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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엮은이 셰리 터클은 1948년 뉴욕 주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1976년 하버드 대학에서 사회학, 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과학사회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MIT 기술과 자아 운동의 책임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스크린 위의 삶(인터넷과 컴퓨터 시대의 인간)』Life on the screen:identity in the age of the internet』 『라캉과 정신분석 혁명Psychoanalytic politcs』이 있다.
번역 정나리아
역자 정나리아는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꾸준히 활동했으며, 현재 동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번역 이은경
역자 이은경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한영번역과를 졸업하고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목차
- 프롤로그 의미있는 사물들-셰리 터클
디자인과 연주의 사물들
첼로-토드 매코버
자료보관소-수잔 이
매듭-캐롤 스트로해커
별-미첼 레스닉
키보드-하워드 가드너
애도와 추억의 사물들
불사조 슈퍼히어로 -헨리 젠킨스
폴라로이드 SX-70-스테판 헬름라이히
남은 사진들-글로리아나 데번포트
할머니의 밀대-수잔 폴락
다락방의 그림-캐롤라인 A. 존스
여행가방-올리비아 다스테
훈련과 욕망의 사물들
발레 슈즈-에덴 메디나
혈당측정기-조셉 세베텔로
노란 우비-매튜 벨몬테
수첩-미셸 루빈카
노트북-애널리 뉴위츠
우울증 치료제-게일 와이트
변화와 이동의 사물들
멜버른 열차-윌리엄 J.미첼
1964 포드 팰콘-주디스 도나스
신디사이저-트레버 핀치
토끼인형 머레이-트레이시 글리슨
월드북 백과사전-데이비드 만
실버 브로치-수잔 루빈 슐레이만
역사와 교류의 사물들
라디오-줄리앙 바이나트
팔찌-아이린 캐슬 맥러플린
도끼-데이비드 미튼
딧 다 조우 : 타박상 치료제-수잔 스필렉키
진공청소기-나단 그린슬릿
명상, 새로운 시각과 관련한 사물
중국 수석壽石-낸시 로젠블룸
사과-수잔나 만델
미라-제프리 미플린
지오이드-마이클 M.J. 피셔
푸코의 진자-로버트 P. 크리스
점균-에블린 폭스 켈러
에필로그 무엇이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가? -셰리 터클
책 속으로
나는 그 어떤 이유보다도, 집중하고 명상하고 안정을 얻기 위해 지금도 첼로를 연주한다. 첼로는 아직까지도 내게 복잡성을 가늠하는 척도, 한 인간이 무엇을 얼마나 터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남아 있다. 첼로 연주는 아직까지도 내가 최선을 다하는 일,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첼로는 나와 가장 가까워서 내가 아무와도 공유하지 않는 사물이자, 나를 처음 음악의 세계로 이끈 힘과 감정들로 다시금 다가가기 위해 의지하는 매개체이다.- <첼로> 중에서 p31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몇 달 동안 나도 모르게 자꾸 엄마의 마지막 기억을 더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천천히 혀를 내밀어 헐거워진 치아를 꾹 눌러보며 아직 아픔이 느껴지는지를 확인하던 어머니의 모습, 왜 슈퍼히어로들이 과거의 슬픔에 그토록 연연하는지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슬픔은 어쩌면 새로운 힘의 원천일지도 모르겠다. 삶의 어느 순간부터인가, 성인으로서 권리와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배우기 위해 만화책을 펼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죽음을 마주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만화책을 펼친다. 그렇게 해서 나는 이별의 상처와 상처의 회복이라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과정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만화책이 늘 같을 수는 없다. 같은 책을 아무리 여러 번 읽었어도 오늘 당신이 읽은 책의 이야기는 이미 당신 기억 속의 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롭고 다른 무언가를 발견한다. 나 역시 불사조 슈퍼히어로를 보며 어머니를 보낼 수 있었고, 동시에 어머니를 영원히 기억할 수 있었다.- <불사조 슈퍼 히어로> 중에서 p88
예술이라 불리는 특별한 대상에서 의미를 찾고자 할 때 감상자는 기꺼이 대상의 객체가 되고, 예술작품과 더불어 생각하면서 일관된 주체성을 형성해간다. 작가와 감상자는 동등한 관계에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했지만 절대 그런 동등한 관계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인했다. 예술의 목적은 ‘의미 있는 사물들evocative object’이 되는 것이다. 그림은 일시적일지언정 상대에게 자신의 주체가 되어줄 것을, 작품의 의미를 창조하는 주체가 되어줄 것을 간구한다. -<다락방의 그림> 중에서 p133
당당히 새겨진 ‘그로브 트로터’ 라는 상표는 가방의 주인이 얼마나 여행을 좋아했는지를 보여준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해방된 뒤 새로운 자유를 찾은 할머니는… 새로운 모험의 세계를 발견하셨다. 하지만 이 여행 가방은 아직 새것이다. 마지막 여행을 위해 할머니는 이 가방을 아껴두셨다. -<여행가방> 중에서 p135
혈당측정기 덕분에 나는 늘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사물의 도움을 구하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혈당측정기는 건강을 잃지 않으려는 나의 노력을 증명하고, 나는 남들과 달리 어딘가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이렇게 혈당측정기와 상호작용을 하고 그에 의존하다 보니, 인간과 의료장비 사이의 관계가 진화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이 새로운 관계는 인간이 생존하는 데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내 혈당측정기와 마찬가지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될지 모른다. -<혈당측정기> 중에서 p158
