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리움은 만 년을 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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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어떤 그리움은 만 년을 넘기지』는 삶의 상승적 의지와 함께 죽음의 내적 수렴이 공존하는 세계이다. 권진희의 시는 죽음과의 친연성이 지속적으로 동반되며, 시인에게 삶과 죽음은 이분법적인 대립 관계가 아니라 상호 의존적인 공생 관계를 이룬다. 해설을 쓴 홍용희 문학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권진희의 시는 “삶의 표정들이 죽음의 거울에 비춰지면서 관조적인 거리를 확보하게 되”며, “죽음 역시 삶을 통해 반추되면서 제 본모습을 드러낸”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이번 시집에 나타나는 시적 음조는 생의 의지와 절제, 능동과 수동, 욕망과 체념, 생성과 소멸의 진중한 균형 속에서 전개된다.
한편 권진희의 시 세계에서 삶은 죽음을 가꾸어 나가는 과정이고 죽음은 삶을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시인은 삶과 마찬가지로 죽음 또한 자신이 창조하고 가꾸어 나가야 할 대상으로 인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삶은 죽음에 의해 성찰되고 죽음은 삶에 의해 완성되어 간다는 인식에 이른다. 이처럼 시인의 시 세계는 기본적으로 원형적인 순환의 시간관에 바탕하고 있다. 이는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선형적인 시간관에 반대되며, 자연의 순환 생성 원리에 대한 순응이 기조를 이룬다. 요컨대 이번 시집은 삶과 죽음이 ‘공동 주체’로서 둥근 ‘완성의 시간’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원회귀의 통찰과 초월 의지가 체험적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한편 죽음이 삶의 타자가 아니라 삶 자체에 내재한 가능성이라는 인식에 도달함으로써 유의미한 시적 발자취를 남긴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첫 시집을 낸 지
9년이 지났다
그사이
얼마나 멀리 왔을까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당신에게
건네지 못했던 마음을
내려놓는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지렁이 가는 길이 꽃길이다 13
멸치 14
세신洗身 16
완성의 시간 18
보름달 19
청사포를 걷는 법 20
분주한 평상 22
구절초 연가 24
지워진 시간 26
흔들리는 것 28
올레 리본 30
문학을 한다 32
위 아 몽골리안! 34
차단 36
매물도 어떤 때 38
제2부
아랫목 밥그릇 41
어머니의 뒤란 42
그리운 살냄새 43
하얀 당신 44
늙은 당신 46
에미의 젖가슴 48
먼 집 49
그녀가 들려주는 자장가 같은 50
고요한 잠자리 52
애가哀歌 54
어떤 그리움은 만 년을 넘기지 56
그리운 이는 58
그녀의 레시피 60
아기 병 62
병원에서 64
제3부
길상사吉祥寺 67
보공補空* 68
솔방울 하나 70
칠산포에서 71
별고을 72
단어들이 떠나갔다 73
가파도에선 74
그리운 것들은 76
꽃그늘 77
방신芳信 78
목련꽃 연가 79
단풍 편지 80
평사리 부부송夫婦松 82
그리움의 자리 84
양말을 개며 85
제4부
그녀의 연보 89
남한산성 93
작가 연보를 보며 94
옥수수 96
엄나무 98
광화문을 걷다 100
김수영 102
이중섭 104
음주의 뒤끝 105
권오현 형 106
함덕에서 108
저걸 뭣이라 불러야 하지? 110
동병상련 112
동지冬至 114
가을 이사 115
네게 가는 길 어디쯤에 나는 서 있네 116
해설
홍용희 둥근 완성의 시간과 자성의 언어 118
추천사
-
권진희 시인은 내가 대구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후배이자 친구이다. 저 어둡던 80년대 학창 시절 그는 시대의 어둠에 과감히 맞설 줄 아는 용기와 정의감을 가진 친구였고, 생활인이 되어서는 삶의 통고痛苦와 그 깊이를 제대로 알 만큼 “캄캄해서 빛나던 물살의 무늬/ 뼈에 새기는” 내공을 갈고 닦은 시인이다.
그의 이런 순결한 시의 마음이 시집 전체에서 “검푸른 시간이 내게 건넨 은빛 훈장”처럼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어떤 그리움은 만 년을 넘기’듯이 이 시집의 수명도 시간의 풍화작용을 견디고 만 년을 넘기기를 기원한다. 나로서는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 -
시인이자 평론가인 권진희는 언제나 시를 향한 순교의 자세를 잃지 않는다. 마침내 죽어 관 속의 칠성판 위에 누울 때, 몸과 관 사이의 빈 곳을 오로지 자작시집으로 채우고 싶다(補空)는 순결무구한 시인이다.
이따금 훌쩍 여행을 떠나지만 그의 “지면紙面은 교실과 집”뿐이다. 시인은 뼈가 마르는 “멸치”가 되어도 좋고, 땅 밑의 “지렁이”가 되어도 좋다. 생계의 짐은 무겁고 외롭지만, 그의 시는 “이불 밑 아랫목” “밥그릇”이요, “그리운 살냄새”이다. 기러기 아빠가 되어 밤마다 “베개 왼쪽으로 수도산 돌아눕는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시인이다. “한 걸음이라도 사람의 냄새”를 향하여 시의 길을 열어 가고 있다.
1938년생 어머니, 그녀의 연보는 한국 현대사다. “기다림마저 늙은” 어머니가 늘 안쓰럽고, 애초부터 부재의 아버지, “내 나이보다 어려진 늙은 당신”은 이제 원망을 넘어 그리움의 대상이다. 권진희 시인은 오늘도 만 년의 그리움으로 “사람 발자국 화석”을 찍으며 대구의 밤거리를 걷고 있다.
책 속으로
어떤 그리움은 만 년을 넘기지
나 죽거든 제주도 사계 바다에 뿌려 줬으면 해. 유분遺粉이라고 티 내지 말고 지퍼락 같은 데다 조금만 담아 가서 슬쩍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 보렴. 아 3일장葬이니 뭐니는 신경 쓰지 말고 나중에라도 시간 날 때 시간 되는 형제끼리만 걷기 좋은 조거팬츠에 챙 넓은 모자를 쓰고 그래 선글라스도 꼭 챙겨야지.
사계 해안도로를 걷다 보면 멀리 형제섬이 보이고 사람 발자국 화석이 있는 곳이 있을 거야. 거기 근처 아무 데서나 마지막으로 나를 보내 줘.
1만 년도 더 되었다는 발자국 작은 이들을 만나면 물어볼 거야. 어떤 그리움이었길래 만 년을 훌쩍 넘겨 지금도 가고 있냐고. 만 년이 가도 변치 않을 눈길로 너희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형제섬 쪽으로 흘러갈래. 이렇게 나란히 서 있기로 한 것 아니었냐고, 끝까지 같이 서 있지도 못할 거면서 한 배(腹)에는 왜 태어났느냐고 일찍도 등 돌려 버린 이의 등짝 철썩철썩 후려치면서
길 끝에는 종鐘을 엎어 놓은 것처럼 생긴 산방산 서 있지. 툭 치면 그 속 오래오래 울릴 것 같은. 살다 힘들 때면 저물 무렵 산방산 별빛 아래 앉아 가만히 귀 기울여 보렴. 그러면 어디선가 네 이름 오래오래 부르고 있는 긴 맥놀이소리 들릴 거야.
오래전 키 작은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형제섬이 지금도 그런 것처럼
기본정보
ISBN | 9788960215757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10일 | ||
쪽수 | 132쪽 | ||
크기 |
128 * 208
* 14
mm
/ 211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작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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