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아트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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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동아일보 > 2017년 5월 4주 선정
10년에 한 번씩 겹치는 유럽의 주요 미술 축제를 둘러보는 미술 여행을 위해 저자가 직접 발로 뛰어 얻어낸 생생한 경험담과 값진 정보들을 친절하게 풀어놓는다. 더불어 현대미술관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의 건축 작품들이 수집된 비트라 캠퍼스와 훈데르트바서가 설계한 예술적인 스파 리조트 로그너 바트 블루마우 등 예술과 여가, 휴식이 결합된, ‘아트 피플’이 즐겨 찾는 숨은 명소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랜드 투어의 여정을 밟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실제로 그랜드 투어를 떠나는 이들에게는 충실한 안내서가 되어준다.
작가정보
저자 이은화는 미술가, 평론가, 독립 큐레이터, 칼럼니스트 등 미술과 관계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 전도사’이자 미술관에 대해 강의하고 책을 쓰는 ‘뮤지엄 스토리텔러’.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후 런던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회화 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에서 현대미술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맨체스터대학과 소더비 인스티튜트가 함께 운영하는 아트비즈니스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중앙대, 경희대, 성신여대 등에서 강의했고, 대학뿐만 아니라 기업체와 미술관, 문화아카데미, 방송 등 다양한 장소에서 CEO와 직장인 및 전문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술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으며, 국내외 여러 매체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그림을 쓴다’는 개념으로 작업한 ‘디지로그 회화’로 네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성곡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충무아트홀 갤러리, 예술의전당 등의 기획전에 초대 작가로 참여했다. 최근 ‘미술과 타 장르 간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모토로 융합미술연구소 크로싱을 열고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더 많은 이들을 현대미술의 매력 속에 빠져들게 하기 위해 강연과 집필에몰두하고 있다.
『숲으로 간 미술관』 『자연미술관을 걷다』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 『뮤지엄스토리텔러』 『Contemporary Photography in Asia』(공저, 영국 Prestel) 등을 비롯해, 어린이를 위한 책 『상식을 뛰어넘는 현대미술관』 『7일간의 마티스 그림 연구』 『아가야, 네 눈에』 등을 집필했다.
blog.naver.com/arte21
목차
- 들어가며 | 10년마다 누리는 축복 ‘그랜드 투어’
01. ‘물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현대미술의 향연 | 베니스 비엔날레
[+더 가볼 곳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 팔라초 그라시 & 푼타 델라 도가나 | 프라다 재단 현대미술관
02. 고대 도시의 이유 있는 변신 | 막시 현대미술관
03. 친절한 외계인 같은 미술관 | 쿤스트하우스 그라츠
04. 작은 시골에 실현된 신개념 미술관 | 리아우니히 미술관
05.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세상 | 로그너 바트 블루마우
06. 전위적이고 정치적인 100일간의 미술관 | 카셀 도쿠멘타
[+더 가볼 곳들] 노이스의 홈브로이히 박물관 섬 | 랑엔 재단 | K20과 K21
07. 가장 ‘핫’하고 아름다운 공공미술관 |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더 가볼 곳들] 클레페의 쿠어하우스 미술관 | 크뢸러 뮐러 미술관
08. 명품 건축을 수집하는 뮤지엄 | 비트라 캠퍼스
09. 대자연 속에 그린 그림 같은 건축 | 파울 클레 센터
10. 기계의 미학 | 팅겔리 미술관
11. 고품격 미술 백화점 | 아트 바젤
[+더 가볼 곳들] 위성 아트페어들(리스테/볼타 쇼/스코프) | 바이엘러 재단
책 속으로
이 책에서 다룬 미술 행사들은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미술을 통해 시대 담론을 제시하는 살아 있는 미술 역사의 현장이다. 또한 함께 소개된 신생 미술관들은 오늘날 미술관의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보여주고 있으며, 꼭 그랜드 투어 시즌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유럽 여행길에 찾아가 볼 수 있는 곳들이다. 나는 미술과 여행이 사고의 폭을 넓혀 줄 뿐 아니라,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는다. 특히 10년마다 찾아오는 그랜드 투어는 미술의 축복이자 세계 미술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문화 경험이다. _「들어가며」에서(p.009)
