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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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사랑하는 어머니
최성순 여사가
올해로 107세가 되셨습니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사랑으로 키워준 자녀들
우뚝 세워주신 가문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시를 짓고 책을 만들어 어머니께 바칩니다.
둥글게 달 뜨는 밤 기쁨으로 읽어주세요.
2022년 3월 15일(음, 2월 13일 어머니 생신에)
자녀/손주/증손/고손 모두 올림
목차
- ● 시인의 말
제1부 유년
기찻길 건널목 15
다듬이 소리 18
손목시계 20
호롱불 22
화롯불 24
어머니는 할머니였다 26
등목 29
유치원 졸업 사진 32
머리 단장 34
버선 35
만두 36
세수 38
인두 40
골무 42
윷놀이 44
교자상 45
어머니의 등에 업혀 48
어머니의 새벽 찬송 50
어머니의 자장가 52
이인삼각 놀이 54
케리의 추억 56
맷돌 58
엄마의 빨간 젖꼭지 60
제2부 사모곡
가을의 상념(想念) 62
겨울 산 64
구원자 66
낙엽을 안고 68
목련잎 그늘 아래서 70
빈방 72
어머니일까? 74
사랑 타령 자장가 75
시월의 사랑 76
첫사랑 77
왜 사냐건 78
나는 불효자였다 80
촛불 84
꿈속에서 어머니를 만났네 85
사모곡(思母曲) 86
‘그냥 사랑’ 88
닮은꼴 90
백발 91
나 아직 어린데 가끔은 92
고독의 한 가운데서 95
삶이 너무 힘들 땐 96
행복합니다 98
갈릴리 바다에서 99
닭소리 100
여자의 일생 102
오월의 장미 103
마더스 데이(Mother's Day) 104
제3부 어머니가 남긴 것
어머니의 서시(序詩) 106
어머니가 아프다 108
어머니는 거울입니다 110
어머니는 아침입니다 112
어머니가 남긴 것 114
어머니의 하루 116
어머니 주무시네 118
어머니의 강 119
어머니의 귀 120
어머니의 눈물 122
어머니의 손등 124
어머니의 손 사랑 126
어머니의 마음 128
어머니! 당신의 이름은 129
어머니의 이름은 엄마입니다 130
어머니와 함께 시작하는 하루 132
어머니 때문에 133
어머니의 천국 134
어머니는 영원히 살아계십니다 136
107돌 어머니 생신에 138
▨ 문성모의 시세계 | 최문자 144
추천사
-
문성모의 시들은 많은 경우 그 뿌리가 어머니를 향한 서정성에 있다. 또 그의 시는 끊임없이 어머니가 계시거나 계셔야 할 곳까지, 그곳을 향해 항해하면서 그리워한다. 그 까닭은 시인은 맑고 아름다운 삶과 사랑을 꿈꾸며 경쾌한 목소리를 갖고 싶지만 언제나 현실은 이와 상반되고 어둡고 중요한 것들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시의 여정은 경쾌하기까지 한 아이러니와 풍자의 세계에서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랑에 대한 동경을 통과하면서도 결국은 실의로 얼룩진 어두운 일상과 고향 유년으로 전개되는 시적 탐구의 여정이기도 하다.
책 속으로
[ 대표시 ]
어머니는 아침입니다
아침의 창문을
당신과 함께 엽니다
당신은 언제나
내 삶의 아침입니다
당신 때문에 새날이 오고
당신 생각에 새 아침을 맞습니다
당신만 생각하면
어둠은 벌써 뒷전으로 물러가고
나는 빛 가운데 서게 됩니다
당신이 계시기에
오늘 하루를 살아갈
희망의 빛과 용기의 실마리를 얻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언제나
내 삶의 아침입니다
손목시계
어머니의 손목에는
네모난 시계가 채워져 있습니다
어머니는 가끔
무표정한 얼굴로 시계에 밥을 주었습니다
어머니의 시계는
일주일에 한 번은 세워놓고
비뚤어진 시간을 맞추어야 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에는
모난 자식의 시계가 채워져 있습니다
어머니는 삼시 세끼
웃는 얼굴로 자식에게 밥을 주었습니다
어머니의 자식은
매일 세워놓고
엇나간 마음을 바로 맞추어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고장 난 시계를 버렸지만
못난 자식은 버리지 않고
품에 안아 고쳐서
사람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어머니의 귀
106세 우리 어머니는
사람의 소리를 거의 알아듣지 못합니다
세상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너무 청아하고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가
귀를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국 문에 거의 다다른 어머니는
귀가 먼 것이 아니라
세상 소리가 너무 멀어져 못 들으실 뿐입니다
아직은 천국이 멀다고 생각하고
세상에 집착하며 사는 어리석은 내가
어찌 어머니의 귀를
비정상이라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이 나이가 되도록
천국을 가까이하지 않고 살아서
세상의 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리는
내 귀가 병이 든 것입니다
인간들의 언어에 상처가 많은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크게 들리지 않는
병든 믿음 때문입니다
106세 우리 어머니는
사람의 소리를 거의 알아듣지 못하십니다
천상의 하나님 음성으로
귀와 가슴을 가득 채우고 사시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서평
문성모 시인의 이번 시집은 107세 생신을 맞이하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문성모라는 아들의 몸에 각인된 것들을 흔들어 낸 결과이다. 즉 문성모 시인의 이런 몸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시집은 누구에게 헌정한다는 면에서 세 번째 시집과 같은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이미 출간된 시집과는 달리 어머니라는 절절한 존재를 시간과 공간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시적 가능성 속에서 끝까지 화두로 삼고 있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고도로 예민한 현대사회에서도 시인에게 물고기의 몸에서부터 부드러운 나비의 몸으로 형태를 바꾸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격렬하고 딱딱한 시간과 격돌하며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문성모의 시들은 어머니라는 존재가 마음과 몸, 강제로 양극화된 접점에서 몸이 난무하는 풍경 속에서 몸으로 말하되 어떤 방식으로 말할 것인가를 갈등하고 고통스러워한다. 드물게도 그는 자율적 양식의 몸 자취를 남긴다. 문성모의 마음과 몸 사이에는 가로지르는 심연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라는 존재는 결국 하나의 고립된 섬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과, 섬과 섬을 연결시켜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로 인해 시인은 어머니를 위해 몸을 비우면서도 몸에 새겨진 징벌들을 시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시인인 아들의 눈으로 보면 어머니는 보이는 곳마다 흉터이다. 그리고 돌아보면 여전히 그 각각의 고통스런 몸의 무늬들과 주름들이 어머니를 만들고 있다. 시인은 어머니의 이런 몸의 무늬와 배경을 타자에게 드러내기 원하며 수십 편의 시를 썼다. 사실은 시집 전체의 시가 모두 몸이라는 제목을 달고 쓰여졌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몸에 각인된 무늬와 주름들, 이제는 정물로 존재하고 있는 어머니를 좀 더 자세히 투시하면서 안팎이 상세하게 그려지기를 요청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61043106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2월 28일 | ||
쪽수 | 158쪽 | ||
크기 |
131 * 212
* 12
mm
/ 257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현대시 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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