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꼭 할 말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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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 세상을 떠난 아이가 다시 돌아왔다.
소희는 자신을 향한 공격을 센스 있게 받아넘기고 덤덤하게 생각하려 애썼지만 결국 사람들의 무례한 추측과 도를 넘는 악플에 버거워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SNS 스타 소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런데 소희가 죽은 뒤 3개월 후, 소희의 계정에 새로운 피드가 올라왔다. 소희는 죽지 않고 살아 있다고 했다.
작가정보
목차
- 작가의 말 06
프롤로그 08
1부 15개월 전, 그날부터 19
예원 21
소희 33
예원 47
소희 59
예원 71
소희 83
예원 95
소희 107
2부 그때, 예원 121
그때 123
DM 132
조종자 144
허상 154
대화 168
3부 다시 183
소문 185
진실 197
용서 210
책 속으로
“먼저 간 우리들의 친구, 소희의 명복을 빌어 줍시다.”
한 달 전, 담임 선생님은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소희의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피드가 올라오다니. 이럴 수는 없었다. 예원은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차분하게 알아내야 했다.
본문 16p 〈프롤로그〉 중에서
소희는 눈을 갸름하게 떴다. 곧장 정 실장의 큐 사인이 떨어졌다. 귓가에는 시오의 노래가 흘러들었다. 가볍고 밝은 노래였다. 소희는 잠깐 망설이다가 살랑살랑 춤을 췄다. 뽀드득뽀드득, 눈 밟히는 소리는 경쾌했고 얼굴에 닿아 부서지는 조명 빛은 포근했다. 편안했다. 정 실장이랑 일을 시작한 뒤로 처음 느껴 보는 감정이었다.
본문 38p 〈15개월 전, 그날부터〉 중에서
“또 뭘 올린 거야······?”
예원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그 피드에 달린 댓글들을 확인했다.
- 넘 예뻐요.
- @sky_324 취저 아님?
- 아, 잘 어울린다.
팔로워들은 친구까지 소환하며 소희의 계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 시간까지 소희는 혼자가 아닌 거였다. 예원은 문득 서글퍼졌다. 예원은 혼자인 적이 거의 없는 아이였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특히 공부에 파묻혀야 하는 시간은 거의 혼자였다. 고등학생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예원은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래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서글픔은 누를 수 없었다. 예원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그 아이가 없었더라면, 예원의 서글픔은 더 커졌을 거였다.
본문 100p 〈15개월 전, 그날부터〉 중에서
학교는 온통 소희 이야기로 들썩거렸다. 삼삼오오 둘러앉은 아이들은 게시 글의 진위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게시 글을 믿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아이들은 앙칼진 목소리로 소희가 그럴 줄 알았다는 둥 갑자기 소희의 스타일이 변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둥 떠들어 댔다. 아이들은 누구도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들의 마음이 가는 대로 소희를 더럽고 추잡한 아이로 매장시키고 있었다.
본문 168p 〈그때, 예원〉 중에서
출판사 서평
화려한 SNS 세계 속에
점점 외로워지는 십 대를 위한 이야기
나이, 학업 등으로 많은 자유를 억압받는 청소년기에 자유롭고 화려한 삶을 사는 SNS 속 인물에게서 강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너에게 꼭 할 말이 있어〉는 SNS 공간에서 밀려난 인물과 주목받는 인물의 이야기를 교차해서 들려주면서 청소년기에 또래에게서 느낄 수 있는 열등감과 동경, 우월의 심리를 예리하게 포착했다. 이러한 감정선에 SNS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짜 뉴스, 사이버 범죄, 마녀사냥 같은 사회적 이슈를 함께 녹여냈다. 악성 댓글과 가짜 뉴스를 견디다 못해 죽은 소희, 소희를 잃고 마음 아파하는 부모님을 지켜보는 소운 그리고 소희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소희의 사진을 퍼 나른 예원의 이야기는 지금 이곳, SNS에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애초에 나 따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아이들이 바라본 건 인스타그램 속 모델, 강소희였다.”
책은 인스타그램의 ‘계정’을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하며 SNS와 정체성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예원은 소희에게 악플을 달기 위해, 소희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목적으로 부계정을 만들었다. 소운은 소희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기 위해 계정을 역이용했다. 이는 곧 소셜 미디어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으로 발전한다. 우리는 SNS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여러 개의 가면을 쓴 이 공간에서 나와 타인을 깊이 있게 알 수 있을까? 책은 가면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욕망과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는 인물을 통해 나를 하나의 단어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없듯이 SNS 속 인물도 한 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 주며 타인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SNS 속 보이지 않는 누군가보다는 지금 곁에 있는 친구의 눈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너에게 꼭 할 말이 있어〉는 소셜 미디어의 어두운 단면을 묘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실재하는 참된 우정의 의미도 알려 준다. SNS 때문에 상처받은 인물들이 현실 속 관계에서 위로를 받는 장면을 그려내며 SNS 속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며 우울에 빠지기보다 지금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을 통해 현실과 SNS 사이에 괴리감으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느끼며 보다 성숙한 태도로 SNS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본정보
ISBN | 9788961772891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4월 18일 | ||
쪽수 | 224쪽 | ||
크기 |
131 * 190
* 19
mm
/ 33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다림 청소년 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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