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미국 아이도 말을 꽤 잘하지 않나요. 선생님과 의사소통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친구들과 농담도 할 수 있어요. 가족과도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충분한 어휘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다섯 살 어린이가 가지고 있는 어휘 수는 도대체 몇 단어일까요? 700~1,000단어 정도라고 합니다. 이것은 중학교 때 배우는 어휘수와 거의 비슷합니다. 고등학교까지 배우는 단어 수에는 절반에 해당하고요. 맞습니다. 중학교 수준의 영어 단어 실력만 있으면 우리도 충분히 영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어른이 쓰는 어려운 우리나라 말을 있는 그대로 영어로 변환하지 않는 것입니다. 즉 어른스런 말을 버리고 어린이가 쓰는 쉬운 말로 바꿔 영어를 말하세요. --- (p.59~60)

걱정으로 긴장하고 떨리는 순간, 어떠한 상태의 자신이 떠오르세요? ‘다리가 떨린다’ ‘손에서 땀이 난다’가 생각나나요? 또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나요? 그중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영어 문장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점에 착안해 영어 표현을 넓혀가는 방법입니다. 그것을 영어로 적어보세요. 예를 들어 얼굴이 굳어진 모습을 영어로 표현하려 할 때, ‘굳어진다’라는 단어를 모른다면 어린아이로부터 “저기요, 얼굴이 굳어진다가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세요. 그러면 “웃지 않는 것”이라고 아이에게 답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이것이 어린아이 말입니다. 이것으로 충분히 ‘얼굴이 굳어진다’를 상대에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직역 버리기’와 ‘어른 말 버리기 = 어린아이 말 사용’ 등이 활용되었습니다. ‘마음을 졸일 정도로 흥분한 사람은 어떤 말을 할까’ ‘마음을 졸일 정도로 흥분한 사람은 어떤 행동을 보일까’ 이런 관점에서 이미지를 그려보는 거예요.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영어를 찾아보세요. 이것을 매일, 다양한 장소에서 실천하면 우리의 영어 뇌는 점점 유연해지고 ‘하나의 표현에만 집착해온 결과, 딱 맞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말을 못해!’라고 했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 (p.79~81)

나는 이런 ‘그(남편)=영어 상급자’가 이야기하는 말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바로 꼼수 영어의 비결을 알게 된 것입니다. 꼼수 영어를 통해 버리기 표현법을 터득하게 되면서 나의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해외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고민을 토로하고, 격려도 하며, 웃고 즐기면서 관계가 깊어졌습니다. 지금도 이 친구들과 우정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과거 나는 ‘올바른 영어’ ‘올바른 표현’ ‘정확한 답변’을 추구했고 ‘영어의 힘은 곧 단어’라고 믿었습니다. 그 결과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우스꽝스런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드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왔던 것이었습니다. “나는 절대 영어는 안 되나 봐!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눈앞은 깜깜해지고 해도 해도 안 되잖아. 생각이 말로 안 돼.” 이 억울함과 애절함과 처절함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흐릅니다. 지금 이 순간 그때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 한 사람이라도 제가 구해드리고 싶습니다. 원어민도 아니고,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사람도 아닌 영어라고 하면 눈물로 얼룩진 상처투성이가 먼저 떠오르는 나이기에 그런 사람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요? --- (p.20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