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의 나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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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유오디아는 사서로 근무하던 어느 날, 로맨스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역사 속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랑과 낭만을 그녀는 늘 찾고 있다.
그녀는 누가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늘 다짐한다.
그렇게 그녀는 다음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조아라 웹소설 [어느 날 광해군과], [어느 날 그 사람과] 연재
2013년 네이버 웹소설 [광해의 연인] 연재
2014년 네이버 웹소설 [반월의 나라] 연재
작가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euodiasa
목차
- 봄을 닮은 사람
꽃잎은 악몽을 뒤덮는다
반월과 임금님
봄비가 내리면
나비향
대반월 애리
종묘의 밤
좌포청에서의 재회
신부님의 위기
반딧불이의 고백
반월이 되다
밝혀진 비밀
번외 ] 접향 蝶香
책 속으로
비는 아직 그치지 않았다.
그가 날 데려온 곳은 서소문 형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버드나무 앞이었다. 그는 그곳에 말을 세우더니 먼저 말에서 내렸다. 그다음에는 내게 손을 뻗었다. 난 아무런 의지가 없는 투명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다가,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리고 말 위에서 내리자마자, 그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용무늬가 새겨진 단도를 발견하고는 재빨리 그것을 빼내 그의 목에 갖다 대었다. 이런 나의 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난 그런 그의 눈마저도 외면하려 애썼다. 단도를 그의 목 깊숙한 곳에 갖다 댄 채 힘을 주었고, 그는 단도의 날을 피해 뒷걸음쳤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아 그의 등은 버드나무에 닿았고 더 이상 뒤로 갈 곳은 없었다. 이제 단숨에 그어버린다면 그는 이 자리에서 숨이 끊어질 것이다. 단도를 쥐고 있는 내 오른손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 역시 그런 나의 손을 보고는 짧은 한숨과 함께 두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고는 말했다.
“죽여라.”
“!”
“과인은 네 부모를 죽인 원수가 아니더냐. 그러니 어서 과인을 죽여라.”
태평하게 자신을 죽이라고 말하는 그를 보면서 나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내가 그를 죽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랬기에 이리도 당당하게 자신을 죽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봄을 닮은 사람] 中
“사흘 뒤에 만나자고 했었죠. 그리고 지금은…….”
“나를 기다렸었소?”
“난…….”
기다렸다.
기다렸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하는데 갑자기 가슴이 아팠다. 사흘 뒤에도 나타나지 않는 그를 보름이 되기까지 매일 기다렸었다. 이것이 오로지 그를 향한 일방적인 내 마음뿐이라면, 내 마음을 모르는 그를 미워해야 할 텐데 어떻게 미워하는 마음보다도 가슴이 더 아픈 것일까?
게다가 다시 만난 그를 보자 보름간의 애타는 그리움은 모두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가 왜 나타나지 않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그가 내 곁에 있어줘서 좋았으니까. 고통스러운 악몽에서 눈을 뜬 순간 그가 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기쁠 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악몽에서 나를 구해준 손의 주인이 그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난 무릎 위에 올려진 그의 손을 잠깐 응시하고는 다시 그의 얼굴을 향해 입을 열었다.
“종묘에서 악몽을 꾸던 내 손을 잡아준 게 당신이죠?”
이 물음에 그는 즉각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나의 얼굴을 바라보던 그의 눈동자가 살며시 흔들렸을 뿐이었다. 난 흔들리는 그의 눈동자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말을 이었다.
“고모님이 어린 시절 악몽을 꾸면 손을 잡아주셨다면서요. 사실 종묘에서 그 말을 들었을 때 바로 알아차렸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내 손을 잡아준 거죠? 내가 악몽 꾸는 걸 알고요.”
진지하게 말하는 나를 윤후는 장난스럽게 받아친다.
“난 또 그때처럼 조용히 잠들 줄 알았소. 그리되면 이번에도 들키지 않고 그대가 잠든 사이에 조용히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여겼거든.”
