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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사계의 숲, 마음의 숲을 그리다
매일 나뭇잎 하나와 함께 삶을 돌아보는 화가, 허윤희. 그녀는 2008년부터 꾸준히 [나뭇잎 일기]를 쓰고 있다. 집 근처로 산책을 나가 그날의 빛깔을 담은 나뭇잎이나 풀잎을 채집해 와서 그림으로 그리고, 그날 있었던 일이나 생각나는 사람, 떠오르는 단상을 일기 형식으로 남긴다. 2008년 5월 5일에 시작해 지금까지 그리고 써온 [나뭇잎 일기]는 천여 장이 넘는다. 그중 2008~2009년, 2011~2012년 일기 380여 편을 책으로 엮었다.
허윤희 작가는 매일 산책하면서 자연으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나무 사이를 걷다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어느새 긴장을 내려놓고, 몸과 마음도 쉴 수 있었다. 언제나 건강한 생기를 얻었다. 산책하는 시간은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삶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했다. 만난 사람, 그와 나눈 이야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읽은 책 등에서 아름다운 순간이 떠오르고 일상의 소중한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매일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삶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산책을 작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을 읽고 영감을 받아 [나뭇잎 일기]를 시작했다. 소로가 에세이 [가을의 빛깔들]에서 꿈꾼 책은 가을날을 품은 나뭇잎 그림책이었으나, 그녀는 사계절을 변함없이 산에 다니면서 나뭇잎을 채집했고 그것을 하루의 단상과 함께 ‘사계절의 빛깔’을 품은 한 권의 책으로 선보인다. 푸른색이 갈색을 거쳐, 다시 푸른색이 되어가는 나뭇잎의 시간이, 초봄에서 겨울의 끝자락으로, 다시 초봄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이 고스란히 담겼다. 덕분에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사계절의 숲을 산책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삶에 대한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화가의 일기와 함께.
허윤희는 목탄을 재료로 한 드로잉으로 기억과 시간, 존재의 흔적을 남기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나뭇잎 일기]는 예술에의 의지와 꾸준함으로 이어온 작가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작가의 생이 응축된 작품이다. 그동안 소마미술관, 디스위켄드룸, 갤러리소소, 갤러러밈 등에서 전시된 [나뭇잎 일기]는 예술과 삶이 하나된 드로잉 작품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렸고, 이번에 에세이 [나뭇잎 일기]라는 책으로 처음 독자들에게 찾아간다.
* 허윤희 작가 인터뷰 보기: http://www.kungree.com/story/story_diary_detail.html?id=280
* [나뭇잎 일기] 책 출간에 즈음하여 ‘디스위켄드룸’, ‘길담서원’에서 작가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작가와의 만남과 [나뭇잎 일기]를 직접 그려보는 원데이 클래스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디스위켄드룸_ 허윤희의 나뭇잎 일기(2008-2018) 특별 기획전 [마음 채집실]
2018 4. 21(토)-5. 11(금)
길담서원 한뼘미술관_ 허윤희 출판기념전
2018. 4. 2(월)~4. 30(월)
작가정보
저자 허윤희
화가. 서울 북악산 기슭에 산다. 목탄을 재료로 한 드로잉으로 기억과 시간, 존재의 흔적을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매일 산책하며 나뭇잎 하나와 함께 삶을 돌아본다. 산책길에서 만난 나뭇잎을 그림으로 옮기고 짧은 글을 곁들인 [나뭇잎 일기]를 2008년부터 쓰고 있다. 때로는 시를 쓴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독일 브레멘예술대학교를 졸업했다. 소마미술관, 인사미술공간, 사루비아다방, 갤러리밈, 디스위켄드룸, 쿨투어팔라스트베딩 베를린 등의 국내외 미술공간에서 초대받아 개인전을 열었고, 금호미술관, 카셀 도큐멘타 12 매거진 등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벽드로잉 작품 [Stove]로 뉴욕 드로잉센터의 작가로 등록되었다.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에 출강하였고, 현재 서울예술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목차
- | 들어가는 글 |
시간의 빛깔, 자연의 빛깔을 품다… 4
위로하는 나뭇잎 … 6
2008~2009 … 13
드로잉 노트 … 252
2011~2012 … 259
| 나가는 글 |
나의 삶 나의 예술… 408
| 추천의 글 |
꽃이 아닌 잎에 눈길을 주는 시간ㆍ이재성 … 410
[나뭇잎 일기]를 쓰고 그린다는 것은ㆍ서길헌 … 412
수록 식물명 … 415
추천사
-
“나무에서 떨어져 뒹굴다가 어느 날 문득 작가의 눈에 띄어 소중한 모습으로 세심하게 기록된 나뭇잎들. 떨리는 손길로 묘사하는 작가의 붓끝에서 아주 작고도 뜨거운 삶의 단면이 되살아난다.”