뭐니 뭐니 해도 비엔날레의 꽃이자 가장 주목받는 전시는 바로 국가관 전시다. 베네치아 시 남동쪽 자르디니 공원 안에는 국가별로 파빌리온 형태의 단독 전시장들이 있다. 여기서 자국의 대표로 선발된 작가들이 개인전 형식의 전시를 펼친다. 국가의 이름을 걸고 하는 전시이기 때문에 ‘미술 올림픽’이라 불릴 만큼 국가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다. 작가 입장에서도 베니스 비엔날레의 국가관 대표가 된다는 것은 엄청난 명예이지만 국가 입장에서도 어떤 작가를 대표로 선발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때로는 예술이 자국의 문화·예술·정치·외교의 훌륭한 홍보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니스 비엔날레 대표 작가는 각 나라 미술계에서 늘 화제의 인물이 된다. _「베니스 비엔날레」(p.025)
유난히 더웠던 지난해 여름, 모처럼 떠난 이탈리아 여행의 시작점을 무조건 로마로 잡았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오로지 막시 현대미술관을 보는 것이었다. 고대 도시 로마에 들어선 현대미술관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거니와 2016년 3월에 타계한 자하 하디드의 건축 걸작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컸다. ‘곡선의 여왕’ ‘비정형의 마술사’ ‘도전과 혁신의 건축가’ ‘해체주의 건축의 대가’ 등 이라크 출신의 이 건축가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참 많다. 백인 남성 위주의 국제 건축계에서 건축 거장 소리를 듣는 유일한 여성 건축가다 보니 ‘최초’ 또는 ‘유일’이라는 수식어도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_「막시 현대미술관」(p.063)
이렇게 역사성과 문화, 학구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조용하고 고풍스러운 이 도시에 2003년 새로운 랜드마크 건물이 등장했다. 충격적인 외관을 가진 쿤스트하우스 그라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라츠 최초의 공공현대미술관인 쿤스트하우스 그라츠는 실험적이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건축으로 잘 알려진 영국 건축가 피터 쿡과 콜린 푸르니에가 공동 설계했다. 푸른색 계열의 아크릴로 뒤덮인 비정형의 건물 지붕 위에는 열여섯 개의 노즐 창들이 밖으로 툭툭 튀어나와 있다. 대형 우주선 같기도 하고 여러 개의 촉수를 가진 거대한 연체동물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쿤스트하우스는 탄생과 동시에 논쟁과 이슈의 중심이 되었다. 고풍스러운 도시에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기괴한 건물이 들어서자 시민들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설계안을 두고 실시한 시민 찬반 투표에서는 80퍼센트가 반대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이 가라앉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_「쿤스트하우스 그라츠」(pp.082~83)
리아우니히 미술관은 작은 시골 마을에 실현된 거대한 건축 프로젝트이면서 동시에 서구와 아프리카, 현대미술과 고전미술, 순수미술과 장식미술이 시대와 지역, 장르를 뛰어넘어 만나고 소통하는 신개념의 미술관이다. 한 개인의 열정과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설립자 리아우니히는 이곳이 “소장품의 집을 짓고자 했던 나의 오랜 숙원을 풀어준 미술관”이라고 말하지만 미술 감상과 함께 휴식과 명상, 새로운 경험까지 하고 싶은 나와 같은 미술관 여행자들의 소박한 소망도 함께 해결해 주어 그저 고맙기만 하다. 부자의 과시욕이든 부의 사회 환원이든 이처럼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신생 미술관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_「리아우니히 미술관」(pp.117~18)
출판사 서평
Viva! Grand Art Tour!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아트 바젤
미술계 빅 이벤트 현장으로 안내할 아트 투어 가이드북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크고 작은 미술계 행사들이 열리지만 2017년은 그 어느 해보다 더 풍성하고 굵직한 미술 축제로 전 세계가 들떠 있다. 바로 올해가 2007년 이후 10년 만에 찾아온 그랜드 투어의 해이기 때문이다. 매년 6월에 열리는 아트 바젤(6월 15~18일)을 비롯해 격년으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5월 13일~11월 26일), 5년 주기로 열리는 카셀 도쿠멘타(6월 10일~9월 17일), 10년마다 열리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6월 10일~10월 1일) 등 유럽을 대표하는 미술 축제가 올 한 해 동시에 열린다. 유럽 대륙 안에서 펼쳐지는 이 굵직한 행사들을 한 해 동안 모두 즐길 수 있다고 하여 미술계에서는 이를 두고 ‘그랜드 투어’라 일컫는다. 그랜드 투어의 해가 되면 전 세계 미술인들의 시선이 유럽으로 집중되고, 여행사에서는 그랜드 투어 관련 상품을 선보이기도 하며, 미술 애호가들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축제의 현장을 찾는다.
