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내게로 왔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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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한 경외심과 시인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이는 김용택 시인은 시의 본질이 무엇보다도 감동과 울림에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오랜 시간 시를 읽고 시를 써온 시인임에도 아직까지 시에 대한 떨림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그는 시단을 거침없이 질타하는가 하면, 시와 시인에 대한 사랑을 문학적인 수사나 기교 없이 느낀 그대로 질박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어가노라면 한 편의 좋은 시가 어떻게 한 사람의 정신과 삶 속에 투영되는지, 그저 시를 사랑하던 어떻게 사람이 시를 창조하는 시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이 지금까지 시를 쓸 수 있도록 꺼지지 않는 밑불이 되어준 이 시들을 통해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시의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2006년에 출간된 <어린 영혼들은 쉬지 않는다> 개정판이다.
작가정보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순창농고를 졸업했으며 그 이듬해에 교사 시험을 보고 스물한 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교직 기간 동안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임실덕치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다.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하여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2008년 8월 31일자로 교직을 정년 퇴임할 때까지 자연과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글로 호흡했고, 아이들의 작품을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했다. 동시에 자신의 시와 에세이를 꾸준히 발표하며 현대인이 잃어가는 순수와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2001년에는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문학 장르인 시를 엮어 《시가 내게로 왔다》를 소개해 대중에게 시가 좀 더 친숙해 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2015년 독자들이 필사해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선한 시 등을 엮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배우 공유가 읽은 시집으로 유명해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지은 시집으로 《울고 들어온 너에게》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금도 활발한 작품 집필과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 엮고 쓰면서- 지친 발을 가만히 내려놓으며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이준관
오는 길/ 피천득
여름에는 저녁을/ 오규원
초록 바다/ 박경종
나무/ 박두순
별을 긷지요/ 김종상
찔레꽃/ 이원수
집오리/ 권오훈
수양버들/ 김영일
꽃씨/ 최계락
목장/ 로버트 프로스트
봄 편지/ 서덕출
흔들리는 마음/ 임길택
오우가/ 윤선도
십 리 절반 오리나무/ 봉산 지방 전래 동요
별/ 이병기
길을 가다/ 이준관
먼 길/ 윤석중
닭/ 강소천
보슬비의 속삭임/ 강소천
두껍아 두껍아/ 전래동요
어머니는 언제나/ 엄기원
비눗방울/ 목일신
개구리/ 한하운
감자꽃/ 권태응
엄마 무릎/ 임길택
그리운 언덕/ 강소천
지게꾼과 나비/ 신영승
오리/ 권태응
꽃밭/ 윤석중
옥중이/ 신현득
물/ 청양 지방 전래 동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어효선
달/ 윤석중
꼬까신/ 최계락
나뭇잎 배/ 박홍근
바람이 길을 묻나 봐요/ 공재동
비 오는 날/ 임석재
리 자로 끝나는 말/ 윤석중
달팽이와 놀아나다/ 서정춘
추운 날/ 이준관
뽀뽀 안 할 거예요/ 김미혜
개구쟁이/ 문삼석
소/ 윤석중
봄날/ 신형건
우리 반 여름이/ 김용택
별 하나/ 이준관
책 속으로
문학의 바다에 지친 발을 가만히 내려놓자
“어린 영혼들은 쉬지 않는다. 사색과 명상이 없다. 복잡한 계산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어린 영혼은 작은 빗방울에도 파르르 떠는 풀잎 같다.” (「엮고 쓰면서」 중에서)
가늠할 수 없는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무언가에 목매달고 발버둥질 치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 삶에 지치고 찌들어가며 힘겹게 살아왔지만 무언가를 얻었다기보다 잃었다는 상실감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김용택 시인은 우리가 잃어버린 어린 영혼을 되찾고 간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맑고 깨끗한 날로 돌아가 동심 안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그들에게 잠시 자신을 맡겨볼 것을 권한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영원히 변색되거나 윤색되거나 탈색될 수 없는’ 아름다운 동심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의 바다는 우리가 사는 삶의 또다른 얼굴이다. 그 푸른 바다에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칠지라도 그 심연에는 사람이 살아가야 하는 ‘행복’이라는 나라가 숨어 있을 것이다. 그 아득한 나라로 우리 다시 한번 지친 발을 가만히 내려놓자. 한번 그래 보자. 이 책은 그래서 우리들의 고향집이다.”(「엮고 쓰면서」 중에서)
출판사 서평
동시, 우리 삶을 새로운 정신으로 해석해놓은 것
평생을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온 시인 김용택. 요즘 그는 우리의 한시와 동시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옛사람들의 숨결이 담긴 한시는 시인의 하루를 다스려주었고, 아이들의 세상이 담긴 동시는 그의 영혼이 살아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특히 그는 동시 속에서 인간 본연의 아름다운 고향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고향은 바로 우리가 잃어버린 어린 날, 어린 영혼이다.
