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세상에서 유쾌하게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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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알렉산더 마르구이어
저자 알렉산더 마르구이어(Alexander Marguier)는 허를 찌르는 시니컬한 농담 속에서도 객관적인 ‘사태 파악’과 날카로운 ‘현실 분석’을 도출해내는 것이 주특기인 정치 전문 저널리스트. 또한 하루 일과가 끝나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맥주를 한잔 쭉 들이켠 뒤 ‘핵폭탄보다 술 때문에 죽을 확률이 더 높다’에 대한 글을 쓰는 언행불일치 논픽셔니스트.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간지로 손꼽히는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의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시사 잡지 <키케로>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사치에 관한 사전》이 있으며, 지금도 베를린에서 ‘술은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원수일지도 모르지만, 성경에 따르면 우리는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를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며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의 근원과 통념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역자 이미옥은 경북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독문학 석사, 경북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문, 경제경영, 문학,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출판기획과 번역 일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에이전시 ‘초코북스’를 운영하며 외국의 양서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성장의 광기》, 《히든 챔피언》, 《환생 프로젝트》,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괜찮아,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야》, 《세 시 반에 멈춘 시계》, 《사랑해요 할머니》, 《기막힌 말솜씨》, 《협력하는 유전자》 등이 있다.
목차
- 서문 - 우리가 느끼는 불안, 두려움, 공포에 숨겨진 진실
1장 먹거나 마시거나 혹은 주입하거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원수 - 술
때로는 맛있게, 때로는 치명적으로 - 버섯
위험 종합선물세트 - 마약
달콤한 지옥 - 흡연
수백 가지 약보다 한 번의 운동 - 콜레스테롤
독의 또 다른 이름 - 약
끊임없는 논쟁의 양념덩어리 - 식품첨가제
2장 마음의 비명
살아가고 사랑하는 외로운 심장 - 고독
짧은 수명과 질병의 동반자 - 가난
호모 사피엔스의 악명 높은 무능력 - 사람의 실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명보호 매커니즘 - 스트레스
3장 인생, 움직이는 것 자체가 견적
목화밭 노예를 위한 노랫소리 - 일
거금을 들여 즐기는 특별한 위험 - 여행
전염될지 모른다는 공포 - 섹스
정복 심리를 자극하는 비밀스러운 적 - 스포츠
사라지지 않는 원시적 쾌락 - 전쟁
떠들썩한 숫자놀음의 굴레 - 범죄
인간의 나약함을 증명하는 자연의 힘 - 목욕과 수영
위험을 상상하다 - 테러리즘
4장 천재지변을 넘어선 인재지변
인류에게 내려진 형벌 - 지진
신의 분노를 넘어선 현대적 위험의 출발점 - 화재
브루스 윌리스만이 막을 수 있는 그들 - 운석
지구가 멸망한다, 그게… 대략 1천년 후쯤… - 화산
종교개혁의 일등공신 - 뇌우
다소 저평가된 살인 요인 - 폭염
삶과 죽음을 가르는 황금의 15분 - 눈사태
의심스러운 계산에 의한 예측 - 기후 변화
5장 인간이 만든 치명적 발명품
맹목적으로 안전하다고 믿어도 될까 - 기차
작으면 작을수록 더 치명적이다 - 미세먼지와 배기가스
‘무려’ 자전거보다 안전한 이동수단 - 비행기
남의 살은 몰라도 내 살은 태우지 마세요 - 바비큐 그릴 요리
낭만적인 고문 도구 - 소음
현대판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 도로 교통
국제적 전염병 - 비만
미국이 기침을 하면 유럽은 독감에 걸린다 -세계적인 유행병
6장 유기체처럼 보이는 인간 이외의 녀석들
어쨌든 진실은 저 너머에 - 외계인
놀이의 규칙이 다른 그와 뽀뽀하기 - 개
첫인상 때문에 손해가 막심한 동물 - 거미
믿고 싶지 않은 감염의 온상 - 병원균
글로벌화로 인해 미래가 창창한 미생물 - 살모넬라와 친구들
영리한 악마 - 뱀
비열하고 생명력이 질긴데다 천적도 제로 - 진드기
7장 위험제조공장 공장장
정치 분쟁의 단골 메뉴 - 핵발전소
음모론 종결자 - 예방접종
민감하거나, 혹은 평온하거나 - 전자파
섭취, 중독, 그리고 자기합리화 - 살충제
가늠할 수 없는 두려움의 초상 - 과학 실험
피할 수 있다면 피하라 - 엑스레이
해답이 없는 선과 악의 대결 - 유전자 기술
피부를 넘어 건강까지 태운다 - 일광욕실
감사의 말
책 속으로
가령 윈스턴 처칠은 수상 시절 영국의 공중전을 진두지휘하면서 매일 오후에‘폴 로저’를 한 병씩 마셨다. 그리고 모든 애주가들이 들으면 좋아할 만한 말을 남겼다.