21세기 그랜드 투어의 특별한 여정
『그랜드 아트 투어』는 그랜드 투어를 준비하는 미술인들과 미술 애호가들, 특별한 미술 여행 정보를 원하는 일반 독자들을 위해 유럽 4대 미술 축제를 소개하고, 이들 행사가 열리는 도시를 중심으로 인접한 도시나 국가의 신생 미술관들도 함께 안내한다. 유럽 미술 축제와 현대미술관 기행을 아우르는, 말하자면 ‘21세기형 그랜드 투어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원래 그랜드 투어란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유럽 상류층 자제들 사이에서 교양 교육의 일환으로 유행했던 유럽 여행을 말한다. 당시 그랜드 투어는 재력을 갖춘 상류층에게나 허락되었는데, 그들은 가정교사와 하인들을 대동하고 그리스와 로마의 유적지나 르네상스 문명을 꽃피웠던 이탈리아의 도시들을 장기간 여행했다. 오늘날 그랜드 투어는 과거처럼 소수의 특권층들만 누리는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여행을 말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그랜드 투어를 “10년에 한 번씩 겹치는 유럽의 주요 미술 축제를 둘러보는 미술 여행”이라고 정의하며, “미술의 축복이자 세계 미술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문화 경험”이라고 역설한다.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 『자연미술관을 걷다』 『숲으로 간 미술관』 등의 전작들을 통해 ‘뮤지엄 스토리텔러’로 널리 알려진 지은이는 『그랜드 아트 투어』에서도 직접 발로 뛰어 얻어낸 생생한 경험담과 값진 정보들을 친절하게 풀어놓는다. 유럽 미술 축제의 현장과 현대미술의 새로운 메카가 될 신생 미술관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랜드 투어의 여정을 밟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랜드 투어를 떠나는 이들에게는 충실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유럽 4대 미술 축제와 신생 미술관을 함께 즐긴다!
