 내는 것. 그것이 낙인과 차별의 구조를 분석하고 해체해 나가는 과정임을 배웠다. 40여 년의 아파르트헤이트 시대를 끝내고 민주주의 시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다양성’의 풍요로움을 쟁취하고 체감한 증인으로서 에드윈 캐머런의말은 생생하다. ‘다양성은 경청하는 것이다.’
권미란 정보공유연대 IPLeft, 활동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에는 차별 금지 사유로 성적 지향이 당당하게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설치된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으로, 커밍아웃한 백인 동성애자 애드윈 캐머런이 활동하고 있다. 그는 HIV 감염인이자 에이즈 환자로서 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되는, 다양성과 포용의 사회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헌법이 과잉된 사회도 문제지만 헌법이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사회는 더 불행할 수 있다는 그의 입헌적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그의 역작 『헌법의 약속』을 통해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에도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이준일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성 소수자의 한 사람으로서, 성 소수자로 살아가는 삶의 롤 모델을 만날 수 있기를 간구할 때가 많다. 게이 변호사로서도 앞선 발자국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 처지에, 성 소수자이자 HIV 감염인으로 커밍아웃한 에드윈 캐머런의 이야기는 보석 같은 이정표이다. 무엇보다 헌법과 소송에 얽힌 스토리와 뒷이야기가 개인의 서사와 어우러져 책장을 자꾸만 넘기게 한다. “헌법은 다름을 존중하고 축하한다”는 그의 말이 한국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를 위로하고, 가슴 뛰게 한다.
한가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기본정보
ISBN | 9788964372753 |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5월 22일 | ||
쪽수 | 416쪽 | ||
크기 |
152 * 226
* 27
mm
/ 554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Justice: A Personal Account/Cameron, Edwin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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