“술이 나에게서 빼앗아가는 것보다 내가 술로부터 얻는 게 더 많다.”
이 말은 처칠보다 먼저 태어났고 미합중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명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매우 인상적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맥주는 신이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다시 태어난다면 요즘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해서 정치가로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 <사랑할 수밖에 없는 원수, 술> 중에서
실제로 몇몇 연구는 고독이 유기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가령 시카고 학자들이 장기간 연구한 끝에 2010년 3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고독한 사람은 사회적으로 활동이 많고 외롭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혈압이 눈에 띄게 높다고 한다. 이는 성별, 나이, 일반적인 건강 상태와 무관하게 나타난 결과다. 이 연구 결과는 보다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은 다른 연구 결과와 거의 일치한다. 예를 들어 고독하다고 생각하는 심근경색 환자들은 재발할 위험이 높다. 심근경색을 앓는 환자들이 만약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하면 이 병으로 죽을 확률이 대략 세 배 더 높다. 외로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일찍 죽으며 심장질환을 앓을 확률도 높다.
- <살아가고 사랑하는 외로운 심장, 고독> 중에서
단지 오래 전에 살았다는 이유로 지금보다 시절이 별로였던 그 옛날에, 사람들은 멀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유언장을 준비했다. 그들은 여행 중에 접하는 낯선 민족, 특이한 풍속, 갈등을 원시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했을 뿐 아니라, 숲에서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도적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그러니 “여행 잘 다녀오게, 좋은 친구여. 우린 다시는 볼 수 없을 거야”라는 인사를 나눈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관광 산업이 타향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은 대단한 성과 중 하나다. 가능하면 멀리 떠나 어느 해변에서 영혼이 자유롭게 ‘흔들거리도록’ 내버려두는 여행 말이다. 이 말은 독일의 언론가이자 작가인 쿠르트 투콜스키(Kurt Tucholsky)로부터 인용했다. 어쨌든 투콜스키는 자신의 영혼이 스웨덴 동부에 있는 그립스홀름 성에서 흔들거리도록 했는데, 터키를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하면 그렇듯 영혼이 자유롭게 흔들거리기는 힘들 것이다.
과거에는 낯선 길을 걷다가 무언가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가가 보면 대개 여행하던 사람이었다. 원주민들이 백인을 나무에 매달아놓았던 것이다. 원주민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백인에게 환영한다는 인사를 건넨 것이 아니라 나무에 매달았다.