총 열한 개의 챕터로 구성된 『그랜드 아트 투어』는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한 그랜드 투어의 주요 행사들을 소개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이 책에서 다룬 유럽 4대 미술 행사들은 그동안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만들어내면서 미술을 통해 시대 담론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1895년에 시작된 베니스 비엔날레는 전 세계에서 열리는 수많은 비엔날레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미술 행사다. 비엔날레에 참가한 여러 나라들은 국가관을 운영하면서 자국의 대표로 선발된 작가들의 전시를 선보이는데, 국가의 이름을 걸고 하는 전시이기 때문에 ‘미술계 올림픽’이라 불리며 참여국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하다. 카셀 도쿠멘타는 급진적인 현대미술 전시의 대명사이자 실험미술의 산실로 잘 알려져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보다 전시 기간이 짧지만 관람객 수는 훨씬 많으며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전시로 유명하다. 카셀 도쿠멘타와 함께 ‘100일간의 미술관’이라 불리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유럽 최대의 공공미술 전시회로서 예술을 통해 도시의 실제 지형도를 바꾼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마지막으로 아트 바젤은 세계 유수 갤러리 300여 곳이 참가해 4,000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대표적인 아트페어로, 고품격 미술 백화점으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 네 개의 행사가 열리는 도시와 이웃해 있으면서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유럽의 신생 미술관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 속의 여정은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거쳐 스위스에서 끝을 맺는다. 지은이는 행사가 열리는 베네치아, 카셀, 뮌스터, 바젤을 포함해 전체 열한 개의 유럽 도시를 방문하며 오늘날 미술관의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보여주는 현대미술관들을 찾아 나섰다. 독자들 또한 지은이의 발자취를 좇아 기왕에 유럽으로 떠난 김에 루브르니 오르세니 혹은 반 고흐 미술관 같은 늘 가는 곳이 아닌 새로운 현대미술 명소를 찾아간다면, 10년 만에 찾아온 그랜드 아트 투어의 기회가 더욱더 신선한 기운으로 가득 차지 않을까. 그중에는 자하 하디드 최고의 역작이라 불리는 로마 막시 현대미술관(국립21세기현대미술관)이 있으며, 외계인 같은 독특한 외관이 특징인 쿤스트하우스 그라츠, 자연 속에 파묻힌 듯한 파격적인 디자인의 리아우니히 미술관과 파울 클레 센터 등도 있다. 이 신생 미술관들은 개성 넘치는 건축과 다양한 프로그램, 탁월한 컬렉션으로 여행객들을 이끌 듯, 책 속에서도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현대미술관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의 건축 작품들이 수집된 비트라 캠퍼스와 훈데르트바서가 설계한 예술적인 스파 리조트 로그너 바트 블루마우 등 예술과 여가, 휴식이 결합된, ‘아트 피플’이 즐겨 찾는 숨은 명소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4대 미술 행사를 소개하는 챕터의 끝에 ‘더 가볼 곳들’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행사에 갔다가 둘러볼 만한 인근 미술관과 주변 행사들을 놓치지 않게끔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책속으로 추가]
강추위가 이어지는 한겨울이 되면 온천 여행이 간절해진다. 온천으로 유명한 관광지는 세계 도처에 있지만 내가 꼽는 최고의 온천 리조트는 바로 로그너 바트 블루마우다. 이곳은 여느 리조트와 달리 예술과 자연이 완벽하게 조화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리지엄(Resort+Museum)이기 때문이다.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지은 호텔과 스파 온천, 초록의 자연으로 뒤덮인 지붕과 벽, 알록달록한 외벽, 황금색 돔을 얹은 숲속 궁전 같은 건물, 게다가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330개의 기둥과 2,400개가 넘는 창문들. 마치 동화 속 마을 같은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이곳은 오스트리아의 유명 화가이자 건축가인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적인 온천 리조트다. _「로그너 바트 블루마우」(p.123)
도쿠멘타를 처음 제안하고 제1회 행사를 총 지휘한 아르놀트 보데 교수는 당대 지성을 가르치고 기록한다는 의미 때문에 도쿠멘타라는 이름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카셀 도쿠멘타는 무엇을 기록하고자 했던 걸까? 바로 모던 아트다. 나치 시절 ‘퇴폐미술’로 낙인 찍혀 탄압을 받았던 모던 아트를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다. (……) 카셀 도쿠멘타는 나치 정권이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각에서 출발한 미술 행사다. 물론 그 목적은 달랐으나 카셀 도쿠멘타는 1937년 〈퇴폐미술〉 전 이후 18년 만에 독일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모던 아트 전시회였다. 당대 아방가르드 미술을 대중에게 다시 선보여 정당한 평가를 받게 하고, 전쟁의 상처와 불행한 역사를 간직한 카셀을 예술을 통해 치유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출발한 전시였다. 또한 전범 국가라는 이미지에서 하루빨리 탈피해 선진 문화 국가로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다. _「카셀 도쿠멘타」(pp.150, 152)