『어린 영혼들은 쉬지 않는다』(김용택 엮고 씀)는 김용택 시인이 아끼는 동심이 가득한 시 47편과 질박하고 서정 넘치는 시인의 감상글이 어우러진 책이다.
“나이 들고 삶에 지치고 찌든 어른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혼란 속에 빠뜨리는 동안 이렇게 어린 영혼의 집을 짓는 어른들이 있었다니, 놀라기 좋아하는 나는 정말로 놀란 것이다.” (「엮고 쓰면서」 중에서)
김용택 시인은 ‘우리 삶을 새로운 정신으로 해석해놓은’ 동시들을 만나며 몇 번이고 놀랐다고 한다. 그것은 동시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때묻지 않은 꽃밭 같은 동시 가 숨어 있던 삶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동요로도 익숙한 최계락의 「꼬까신」, 어효선의 「파란 마음 하얀 마음」, 강소천의 「그리운 언덕」등을 비롯하여 가람 이병기 선생의 「별」, 이준관의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임길택의 「엄마 무릎」, 김미혜의 「뽀뽀 안 할 거예요」등의 동시와 입으로 전해오는 「두껍아 두껍아」와 같은 전래동요에 이르기까지, 잃어버린 동심을 일깨워주는 동시 47편을 불러 모아 우리를 맑고 깨끗했던 어린 날로 이끈다.
김용택 시인, 동시와 교감하다
두 권의 동시집을 펴내기도 했던 시인 김용택에게 동시란 무엇일까. 그는 시가 ‘말장난이 아닌 삶’이며 ‘동시는 말로 쓰지 않고 마음으로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마음으로 쓴 동시는 읽는 사람의 마음에, 아득한 기억에 닿아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생각을 일으킨다.
『어린 영혼들은 쉬지 않는다』는 김용택 시인이 동시와 교감하며 떠오른 사념을 서정미 가득한 그만의 언어로 담고 있다. 특히 그는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아득한 기억을 동시라는 그물로 끌어올린다. 느티나무 아래 모래밭에서 ‘두껍아 두껍아’를 노래하던 깜장 고무신을 신은 아이는 어느새 나무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 ‘험한 세상 세월을 견디며 살아오신’ 어머니는 자식들이 다 뜯어먹어 쪼글거리는 젖가슴을 가진 할머니가 되었다.(엄기원,「어머니는 언제나」) 어린 날, 동생에게 젖을 먹이려고 평밭에 일 나가신 어머니를 찾아갔다가 돌아오는 길. 해가 저무는 그 강 길에서 먹던 찔레꽃도(이원수, 「찔레꽃」), 쟁반같이 둥근 달 아래에서 아버지와 나눈 짧은 대화도(윤석중, 「달」) 이제는 모두 그리운 장면으로 남아 있다.
이와 같은 어린 시절의 기억은 자연스럽게 푸르렀던 자연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옮아간다. 새끼 오리들이 나는 연습을 하려고 ‘바위 위에서 포르르 날아 물에 칵 처박히는’ 모습이나(권태응, 「오리」) ‘송아지가 파란 강변에서 뛰놀며 강아지들과 장난하는’ 풍경은(로버트 프로스트, 「목장」) 독자들에게 따스한 평화로움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또 희미해지는 기억만큼이나 부서지고 허물어진 고향과 자연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애틋한 마음도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강소천의 「그리운 언덕」)
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시라고 밝힌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의 이준관 시인, ‘아름다운 시인의 눈’을 가진 최계락 시인, ‘삶을 노래한 이 땅의 귀한 시인으로 남을’ 임길택 시인 등에게 남다른 애정과 존경을 보내며 진정한 ‘시인’의 모습을 그려 보이기도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900929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1월 15일 |
쪽수 | 113쪽 |
크기 |
135 * 224
* 20
mm
/ 21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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