- <거금을 들여 즐기는 특별한 위험, 여행> 중에서
뇌우(雷雨)가 없었다면 종교개혁이 일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살펴보자. 1505년 7월 2일, 당시 열아홉 살이던 마틴 루터는 부모님이 사시는 고향집을 방문한 뒤, 에어푸르트로 돌아가는 도중에 스토테른하임이라는 마을에서 무서운 뇌우에 놀라 한 가지 맹세를 했다. 만약 뇌우를 피해 살아남는다면 앞으로 수도사가 되리라고 성 안나(광부들의 수호성인. 루터의 아버지는 광부였다)에게 약속했던 것이다. 얼마 후 하늘이 맑게 개었고 루터는 아무 탈 없이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이후 에어푸르트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던 그는 갑자기 신학으로 바꾸었고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이야기는 알려진 그대로다. 마틴 루터가 뇌우를 신의 손짓으로 받아들였는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자연은 가끔 과장스런 몸짓으로 으르렁거리고,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그런 날씨에 잔뜩 기가 죽는다는 점이다.
- <종교개혁의 일등공신, 뇌우> 중에서
출판사 서평
“세상은 생각보다 덜 위험하고 당신은 누구보다 더 행복하다!”
일상을 뒤집는 유쾌한 재해석, 불안감을 허무는 삐딱한 잡담.
근원을 알 수 없는 심리적ㆍ물리적 공포의 진실을 잘근잘근 해부해 건져 올린 훈훈한 인생 명제.
읽다 보면 어느새 가혹한 세상은 만만해지고, 뻣뻣한 삶은 살 만해진다!
비행기 추락, 대홍수와 산사태,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총기난사와 테러, 토네이도와 허리케인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혐오스러운 갖가지 새로운 바이러스와 질병들. 세상은 그야말로 발 닿는 곳마다 목숨을 위협하는 지뢰밭이며, 소름끼치도록 끔찍한 생지옥이다. 그러나 그 모든 위험은 정말로 위험할까? 핵발전소보다 매일 마시는 술로 인해 죽을 확률이 높으며, 비행기에서 테러를 당할 경우의 수보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 차안에서 교통사로로 다칠 공산이 더 크다면? “위험이 구체적인 모습을 띠지 않고 어렴풋하게 다가오는 그 순간, 우리의 불안은 의지계수를 넘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방향으로 증폭한다”는 점에 착안해.. 그동안 우리가 불안과 공포를 느꼈던 모든 ‘문제적 상황’에 대해 역사적 사건과 심리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유쾌하면서도 흥미롭게 파헤친다.
‘인간의 불안과 공포, 두려움을 자아내는 모든 요인에 숨겨진 엉뚱한 진실’을 파헤치는
다소 냉소적이면서도 객관적인, 무엇보다 재미있는 논픽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이 배출한 사회전문 저널리스트의 기상천외 불안해부 에세이!
2001년 9월 11일,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 20분 사이_
미국 뉴욕 110층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비행기 납치, 자살폭발테러 사건으로 무너짐_
총 3,500여 명의 희생자 발생_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_
대구 중구 성내동 중앙로역에 50대 남자가 휘발유를 담은 페트병 2개에 불을 붙여 바닥에 던진 것이 원인이 되어 총 12량의 지하철 객차 완전 연소_
총 192명 사망, 148명 부상_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_
일본 동북부 지역에 규모 9.0의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 강타_
총 4만 명 이상의 희생자 발생.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추가 피해자를 더하면 정확한 집계 불가_
그밖에 매일 매일 쏟아지는 다양하면서도 다소 끔찍한 사건, 사고들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시시각각 벌어진다. 언론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그야말로 소름끼치도록 위험천만한 곳이다. 우리가 그런 ‘지뢰밭’ 속에서 온전히 살아 숨 쉬는 것이 신기하며, 언젠가 어떤 이유로든 그 모든 사고의 한가운데서 주인공으로 활약하게 되지는 않을까 두렵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혹시 추락하는 것 아닐까’ 하는 공포에 휩싸이고, 이웃나라 일본의 끔직한 대지진 사태를 목도하며 ‘혹시 이러다 지구가 멸망하는 건 아닐까’라는 비약적인 고민마저 하게 된다. 그러나 그 모든 사건과 사고는 생각만큼 위험할까? 혹시 언론이 우리의 두려움을 자극하느라 쓸데없이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간지로 꼽히는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차이퉁>에서 정치부와 사회부 기자를 거친 베테랑 저널리스트 알렉산더 마르구이어가 《불안한 세상에서 유쾌하게 살아남기(생각연구소 刊)》를 통해 ‘인간의 불안과 공포, 두려움을 자아내는 물리적, 심리적 요인’에 숨겨진 다소 개인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정보가 담긴 에세이를 펴냈다.
