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한 조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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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처럼 누군가를 ‘도와주는’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과 갈등을 다룸과 동시에 조력자 자신과 타인의 약점과 결핍에 대한 공감적인 이해를 모색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왜 항상 주기만 하는 사람이 되는지, 어떤 이유로 돕는 직업을 택하게 되었는지, 돕는 일이 왜 즐겁지 않은지 반문하고 숙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목차
- 서문·5
개정판 서문.(1992)·7
1 서론: 조력자증후군 17
병든 의사들·23
우울증과 자살 위험·28
요약·33
2 이타주의의 인류학 35
사회적 분배?이타적 행동의 원형·42
조력자의 (선)역사적 모델: 샤먼, 성직자, 의사·47
3 자기애적 상처와 자기애적 필요 59
일차적 자기애·60
자기와 타인의 분리·61
거부된 아이·63
4 조력자의 이면 75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게오르크·77
제겐 그렇게 하면 안 돼요!?아그네스·81
나 스스로 조절해야지 당신들을 믿을 수 없어?프란츠·82
아무도 내게 해를 끼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레온하르트·88
내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않고 살죠?클레멘스·93
나는 당신을 도와주지만 나 자신은 도움이 필요없어요?자비네·103
5 조력자의 무력함 111
조력자-상호작용에서의 공격성과 분노·123
6 조력자?피조력자?결탁 133
구강-발전적 성격(돌봄 성격)·141
구강-퇴행적 성격·144
두 성격의 합주·151
반영인가, 보완인가?·161
7 조력자끼리 167
정신의학과 심리치료 ‘학파’·168
클라이언트의 ‘방해가 되는 가족’·174
경쟁 그리고 타인의 불행을 고소해하는 마음·179
‘전면적 통제시설’과 조력자증후군·181
조력자의 스승·191
8 조력자증후군의 역전이 문제 197
9 조력자에 대한 지원?조력자증후군의 예방과 치료 227
10 결론: 직업 동기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251
11 조력자증후군에 대한 고찰 255
초-조력자로서의 심리치료자·257
방어로서의 조력을 강화하는 전문화·259
일 중독·263
자조와 자기상실·268
누가 누구의 쓸모 있는 바보인가?·270
12 조력자로서의 프로이트 273
참고문헌·299
옮긴이의 말·303
찾아보기·307
출판사 서평
"나 스스로 조절해야지 당신들을 믿을 수 없어."
"나는 당신을 도와주지만 나 자신은 도움이 필요없어요!"
"내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않고 살죠."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남을 돕다가 급기야 조력활동에
중독되는 사람들의 정신구조에 대한 비판적 성찰!
20년 동안 보육시설의 생활교사로 일해온 게오르크의 확고한 인생관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라는 성경구절로 함축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욕구를 항상 억제하며, 자신을 다른 사람들보다는 집단의 도움이 그다지 필요치 않은, 훨씬 사소한 문제로 분투하고 있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누군가가 그의 잘못을 지적하면 그는 아주 능숙하게 상대방을 모순된 상황에 빠트린다. “정의가 항상 내 편이기 때문에, 내가 늘 궁지에 몰리더라도 나를 건드릴 상사는 아무도 없습니다.”
(...)
젊고 스포티한 차림의 사회복지사 아그네스는 자기체험 집단에서 자신을 친구와 지인들 모두의 정신적 쓰레기통에 비유했다. 누가 그녀에게 자신의 문제를 얘기하면 그녀는 항상 깊은 이해심을 갖고 들어주었다. 그러나 정작 그녀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다. 그녀가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항상 강인함을 유지하려 해왔다는 것이 점차 분명해졌다. 이런 태도 이면에서 그녀는 관심 받으려는 자신의 욕구를 분명히 느꼈지만 끊임없이 평가절하하고 있었다. 관심을 받기 위해 부단히 투쟁해야 하고, 또한 관심을 그렇게 원한다는 사실로 인해서 가치를 잃는 느낌이었다. 점차 그녀의 조력자신드롬의 원인 하나 하나가 드러났다.
-《본문에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심리사, 언어치료사, 교사 등 우리 주위에서 조력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왜 남을 돕는 직업을 선택했을까? 왜 항상 상대방에게 베풀기만 할까? 아마도 조력자들 중 일부는 이런 업무가 즐겁지 않고 때로는 상대방과의 갈등의 요인이 되어 일상에서 장애물이 되는 경우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누군가를 ‘도와주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어려움과 갈등을 다루면서 조력자 자신과 타인의 약점과 결핍에 대한 공감적인 이해를 모색하고 있다.