“왜 내가 깨어나는 걸 보지 않고 가려고 한 거죠?”
“그거야…….”
그가 웃으며 말끝을 흐린다.
“혹여 외간 사내가 양반가 규수가 지내는 별당을 넘나드는 게 알려지면 흉이 되지 않겠소? 시집을 못 가게 되면 어쩌려고?”
그는 어쩌면 이런 장난스러운 말로 자신의 민망함을 감추려 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난 그런 그의 모습도 좋았다. 그의 모든 것이 좋았다. 지금 내 곁을 찾아온 그에게 솔직한 마음을 모두 고백하고 싶었다. 난 그가 지금 한 말이 장난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럼 당신에게 시집가면 되지요.”
내 솔직한 답변에 그의 눈이 당황한 듯 크게 커졌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곧바로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내 말을 못들은 듯 말을 넘겨받았다.
“문현에게 내가 온 사실을 말하지 마시오. 난 그를 지기라 여기지만……. 어쨌든 그는 애리와 함께 대왕대비마마의 사람이기도 하니까.”
[좌포청에서의 재회]中
출판사 서평
조선시대의 왕 중 우리에게 가장 인지도가 낮은 헌종,
그래서 더 궁금하고 아련한 그의 발자취와 사랑 이야기,
아무도 알지 못했던 그의 감춰진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광해의 연인]의 작가 유오디아의 후속작, 조선시대 헌종의 사랑 이야기.
네이버 최고 인기 웹소설 [광해의 연인]의 작가 유오디아의 조선 로맨스 2부작 [반월의 나라]가 네이버에서 1년 넘게 연재되었다. 작가는 이번엔 조선시대 기록 속 꼭꼭 숨어 있던 ‘헌종’의 사랑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조선시대 왕들 중 가장 인지도가 낮은 왕 ‘헌종’을 주인공을 내세운 이번 이야기는 헌종과 관련된 민담과 야사, 정사 등 다양한 자료들을 모티브로 삼아 신비로운 사랑 이야기를 구성했다. 소설 《반월의 나라》에서 첫 번째 부인이 일찍 죽은 뒤, 안동 김씨의 세도 정치 속 죽은 듯이 살아가는 헌종은 정치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대가로 목숨을 부지하며 ‘정윤후’라는 별감으로 대신 살아간다. 모든 권력을 안동 김씨에게 넘긴 헌종의 이야기, 왕이었지만 권력은 하나도 없었던, 매일 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하루하루 그저 살아 있는 것에만 감사하며 살아가는 헌종. 그렇지만 역사의 기록에서 정사보다 야사가 더 많은 그의 이야기가 유오디아 작가의 상상력으로 다시 살아난다.
부모님의 원수인지도 모르고 사랑한 김하나,
사랑해서는 안 될 여인을 사랑한 별감 정윤후,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그들의 역사 속 이야기가 펼쳐진다.
복사꽃이 떨어지던 어느 봄날, 청국에서 공주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김하나’라는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청국 황제의 아우 유친왕의 양녀로 고귀한 신분으로 평온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그녀는 몇 년째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그 악몽의 내용은 천주교인인 자신의 부모님이 조선에서 처형당하던 그날의 모습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이다.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을 하나는 마음에 간직한 채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조선 국왕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러던 중 하나는 뜻밖에도 청국에 온 지 10년 만에 조선으로 갈 기회를 얻게 된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조선으로 오게 된 하나는 불란서 페드로 신부님과 함께 다시 새로운 삶을 일구어나간다. 신부님, 천주교인들과 함께 몰래 조선에서 미사를 드리고 신앙 공부를 하던 하나는 조선에서 금하는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포졸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런 그녀를 도와주는 자수정 안경을 쓴 사내, 정윤후가 나타난다. 하나가 위험에 빠질 때마다 어디선가 꼭 나타나 같이 도망 다니고 보호해주는 그 사내에게 하나는 점점 마음을 뺏긴다.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장난기가 너무 많고 비밀도 너무 많은 그,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에 대해 궁금한 것이 늘어나지만 차마 하나는 묻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던 하나는 그것이 처음 느껴본 ‘사랑’이라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던 중 왕을 위한 기생, 조선에서 반월을 뽑는 것을 알게 된 하나는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반월이 되기로 결심한다. 조선 국왕을 볼 수 있다면 부모님의 원수도 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하나는 정윤후가 말리는 것도 거절한 채 대반월 애리를 따라 궁궐로 들어간다. 하지만 왕을 만나기는커녕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된 하나, 그녀는 무사히 궁궐을 나와 이제 막 사랑하기 시작한 정윤후와 달콤한 로맨스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도서와 웹소설 연재와의 차별화, 하나와 윤후의 사랑 이야기의 번외편 수록!!