그는 책에서 그동안 우리를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넣었던 일상의 위험요소(술, 흡연, 콜레스테롤, 식품첨가제)를 비롯해 심리적 불안(고독, 스트레스, 가난, 실수), 지진이나 화산폭발, 폭염과 눈사태 같은 천재지변, 거미나 뱀, 살모넬라와 진드기 같은 인간 이외의 유기체들, 그리고 전쟁과 범죄, 테러리즘 같은 인간의 불편한 활동 등에 내재되어 있는 위험의 본모습과 진면목을 파헤친다. 이를 통해 정확한 근거도 없이 마냥 우리를 두렵게 만든 것,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에 대해 때로는 신랄하게, 때로는 객관적으로 조망한다.
불안의 실체는 ‘어두운 지하실을 혼자 내려가는 어린아이가 느끼는 기분’일 뿐.
비록 세상은 위험천만하지만, 결국 살 만한 곳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불안극복 생존매뉴얼!
언론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유전자 변형 음식물을 섭취하고,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이름도 알 수 없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흡입하면서 멀쩡하게 살아 있을지라도 언젠가 재앙으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책은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설이며 추측일 뿐’이라고 말한다.
책에서 저자는 하루의 고된 일과를 마친 뒤 집에 돌아와 무시무시한 뉴스를 쏟아내는 TV를 보며 담배에 불을 붙이고 맥주를 한 잔 쭉 들이키는 동안, ‘현실’의 우리는 스스로에게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저지를 수 있는 해로움보다 더 큰 손상을 입힌다고 지적한다. 매년 독일에서 1만 6,000명 정도가 술로 사망하는데 이는 자살하거나 교통사고로 숨지는 숫자보다 많으며,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한 해에만 11만 명에서 14만 명에 이른다. 단지 아무도 그 사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데, 그것은 ‘음주’와 ‘흡연’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다면 일상을 넘어선 위험의 영역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할까? 책은 위험이 구체적인 모습을 띠지 않고 어렴풋하게 다가오거나 일상적이지 않은 형태로 엄습할 때 그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위험의 정도와 상관없이 익숙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두려움을 느끼지 않지만 모르는 것, 숨겨진 것에 대해서는 강한 공포와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의 칼젠 사가 최초의 유전자 변형(GMO) 작물인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선보인 1994년 이후 ‘GMO는 해롭다’는 막연한 인식이 퍼지면서 여론이 들끓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본다.