현대미술도 자꾸 접하다 보면 친근해지는 법이다. 전시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자 미술 전시회가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조각 프로젝트는 뮌스터 시민들에게도 사랑받는 행사가 되었다.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이 행사는 단순히 작가가 만든 ‘완성품’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아니라 예술과 공공장소, 도시환경의 관계를 사회적·역사적·정치적·미학적·도시공학적 관점에서 탐구하고 질문하고 작품으로 실현시키는 프로젝트 성격을 갖고 있다. 전시에 초대받은 작가들은 명성 고하를 막론하고 직접 뮌스터에 와서 각자 발로 뛰어 알맞은 장소를 찾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뮌스터라는 도시의 역사성과 장소성, 지형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장소가 정해지면 그곳에 맞는 작업을 구상하고 디자인한 후 모델이나 스케치를 만들어 최종 작품 계획안을 제출하는 긴 과정을 거친다. _「뮌스터 조각 프로젝트」(p.202)
바젤에서 자동차로 20분만 가면 작은 도시 바일 암 라인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하고도 재미난 뮤지엄이 있다. ‘라인 강변의 바일’이라는 뜻의 바일 암 라인은 독일령이지만 프랑스와 이웃해 있고, 스위스 바젤과 가까워 아트페어 참석차 왔던 미술인들이 꼭 들르는 명소이자 디자이너들과 건축학도들의 필수 견학지이기도 하다. 비트라가 탄생시킨 세기의 디자인 제품과 세계적 건축 거장들의 명품 건축들이 ‘수집’되어 있는 비트라 캠퍼스가 바로 이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넓고 푸른 초원 위에 지어진 캠퍼스 안에는 유명 디자이너들의 가구를 생산하는 공장뿐 아니라 비트라의 역사와 디자인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자인 뮤지엄, 비트라 제품을 경험해 보고 구입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그밖에 식당과 컨퍼런스 홀 등이 공존하고 있다. _「비트라 캠퍼스」(p.236)
미술관의 외관은 예상보다 더 파격적이었다. 대자연 속에 부는 바람을 통째로 품은 듯 리듬과 운동감이 느껴졌다. 파리 도심의 퐁피두센터 설계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렌초 피아노가 베른의 대자연 위에 또 한 번의 실험을 감행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크기가 다른 세 개의 물결 모양 구조물들은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언덕처럼 보인다. 철재를 일일이 절단하고 구부려 만든 이 독특한 미술관은 건축 거장이 미술 거장을 위해 대자연에 그린 그림 같은 건물이었다. _「파울 클레 센터」(p.261)
‘움직이는 기계 조각’이라는 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스위스인들에게 자국의 현대미술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 주었던 장 팅겔리, 자국 출신 작가에 대한 예우와 긍지로서 미술관을 지어 메세나 정신을 구현한 기업, 소리와 움직임이 있는 동적인 작품의 특성과 작가의 작품 세계를 완벽히 이해하고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실현시킨 건축가. 이렇게 스위스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세 개의 독립된 주체들이 완벽하게 협업해 이루어낸 결과물이 바로 이곳 팅겔
리 미술관이다. _「팅겔리 미술관」(pp.289~90)
프랑스와 독일 국경에 살포시 맞닿아 있는 이 작은 도시는 해마다 6월이면 18만 명이 채 못 되는 도시 인구의 다섯 배가 넘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세계적 명성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을 중심으로 도시 전체가 임시 미술관으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아트 바젤은 세계 도처에서 온 미술품 컬렉터와 유명 딜러, 작가, 미술관 관장들과 큐레이터들의 미팅 장소이자 수백만 달러를 싸 들고 그림 쇼핑을 하러 오는 큰손 컬렉터들의 고품격 미술 백화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미술시장 종사자들은 매해 6월에 쏟아지는 아트 바젤 관련 뉴스에 저절로 촉각이 곤두선다. 어떤 갤러리가 누구의 작품을 가지고 나왔고, 누가 얼마에 샀고, 총 판매액은 얼마나 되느냐가 바로 그해 국제 미술시장의 동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_「아트 바젤」(p.295)
기본정보
ISBN | 9788961962964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5월 25일 |
쪽수 | 336쪽 |
크기 |
145 * 196
* 23
mm
/ 495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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