-
“일상에서 흔히 보는 은행나무, 화살나무, 참나무, 오동나무, 싸리나무… 이런 나무의 이파리들이 이렇게 아름답고 저렇게 놀라운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뭇잎 일기를 읽다보면 일상의 순간순간을 사랑하게 됩니다.”
-
“[나뭇잎 일기]는 희망찬 교향곡 같다. 풀 한 잎, 아카시아 한 잎, 플라타너스 한 잎, 솔 한 잎, 버들 한 잎, 한 잎, 한 잎… 그의 일기를 보노라면, 다양한 모양의 잎사귀가 모여 큰 자연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참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여 도시를 이루어 살아간다는 생각에 이르고, 이러한 생각은 자연과 사람에 대한 사색으로 이어진다. 어느 하루는 나뭇잎과 함께, 또 하루는 사람과 함께, 그렇게 둘 사이에서 작가는 생(生)의 행복을 소박하게 풀어내고 있다.”
책 속으로
“녹색은 내게 권태롭고 지루한 색이었다. 화려한 꽃의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그 평범한 색이 이렇게 싱그럽고, 풍부하고, 빛나는 빛깔인 것을 산을 다니면서, 잎새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면서 느끼게 된다. 녹색은 은근하게, 천천히 자신을 드러낸다.” (2008. 5. 20 일기)
“뜨거웠던 그에 대한 사랑도 ‘시간’에는 이기지 못했다. 순간이 전부다.” (2008. 6. 7 일기)
“외롭다는 건 빈 자리가 있다는 것, 만남의 가능성을 내포한 말이 아닐까?” (2008. 6. 19 일기)
“러시아어로 예술가는 삶을 불러내는 사람이라고 한다.
예술은 삶을 더 깊고 넓게, 어쩌면 더 아름답게 만드는 사건이다.” (2009. 4. 3 일기)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왔다. 요가를 하려고 만난 네 사람.
오늘은 몸의 요가를 하지 말고 마음의 요가를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차를 내어 오고, 넷이서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았다.
아름다운 가을을 충분히 즐겼다.” (2011. 9. 21 일기)
“나뭇잎을 그릴 때는 일상의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 나뭇잎을 들여다보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흐트러진 마음은 어느새 고요해진다. 나는 그 시간이 참 좋다. 날마다 [나뭇잎 일기]를 쓰는 행위는 나에게 하나의 의식(儀式)과도 같다. 오늘 하루를 진실하고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기도이며, 삶에 대한 간절하고도 뜨거운 사랑의 노래가 아닐까. 그렇게 〈나뭇잎 일기〉가 쌓여 하루가, 한 계절이, 일 년이, 세월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렇게 우리의 시간과 만남과 삶을 뒤돌아본다.” (본문 ‘드로잉 노트’ 중에서)
출판사 서평
나뭇잎의 책 ― 꽃이 아닌 잎에 눈길을 준다는 것은
책을 펼쳐보면 한 면에 하나씩 나뭇잎이 그만의 소박한 모습으로 서 있다. 자신의 살아온 흔적을 꾸밈없이 보여주듯 저마다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다르다. 연둣빛으로 싱그럽게 빛나는 잎, 벌레가 먹어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잎, 여름날의 녹색과 가을날의 노란빛을 한데 품은 잎, 붉게 물들어가는 잎, 깊은 밤색으로 짙어지는 잎, 바스러져가는 잎, 큰 잎, 작은 잎…
누가 주목하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 저 숲속 한켠에 우직하게 서 있을 수많은 나무 중의 한 그루. 그 한 그루의 가지에 달린 수백, 수천 개 나뭇잎 중의 또 한 잎. 화려하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꽃과 달리, 꽃의 주변을 채워주는 수많은 나뭇잎들, 그저 ‘복수’나 ‘배경’으로만 기억되었을 나뭇잎이 책의 한 면 한 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수많은 나뭇잎 가운데 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그것의 모양과 크기, 빛깔을 종이에 옮겼을 허윤희 작가. 작고도 소소한 존재에게 보내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없었다면 이 작업은 결코 시작될 수 없었을 것이다.