즉, 사람이 ‘위험’이라고 인식하고 이를 통해 두려움과 공포, 불안을 느끼는 것은 ‘객관적인 정보’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공포와 불안은 ‘혼자서 어두운 지하실로 내려가는 아이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장막 뒤에 숨어 얼마나 자극적이면서도 위협적인 효과를 내는가, 얼마나 비일상적인가가 공포와 불안의 수준을 결정짓는다고 단정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기차가 탈선하는 사고는 일상적이지 않고 자극적인 소재다. 따라서 모든 언론사의 기자들은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밀착 취재하며 ‘우리가 과연 그런 수송수단을 신뢰할 수 있는가’, ‘몇 명이 죽었는가’, ‘피해액은 얼마인가’에 대해 다양한 뉴스거리를 쏟아낸다. 사실은 그 기자가 중개차를 타고 방송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죽을 확률이 비행기나 기차를 타다가 죽을 확률보다 63배나 더 높지만, 그런 것을 염두에 두는 사람은 없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늘 하던 일이라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책은 위험의 본모습을 다룬다. 우리 곁에 바짝 붙어서 위험하지 않은 척하는 ‘위험’을 인식하게 돕고, 또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은 것에 쓸데없이 벌벌 떨지 않도록 돕는다. 저자는 베테랑 저널리스트답게 때로는 개인적인 경험담과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냉소적인 일화를 들려주며 불안에 대한 무장해제를 돕고, 때로는 역사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며 논리적인 설득을 이끌어낸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가혹하기만 했던 세상이 조금 만만해보이고, 빡빡하고 무시무시하기만 했던 인생의 무게를 유쾌하게 벗어던질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각에만 의지한 채 어두운 지하실을 홀로 내려가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두렵고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스위치를 올려 불을 켜면 그 두려움은 눈 녹듯 사라지고 만다. 이 책이 바로 ‘너무 불안하고 무겁게만 사는’ 인생의 스위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해본다.
<책속으로 추가>
수년 동안 나는 비행기의 안전성을 연구했는데, 그 경험을 통해 비행기 조종사야말로 가장 멋진 직업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우리 집의 발코니에서는 비행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나는 청명한 하늘에서 비행기가 갑자기 숲으로 추락하는 광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비행기 탑승에 관해서라면 긴급 불시착을 해야 하는 비행기에 타본 적이 있는 사람보다, 나처럼 비행기 사고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사람이 비행기 여행을 선택할 확률이 더 높다. 즉, 개인적인 경험이 위험에 대한 의식을 만들어내는 법이다.
통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그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을 고려한다. 다시 말해 비행기 사고를 겪었거나 목격한 사람은 비행기를 탈 때 공포심을 느낀다. 특히 우리가 실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자전거보다 직접 겪거나 목격한 적 없는 비행기 추락에 관한 몇몇 영화가 더욱더 두려움을 안겨준다. 실제로2009년에 전 세계에서 비행기 사고로 숨진 사람은 766명이었고,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독일에서만 462명이었는데도 말이다. 매일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사고를 당하려면 통계학적으로 4,807년 간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려면 그토록 오랫동안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된다.
- <‘무려’ 자전거보다 안전한 이동수단, 비행기> 중에서
시민들은 매일 도로 위에서 모두를 상대로 전쟁을 치른다. 아침마다 지상에 뚫린 길을 따라 직장으로 출근하는 사람은 토머스 홉스가 자연 상태의 인간 존재에 대한 사고실험을 하면서 내린 결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bellum omnium contra omnes)과 비슷한 상상을 하게 된다. 병력은 보병(보행자), 가벼운 기병(자전거 이용자), 무거운 기병(오토바이 운전자)과‘자동차 운전자’라 불리는 전차(戰?) 운전자가 있다. 버스와 전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평화 봉사단’역할이 어울린다. 이들이 화풀이를 하려면 공공 교통수단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물론 도로 교통질서에도 보편적인 전시 국제법이 존재하지만, 갈등이 생겼을 때 법규는 이차적인 역할밖에 못한다.
여러 가지 법규 영역 중에서 사람들이 도로 교통 법규만큼 대대적으로 위반하는 영역은 없다. 도로는 ‘질서 잡힌 무정부 상태’라고 하면 딱 어울릴 것이다. 더구나 전쟁에는 점점 더 현대적인 수단이 동원되고, 매일 총칼 없는 파워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독일의 경우 1971년에 도로 전투에서 20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2009년에는4,154명이 희생되었다. 자동차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50년대 초기부터 헤아렸을 때 그토록 적은 사상자가 나온 적은 없었다.
- <현대판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도로교통>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88962603439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9월 30일 | ||
쪽수 | 296쪽 | ||
크기 |
145 * 225
* 20
mm
/ 468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Lexikon der gefahren./Alexander Margui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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