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의 수수께끼

밀리언셀러 클럽 090

나루미 쇼 , 노자와 히사시 , 미우라 아키히로 , 아카이 미히로 지음 | 유찬희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0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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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60171473(8960171476)
쪽수	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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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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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들의 특별 추리 단편선!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 작품집. 일본의 최고 문학상인 란포상 50주년에 맞춰 4권으로 구성한 단편선이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다카노 가즈아키, 노자와 히사시, 신포 유이치, 이케이도 준, 후지와라 이오리 등 1990년부터 2004년까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 18인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현대 일본인들의 의식을 반영한 다양한 소설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단편선은 본격 추리, 밀실 추리, 일상 추리, 의학 추리, 사회파 추리, 추리 스릴러 등 작가들의 개성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 일본 추리 문학의 현재 경향을 보여준다. 또한 보안사, 산악 구조원, 화가, 주치의, 일용직 관리인, 청소부 등 일본 추리 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직업군을 선보이며 새로운 직업의 세계를 엿보는 재미도 선사한다.

세 번째 작품집『흑색의 수수께끼』에서는 4편의 소설을 소개한다. 나루미 쇼의 <화남>, 노자와 히사시의 <저벅저벅>, 미우라 아키히로의 <목소리>, 아카이 미히로의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을 수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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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의 이야기속으로... hc**000 | 2010-08-03 | 추천: 0 |

적색, 청색수수께끼를 읽은 이후 거의 1년반만에 흑색의 수수께끼를 읽게 되었다. 적색과 청색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 흑,백색의 수수께끼는 좀 아껴야겠다 싶어 차일피일 미루어오다 이제서야 읽게 되었던 것이다.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클럽에선즌 일본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들의 단편을 모아 4권으로 나누어 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적색, 청색, 흑색, 백색의 수수께끼이다. 이번작품인 흑색의 수수께끼는 나에게 있어 다소 베일에 쌓인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4명의 작가가 모두 생소하다는데 있었다. 굳이 아는 체 한다면 두번째 작품인 [... 더보기

적색, 청색수수께끼를 읽은 이후 거의 1년반만에 흑색의 수수께끼를 읽게 되었다. 적색과 청색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 흑,백색의 수수께끼는 좀 아껴야겠다 싶어 차일피일 미루어오다 이제서야 읽게 되었던 것이다.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클럽에선즌 일본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들의 단편을 모아 4권으로 나누어 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적색, 청색, 흑색, 백색의 수수께끼이다. 이번작품인 흑색의 수수께끼는 나에게 있어 다소 베일에 쌓인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4명의 작가가 모두 생소하다는데 있었다. 굳이 아는 체 한다면 두번째 작품인 [저벅저벅]의 저가 노자와 히사시는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연애시대]의 저자였다는 것. 그래서 인지 개인적으로 4작품 중에서 이 작가의 작품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흑색의 수수께끼의 4작품은 적색, 청색의 수수께끼에서 주는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내용이 뒤지거나 재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워낙 센 작품들만 읽다보니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졌다고 하는게 옳은 표현일 것이다. 또한 흑색의 수수께끼의 장르가 일상추리이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출리과 일상사가 잘 조화된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작품 [화남]은 잔잔하다. 그 나이때를 경험한 나로서는 매우 설득력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연상의 여자와 그의 아이-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가족애라기보다는 그저 의무감으로 부양하는 그런 모양새이다. 그저 세상의 순리대로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는 어떠한 쇼킹한 일조차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것 같아보인다. 그런 그에게 아픈 기억들이 있다. 어찌보면 그러한 아픈 기억들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이 않았나 하는 연민의 정을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추리물이 아니지만-왜 여기에 수록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와닿는 것이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두번째 작품 [저벅저벅]은 앞서 얘기했듯이 4작품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어렸을때의 아픈 경험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뀐 한 여자의 보복이 그려지고 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인과응보, 여자의 한과 복수를 리얼하게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고 충격을 던져준 작품.