시간의 책 ― 시간의 빛깔, 하루의 표정을 담다
작가는 어느 11월의 가을날 흔하디흔한 은행나무 잎을 연이어 며칠 동안 그리고 또 그렸다. 같은 나뭇잎이더라도 미세한 다름을 품고 있기에, 그 작업은 결코 동일하지 않다. 작가는 [나뭇잎 일기]를 그릴 때 늘 같은 크기의 종이를 사용한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이 똑같듯이, 매일 가로 21cm, 세로 29.7cm의 공책 크기의 종이에 [나뭇잎 일기]를 그린다. 그러나 같은 종이 위에 그날그날 채워지는 나뭇잎과 풀잎은 놀랍도록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매일 반복되는 날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날마다 다르다. 날마다 새로운 잎이 돋아나고,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나고, 낯익은 것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본문 ‘드로잉 노트’ 중에서)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뭇잎 일기]를 쓴 화가의 일기를 보며, 독자들은 자신의 하루를, 한 계절을, 일 년을, 세월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할 것이다.
“녹색은 내게 권태롭고 지루한 색이었다. 화려한 꽃의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그 평범한 색이 이렇게 싱그럽고, 풍부하고, 빛나는 빛깔인 것을 산을 다니면서, 잎새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면서 느끼게 된다. 녹색은 은근하게, 천천히 자신을 드러낸다.” (2008. 5. 20 일기)
“뜨거웠던 그에 대한 사랑도 ‘시간’에는 이기지 못했다. 순간이 전부다.” (2008. 6. 7 일기)
“외롭다는 건 빈 자리가 있다는 것, 만남의 가능성을 내포한 말이 아닐까?” (2008. 6. 19 일기)
“러시아어로 예술가는 삶을 불러내는 사람이라고 한다.
예술은 삶을 더 깊고 넓게, 어쩌면 더 아름답게 만드는 사건이다.” (2009. 4. 3 일기)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왔다. 요가를 하려고 만난 네 사람.
오늘은 몸의 요가를 하지 말고 마음의 요가를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차를 내어 오고, 넷이서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았다.
아름다운 가을을 충분히 즐겼다.” (2011. 9. 21 일기)
우정과 사랑, 기억과 시간, 자연과 사람, 인생과 예술에 관한 작가의 시(詩)적인 일기는 누구에게라도 자신의 이야기처럼 읽히는 힘이 있다. 화가로서 동시대에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응원하고 지켜보는 작가의 기록도 아름답다.
책의 끝에는 그날그날 그린 식물의 이름을 부록 형식으로 실었다. 모두 122종, 386장의 잎이다. 벚나무 잎, 참나무 잎, 밤나무 잎, 은행나무 잎, 백목련 잎, 자작나무 잎, 애기똥풀 잎, 쑥 잎… 그저 스쳐 지나쳤던 잎사귀들의 다양한 모습과 표정을 눈에 담고, 그들의 이름도 익힐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여백의 책 ― 나뭇잎 한 장이 건네는 긴 여운, 깊은 사색
[나뭇잎 일기]는 ‘나뭇잎의 책’인 동시에 ‘여백의 책’이다. 종이 위에 정갈하게 자리 잡은 나뭇잎 그림과 짧은 글귀만큼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그 주변을 감싸는 여백이다. 큰 여백은 사람들에게 긴 사유의 여운을 남긴다. “짧은 말, 긴 여운… 여백은 생각의 부피.”라고 적은 작가의 일기 한 대목처럼.
도처에서 쏟아지는 정보와 화려한 이미지들의 홍수 속에서 시(詩)처럼 응축된 짧은 말과 소박한 나뭇잎 그림 한 장, 그리고 여백은 독자들에게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비우는 쉼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나뭇잎 일기]와 함께 일상의 작은 틈새를 만들어 자신에게 영감과 창조, 여백의 시간을 선물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작가에게는 그것이 산책하기와 나뭇잎 그리기, 일기 쓰기였듯이, 독자들에게도 살아 있는 순간순간을 느끼고 삶을 돌아보는 잠깐의 여유가 하루의 선물처럼 찾아들기를 희망한다.
“나무는 한 자리에 깊게 뿌리를 내린다. 해가 나면 잎사귀를 반짝이고, 비가 오면 비를 맞는다. 뿌리는 땅에 두었어도 가지는 하늘을 향해 높이 뻗는다. 보는 사람이 없어도 최선을 다하여 잎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나뭇잎 일기]를 그리고 쓰면서 인생과 존재의 비밀은 먼 곳에 있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 여기에,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있다. 오늘 내게 주어진 하루를 온몸으로 살고, 사랑하고, 꿈꾸리라. 그리고 나뭇잎 하나와 함께 이 삶의 순간들을 기록하리라.” -작가의 말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88958205180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4월 20일 |
쪽수 | 420쪽 |
크기 |
146 * 201
* 30
mm
/ 734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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