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연작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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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는 최고의 선인도, 최고의 악인도 될 수 있습니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중간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온통 비현실적인 것들뿐이지요. 하지만 판타지의 외피를 벗겨내면 톨킨이 그려낸 중간 세계와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실 세계가 하나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짜를 통해서 진짜를 보여준 것이죠. 저는 이것이 소설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톨킨 같은 거장에 비하면 저는 호빗처럼 작은 사람입니다. 저에겐 마법 같은 글 솜씨가 없습니다. 하지만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밤새도록 고기를 두들기는 데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고단한 시간을 대가로 지불해야 할 뿐이지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제가 겪어야 했던 고통만큼만 여러분이 즐겁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여러분의 마음이 한 끼를 든든하게 채운 뱃속처럼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진짜 삶 속으로 힘차게 걸어가시길 응원합니다.
목차
- 프롤로그 : 타고난 살인자
1 탑 위에 갇힌 남자
2 도킹(docking)
3 소설가의 식탁
4 한여름에 내린 눈
5 악인들의 도시
6 경험자의 확신
7 미스터리(Mystery)
8 감정의 온도
9 지옥에 어울리는 얼굴
10 형사의 밥상
11 위험한 남자
12 비범과 평범 사이
13 살인자의 눈
14 범인의 캐릭터
15 유리 상자
16 그림 속의 여자
17 불타는 세상
18 산꼭대기의 방주
19 커피와 마약
20 신이 된 인간
21 적의 연작
22 사라진 제보자
23 버튼
24 심판의 날
25 악마의 작품
26 화장
27 살아갈 각오
28 두 명의 아버지
29 초대장
30 탈출
31 역리의 세상
32 설원에 피어난 불꽃
33 불타는 검
34 마음의 소리
35 화상
36 부활
에필로그 : 꺼지지 않는 불꽃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집행하세요.”
곽한진이 말했다.
교도관이 스위치를 내렸다. 한바로가 앉은 의자 바로 아래 바닥이 열렸다. 한바로는 순식간에 바닥 아래로 사라졌다. 팽팽히 당겨진 줄이 잔뜩 성난 뱀처럼 꿈틀거렸다. 곽한진은 줄이 멈출 때까지 눈을 돌리지 않았다. -10쪽
주해환. 광심이 곧 만나게 될 사람의 이름이다. 황옥호 만큼이나 유명하지만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온 세상에 둘 뿐이라는 남자.
‘그도 나처럼 저주에 걸렸는가. 그래서 아무에게도 얼굴을 보이지 않고, 저 위에 숨어 사는 것인가.’
광심은 목이 아플 정도로 높은 꼭대기를 쳐다보며 탑 위에 갇힌 남자를 생각했다. -15쪽
한바로의 뇌가 몸에 명령을 내리기 전, 광심의 몸이 먼저 움직였다. 광심이 바지 뒤춤에 숨기고 있던 형광색 손잡이의 물체를 꺼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물체가 번뜩이자 차가운 눈이라도 닿은 것처럼 서늘한 기운이 한바로의 오른쪽 발목을 휘감았다. 무언가 ‘뚝’ 하고 끊어지는 느낌과 함께 강렬한 통증이 고속 엘리베이터처럼 발목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한바로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35쪽
선미의 입을 막은 천이 피로 물들었다. 박희도가 급히 천을 제거했지만 피는 멈추지 않았다. 선미는 동맥질환을 앓고 있었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무리를 하면 호흡이 가빠지는 등 문제가 생겼다. 갑작스런 상황에 선미는 패닉에 빠졌다. 심장은 미친 듯이 날뛰었고, 선미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젖산중독이 일어나며 폐에서 출혈이 시작됐고, 온몸의 장기가 빠르게 피에 잠겼다. -116쪽
처음 본 그림 속에선 비쩍 마른 백발노인이 죽어갔고, 두 번째 그림 속에선 중년 남자가 죽어갔다. 세 번째 그림 속에선 후덕한 몸집을 가진 할머니가 죽어갔다. 마지막 그림 속에 등장한 사람은 광심도 아는 사람이었다. 그림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은 선미였다. -177쪽
범인이 다가와 주사를 다시 놓았다. 따끔한 감각과 함께 박인덕은 꿈에서 깰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인덕은 잠에서 깨지도, 다시 잠들지도 못했다. 발작이 시작됐다. 온몸이 뒤틀리는 고통 속에서 박인덕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꿈이 아님을 알았다. 핏줄이 서고, 눈물이 쏟아졌다. 박인덕은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209쪽
사랑은 상대를 세워주는 것이다.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생명을 낳는 것이다. 자신이 없으면 살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남겨진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포도향만 첨가된 탄산주스처럼 그것은 사랑이라 불렸을지 모르나 실체는 다른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도 사랑은 가슴에 남아 그 남은 생을 살아가게 한다. -244쪽
“내가…내가 죽인 거야? 영혜를? 내가?”
기창이 울먹이며 말했다.
광심이 기창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갑작스런 광심의 행동에 기창은 놀란 눈으로 광심을 바라봤다. 광심은 죄인이 자수를 하는 것처럼 수갑을 찬 두 손을 기창에게 내밀었다.
“내가 죽였어.” -269쪽
나무 인간이 한 손을 들며 입을 벌렸다. 나무 인간의 입에서 불타는 검이 뻗어 나왔다. 기창은 절망에 휩싸인 얼굴로 나무 인간을 바라봤다. 나무 인간이 불타는 검을 잡고 기창을 가리켰다. 기창이 비명을 지르며 도끼를 쥐고 달려들었다. 나무 인간이 팔을 휘둘렀다. 불타는 검이 어둠을 갈랐다. -282쪽
출판사 서평
-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추리소설 매니아인 이동원, 그가 인간의 이중적인 본성을 날카롭게 해부하며, 본격 존재론적 추리소설을 선사한다.
_H&B 스릴러 미스터리 컬렉션 편집위원 일동
누구나 마음속에 한 마리 괴물을 키우고 있다.
철거촌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
상천5동 철거촌에서 한 여학생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신고자는 목격자로 그 마을에 살다 쫓겨난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과잉수사 탓에 경찰 홍보단으로 밀려났던 오광심이 사건을 파헤치는 동안 범행 현장에서 또 다른 시체가 나타난다. 설상가상으로 실종자의 수색 과정에서 피어나는 정치적 음모의 흔적……. 전대미문의 연쇄살인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점점 미궁으로 빠져드는 사건 속에서 내면의 자아와 대면하는 오광심!
그 자신이 사건 일부에 개입된 형사 오광심은 조언을 얻고자 당대 최고의 추리작가 해환을 찾아가지만 해환은 오히려 그녀의 상처 입은 과거를 파헤치려 하고……. “사람은 사람을 채워줄 수 없다. 자신이 없으면 살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오광심은 주해환의 이 말에서 계시처럼 살인범의 윤곽을 떠올린다.
광심은 싸이코패스의 옷을 입은 해결사인가?
범인은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괴물이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자신도 범인과 같은 괴물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빠져드는데……. 잡힐 듯 말 듯 눈앞에서 사라지는 범인, 그럴 때마다 광심의 내면을 울리는 악마의 목소리, 마침내 사건의 실체와 마주친 오광심 형사, 독자를 경악케 할 그녀의 선택.
시종일관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서스펜스와 스릴이 당신을 압도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787186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1월 20일 |
쪽수 | 328쪽 |
크기 |
145 * 211
* 26
mm
/ 53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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