세번째 [목소리]는 어린시절 함께 낚시를 하며 지냈던 익사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가슴속 아픔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한 청년에게 모르는 사람이 나타나고, 그 사람이 물에 빠져 구해주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성이로 이루어져 있다. 읽는내내 과연 어떤일이 벌어질까? 어떤 진실이 그 사람과 청년의 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것일까?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마지막 네번째 작품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은 천재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박사의 일본 방문을 소재로 다룬 작품으로 4작품 중 가장 추리적인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을 방문한 아인슈타인 박사의 바이올린의 감쪽같이 바꿔치기를 당했다. 하지만 바이올린이 도난을 알릴 수는 없다. 일본내에서 유명한 천재과학자의 바이올린이 도난을 당했다면 국가적인 망신일 것이요, 훔친자들은 그러한 틈을 노려 비싸게 팔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절대 비밀리에 바이올린을 되 찾아야한다. 과연 어떻게 바이올린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바이올린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이렇데 4편의 단편이 실린 흑색의 수수께끼는 제각각 특징을 지닌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일본내 작가들 중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아닐까 한다. 언젠가 이 작가들의 또 다른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우리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바로 그 [흑색의 수수께끼]의 단편을 쓴 작가다"라고 말이다. 이 여름 시원한 선풍기 밑에서 한가로이 읽기에 좋은 책일 것이다 닫기
[흑색의 수수께끼]용서와 복수 ar**1983 | 2009-02-12 | 추천: 0 |

한 소녀가 실종됐다. 아름다운 외모를 빛나게 하는 다정한 성품을 가진 소녀였다. 규칙적 생활을 하는 편인 소녀였기에 그 실종은 금새 알려졌고 FBI가 수사에 나섰다. 신앙심이 깊은 가족들은 소녀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빌고 있었다. 그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은 그 소녀와 사랑하는 사이며 그녀를 무사히 보호하고 있다는 남자로부터 였다. 가족들은 소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없다고 말했다. 남자는 소녀와 얼마 전에 만났지만 서로 깊게 연결되었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남자가 소녀를 납치했을 것이며 아마도 소녀는 죽었을 것이라고 예측했... 더보기

한 소녀가 실종됐다. 아름다운 외모를 빛나게 하는 다정한 성품을 가진 소녀였다. 규칙적 생활을 하는 편인 소녀였기에 그 실종은 금새 알려졌고 FBI가 수사에 나섰다. 신앙심이 깊은 가족들은 소녀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빌고 있었다. 그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은 그 소녀와 사랑하는 사이며 그녀를 무사히 보호하고 있다는 남자로부터 였다. 가족들은 소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없다고 말했다. 남자는 소녀와 얼마 전에 만났지만 서로 깊게 연결되었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남자가 소녀를 납치했을 것이며 아마도 소녀는 죽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운한 예측 속에 남자는 계속 전화를 걸어왔다. 그것도 납치된 소녀의 동생에게 계속 걸어왔다. 가족들은 혹시 모를 기대 속에 전화를 받았고 자신의 딸을, 언니를 돌려달라고 남자에게 재차 부탁했다. 남자는 매번 그녀를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번번이 어겼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소녀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전화벨은 울렸다. 자신과 소녀는 신의 뜻으로 하나가 되었으며 소녀의 동생도 그 영화로운 자리에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소녀의 동생에 대한 집착이 실마리가 되어 그 남자는 검거되었다.

그런데 소녀의 가족이 남자를 만나러 왔다. FBI 수사관들은 면회를 허락했지만 그들의 몸수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다행히 소녀의 가족들은 신실한 사람들이라 수사관들이 없는 면회실에서 남자를 죽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은 용서를 하러 왔다고 했다. 미국의 형사재판은 배심원제라서 아마도 소녀의 가족들이 그 파렴치한 살인범을 죽였다 해도 무죄로 풀려날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용서를 선택했다. 자신들의 딸을, 언니를 죽이고 또 다른 딸을 죽이려 한 살인마를 말이다.

용서는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죄가 무거운 만큼 고통은 크고 용서는 힘겹다.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때 용서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린 시절 자신을 성추행한 범인을 다시 만났을 때 단편 '저벅저벅'의 주인공 역시 선택을 주저했다. 처음 그녀가 원한 것은 복수였다. 10살의 여름 가즈코는 끔찍한 경험을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중학생을 만난 것이다. 소년은 그녀의 앞을 막아섰는데 가즈코는 불안한 마음에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자 소년은 요요로 그녀를 현혹시킨다. 아직 어린 아이였던 그녀는 쉽게 현혹되었고 소년에게 다가갔다.