이번 《반월의 나라》 도서는 웹소설과의 차별화를 주기 위해 각 권마다 번외편을 실었다. 헌종의 아버지와 영온옹주가 ‘나비향’을 만드는 에피소드, 그리고 그 ‘나비향’을 하나에게 선물하는 이유가 1권 번외편에 자세히 드러난다. 또한 두 사람의 사랑이 전생과 환생을 통해 이어지는 운명적인 만남임을 2권의 번외편에서 만날 수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복선으로 깔린 이번 번외편은 소설 《반월의 나라》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웹소설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일러스트들을 초판 한정으로 엽서로 만들어 소설로만 느끼기 아쉬운 이미지를 이번 책에서 그림으로 직접 만날 수 있다.
유오디아 작가의 조선시대 로맨스는 앞으로도 계속 연재가 이어질 예정이다. 다음번에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조선 시대의 사랑을 펼칠지··· 유오디아 작가의 상상력이 앞으로 기대된다.
■■■ 주요 인물 소개
*조선
헌종 이환, 19세
조선의 제 24대 임금. 8세에 왕위에 올랐을 때,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가 시작되었다. 기해박해 때, 어머니 조씨를 살리기 위한 선택으로 인해 하나의 원수가 된다.
김하나, 19세
기해박해 때 천주교인인 부모님이 처형당한 후 동포와 청국으로 도망쳤다. 그곳에서 만난 프랑스인 페드로 신부의 도움으로 청국 공주로 성장했다. 황제의 어명혼을 피해 10년 만에 조선으로 돌아온다.
이동포, 25세
천주교인 부모님을 잃고 하나의 부모님에게 거두어져 하나와 함께 자랐다. 기해박해 때, 하나와 함께 청국으로 간 후 황제의 총애를 받는 어전시위가 된다.
김문현, 25세
하나의 사촌 오라버니. 아들이 없는 하나의 집에 대를 잇기 위해 집안에서 들인 양자. 청국으로 간 하나를 찾으러 역관이 된다.
애리, 20세
왕의 기생이라고 불리는 ‘반월’의 우두머리인 ‘대반월’로 대왕대비의 사람이다. 기해박해 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그녀를 문현이 거두어 여동생으로 길렀다.
영온옹주, 32세
순조의 유일한 후궁이었던 궁녀 박씨의 소생으로 태어나자마자 병을 앓아 말을 못한다. 향을 만드는 재주가 있다. 헌종 환의 고모.
대비 조씨(효명세자빈, 신정왕후)
환의 어머니. 안동 김씨의 권력에 눌려 궁궐 안에서 죽은 듯이 조용히 지낸다.
*청국
유친왕
하나의 양아버지이자 천주교인. 청국 황제와 어머니가 같은 유일한 형제.
페드로 신부
프랑스인으로 북경 남천주당의 주임신부로 하나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청국 황제 (도광제)
유친왕의 형. 유친왕이 천주교인이 되자, 그와 모든 인연을 끊는다. 하나를 동포와 강제로 혼인시키려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59138999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4월 13일 (1쇄 2015년 04월 02일) |
쪽수 | 502쪽 |
크기 |
128 * 188
* 28
mm
/ 432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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