심리학자 볼프강 슈미트바우어는 뮌헨대학에서 「신화와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정신분석 수련을 마친 뒤 분석적 집단역동 연구소를 설립하여 조력자들의 자기체험 집단을 이끌었다.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무력한 조력자』를 비롯한 『조력자증후군과 소진의 위험』, 『직업으로서의 조력?이웃사랑이라는 상품』 등 조력자들의 정신적 문제를 다룬 일련의 책들을 선보여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 외에도 자본주의사회에서의 소비, 감정, 관계의 문제를 정신분석적으로 조명한 책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슈미트바우어는 『무력한 조력자』에서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남을 돕다 조력활동에 중독되고 마는 조력자들의 독특한 정신구조를 ‘조력자증후군’이라 이름 붙였다. 그는 이 성격특성의 원인을 자기애적 장애로 보고 그것이 직업 활동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표출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조력자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조력자들이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넘어 과로하게 되는 요인을 꼽아보면, 어렸을 때 자기감의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초자아가 즉흥적인 활동을 제한하거나, 관계 면에서 상호성의 회피 때문에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조력자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자기애적 영역을 키워나갈 수 없다. 어려울 때 그가 자주 실패하고 거절당하지만 그래도 자신은 소중한 존재라는 느낌을 전해줄 그 무엇을 자기애적 리비도에 비축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어린 시절 자기애적 만족이 거절당하면, 부모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일이 즉, 초자아와의 경직된 동일시가 아이에게는 유일한 선택지가 된다. 그 아이는 성장하여 자신이 그토록 원하고 그리워했던 것을 자기 자신에게는 주지 못하고 ‘이타적’으로 다른 사람을 통해 실현하려 한다. 경직된 초자아는 직업적 책임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더욱 강화되어 직업 활동을 시작할 때는 이미 조력자증후군이 예비된 상태가 된다.
조력자증후군의 특징은 한 개인이 자기감을 다른 사람과 상호적이 아닌 일방적 관계를 통해서 조절하려는 데 있다. 어릴 때 그 당시의 개인적 감정과 특성 때문이 아니라 관련인물의 이상화된 상에 적응하려는 행동방식 때문에 사랑받았으므로, 그는 자신의 존재 자체로써가 아니라 자신이 행한 것으로써 사랑받는다고 믿는다. 이런 태도의 이면에는, 억압되었기에 허기져서 거대한 자기애적 욕구를 일으키는, 깊은 자기애적 상처가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상태의 조력자는 결국 자신의 조력자증후군을 자아의 활동에 두고 그것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고 바라볼 수 있을 때 의미있는 작업을 해낼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자신이 남을 돕는 동기에 의문을 품어보거나 그것과 거리를 두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성취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의 모습과, 소명의식으로 드높아진 직업적 이상을 좇느라 전력을 다하는 우리의 모습 또한 겹쳐지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조력직과 같은 ‘이타적’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그 교육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적 조력자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대신, 일방적으로 그것에 자신을 적응시키려고 노력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조력활동이 적절히 가동되는 지원체계 없이 대부분 조력자의 자기희생에 기대어 이루어질 때 그 사회의 조력자상은 극히 이상화될 수밖에 없다.
‘이타적’ 조력활동의 이면을 섬세하게 파헤치며
지난 40여 년간 독일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해오다!
이 책은 1977년 출간과 더불어 독일사회에서 예상 밖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편으로는 조력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조건을 미미하게 다루어 심리학적인 면에서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이러한 직종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으며, 새로운 개념과 설명, 유행어를 전달하려 할 뿐이지, 변화의 단초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40여 년간 독일에서 조력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이 분야의 교육과정에 있는 학생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무력한 조력자』는 그 내용이 사회 환경과 조력자상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조력자들의 정신적인 문제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가는지를 알 수 있다. 한편 이 책에서 조력자들의 성격특성을 일컫는 ‘조력자증후군’이라는 용어는 이제 원래의 맥락을 어느 정도 벗어나 남을 돕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신적 문제를 총칭하는 일상어가 되었다.
정신분석에 대한 인식과 수용의 정도에 있어서 독일사회와 한국사회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우리 독자들에게도 자신이 왜 항상 주기만 하는 사람이 되는지, 어떤 이유로 돕는 직업을 택하게 되었는지, 돕는 일이 왜 즐겁지 않은지 반문하고 숙고하는 데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바라는 것을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어야 비로소 다른 사람을 위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58202639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11월 25일 | ||
쪽수 | 312쪽 | ||
크기 |
140 * 210
* 30
mm
/ 478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Hilflose Helfer : uber die seelische Problematik der helfenden Berufe. Uberarb. und erw. Neuausg../Schmidbauer, Wolfg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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