그 때 소년은 한 손에 칼을 쥐고 그녀를 오두막으로 끌고 간다. 하의를 전부 벗기고 여성의 성기를 직접 보고 만져 보고 싶다는 추악한 발상 때문이었다. 구역질나는 경험이었다. 가즈코는 울면서 살려달라고 말하지만 소년은 이렇게 말한다. 어른에게 알리면 반드시 찾아와 '죽여버리겠다'고 말이다. 지켜보고 있다가 죽여 버리겠다는 폭언이었다. 가즈코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일은 그녀의 인생을 뒤틀어 놓았다. 누군가에게 그 일을 말하지도 못했고 다른 사람을 사귀는 것도 연애를 하는 것도 힘에 겨웠다. 결혼을 하고 이제 서른아홉인 그녀는 아직도 그 일에 휘둘린다. 결코 잊지 못한 것이다. 그런 그녀의 앞에 그 때 그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무작정 소년을 쫓아가고 진실을 찾아내고 복수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책 '흑색의 수수께끼'는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의 추리 단편 4개를 묶어 놓은 책이다. 하지만 딱히 추리 단편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라서 사실 읽으면서 좀 실망을 했다. 무덤덤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 '화남', 어린 시절 자신을 성추행한 소년을 찾는 이야기 '저벅저벅', 아버지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 '목소리', 사라진 바이올린 찾기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까지 본격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있는 단편들이었다. 하지만 읽기 자체는 술술 읽어질 뿐만 아니라 인상이 강렬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자신을 성추행한 소년을 찾아 나선다는 소재라든지 사라진 바이올린의 주인이 아인슈타인으로 설정되어 있는 부분이 그랬다.

'저벅저벅' 같은 경우에는 인상이 강렬해서 읽은 후에 가장 여운이 길게 남은 단편이었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말이다. 반면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의 경우에는 경쾌한 추리소설이라고 할 정도로 가볍게 흘러갈 뿐만이 아니라 군데군데에 나오는 음식 묘사에 한층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전부 읽고 난 다음 가장 수수께끼인 것은 이 책의 제목 쪽이었다. 흑색의 수수께끼라지만 네 개의 단편을 관통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목과 동명의 단편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는 다면 좋을 '흑색의 수수께끼' 나쁘지는 않았다.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저벅저벅'이었는데 복수와 용서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용서야 말로 아름답다지만 복수의 칼을 들게 한 것도 용서의 손을 내밀게 하는 것도, 시작은 전부 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떠올리게 했다. 닫기
네 개의 지나간 이야기들 wr**baby | 2009-01-18 | 추천: 0 |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 18인의 추리 단편선 흑색의 수수께끼 (나루미 쇼, 노자와 히사시, 미우라 아키히로, 아카이 미히로) 셍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읽었다면 모자는 코끼리를 삼킨 뱀이라는 무의식적인 등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흑색의 수수께끼의 표지는 이것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의심해본다. 안전한 것처럼 생각되는 모자,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을 삼킨 뱀. 뱀의 뱃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고 싶은 호... 더보기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 18인의 추리 단편선

흑색의 수수께끼

(나루미 쇼, 노자와 히사시, 미우라 아키히로, 아카이 미히로)

셍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읽었다면 모자는 코끼리를 삼킨 뱀이라는 무의식적인 등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흑색의 수수께끼의 표지는 이것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의심해본다.

안전한 것처럼 생각되는 모자,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을 삼킨 뱀.
뱀의 뱃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

그러나 뱃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드디어 결심을 하고 문을 열면 바깥 세상의 빛이 안으로 밀려들어간다.
이건 희망일까 또 다른 의심의 시작일까.

흑색의 수수께끼를 생로병사 (生老病死)에 비교해보면 어떻게 될까.

화남은 "살다"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生

무언가 북북 찢기고 무거운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조그만 가게 안에서 각자 제 이야기를 하던 손님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고 입구 쪽을 보았다.

나루미 쇼는 자신의 장기에 맞게 세세한 묘사로 장면을 그린다.
소설에서 힌트를 주는 방법이 보여주기, 들려주기, 말해주기, 만져주기 라면 나루미쇼는
보여주기의 장기를 가진 작가다.

가게 주인은 예순 정도 되고 말랐다.
옥호가 찍힌 짧은 일본식 웃옷을 티셔츠 위에 걸치고 흰 앞치마를 둘렀다.
웃옷 목 언저리에는 가게 이름이 발염되어 있었다.
티셔츠, 웃옷, 앞치마도 하나 같이 얼룩이 몇 개씩 졌다.
과묵한 남자라 처가 알리는 주문에 대답할 때 정도가 아니면 말이 없었다.

