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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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서문 ___ 4
제1부 정치적인 것
수용소에서의 글쓰기 ___ 13
감동의 문학과 영감의 문학 ___ 25
문학이 할 수 있는 것과 문학‘만’이 할 수 있는 것 ___ 39
랑시에르를 읽는 밤- 시와 정치 ___ 51
트라우마, 시와 정치의 만남 ___ 66
시와 정치- ‘시와 정치’에서 ‘시의 정치’로 ___ 77
제2부 유령들
유령, 공백과 균열의 아브젝트─ 김이듬의 시 세계 ___ 91
배반당한 희망의 유령들─ 최금진의 시세계 ___ 104
‘사이’의 서정, 내면의 토폴로지─ 안현미, 신해욱, 강성은의 시세계 ___ 121
시간의 흔적들─ 이문숙의 시세계 ___ 146
우울, 슬픔, 그리고 애도 이후─ 심보선, 진은영, 황성희의 시세계 ___ 157
소울 메이트, ‘우리’라는 이름의 공동체─ 이근화의 시세계 ___ 183
토끼와 함께 사막 여행을─ 신현정, 『난쟁이와 저녁식사를』 ___ 200
제3부 감각한다는 것
감각의 소통과 젊은 시의 공통감각 ___ 219
하나에서 둘, 둘에서 여럿으로 ___ 232
시는 현실을 몽타주한다─ 시와 현실감각 ___ 251
웰컴 투 원더랜드 ___ 268
감각의 난장─ 2000년대 시의 비평적 쟁점들 ___ 287
심미성, 일상과 권력 사이 ___ 298
제4부 윤리의 좌표
책 속으로
1부에는 이론적인 성격이 뚜렷한 글들을 묶었다. 연극에 비유하자면, 1부의 주연은 수용소, 정치, 윤리 같은 개념어들이다. 한때는 문학을 중심으로 세상이 회전한다고 믿었다. 이 개념어들은 그 믿음이 깨진 자리에서 나를 지탱해 준 고마운 파트너들이다. 특히 ‘시와 정치’에 관한 세 편의 글은 짧은 시간에 연이어 발표되었지만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담고 있다. 한 편의 비평은 그 자체로 완결적이지 않다. 비평의 결론은 언제나 서론의 일부이다. 생각의 변화가 없지 않았으나 결론의 정당성을 위해 서론을 생략하는 것이 온당치 않다고 판단하여 수정 없이 싣는다. 2부에는 두 번째 평론집 이후에 발표한 시인론을 묶었고, 3부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에 등장한 시인들의 시를 대상으로 쓴 주제론을 묶었다. 시집과 시인을 대상으로 한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예술작품은 미래의 반향에 의한 떨림을 드러내는 한에서만 의미가 있다.”라는 벤야민의 충고를 잊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것이 비평의 원점일까. 나는 벤야민의 이 말을, 문학은 작가 개인의 비밀스러운 내면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특정한 시대의 의미심장한 징후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뜻으로 읽는다. 그래서 나는 시인론을 쓸 때마다 시인에게 ‘나’를 과도하게 투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공명을 부정하지 않은 범위에서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취한다. 오해와 달리, 공명이란 일정한 거리를 전제할 때에만 가능하지 않은가. 완전한 일체, 거기에서 ‘나’는 사라진다. 그렇지만 시인들 또한 현대의 유령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칠 때마다 이 의도들은 심각하게 흔들린다. 여기에 묶인 시인론은 그 흔들림의 결과들이고, 유령들에 낚인 기록들이다. 4부는 대개 작품을 대상으로 하지 않은 비평과 메타비평을 묶었다. 혹자는 메타담론이라는 비평의 운명에서 종속성을 읽는다. 그러나 뒤늦게 시작된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가치 있는 것들이 나중에 오기도 한다. 내게 비평은 작품에 대한 부채감에서 벗어나 사유의 물꼬를 트는 일이다. 그 여정을 함께 걸어준 시인들과 시집들이 있어서 나의 글쓰기는 행복했다.
출판사 서평
“비평은 과거의 진실에 대한 경의도 아니며,
타자의 진실에 대한 경의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 시대의 관념적인 것의 구성이다.”
유령의 시대다. 우리의 삶이 유령적 삶이 되고, 도처에서 통치성의 유령들이 양산되고 있다. 나는 이따금씩 유령과 함께 살고 있다고 느낌을 넘어 나 자신이 유령이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유령’에 관한 두 개의 버전이 있다고 말해도 될까? 아무래도 이미 죽었으나 충분히 죽지 못해 살아 돌아온 유령과, 살아 있으나 시체로 간주되는 유령적 존재를 ‘유령’이라는 명칭으로 함께 부르는 것은 이상하다. 한 종류의 유령은 미래에 속하고, 다른 한 종류의 유령은 현재에 속하기 때문이다. 한 종류의 유령은 충분히 애도되지 못해서 출현하고, 다른 한 종류의 유령은 죽음의 절차도 없이 지나치게 애도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굳이 말하면, 후자다. 유령의 최대 문제는 존재 자체가 문제시된다는 것이다.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때조차 그들은 문제적이다. 현재에 속하지만 존재감을 부정당한 것들, 그들의 언어는 발화되는 동시에 ‘소리’가 된다. 그들은 ‘안’에 있지만 항상 ‘바깥’이라고 간주된다. 아니, 유령은 ‘안’에 있는 ‘바깥’의 다른 이름이다. 유령은 결코 무기력하지 않다. 그들은 쉼 없이 떠들어댐으로써 권력의 주파수를 교란하고 새로운 언어를 생산한다. 문학이란 이 언어가 특정한 스타일로 배열된 것이고, 비평이란 이 언어와 더불어 우리 시대의 관념적인 것을 구성하는 행위가 아닐까. 우리는 문학이 유령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60211285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6월 20일 | ||
쪽수 | 408쪽 | ||
크기 |
153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작비평선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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