그 작은 동네를 떠난 지도 어느새 오십 년이 넘었다. 고향을 떠난 지 십 년 뒤에 멜버른 대학고에 다닐 기회가 생기면서 나는 영원히 시골을 떠나게 되었고, 이후 내 삶의 무대는 세계 곳곳의 대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지나가는 급행열차를 보면 저 반대편의 세상이 떠오른다. 열차는 잊고 있던 기억을 되살린다. 길게 늘어선 향기로운 유향나무, 공을 주우러 기어 올라갔다가 너무 뜨거워 손도 대지 못했던 녹슨 철제 지붕, 불현 듯 코끝에 다가오는 흙먼지 속의 빗방울 냄새, 그리고 작고 호기심 많은 한 아이가 있다. 태양이 작열하는 고요한 시골길을, 놀랍도록 젊고 아름다웠던 부모님과 함께 걸어가고 있는 한 아이가. -<멜버른 기차> 중에서 p212
월드북의 사진들은 내 마음에 들어와 비로소 생명을 얻었고, 명사로 나눠진 뒤 도아의 음악에 따라 문법에 맞춰 춤을 추었다. 네 살이 되었을 때 나는 월드북을 통해 읽기를 깨우쳤다. 가족이 아니라 월드북을 통해 언어는 나의 일부가 되었고, 세상이라는 책이 내 앞에 열렸으며, 나 역시 세상에 나를 열어 보였다. 월드북이 아니었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다.
--<월드북 백과사전> 중에서 p251
내 수석은 돌처럼 보이지 않는다. 다른 수석이 그렇듯 세상에서 가장 흙에 가까운 진부한 존재면서 동시에 돌의 근본을 초월함으로써 스스로를 부정하는 신비로운 대상이다-<중국 수석> 중에서 p400
출판사 서평
“관념이 아니라, 사물로 말하라”
‘인생의 동반자’로서 사물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책!
코넬, 하버드, MIT,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석학 34명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소중한 사물에 대해 쓴 짧은 자전 에세이들을 묶은 책이다. 원제 『Evocative Objects』에서 ‘Evocative'의 '(감정, 기억 따위를) 불러 일으키는'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저자들이 에세이의 소재로 삼은 사물들은 특별한 감정을 이끌어 내는 대상이다. 즉, 저자들은 특정 사물의 기능적인 면을 살핀 것이 아니라, 삶에 큰 영향을 준 일종의 동반자로 바라보고 있다.
편집을 맡은 셰리 터클은 이 같은 발상이 낯설 수 있음을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철학의 도구로 형이상학적 논리를 동원해 온 서구사회에서는, 사물이 인간의 감정과 생각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특정 사물을 통해 사고의 영역을 넓히기도 하고 감정을 다스리며 인생의 중요한 좌표를 마련하기도 한다는 점을 이 책은 짚어 내고 있다.
과학자, 인문학자, 예술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저자들이 밝힌 의미 있는 사물들은 매우 다양하다. 첼로, 하늘의 별, 발레화, 단어장, 멜버른 기차처럼 유년 시절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던 사물을 통해 어린 시절 품었던 꿈과 희망을 기억하려는 이들도 있고, 브로치, 잿더미에서 건진 사진 등을 통해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또는 혈당계, 노트북 컴퓨터처럼 이제 일상 그 자체가 되어 버린 사물에 대해 운명공동체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오랜 시간 함께 한 낡은 자동차를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기도 한다. 각각의 에세이는 삶과 사물이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케 한다.
풍부한 지성과 감성이 녹아 있는 글들!
세계적인 석학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무척 지적이면서도 깊이 있다. 지극히 일상적인 사물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인생철학과 세계관까지 담고 있어 책 속 34편의 에세이 한 편 한 편이 깊은 사유의 세계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사물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더욱 풍부하게 전달하기 위해 철학이나, 역사서, 문학작품, 이론서 등에서 발췌해 각 수필의 앞머리에 실었다. 이 글들은 저자들의 지적인 글쓰기와 더불어 수필의 읽는 재미와 본문에 깊이를 더해준다. 각각의 수필에는 대상이 되는 의미 있는 사물의 이미지도 함께 실려 있다.
셰리 터클은 책의 앞머리와 마무리의 글을 통해 우리의 삶 속의 일상적인 사물을 보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것을 권한다. 사소하고 익숙한 그 사물이 바로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고, 삶에 대한 애착을 놓지 않게 해주는 힘이며, 우리를 새로운 세상과 이어주는 끈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풍부한 지성과 감성으로 삶의 사물을 다룬다. 그들은 각자의 사물로 하나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그리고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이 의미 있는 사물이 되었는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본정보
ISBN | 9788959134496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6월 20일 | ||
쪽수 | 430쪽 | ||
크기 |
153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Evocative Objects: Things We Think With/Turkle, Sherry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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