우리는 그를 상상할수 있다. 그녀의 보여주기는
우리를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말린 생선을 씹고 있는 테이블 위로 안내한다.

저벅저벅은 "죽어가다"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病

무엇을 용서하고 무엇을 용서하면 안 되는지
저는 그때 부터 천천히, 시간을 들여 고민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의 심정은 이 한줄에 압축되어 있다.
그녀의 시간은 사건이후 멈추었고 그녀는 닫힌 문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리고는 누군가의 더 절망적인 미래를 위해 몸을 내던진다.

목소리는 "죽음 이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死

누군가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은 점점 그를 잊게 된다.
밥상에서 수저가 사라지고 그 다음은 반찬이 사라진다. 그리고 나면
세탁기에서 낯익은 옷을 발견하는 일조차 띄엄해진다.

그리고 나면 정말 잊어버리는 걸까?

다이치의 가슴속에 있는 응어리는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도 말 수 없었고,
애초에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그 무엇인가가
가슴을 짓이겨 다이치를 숨 막히게 하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기억은 바람이 되살려 줄 때를 기다리며 강숲의 들풀처럼 흔들릴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은 "추억"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老

주인공인 '바이얼린'의 가치가 '시간'에 있기 때문이며
사건을 감싸는 인물들의 속사정은 '지나간'일들에 의해 규정지어진다.

예전의 범인, 오래된 추억, 그리고 나이든 과학자.
이 작품속에서 오래된 것들은 서로 어울려 다음세대의 주인공 하나를 툭 뱉어낸다.

배경 또한 일본의 과거다.

우리에게는 전쟁국가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서양의 '껌'이 일본에서도 흔하지 않은 시대.
그 시대의 이야기로는 지나치게 화려하지만 그또한 추억이어서가 아닐까?

★

화남과 저벅저벅은 감정을 솟구치게 하고.
목소리와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시원하게 만든다.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다.

어느쪽이 취향이든 괜찮을 것같다. 이 안에 다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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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ji**oo0127 | 2008-12-12 | 추천: 0 |

검은 표지, 검은 모자... 온통 검은색이 가득한 책을 보자마자 나는 검은색 = 공포를 떠올렸다. 네 명의 작가가 각각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은 일반적인 추리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1. 한 남자의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다룬 <화남(花男)> 일반적인 가정이 아닌 조금 색다른 가족의 모습과 남자의 평범하나 색다른 일상과 일탈... 거기서 오는 무덤덤한 감정을 표현한 이 이야기는 내게는 조금 낯설었다. 2. 그녀의 옛 기억을 더듬어 어릴적 받았던 상처를 치유해 가는 <... 더보기

검은 표지, 검은 모자... 온통 검은색이 가득한 책을 보자마자 나는
검은색 = 공포를 떠올렸다.
네 명의 작가가 각각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은 일반적인 추리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1. 한 남자의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다룬 <화남(花男)>
일반적인 가정이 아닌 조금 색다른 가족의 모습과 남자의 평범하나 색다른 일상과
일탈... 거기서 오는 무덤덤한 감정을 표현한 이 이야기는 내게는 조금 낯설었다.
2. 그녀의 옛 기억을 더듬어 어릴적 받았던 상처를 치유해 가는 <저벅저벅>
유년의 아픈 기억은 언제나 그녀를 괴롭힌다. 기억 속 그를 찾아내 복수하고픈 그녀...
하지만, 그는 지금 그녀 곁에 있는 남편이고, 그녀는 생각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
결국 다른 여자와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까지 포용한다.
3. 낚시터에서 벌어지는 희미한 미행이야기 한 <목소리>
자신의 존재를 미행자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던 주인공은
아버지와 인연이 있는 미행자와 아버지를 추억한다.
이미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아버지...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4. 일본을 방문한 독일인 박사의 바이올린이 사라지며 벌어지는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
기묘하게 얽힌 관계와 수수께끼로 낭만적인 바이올린 선율을 떠올리던 나는
당혹스러웠다.

흔히 생각했던 수수께끼.. 그것은 항상 명료한 답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일들을 흥미롭게 끄집어내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이 책은 내 상상을 아이에서 어른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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